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번역]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7:i 동행자들의 운명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2.15 13:35:13
조회 633 추천 28 댓글 4
														

7장 : 미궁 속의 영웅들, 미로 속의 괴물들


7:i 동행자들의 운명



괴물은 항상 거기 존재하고, 늘 당신을 붙잡을 것이다.


올은 그들을 수천 광년의 거리와 수만 년에 걸친 시간 속에서 이끌고 보호 해 왔지만, 그 항해는 이곳, 버려진 도시를 둘러싼 무너져 내리는 흉벽에서 빗줄기를 맞으며 끝난다.


에레부스가 비를 헤치고 나온다. 그가 곧 이 비의 일부다. 그가 곧 이 폭풍의 일부다. 그가 곧 오래된 도시의 벽을 집어삼키는 원소력의 분노다.


올은 아직 버텨선 채다. 온몸은 흠뻑 젖었고, 물기 가득한 옷이 바람에 펄럭인다. 다른 이들은 그에게 도망치라고 소리친다. 하지만 그는 소용없음을 안다. 운명으로부터 도망칠 수는 없으니까. 미궁에는 항상 무언가가 당신의 곁을 쫓는다. 올은 잘 알고 있다. 그의 상처가 그것을 증명한다. 칼스의 그 미궁에 발을 디딘 순간, 올은 여정을 떠나는 영웅들이 그렇듯 그들과 같은 어리석은 희망을 가졌다. 괴물이 자신을 발견하기 전, 타래를 따라 미궁의 중심까지 파고들 수 있기를.


하지만 시간과 거리가 무로 돌아간 이곳에서 그럴 수 있을 가능성은 없다. 모든 우여곡절 속에서 그를 쫓던 괴물이 마침내 그들을 따라잡았으니까. 그리고 이전의 모든 여정을 떠난 영웅들이 그러했듯, 올 역시 자신의 어리석은 희망이 헛된 것이었음을 깨닫는다.


아니, 더 나쁘다. 그는 이아손도, 지크프리트도, 길가메즈(Gilgamez, 각주 1)도, 베어불프(Bearwulf, 각주 2)도, 올리테우스(Olyteus, 각주 3)도, 파지발(Parzival, 각주 4)도 아니니까. 그는 튼튼한 창과 청동 방패를 든 강인한 전사가 아니다. 최소한, 더는 아니다. 그는 그저 노인에 불과하다. 뼈까지 흠뻑 젖은 노인이고, 젖은 외투 안에서 이런 종류의 싸움에 어울리지 않는 돌칼을 더듬거리며 찾는 노인에 지나지 않는다.


에레부스는 말 그대로 지옥에서 올라온 짐승이나 다름없다. 놈은 완전무장을 갖춘 비와 분노로 빚어진 존재나 다름없다. 그리고 비와 분노를 제한 나머지를 빚은 것은 권능의 말이다. 사악한 말이요, 지옥의 말이다. 그 말들이 놈을 얽어매어 인간에 가까운 형체를 빚어낸 채다. 놈이 입을 벌려 말하려 한다. 올은 돌칼을 찾아-


그리고 리투가 저기 있다. 그들 중 가장 빠르게 움직일 수 있으며, 워드 베어러 군단병과 힘으로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존재다. 그의 손에 쥐어진 강철 기둥이 한껏 뒤로 휘둘러진다.


에레부스가 말한다.


권능의 말, 워프에서 건져내 무기로 벼린 불경한 음소 덩어리, 그 말은 올을 향했지만, 리투가 그 길을 틀어막는다. 아스타르테스는 그 충격으로 뒤로 튕겨 나간다. 존은 튕겨난 리투에게 휘말러 쓰러지고, 리투의 손은 기둥을 놓친다. 무너져 내리는 벽의 주춧돌에 부딪힌 존은 일어서지 못한다.


에레부스는 이미 다시 올을 노리고 있다. 다른 말이 놈의 입에서 튀어나온다. 모두 치명적인 말이다. 올은 돌칼을 들고 그에게 달려든다.


“안된다.”


에레부스가 입을 연다. 단 한마디. 안된다.


올은 그 순간 자신이 움직일 수 없음을 깨닫는다. 그의 뻗쳐나간 손은 부들부들 떨리며 돌칼을 쥔 채다. 하지만 그의 다른 육신은 얼어붙은 채 상대의 요구에 복종하고 있다. 에레부스는 미소를 지으며 빗속을 뚫고 올의 목줄기를 향해 손을 뻗는다.


그 순간, 크랭크가 에레부스를 후려친다. 황제의 유전-자식들보다도 바라는 것 없는 충성으로, 올의 이름을 외치며 저항을 노호한다. 양손으로 쥔 급조한 곤봉을 괴물의 얼굴과 가슴에 전력을 다해 휘두른다.


충격 속에 빗물이 튄다. 세라마이트 곤봉이 산산이 부서진다. 크랭크의 두 손목도 마찬가지다. 크랭크는 굳은 채 비틀거리며 충격으로 헐떡인다. 에레부스는 혀를 차고서 그대로 언령을 발해 크랭크의 뒤통수를 날려버린다. 영거리에서 발사된 산탄총이나 다름없는 힘이 크랭크의 두개골을 박살낸다. 머리 없는 시체가 쓰러지고, 올은 울부짖으려 한다. 하지만 여전히 얼어붙은 근육은 명령을 거부하며 비명을 지른다. 사지에서 젖산이 불타며 몸을 움켜쥔 힘을 떨쳐내려 발버둥친다.


그리고 그 움켜쥠은 이제 실체를 갖춘다. 워드 베어러 군단병의 거대한 손이 그의 목을 휘어잡는다.


에레부스가 올을 들어올린다. 목이 졸린 채, 올의 시야가 좁아지기 시작한다. 귓속에서 고동치는 맥박이 들린다. 올은 에레부스의 얼굴을 본다. 승리의 미소가 담겨 있는 죽은 눈동자. 광기로 새겨진 말들의 문신. 놈의 뺨과 코, 이마에 묻은 도젠트 크랭크의 피가 빗물에 씻겨 내려간다. 올은 자신의 얼굴에서 크랭크의 피가 뿌려져 있음을 안다. 공기가 부족해지며 어둠이 드리우고, 그를 움켜쥔 힘이 그의 뼈를-


착암기나 가할 수 있을 무거운 일격이 올을 해방시킨다. 올은 벽 위 통행로의 젖은 벽 위에 그대로 쓰러진다. 서보 부속을 뻗친 그라프트는 무효화 상자로 에레부스를 반복적이고도 집요하게 내려친다. 마치 증기 압착기처럼,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내리침이 멈추지 않는다. 그라프트는 전쟁을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마치 울타리 기둥을 꽂는 듯이 거듭 일격을 가한다. 지칠 줄 모르는 농경용 서비터의 기능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주저함은 없다. 서비터는 주 조작기를 작동시켜 합금 상자로 에레부스를 거듭 후려치고 있다. 멈춤도, 고려도 없다. 크랭크의 사나운 일격과 달리, 이 일격은 필멸자의 힘 이상을 담고 있다. 그라프트는 대형 등급에 속하는 서비터다. 올은 그가 수확한 농작물 1톤을 한꺼번에 들어올리는 것을 지켜본 적이 있다.


괴물이 뒤로 물러선다. 두 팔을 든 괴물이 끊임없이 쏟아지는 일격들을 막아낸다. 충격이 가해질 때마다 합금 상자가 으스러진다. 에레부스의 얼굴에 묻은 피 전부가 도젠트 크랭크의 것은 아니다.


“그라프트! 물러나!”


올이 소리친다.


“저는 선행을 행하고 있습니다, 병사 페르손.”


그라프트는 답하면서도 끝없이 산업 기능을 활용한 공격을 퍼붓는다.


“정상 작동 중.”


올은 자신에게 손이 닿는 것을 느낀다. 존이다. 존이 그를 일으켜서 뒤로 끌고 가려고 한다. 존이 무언가를 외치지만, 올은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다. 현기증이 치밀고, 몸은 흐느적거리며, 귀는 거듭 울린다.


“돌칼…”


올이 헐떡인다.


올은 에레부스가 그를 떨어뜨렸을 때 칼을 떨어뜨린 채다. 존을 밀어낸 올은 한 무릎을 꿇은 채 헐떡인다. 몇 미터 떨어진 젖은 돌 위에 돌칼이 놓여 있다.


다음 순간, 자이베스가 돌칼을 집어 든다. 튕겨나가 떨어질 뻔한 돌칼을 아슬아슬하게 그가 챙긴다.


무효화 상자는 반복되는 타격 속에 완전히 파괴되어 걸레나 다름없는 몰골이 된다. 그라프트는 대신 자신의 조작기로 공격을 시작한다. 에레부스는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두 개의 주 조작기를 멈춰 세운다. 다음 순간 보조 조작기가 놈의 얼굴을 노리고 날아들어 목 가리개를 움켜쥔다. 괴물은 이제 짜증이 치민다. 놈은 초인의 악력으로 그라프트의 주 조작기 하나를 찢어버린 뒤 빗속으로 던져버린다. 붙들리지 않은 손으로 보조 조작기를 움켜쥔다. 그대로 놈이 보조 조작기를 찢어내고 너덜너덜한 전선들을 끊어낸다. 괴물이 입을 열고, 그라프트의 면전에 직접 언령을 발하려 한다.


그리고 그의 관자놀이에 돌이 꽂힌다. 벌에 쏘인 정도 이상은 아니었으리라. 하지만 에레부스는 화를 내며 머리를 획 돌린다. 두 번째 돌을 꿴 캇은 임시로 만든 돌팔매를 빙빙 돌린다.


그리고 두 번째 사격이 날아간다. 에레부스가 짖어낸 음절 한 마디에 날아들던 돌이 공중에 멈춘다. 빗속에 매달린 채 잠시 붙들린 돌이 가루로 부서진다. 흥미를 잃은 듯이, 에레부스는 그라프트를 들고 던져버린다.


무겁고 손상된 서비터가 벽 꼭대기에서 캇과 악타이를 향해 내던져진다. 캇은 움찔하고, 악타이는 손을 들어 올린다. 경련이 인다. 워드 베어러 군단병과 마녀의 중간에 멈춰선 그라프트는 그대로 거꾸로 뒤집힌 채 떠올라 있다. 악타이는 캇의 돌을 붙들던 에레부스처럼 쉽사리 사이카나의 힘으로 서비터를 붙든다. 올의 눈에 그라프트의 장갑판에 새겨진 금이, 파열된 파이프에서 뿜어지는 기름과 유압액이, 목의 지주대 하나가 부러진 그라프트의 고개가 그리는 기이한 각도가 들어온다.


에레부스는 50미터 떨어진 지점에 있는 눈먼 마녀를 응시한다. 그리고 그의 시선이 그들 사이에 비를 맞은 채 매달려 있는 서비터를 향한다. 마치 위업을 인정하기라도 하듯, 그가 고개를 살짝 끄덕인다.


그리고, 놈의 입에서 또 다른 추악한 권능의 말이 뱉어진다.


그라프트는 말 그대로 폭발하듯 분해된다. 충격파 속에서 뒤엉킨 금속 파편들이 사방을 향해 튄다. 에레부스는 마치 축복을 내리듯 부드럽게 손을 든다. 그리고 그를 향해 날아오는 파편 중 그를 다치게 하거나 죽일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파편들이 파문을 일으키며 저 멀리 날아간다.


그리고 나머지 파편들은 썩 제대로 된 보호가 내려지지 못한다.


악타이는 뒷걸음질치며 역장을 발해 최악의 상황을 간신히 막아내지만, 충분히 빠르지 못하다. 맹렬히 회전하던 톱니바퀴에 캇의 머리가 걸리고, 캇은 그대로 넘어진다. 그라프트의 조각나 톱니처럼 들쭉날쭉해진 어깨 장갑판이 그대로 존의 얼굴을 후려치고, 존은 그대로 올에게 날아간다. 충성스러운 서비터의 단단한 파편 조각들이 장벽 정점의 바닥과 복도의 석재들을 깨뜨린다. 그라프트의 신체를 구성하던 프레임에서 튕긴 금속 파편들이 검은 돌을 마치 화살처럼 후려쳐 꿰뚫는다. 주요 사지에서 튕긴 막대 부분이 헤벳 자이베스의 가슴을 관통한다.


자이베스는 경악과 혼란에 빠진 표정으로 그의 흉골을 꿰뚫은 금속 막대를 내려다본다. 그의 손에서 떨어진 붉은 실타래는 통로를 가로질러 굴러다니며 구불구불한 흔적을 남기고선 가장자리 너머로 떨어진다. 다른 손에 돌칼을 쥔 채, 자이베스가 소리 없이 벽에서 뒤로 비틀거리다 넘어진다.


올은 자이베스가 떨어지는 것을, 그의 육신이 깊고 어두운 저 너머로 곤두박질치는 것을 본다. 올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이미 벽 가장자리를 붙든 채, 간신히 납작 달라붙은 꼴이었으니까. 존은 올에게 날아든 이후 그를 쓰러뜨리고서 계속 굴러간다. 올은 넘어진 채 구르다가 존의 팔을 마치 기적처럼 붙드는 데 성공한다. 올은 존의 손목을 움켜쥔다. 존은 납작 엎드린 채 고개와 어깨까지 이미 벽 끄트머리 너머로 넘어간 채다. 점점 약해지는 움켜쥠만이 그를 추락으로부터 막아내고 있다. 비 때문에 손이 미끄럽다. 존의 발은 이리저리 걷어차며 발가락으로 붙들 지점을 필사적으로 찾는다. 올의 팔이 긴장감 속에서 전율한다. 존의 손목이 탈골되는 것이 느껴진다. 올은 자신이 친구의 무게에 끌려 서서히 낭떠러지 위로 미끄러지는 것을 느낀다. 존은 아래쪽의 깎아지른 절벽에 휘감긴 채 친구를 올려다본다. 얼굴은 피투성이고, 뺨과 코는 찢겼으며, 입과 턱은 파편에 너덜너덜해진 채다. 턱뼈는 완전히 부서진 것 같다.


그의 눈은 애원하고 있다.


무엇을 애원하는 건가? 구해달라고? 아니면 올에게 자신을 놓아달라고, 스스로를 지키라고 하는 눈인가?


“꽉 잡아!”


올이 신음하며 내뱉는다. 존은 다른 손을 뻗치지만, 올의 소매를 잡을 수조차 없다. 오히려 그 와중에 몸이 더 격렬하게 흔들려 움켜쥔 올의 손이 풀릴 것 같다.


존이 무언가를 말한다. 하지만 망가진 그의 입에서 나오는 것은 오직 소음과 피뿐이다. 다시 그가 입을 연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그냥 보내달라는 걸까? 올에게 그냥 추락하게 내버려 둬 달라고 하는 걸까?


아니, 뭔가 다른 뜻이다. 이것은-


에레부스는 올의 맞은편 벽 가장자리에 선 채, 그들을 내려다본다.


“흥미로운걸.”


에레부스가 중얼거린다. 그가 몸을 수그린다. 갑주 가장자리에 빗물이 흐른다. 에레부스는 올을 붙잡아 들어 올린다. 그리고 딸려 올라온 존 역시 움켜쥔다. 에레부스의 양손이 올과 존을 마치 경품을 틀어쥔 갈고리처럼 나란히 틀어쥔다.


가장자리에서 물러난 에레부스가 올을 통로로 내던진다. 에레부스는 그라마티쿠스와 시선을 마주한 채 그를 가까이 끌어당긴다.


“무슨 말을 하려던 거지?”


에레부스가 묻는다.


“그 망가진 입으로 무슨 말을 하려고 했나? 말해 보게. 가르쳐 보라고.”


존은 콧방귀를 뀌며, 망가진 입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에레부스의 얼굴에 피를 내뱉는다. 에레부스는 얼굴을 찡그리며 고개를 돌리고선, 존을 높이 들어 올린 채 조심스럽게 손으로 뺨에 닿은 모욕을 닦아낸다.


그리고 그 순간, 존 그라마티쿠스는 아엘다리 절단기로 에레부스의 귀를 찌른다.


에레부스는 노호하며 뒤로 비틀거린다. 그가 머리에서 제노의 도구를 뽑아내려 더듬거린다. 에레부스의 관심에서 벗어난 존은 바닥에 나뒹군 채 헐떡이며 몸을 구부린다. 올이 그에게 다가와 일으켜 세우려 한다. 존의 머리는 뒤로 젖혀진다. 그 순간, 그들 옆의 리투가 다시 일어서 둘을 들고 끌고 나간다. 에레부스가 다시 그들을 향한다. 절단기를 빼낸 그가 다시 입을 연다. 세 사람 모두를 증발시켜 버릴 권능의 말을 뱉으려 한다.


그리고 그의 입은 열리기를 거부한다.


문신이 새겨진 괴물의 얼굴에 당황한 표정이 번진다. 고개를 흔들며 다시 입을 열려 하는 그의 얼굴 위로 빗방울이 내려 뺨과 턱 위로 흘러내린다. 으르렁거리지만, 그의 입술은 떨어지기를 거부한다. 조용한 격노 속에서 그가 몸을 돌린다. 악타이가 벽 꼭대기를 따라 그를 향해 걸음을 옮긴다. 의식을 잃은 것인지 죽은 것인지 모를 캇이 저 뒤에 쓰러져 있다. 악타이의 들린 두 손에서 손가락들이 갈고리처럼 휘어진다. 그녀의 오롯한 의지력이 워드 베어러 군단병의 입을 틀어막고 있다.


+돌칼. 그 빌어먹을 칼을 가져와요.+


해골 깊은 곳에서 직접 악타이의 명령이 들려오는 것 같다. 리투 역시 그 명령을 들었는지 움찔하는 것이 느껴진다.


+돌칼을 가져오라고요, 페르손. 다시 회수해 와요. 지금 중요한 건 그거라고요.+

“빌어먹을-”


올이 말을 더듬는다.


+내가 붙들어 놓겠어요.+


리투가 올을 뒤로 끌어당긴다. 둘은 거의 존을 반쯤 업다시피 한 채다. 가장 가까이의 벽 계단은 그들 뒤 40미터 정도다. 에레부스는 그들이 달리기 시작하는 것을 본다. 악타이를 힐끗 바라본 에레부스가 그들 대신 그녀를 향해 다가간다.


에레부스가 파워 마울을 든다.


악타이는 자리를 지킨다. 마치 나무를 밀치듯 팔을 곧게 편 채, 손바닥의 뒷꿈치를 모아 손가락을 바깥족으로 펼친다. 이제 그녀가 발하는 사이카닉 힘은 너무도 강대하다. 그녀와 적을 향해 쏟아지던 빗줄기가 사방으로 굴절된다. 팽팽한 힘으로 조여진 발 아래 석조물이 갈라진다. 에레부스는 처음에는 쉬이 보이지 않는 공격을 뚫고 나아가지만, 점점 저항이 거세져 허리케인 속으로 고개를 숙인 채 나아가는 꼴이 된다. 하지만 에레부스는 침묵을 지키며 한 손에 마울을 쥔 채 힘겹게 한 걸음씩 나아간다.


벽 계단까지 20미터 남았다. 올은 아래쪽 어둠 속으로 길게 뻗은 석제 계단이 벽과 수평을 이룬 채 깎인 것을 본다. 뛰어내리기에는 너무 멀다.


올은 뒤에서 사이카닉 기운이 발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올이 뒤를 바라본다. 악타이와 에레부스는 1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채 마주보고 있다. 악타이는 힘겹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비가 부자연스러운 소용돌이를 그리며 악타이 곁을 맴돈다. 워프의 벼락이 당겨낸 줄이 허공을 수놓는다. 괴물은 여전히 그녀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한 발자국. 또 한 발자국. 매 걸음마다 초인의 힘과 의지로 견뎌내며 나아간다. 천천히, 천천히, 거리를 좁힌다.


그녀에게 닿는 순간, 괴물은 악타이를 죽일 것이다. 이제 그녀에게 더 남은 것이 있을까? 힘이 남기는 했을까? 그를 막기 위해, 더 끌어낼 수 있는 힘이 있을까?


마치 올의 생각을 듣기라도 한 것처럼, 그녀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온다.


+벽에서 사라져요. 당장 비키라고요 당장!+


올은 망설인다. 눈을 크게 뜬 올이 뒤를 돌아본다. 올의 허리에 팔을 감은 리투가 그를 단단히 붙든다. 반대편 어깨 위에는 너덜너덜해진 존의 육신을 짊어진 채다. 그 역시 악타이의 명령을 들은 뒤다.


올이 입을 열려 한다. 하지만 리투는 이미 행동에 들어간다.


둘을 단단히 쥔 채, 리투가 벽에서 뛰어내린다.


영원 같은 추락이지만 영원하지는 않다. 아마 12미터 정도였을 것이다. 리투는 벽 아래의 계단 위에 정확히 수직으로 발부터 내려앉는다. 검은 돌이 충격에 뒤흔들린다. 리투는 우려스러울 만큼 흔들리지만 균형을 유지하는 데 성공한다. 안착한 순간 올은 거세게 리투의 갑주에 부딪힌다. 갈비뼈가 부러진 것처럼 느껴진다.


리투가 그를 내려놓고, 올은 정신이 나간 듯 고개를 들어 위를 본다. 쏟아지는 폭우 사이로, 여전히 벽 위에 있는 두 형상이 보인다. 악타이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단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는다. 에레부스는 거의 근접한 채다. 한 걸음만 더 내딛으면, 에레부스의 마울은 곧바로 후려치리라.


하지만 존, 리투, 올은 더 이상 에레부스가 공격할 수 있는 범위에 있지 않다.


그리고 나머지는 모두 죽은 뒤다.


악타이가 한숨을 내쉰다. 다음 순간, 악타이가 제 힘을 재구성한다. 넓게 펼쳐진 저항의 방어막은 이제 날카로운 원초의 분노를 담은 창이 된다. 악타이의 의지가 한 곳에 집중한다.


풀려난 에레부스가 곧장 달려들며 마울을 휘두르려 든다. 하지만 그 일격과 함께, 악타이의 시냅스가 발사 명령을 내린다.


400미터에 달하는 오래된 벽의 정점이, 푸른 에너지로 휩싸인 거대한 기포로 화한다. 폭발의 힘이 벽을 따라 양방향으로 파문을 일으킨다. 돌이 산산이 조각나고, 흉벽이 폭발하고, 보도의 포장재가 공중으로 내던져진다. 리투는 거의 탄약 상자 크기에 가까운 석판과 파편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갑주를 두른 몸으로 존과 올을 감싼다.


충격파가 닥친다. 석조 건물이 무너지는 천둥 같은 굉음이 들린다.


도시의 장벽은 두껍고 드높은데다 아주 오래된 존재다. 빛이 사라진 순간, 그 장벽의 50미터 가까이가 완전히 붕괴된 꼴이 드러난다. 그 아래의 낡은 주거지와 건물들도 으깨진 채다. 거대한 규모의 검은 먼지가, 필연의 도시 위로 내리는 비 너머에 자욱하게 드리운다.





각주 1 : 길가메시로 추정. 돈 파트에서 번역된 철자와 배치되는데 돈이 배운 전승과 올라니우스가 접한 것이 다를 가능성이 있음.

각주 2 : 고대 브리튼 신화의 베오울프로 추정.

각주 3 : 오디세우스의 다른 표기.

각주 4 : 원탁의 기사에 등장하는 기사 퍼시벌(Percival)의 독일어 표기.

추천 비추천

28

고정닉 13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3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265572 번역 40K에서 양피지는 의외로 하이테크의 산물임. [17] 블갤러(112.169) 23.08.09 2190 53
265571 번역 념글의 '제국 잡썰 하나'는 사실일까? [1] 블갤러(58.77) 23.08.09 1374 34
265569 번역 누스피어로 알아보는 옛날 기계교단 [4]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9 1192 25
265547 번역 시티즈 오브 지그마 설정) 해머할 [6] 오거아저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9 698 15
265535 번역 블러드 레이븐이 루팅한 알파 리전 무기들 [15] bladeguard1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8 2064 31
265525 번역 레전드로 빠진 호루스 헤러시 알파 리전 지휘관 유닛 아우틸론 스코르 [6] bladeguard1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8 1169 18
265511 번역 호루스 헤러시 알파 리전의 특수 무기들 [19] bladeguard1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8 1670 23
265490 번역 페니턴트 - 完 - [5] 블갤러(112.169) 23.08.08 427 21
265489 번역 40K로 나오자마자 먼지가 되는 사우전드 썬 [7] 카탁프락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8 2220 30
265488 번역 4만년대 시간대에서 루브릭 저주가 발동되는 모습 [2] 우동먹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8 2677 26
265477 번역 아흐리만의 지시문 이후 싸선 충성파~(정정됨) [1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8 1751 22
265437 번역 글로리아나급 전함 - 반역파 [11] bladeguard1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8 1889 26
265434 번역 페니턴트 - 30화 - [3] 블갤러(163.152) 23.08.08 209 14
265430 번역 메카니쿰: 3.02 (3) - [지원] [5] Fra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8 215 16
265429 번역 메카니쿰: 3.02 (2) - [용의 수호자] [3] Fra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8 223 16
265428 번역 메카니쿰: 3.02 (1) - [불리한 전황] [4] Fra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8 247 15
265420 번역 글로리아나급 전함 - 충성파 [21] bladeguard1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8 2213 31
265415 번역 크공 IV-3: 속임수와 반격, 저 아래서 기다리는 것 [8] 납니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8 561 22
265411 번역 AoS_시티즈 오브 지그마 - 가고일리안이 대체 뭐지? [12] 꺼무트길리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8 2078 42
265406 번역 시티즈 신병종 로어 일부 [13] 오거아저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8 1578 31
265393 번역 반 호르스트만 위키 찾아보니까 그럴만 했네 [5] ㄴㅂ(218.148) 23.08.08 1671 32
265380 번역 호루스 헤러시 알파 리전 전용 유닛들 [19] bladeguard1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7 2075 29
265378 번역 반 호르스트만이 종정이 되기 위해 저지른 분탕짓 [9] 만빡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7 1910 39
265374 번역 페니턴트 - 29화 - [3] 블갤러(112.169) 23.08.07 201 14
265356 번역 징조의 방주들: 파사이트 - 프롤로그 [4] 스틸리젼(잡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7 638 21
265354 번역 [아크메이지] 테클리스의 메이지킬러 공략법 [9] ㅇㅇ(116.121) 23.08.07 610 21
265332 번역 미겜인가 거 얼마나 드는데? [7] 오거아저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7 211 5
265313 번역 네크로문다에는 반사르말고 STC가 하나 더 있다 [10] 놀자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7 1935 37
265289 번역 [아크메이지] 루미네스의 괴물 vs 테클리스 [5] ㅇㅇ(116.121) 23.08.07 751 19
265276 번역 에오지 빛깐프들의 정신 나간 암흑기 기술 [25] ㅇㅇ(116.121) 23.08.07 2024 26
265249 번역 나이트 가문) 사이더스 가문 [8] 납니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7 1309 20
265236 번역 존나 비범한 사썬 충성파 썰 [46] ㅇㅇ(61.105) 23.08.07 4490 111
265234 번역 크공 IV-2: 까마귀의 연회, 장벽 [10] 납니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7 605 24
265232 번역 네임드 이단심문관도 휴먼이야 휴먼!!! [7] 블갤러(163.152) 23.08.07 1127 26
265217 번역 페니턴트 - 28화 - [3] 블갤러(112.169) 23.08.07 238 15
265204 번역 렉시카눔) 념글 나무위키 서술과의 비교 [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7 1625 29
265152 번역 [두번죽은왕] 던컨로드 당신이 왜 거기서나와 [11] 세파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6 1034 23
265125 번역 페니턴트 - 27화 - [2] 블갤러(112.169) 23.08.06 247 15
265069 번역 페니턴트 - 26화 - [1] 블갤러(112.169) 23.08.06 256 17
265059 번역 정체불명의 군주, 노란 옷의 왕(King in Yellow) [15] 임페라토르(59.5) 23.08.06 5888 53
265055 번역 여명성전군: 아쿠시 전역 결말 [4] 오거아저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6 1006 26
265042 번역 코믹스) Condemned by Fire - 1편 (햄타지) [13] 꺼삐딴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6 1115 33
265041 번역 크공 IV-1: 마지막까지 버텨라 [9] 납니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6 638 23
265040 번역 [워햄만화]성스러운 숫자들 [9] 히페리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6 5379 46
265035 번역 페니턴트와 퍼라이어를 읽고 정리한 노란왕 떡밥. [22] 블갤러(112.169) 23.08.06 4788 39
265020 번역 유성풍의 주인 - 5. 너 묘영이 아니구나? [5] 구글번역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6 934 16
264993 번역 페니턴트 - 25화 - [1] 블갤러(112.169) 23.08.05 577 15
264977 번역 [영겁과 예언자] 세레나데 행성의 노래를 누군가 연주해봄 [7] 세파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5 676 15
264973 번역 41K 시대까지 살아남은 2K 테크놀러지. [15] 블갤러(112.169) 23.08.05 2319 51
264920 번역 페니턴트 - 24화 - [2] 블갤러(112.169) 23.08.05 248 15
264904 번역 shadowsun)허벅지 짱커 [15] 구글번역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5 3740 40
264897 번역 아 ㅅㅂ 이번에도 신규제품 카테고리에 안올리네;; [6] 스틸리젼(잡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5 270 0
264891 번역 크공 III-4: 카탈로기아 숩테라네아 크토니아 [3] 납니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5 439 22
264885 번역 크공 III-3: 루만 전투, 피투성이 새벽, 비통한 새벽, 첫번째 봉인 [5] 납니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5 533 22
264847 번역 AoS_지그마의 도시들 - 웅장한 제품군 전체 공개 [7] 꺼무트길리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4 1320 30
264845 번역 [워햄만화]성공! [10] 히페리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4 2170 39
264833 번역 다크엘다 최상위권 강자 렐리스를 물리치는 방법 [7] ㅇㅇㅇ(45.112) 23.08.04 2123 23
264789 번역 우당탕탕 대환장 이단 조합. [14] 블갤러(112.169) 23.08.04 2361 38
264788 번역 황제:나는 신이 아니다 [17] 만빡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4 2921 52
264786 번역 페니턴트 - 23화 - [1] 블갤러(112.169) 23.08.04 251 17
264785 번역 타이탄 군단) 레기오 크루키우스 [5] 납니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4 1201 20
264767 번역 [헬스리치] 2부 16장: 뒤집히는 파도 (2) [6] 트루-카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4 574 25
264766 번역 [헬스리치] 2부 16장: 뒤집히는 파도 (1) [2] 트루-카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4 648 24
264765 번역 [헬스리치] 2부 15장: 균형 (2) [2] 트루-카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4 367 17
264764 번역 [헬스리치] 2부 15장: 균형 (1) [2] 트루-카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4 661 17
264748 번역 페니턴트 - 22화 - [1] 블갤러(112.169) 23.08.04 172 13
264746 번역 헬스리치)샐러맨더 존나 호감캐네 [17] 트루-카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4 2069 72
264720 번역 크공 III-2: 워마스터의 진노 [18] 납니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4 807 19
264702 번역 페니턴트 - 21화 - [4] 블갤러(112.169) 23.08.04 218 13
264677 번역 [워햄만화]여명, 그리고 계몽의 이유 [11] 히페리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3 3942 58
264671 번역 2023 로드맵 리뷰 [1] 오거아저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3 316 7
264663 번역 서비터 잡썰 하나 [21] 트루-카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3 4252 50
264642 번역 속보) 조이토이, 헤러시 라인업 전개 [30] C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3 2297 32
264637 번역 아포크리파 네크로문다 1: 스파이어의 유혈극 (2)(완) [9] 납니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3 931 15
264633 번역 올드 원의 짓인가?! 스케이븐을 만든 셰이퍼 번역 [12] khid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3 943 15
264630 번역 페니턴트 - 20화 (후반) - [1] 블갤러(112.169) 23.08.03 167 11
264629 번역 페니턴트 - 20화 (전반) - [1] 블갤러(112.169) 23.08.03 194 11
264613 번역 The Emperor's Gift, 각성, 그리고...-2- [2] 리만러스(222.110) 23.08.03 552 15
264607 번역 크공 III-1: 씁쓸한 귀향: 세네셜의 자부심 [26] 납니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3 833 34
264605 번역 Leviathan Chapter 5-2 [2] 무능(Useles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3 331 18
264595 번역 진짜있네. 마그누스의 십심법(enumeration)! [10] khid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3 2593 42
264593 번역 페니턴트 - 19화 - [1] ㅇㅇ(112.169) 23.08.03 245 14
264575 번역 [워햄만화]십심법 [7] 히페리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3 5556 70
264549 번역 이거 개사기 같은데 왜 약하다고 그럼? [5] 오거아저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2 1992 22
264546 번역 [두번죽은왕] 영혼없는 기계라도 모델 정돈은 못참지ㅋ [15] 세파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2 1705 37
264538 번역 댄 애브넷 인터뷰 - 어떻게 종말과 죽음을 끝냈는가 [10] 트루-카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2 1512 27
264525 번역 페니턴트 - 18화 - [2] ㅇㅇ(112.169) 23.08.02 255 15
264523 번역 어떻게 스톰캐스트 이터널은 타락하지 않는가 [17] 오거아저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2 2109 65
264510 번역 [헬스리치] 2부 14장: 부두 (2) [3] 트루-카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2 421 16
264509 번역 [헬스리치] 2부 14장: 부두 (1) [3] 트루-카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2 714 22
264486 번역 [칠드런 오브 테클리스] 로어시커의 위험성 [1] ㅇㅇ(116.121) 23.08.02 454 13
264482 번역 메카니쿰: 3.01 (3) - [테라에서] [1] Fra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2 232 20
264481 번역 메카니쿰: 3.01 (2) - [밤의 미궁] [2] Fra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2 369 17
264480 번역 메카니쿰: 3.01 (1) - [화성 분립] [1] Fra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2 266 17
264478 번역 페니턴트 - 17화 - [1] ㅇㅇ(112.169) 23.08.02 197 14
264464 번역 유성풍의 주인 - 4. 출정 [2] 구글번역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2 341 10
264439 번역 크공 II-4: 카탈로기아 크토니아 [4] 납니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2 492 29
264438 번역 크공 II-3: 부서진 희망과 실패한 영광, 야망이 불살라진 장작더미 [5] 납니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2 590 21
264426 번역 The Emperor's Gift, 각성, 그리고...-1- [3] 리만러스(222.110) 23.08.02 307 12
264425 번역 Leviathan Chapter 5-1 [2] 무능(Useles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2 219 13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