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xxii 기운바위 위

콜스웨인은 갈고리를 철퇴처럼 휘둘러 그 발톱 한 가닥을 데스 가드 군단병의 갑주에 박아넣는다. 그대로 콜스웨인이 놈을 뒤로 잡아채고, 이미 죽어버린 놈은 그대로 바위에서 떨어진다. 하지만 갈고리가 너무 팽팽해진 뒤라, 놓지 않으면 끌려갈 게 뻔하기에 콜스웨인은 갈고리를 내던진다.

고개를 돌린 콜스웨인은 브룩타스를 쓰러뜨린 반역자와 마주친다. 전쟁망치를 든 야수나 다름없는 놈이다. 콜스웨인은 몸을 뒤로 젖혀 날아드는 망치를 피한다. 움직임 없는 사이퍼의 육신에 걸려 거의 넘어질 뻔한다.

빗속에서 재가 휘날린다. 볼트 탄환들이 불을 뿜는다. 마침내 기운바위에 이른 트라간, 그리고 총과 방패로 무장한 분대원들이 그들을 지원하기 위해 능선을 오른다. 그중 두 명은 아마 콜스웨인의 산하 부대가 갖춘 최후의 작동하는 플레이머를 든 채다. 플레이머가 벼랑 끄트머리를 불태운다. 데스 가드 군단병들이, 그리고 절벽 가장자리에 달라붙었던 갈고리들이 불탄다. 불타는 형상들이 저 아래 통로의 어둠 속으로 떨어진다. 그 사이로 불타는 밧줄들이 휘날린다.

전쟁망치를 든 데스 가드 군단병은 여전히 버텨선 채다. 반역자 놈 스스로도 불리한 위치에 서 있음을, 진격이 실패했음을, 자신의 운명이 정해졌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타이퍼스의 개자식이 여전히 싸울 생각임 또한 드러난다. 칼리반의 사냥개 콜스웨인의 피를 흘리게 할 수 있다면, 그들의 노력과 손실에 대한 풍성한 보상이 되리라.

반역자가 망치를 휘두른다. 놈의 갑주에서 빗방울이 튄다. 흉갑 위로는 나뭇잎 장식이 된 두개골, 눈부신 죽음의 머리가 칠보로 양각된 채다. 놈이 역겨운 입김을 내뿜으며 콜스웨인을 향해 포효한다. 망치를 든 놈이 수가령에게 달려든다. 콜스웨인은 고개를 숙인 채 그대로 돌진한다. 양손으로 내리친 일격 아래로 파고들어 그대로 왼쪽 어깨로 놈의 복부를 강타한다. 데스 가드 군단병은 콜스웨인의 강력한 돌진에 거의 접히다시피 한다. 놈의 손에 쥐어진 망치가 툭 떨어진다. 콜스웨인의 검은 낮고 곧게 달려들어 반역자의 배를 꿰뚫는다.

바위 끄트머리에서 두 덩어리가 그대로 쓰러진다. 콜스웨인은 자신과 얽힌 시체를 떨쳐내고 일어선다. 놈의 시체에서 썩은 살점이 바람에 흩날린다. 콜스웨인이 검을 뽑는다. 바위는 빗물과 적의 시체에서 새어 나온 유독성 액체 때문에 미끄럽다. 칼리반의 사냥개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한 손이 그를 붙든다.

브룩타스다.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제 사령관에게 하나 남은 손을 내준다. 콜스웨인이 제 형제를 짧게, 하지만 꽉 끌어안는다.

"자네 용기를 절대 잊지 않겠네."

콜스웨인이 속삭인다.

"기억해 줄 더 나은 거리들이 있지 않겠습니까, 각하."

브룩타스가 중얼거린다.

트라간과 그의 수하들이 마침내 그들에게 이른다. 플레이머가 절벽 아래로 울부짖으며 마지막 남은 저지력을 쏟아낸다.

"바로 아포세카리에게 데려가라!"

콜스웨인이 강풍을 뚫고 트라간에게 소리친다.

"당장 상처를 치료해야 한다."

브룩타스가 형제들에게 이끌려 사라지고, 콜스웨인은 사이퍼에게 향한다.

사이퍼는 살아 있다. 하지만 의식이 거의 없다. 콜스웨인은 그 전설적인 가면을 벗겨 생명 징후나 부상 상태를 확인해야 하나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그 신뢰를 깨뜨릴 수 없다.

"호의가 돌아온 셈이군."

사이퍼가 쉰 소리로 말한다. 그는 콜스웨인의 팔뚝을 붙들고 일어서려 한다.

"쓰러지는 모습을 봤소…"

콜스웨인이 말한다.

"고통의 순간이었소. 그리고…"

사이퍼는 설명하고 싶지 않다는 듯 말을 끈다.

"그래도, 이제 끝났소. 도와주시겠소?"

콜스웨인은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 전사를 일으켜 세우고 붙든다.

"이리 오시오."

사이퍼가 말한다.

"함께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