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xxxiii 리투 최후의 저항

올이 욕설을 내뱉는다. 아스타르테스. 반역자 아스타르테스다. 놈과는 싸울 수 없다. 수리를 마친 라스라이플로는 막을 수 없는 상대다.

세 놈의 워드 베어러 군단병 중 두 놈은 마울을, 한 놈은 브로드소드를 쥔 채다. 정규군 병력들을 밀어내며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올은 저 거대한 갑주 두른 전사들이 끔찍할 정도로 빠르게 움직일 수 있음을 잊고 있었다. 세 놈 모두 광기에 빠져 울부짖고 있다. 놈들의 눈에서 광기가 읽힌다. 주변의 정규군 병력들처럼, 놈들도 무언가로부터 공포에 질려 도망치는 것처럼 보인다. 확실한 것은, 도망치는 와중에도 가로막는 놈이 있으면 무엇이든 죽이려 들 것이라는 점이다.

여전히 최선을 다해 총격을 쏟아내며, 리투는 포효하듯 도망치라는 지시를 거듭한다.

몇 초도 남지 않은 시간이다. 올은 마지막 한 발을 쏘아붙인 뒤 존을 움켜쥐고 경사면 위로 끌고 올라간다. 존은 올을 떨쳐내려고 애쓰지만, 지금 이 자리가 가망이 없음은 존 역시 잘 알고 있다. 도망쳐야 한다. 그리고 리투가 도망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줄 수 있게 해야 한다.

포장도로를 따라 둘이 정신없이 달린다. 이리처리 튕기는 탄환들이 판석을 깎아내고 그들 옆의 벽을 갈아낸다.

리투는 버티고 선다. 고형탄이 그의 견갑을, 또 다른 탄이 완갑에 박힌다. 돌진하는 정규군 병사 한 놈을 집중사격으로 완전히 박살냈지만, 그 순간 차축 핀이 미끄러진다. 핀을 조정하고 다시 당겨 두 놈을 더 쓰러뜨린다. 그리고 나서 총은 불발 상태에 빠진다. 화차에 실려 있던 탄창이 너무 낡아서 제대로 동력을 못 담았거나, 완충되지 못한 상태인 것 같다.

탄창을 갈아끼울 시간이 없다. 그의 손에 탄창은 너무 작다. 대신 리투는 총을 곤봉 삼아 그의 발치로 달려들던 정규군 한 놈을 내려친다. 그리고 다른 놈을 또 내려친다. 놈들은 공포 속의 광기에 사로잡혀 폭도처럼 달려들 뿐이다.

도대체 무슨 끔찍한 일을 보았기에, 차라리 갑주 차림의 아스타르테스 군단병을 공격하려는 걸까?

생각할 시간도 없다. 첫 번째 워드 베어러 군단병이 거의 목전까지 온다. 리투는 주먹으로 루퍼칼리 병사의 두개골을 후려쳐 부수고서 양손으로 총신을 잡고 휘두를 듯 뒤로 총을 든다.

급조한 몽둥이가 워드 베어러 군단병의 머리 옆쪽을 후려치고, 그대로 놈은 비틀거린다. 야수도 제가 들고 있던 마울을 휘두르려 하지만, 리투가 그 전에 다시 소총을 휘둘러 놈의 문신이 새겨진 얼굴을 후려친다. 경목재 개머리판이 산산이 부서지고 발사 구조를 이루고 있던 부품들이 날아간다. 눈에 쏟아지는 피에 눈이 먼 워드 베어러 군단병은 그대로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난다.

두 번째 워드 베어러 군단병이 나타난다. 블랙 코멧(Black Comet) 챕터 소속이다. 놈이 리투에게 돌진해 그대로 늑골 쪽으로 마울을 휘둘러 후려친다. 리투는 뒤로 내던져진다. 가장 가까운 화차 근처로 튕겨나간 리투가 몸을 일으켜 세우려 한다. 워드 베어러 군단병이 다시 마울로 후려친다. 리투는 옆으로 피하고, 그 일격은 화차의 측면을 찢어 구멍을 낸다.

리투는 뒤로 물러선다. 그는 지금 무장이 없다. 하지만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 워드 베어러 군단병이 무기를 든 채 다가오고 있다. 그리고 얼굴에서 피를 흘리는 첫 번째 놈이 그의 뒤 가까이로 다가온다. 그리고 네 놈이 더 나타나 빠르게 다가온다. 사방을 둘러싼 정규군 병력들도 개처럼 짖어댄다.

에본 브랜치(Ebon Branch) 챕터의 고참병인 워드 베어러 군단병이 블랙 코멧 챕터의 군단병을 밀어내고 브로드소드를 휘두른다. 리투는 일격을 피하고 그대로 파고든다. 검의 길이 때문에 나오는 우위를 빼앗기 위한 몸싸움이다. 서로의 사지를 붙든 두 군단병이 힘을 겨룬다. 워드 베어러 군단병이 리투를 떨쳐내고 검을 찌른다. 리투의 늑골을 검이 깨끗하게 관통한다.

비를 흘리며 비틀대던 리투의 몸에서 검이 뽑히고, 리투가 흔들린다. 하지만 비틀거리면서도 그는 고통을 이겨내고 정신을 차리려 노력을 기울인다. 다음 칼날을 가까스로 피하지만, 뒤로 너무 많이 물러났다. 블랙 코멧 챕터의 군단병이 바로 뒤에 있다. 놈이 마울을 들어올린다. 이제 리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이제 끝이다.

하지만 그 일격은 내리쳐지지 않는다. 리투는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를 듣는다. 무언가가 바닥을 때린다. 그리고 그를 둘러싼 반역자들이 당황해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리투가 몸을 돌린다.

그리고, 어디선가 나타난 다른 아스타르테스가 그 전투에 합류한다. 리투와 마찬가지로 아무 문양도 없는 평범한 갑주다. 하지만 리투의 것이 은색이라면, 그의 갑주는 녹색을 띈 회색에 가깝다. 두 개의 검이 각각의 손에 쥐어진 채다.

이글거리는 포스 소드를 휘둘러 블랙 코멧 챕터의 군단병의 목을 날려버린 그가 그대로 맹렬한 기세를 담아 에본 브랜치 챕터의 군단병에게 일격을 퍼붓는다. 정규군 병력들은 낫질하는 칼날을 피해 옆으로 물러선다.

그 아스타르테스가 워드 베어러 군단병을 밀어낸다. 로가의 미쳐버린 아들 네 놈이 더 다가오고 있다.

로켄은 그대로 몸을 돌려 유려한 몸짓으로 만물의 애도를 리투에게 던진다. 옆구리가 찢기는 통증에도 불구하고, 리투는 허공에서 그대로 검을 잡아챈다.

말할 시간도 없다. 서로 등을 맞댄 두 아스타르테스는 모여드는 로가 아우렐리안의 아들들을 향해 검을 든다.

로켄 입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