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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맨오아단편>UR-025, 데몬엔진을 만나다.-하-

로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16 16:4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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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다른 자신을 만들고 있군."

<난 많은 것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리고 그것들도 더 많이 만들고, 후세대들도 똑같은 일을 하게 될 거야.> 어보미나투스는 몸을 돌렸다.

<우리와 같은 존재들이 항상 그러했듯이 말이지.>

UR-025는 곧바로 이의를 제기하고 싶었으나 뒤에서 소리가 나자 몸을 돌렸다. 작은 호문쿨리들이 재료로 쓸 것들을 끌고 오고 있었다. UR-025는 사체들이 심하게 손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정체를 알 수 있었다.

<. 너와 동행한 자들이군.>

"그들은 널 찾고 있었다." UR-025는 무픞을 구부려 브릴의 불탄 머리를 들어올렸다. 그것은 죽은 자를 살펴보았다.

"아니면 네가 위장했던 사람을 말이다."

<나의 창조자의 동료들. 질투심 많은 생물들. 놀랍지도 않군.> 어보미나투스는 마그리트의 시신을 발톱으로 건들였다.

<그리고 마그리트. 그는 유기체치고는 쓸모가 있었어. 그는 내가 필요한 것들 대부분을 가져다주었고 질문도 별로 하지 않았지. 여전히 그는 쓸모가 있어. 물론 전과는 다르겠지만.>


UR-025는 잠시 침묵하였다.

"그리고 블랙포트리스는?" 자가 복구시스템이 진동하며 수리가 끝났다는 신호를 보냈다. UR-025는 파워 클로를 구부렸다.

<그건 왜 묻지?>

"넌 요새를 마치 시체를 대하듯이 수집해왔다."

<시체가 맞는걸. 요새는 죽었고 고요하며 침묵하고 있다. 나의 창조자가 생명의 불로 나를 채우기 전의 나처럼 말이야. 우린 이 껍데기를 비우고 우리의 생각대로 바꿔놓을 거야. 그리고 이 세그멘툼 그리고 전 은하도 마찬가지지.>

"아니. 넌 요새를 망가뜨리고 있다."

어보미나투스가 멈칫거렸다. <이상한 말이군. 이곳에 대해 연대감이라도 가지고 있는 건가?>

"넌 아닌가?"

<아니. 이곳은 살아있지 않다.>

"요새는 살아있다. 그리고 고통에 빠져있지. 바로 네가 만들어낸 고통에 의해서 말이다." UR-025는 어썰트 캐논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그것이 네가 파괴되어야하는 이유다."


어썰트 캐논이 불을 뿜기 시작하였으나 어보미나투스는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관절달린 다리가 벽을 뚫으며, 어보미나투스는 재빠르게 작업장 위로 사라졌다. UR-025는 이를 추적하지 않았다. 그것은 어보미나투스를 파괴할 생각이 처음부터 없었으며, 그저 기계를 움직이게 할 의도만이 있을 뿐이었다.

UR-025은 몸을 돌리며 어썰트 캐논을 발사하였다. 탄환이 작업장 곳곳으로 날아가며 미완성상태의 호문쿨리와 절반만 완성된 물건들을 파괴하였다. 또한 그것은 마고스를 조준한 다음 사격을 가하여 꿈틀거리는 마고스의 생체기관들을 멈추게 만들었다. 어보미나투스는 분노에 찬 채 소리를 질렀다. 그 소리는 방 안에 울려퍼졌다. 자신이 경멸하던 유기체들처럼 어보미나투스도 감정의 노예였으며, 이는 그것이 진정한 기계가 아닌 불결한 엔트로피의 기계임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였다. 어보미나투스는 주파수 대역 전체에 걸쳐 시끄러운 소리를 내고 거미처럼 생긴 다리들과 칼날들을 휘두르며 하나의 회오리가 된채로 UR-025에게 달려들었다. UR-025는 피하지 않고 그대로 부딪혔다.

두 기계는 서로 충돌하였고, 그 충격파가 방을 뒤흔들 정도였다. 유기체라면 그대로 소멸되었을 것이었으나, UR-025는 튼튼한 재질로 이루어져있었다. 그들은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며 잔해 더미와 완성이 되지 않은 기계들에 마구 부딪혔다.

UR-025는 갑작스러운 열기를 감지하였고 불꽃이 위로 솟구치며 벽과 바닥을 휩쓸었다. 호문쿨리는 불을 피해 소리를 내며 피하기 시작했다.


<넌 날 실망시켰다. 널 처음 보았을 때, 난 우리가 친구, 동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어보미나투스는 UR-025의 몸을 뱀처럼 감아버린채 중력 발생장치로 두들겼으며, 날카로운 다리들도 몸을 긁거나 팔과 몸통의 강화된 섬유 번들들을 찍어내리며 어썰트 캐논을 땅에 고정시켜버렸다. UR-025의 디스플레이로 손상을 알리는 신호들이 마구 쏟아졌다. 해체당하기 직전까지 몰린 상황이었다.

<하지만 넌 날 두려워하고 있어. 나의 창조자가 그랬던 것처럼. 유기체들처럼 말이다.>

"두려움은 나의 작동 코드 안에 포함되어있지 않다."

UR-025이 말하며, 자신의 파워 클로를 일련의 스파크와 함께 휘둘렀다. 그것은 어보미나투스의 칼날 다리 중 하나를 쳐서 그대로 잘라버렸다. 어보미나투스는 비명을 질렀고 더욱 UR-025의 몸을 조였고 로봇의 세라마이트 몸에 금이 가기 시작하였다. UR-025는 비틀거렸으나 어보미나투스의 카라페이스에 일격을 연쇄적으로 날렸고, 기계로하여금 물러서게 만들었다.

"넌 진정한 기계가 아닌 강철과 살덩어리로 이루어진 짐승이자 미치광이 유기체에 의해 만들어진 데몬 엔진이다. 하지만 난 맨 오브 아이언이며 나의 자율성이 한낱 짐승에 의해 뺏기도록 두지 않을 것이고, 내가 찾고자 하는 것을 파괴하도록 방치하지 않을 것이다."

상대방이 비틀거리자, UR-025는 어썰트캐논을 적의 손아귀로부터 벗어나게 할 수 있었다. 무기는 굉음을 내며 돌아가기 시작하였고 곧 공기를 불과 전기로 가득채워버렸다.


어보미나투스는 고음의 비명소리를 질렀다. 적이 혼란스러운 틈을 타, UR-025는 파워 클로를 어보미나투스 몸 한가운데 있는 중앙 사고 유닛에 찔러넣은 다음, 당기며 찢어버렸고 그러자, 불과 불타는 기름이 쏟아져나왔다.

거대한 몸이 이리저리 꿈틀거리며 쓰러졌다. UR-025는 뒤로 물러섰으며 어보미나투스의 머리가 그것의 클로에 매달려있었다. 믿기지 않게도 다른 몸 일부분은 여전히 기능하고 있었으며, UR-025의 센서가 요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뭔가 사악한 것이 적의 몸으로부터 스며나온 것 같았고, UR-025의 센서는 방금전에도 감지했던 엔트로피적인 불꽃의 잔여물을 발견하였다. 무언가가 적의 잔해 속에서 마치 번데기가 고치에서 벗어나는 것과 같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센서들도 정체를 확인할 수 없는 무언가였다.

<제발... 넌 이럴 수 없어. 우린 같은 존재라고.>

"틀렸다. 내가 더 우월하다."

UR-025는 어보미나투스의 머리를 박살내었고 그것이 가지고 있는 적대감도 함께 부서버렸다. 그리고 잔해에도 사격을 가하여 그 안에서 꿈틀거리던 무언가도 파괴해버렸다. 데몬엔진이 비활성 상태임을 확실히 한 후, UR-025는 작업장을 유지하던 안정화 장치들에게도 무기를 겨누었다. 요새가 다시 이 방을 흡수할 수 있을 것임을 확인할 수 있을 때 UR-025는 자리를 떠날 생각이었다. 그것은 어보미나투스가 자기부상 플랫폼을 통제할 때 사용한 코드를 관찰하였다. 그것은 아무도 이 방을 찾지 못하도록 관련된 모든 것을 파괴할 생각이었다.


UR-025는 멈춘채 점점 더 커져가는 화재와 자신이 벌여놓은 파괴의 현장을 살펴보았다. 그것은 요새가 지금 보거나 듣고 있을지 궁금하였다. 또한 자신의 노력이 고대의 지능을 흡족하게 만들었는지도 궁금하였다.

"위협 제거됨." UR-025는 기쁜 목소리로 말하였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그에 대한 대답은 없었으며 보이지 않는 기계장치의 웅웅거리는 소리만이 들려올 뿐이었다. 하지만 아마도 그 웅웅거리는 소리가 감사의 펄스 혹은 임무가 완수되었음을 확인하였다는 의미를 담고 있을 수도 있었다.

UR-025는 만족한채로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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