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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카오스를 믿은 인류 문명은 제법 있었음

트루-카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3.27 12:37:45
조회 2555 추천 40 댓글 14
														


출처: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blacklibrary&no=77450


“진심으로 말씀드리는 거지만, 저도 모릅니다, 각하. 저는 그저 일개 중개자일 뿐이니까요. 카발은 알파 리전 군단이 이곳, 너쓰를 순종시키기 위한 전쟁에 참여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리함으로써 군단 스스로가 그 증거를 볼 수 있도록요.”


“무슨 증거를 본단 말인가, 존?”


그라마티쿠스는 살짝 몸을 바로 세우고는, 자신의 얼굴을 겨누고 있는 총구를 대담히 바라보았다. “여기에 무엇이 걸려 있는 지를요. 진정한 적을. 너쓰인들이 아닌, 그들을 지배하는 시원의 파괴자를 말입니다.”


아스타르테스는 들고 있던 무기를 천천히 내렸다. “놈들의 워프-요술에 대해 말하는 건가?”


“그건─” 그라마티쿠스가 입을 열었다. “자리에서 일어서도 되겠습니까? 바닥이 너무 차서 말입니다.”


주둥이가 툭 튀어나온 투구가 고갯짓을 해 보였다. 그라마티쿠스는 자리에서 일어섰지만, 아스타르테스는 여전히 그를 굽어보고 있었다.


“그건 요술이 아닙니다. 가공의 속임수 따위도 아니고요. 그것은 심연의 힘이 우리 눈에 보이도록 현현한 것입니다. 이 우주에 만연하는, 혐오스러운 힘이요.”


“카오스 말이로군.” 아스타르테스가 대꾸했다. “만일 그것이 네 주인들이 우리에게 보여주길 원하는 것이라면, 심부름꾼만 한 명 낭비한 셈이로군. 우리는 이미 카오스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다. 위협적 외계종들이 남긴 장황한 문헌들에서 이미 여러 차례 그에 대한 언급을 확인한 적이 있지.”





출처: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blacklibrary&no=216483


"그렇습니다. 제국에는 힘을 지닌 특정 개인들이 필요합니다. 허나 그런 개인들은 오직 인가를 받아 엄격하게 통제되어야만 합니다. 통제되지 않은 힘이 필연적으로 어디로 향하는지는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옛 밤에 대한 이야기들을 여러분 모두 들어 보셨겠지만, 여러분들 가운데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실제로 목격한 분은 얼마나 됩니까?"


그리고 모타리온은 자신의 맨리퍼를 휘둘러, 그 치명적 자루가 마침내 자신의 어깨 위에 쉬게 하였다.


"데스 가드 군단은 그 의미를 보았습니다." 우스꽝스러우리만치 연극조를 띈 모타리온의 말에 아흐리만은 웃음을 터트리고 싶어졌다. 모타리온은 분노한 의인의 역할을 연기하며, 자신이 생각하는 사우전드 선 군단의 몰락이라는 극 속에서 스스로의 역할을 즐기고 있었다.


"카조르-Kajor에서 저의 군단은 야만으로 전락한 인류의 전사 민족과 조우하였습니다. 광범위한 궤도 조사에도 첨단 기술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제 군단이 카조르를 굴복시키기까지는 거의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어째서였을까요? 카조르인들은 냉병기와 조악한 플린트락 카빈소총 정도의 병기로만 무장한 야만인들이었습니다. 그처럼 야만적인 민족이 어떻게 데스 가드 군단을 그리도 오랫동안 붙들어 둘 수 있었을까요?"


모타리온은 말을 이어 나가며 주변을 서성였고, 맨리퍼의 자루가 모타리온의 걸음걸음마다 강하게 쿵쿵거리며 걸음에 박자를 새겼다. "카조르인들이 우리를 저지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에게 사악한 힘과 보이지 않는 동맹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매일 밤마다 요술이 불러낸 괴물들이 그림자 속에서 우리를 사냥하며, 살육의 기쁨을 위해 전사들을 죽였습니다. 붉은 핏빛 사냥개들이 흉포한 본능을 드러내며 숲의 그림자 속을 거닐고, 천둥 같은 거대 짐승들(juggernauts)가 돌진할 때마다 우리 전열을 무너트렸습니다."


그리고 죽음의 군주는 잠시 뜸을 들여, 마지막 발언이 관중에게 스며들도록 기다렸다. 데스 가드 군단의 진형을 무너트린다는 것은 기적이나 다름 없는 일이었다. 사막의 바람처럼 색색거리는 모타리온의 목소리는 희미했지만, 그가 이야기한 어떤 것들도 그 원형 극장 안에 모인 이들의 귀에서 벗어나지는 않았다.


"제 전사들은 지금껏 온갖 종류의 외계종들과 싸우며 놈들을 물리쳐 온 바 있지만, 그 괴물들은 살과 피로 이루어진 존재들이 아니었습니다. 그것들은 카조르인 요술사들의 손에 소환되어 생명을 얻은 것들이었습니다. 카조르의 요술사들은 스스로의 육신에서 번개를 뿜어내고, 생각만으로 화염을 일으키며, 맹세의 외침만으로 대지조차 갈라지게 했습니다! 허나 그 어떤 힘에도 대가가 없을 수는 없는 법이었으니, 우리는 승리를 거둘 때마다 그것이 진정으로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었는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점령한 모든 도시들의 심장부에서, 제 전사들은 훗날 피의 사원-Blood Fanes라고 부르게 된 거대 구조물들을 발견하였습니다. 그 모두가 뼈와 죽음으로 가득 찬 납골당들이었지요. 우리는 그 구조물들을 하나하나씩 파괴하였고, 그렇게 사원들이 하나둘씩 무너질 때마다, 적들의 힘은 약해져 갔습니다. 끝내는 적들이 보낸 초라한 공세들을 모조리 분쇄할 수 있게 되었지요. 카조르인들은 항복이라는 것을 몰랐고, 결국 마지막 한 사람까지 옥쇄하였습니다. 자신들의 힘을 포기하는 것을 견딜 수 없었던 요술사들의 지배층이 그들을 파멸로 몰아넣은 겁니다. 아직까지도 카조르를 생각할 때면 제 몸이 떨려 오는 것을 느낍니다."





호루스 헤러시 소설에서 은근 자주 나오는 게, 투쟁의 시대부터 카오스를 믿어온 인류 문명임.


참고로 저기 나온 너쓰는 행성 전체를 박살내는 것으로 제국군에게 상당한 피해를 입혔고, 모타리온은 아예 코른 믿는 놈들한테 고전했다고 본인이 직접 말함.


알파리우스: 히드라의 머리에서도 알파리우스가 의도적으로 봉기를 일으키던가? 하는데 걔네도 코른 컬트라고 나오고(물론 당시 알파리우스는 몰랐겠지만)...


생각보다 꽤 자주 나옴. 다만 현재 카스마처럼 전우주적인 세력을 갖추지 못하고 각자도생했고, 제국도 카오스라는 이름은 알아도 그 정체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을 뿐임.


없던 게 절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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