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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Alter of Cyrene] 블러드 레이븐 가브리엘 이야기 -5-

히페리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23 13:11:47
조회 379 추천 14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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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상상해 보려무나. 누가 내게 비수를 꽂았을 때, 그게 내 아들의 것이었다는 걸 알고 내가 얼마나 놀랐을지를."

"저는 온갖 위협으로부터 제국을 지키겠다고 맹세했습니다."

"나는 이단자가 아니야."

에스몬드가 기계음 섞인 소리로 항변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겁쟁이죠."


"내가 겁쟁이여도, 도살자인 너보단 낫겠지!"

에스몬드가 감정을 폭발시켰다가 기침을 쏟아냈다. 그는 검은 액체를 토했다. 그의 회춘액 펌프 중 하나가 새고 있다는 증거였다.


"제겐 아무 의미 없는 말이에요. 도살자, 살인자, 암살자. 오늘도 어제도 그리고 몇 주 전에도 모두 들어봤던 말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몇 주는 똑같은 소리를 듣겠죠."

"넌...그걸 아주...자랑스러워하는구나."

에스몬드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자랑스럽냐고요? 예, 황제 폐하의 적들을 모두 물리치고, 그 분을 섬길 수 있다는 것은 자랑스럽습니다. 하지만 그 적들 중에 제 고향이, 제 가족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절 힘들게 합니다."


"가브리엘, 넌 우리를 배신했어. 한 줌의 이단자를 정화하기 위해 너는 행성 전체를 단죄했어. 너의 집을, 너의 동포들을!"


"고작 한 줌을 위해 저지른 일이 아닙니다, 아버지. 제가 그렇게 무자비하겠습니까? 타락은 만연했습니다. 당신들 모두의 눈을 멀게 할 만큼 만연했죠."

"우리는 눈이 멀지 않았었단다."

에스몬드가 말했다.

"이건 이단도 아니었어. 우리는 그저 황제의 통치 아래 살아가는 데 지쳤을 뿐이야. 이것은 사상에 대한 반란이지, 종교적인 것이 아니었다."


"알고 계셨군요."

가브리엘이 물었다. 그의 최악의 악몽이 실재화하고 있었다.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걸 받아들였지. 우리의 사상은 정의로웠거든."

"황제 폐하의 사상 말고 다른 것은 없어!"

"공허한 문답은 그만두거라. 나는 네게 스스로 생각하라고 가르쳤으니."

"그리고 그러고 있습니다. 아주 끔찍하고 분명하게, 그러고 있습니다. 당신이 말하는 소위 사상이라는 것은, 카오스가 빠져나갈 수 있는 문이었다는 사실을요. 선량한 남녀들이 언더고스의 하수구에 둥지를 튼 이단자들과 교전하고 있습니다. 지역 패스파인더 감나지움의 모든 싸이커들과 임페리얼 가드의 고위 장교들이 변절했더군요."


"그들이 네가 믿을만한 말들로 네게 거짓을 꾸며낸 거다."


"아니. 거짓을 당한 건 당신이야. 혼돈의 하수인들이 당신을 잘못된 길로 이끌었고, 당신은 무지하게도 그들과 행복하게 거닐었어. 이단은 이단이야. 그리고 그게 넓게 퍼지도록 방치했기 때문에, 지금도 키레네의 모든 가드맨들을 인퀴지션이 심문하고 있지. 나는 그 고문에서, 대체 누가 무사히 살아남거나 빠져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고!"


"너만 빼고."

에스몬드가 말했다.


"뭐?"


"너는 무사히 빠져나가겠지."

에스몬드가 가브리엘이 알고 있는 다음 독기 어린 말들을 내뱉기 위해 힘을 끌어모았다.

"네가 이 파괴를 요청했잖니, 그러니 너는 이 일에 대해 어떤 비난도 책임도 지지 않겠지. 키레네의 마지막 무고한 아들. 그저..."


"그저 뭐?"

가브리엘이 화를 억누르기 위해 애쓰며 물었다.


"오직, 너무 늦을 때까지 타락을 보지 못했을 뿐인 자. 그렇다면 아이야, 네 눈이 먼 것은 또 죄가 없더냐? 우리의 소위 죄라고 부르는 것에 진정으로 무죄하더냐?"


"뭐 하는 거지? 내 마음을 속이려는 미약한 시도인가? 죄책감이라도 불러오게? 당신은 지금 이단처럼 말하고 있군."


"그게 삼키기 더 쉬운 약이겠구나? 무고한 네 아비를 죽이는 것보다는 이단자를 죽이는 것이 훨씬 받아들이기 쉽겠지. 그러면 날 죽이렴. 네가 하려고 왔던 일을 하거라. 하지만 용기를 내서 내 눈을 똑바로 봐 다오. 내 결백을 직시하렴."


가브리엘은 그가 어떤 속임수라도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찾기 위해서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발 밑에서 멈추지 않는 낮은 울림이 느껴졌다. 동쪽에서 폭격이 시작되고 있었고,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러지 않겠어."

가브리엘이 답했다.


"그럼, 이제 누가 겁쟁이지? 날 죽이고 싶으냐? 볼터를 써라. 내게 겨누고 이렇게 말해. '아버지, 당신은 이 일에 대해 아무런 죄가 없습니다.' 그리고 방아쇠를 당겨."


"아니."

가브리엘은 무심하게 답했다.

"나는 당신이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돕기 위해 온 거지, 당신을 처형하러 온 게 아니야."

가브리엘은 볼트 피스톨을 제단 위에 올려놓았다.

"존엄을 회복하십시오. 옳은 행동을 하고, 제가 당신을 영웅으로 기억하게 해주십시오. 겁쟁이가 아니라. 당신을 위해 총알을 한 발 남겨뒀습니다."


가브리엘은 아버지를 바라보았고, 두 사람 주위에서는 땅이 찢어지는 진동으로 흔들리는 소리가 커졌다. 에스몬드는 볼트 피스톨을 들어올렸다가, 그것의 크기와 무게에 덜덜 떨었다.


"거짓말을 하는구나."

에스몬드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는 총을 다시 내려놓았다.

"내가 키운 사내는 자기 무기에 자기가 죽지 않게 총알을 남겨두지 않았겠지. 네가 만약 그 정도로 멍청하다 해도 나는 총을 쓰지 않을 거다. 네 손에 씻을 수 없는 피를 묻히는 편이 더 나을테니까."


가브리엘은 제단에서 볼터를 들어올리고 탄창을 제거했다.


"다가오는 폭격 뒤에 숨으려는 게냐?"

에스몬드가 말했다.

"그런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나한테 자살을 강요한다고? 이제 누가 겁쟁이냐?"


"내가 무방비 상태로 있을 만큼 바보가 아니라는 당신의 말은 맞아."

가브리엘이 벨트 주머니에 숨겨둔 총알을 꺼내 탄창에 밀어넣으며 작은 기도문을 읊었다.

"하지만 나는 겁쟁이가 아니야. 당신을 죽이겠어."

그는 볼터를 에스몬드를 향해 겨눴다.

"하지만 나는 당신이 내가 기억하던 것처럼 용감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랐어."


"그리고 나는 네가 소중히 여기는 모든 사람들과 모든 것들로부터 버림받길 바란다."

에스몬드가 말했다.

"네 어미가 널 다리 사이로 뱉어낸 날이 저주스럽구나."


"그녀는 적어도 스스로 볼터를 당길 용기가 있었어."

가브리엘은 그렇게 말하면서 방아쇠를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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