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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테라 공성전 : 새터나인] 1-3-1 제네티아 크롤 (2)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3.27 11:2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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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테라 공성전 : 새터나인]
· [테라 공성전 : 새터나인] 번역 링크집


1-3-1 제네티아 크롤 (2)

 


“새터나인에는 분명한 약점이 있네.”


돈의 시선이 발도르과 말카도르를 향했다.


“새터나인 관문 바로 근처의 벽에 있는, 무한히 작지만 확실한 약점이네. 단 한 번도 발견되거나 확인된 적 없는 약점이지.”

“지금까지 놈들은 그렇게 남서쪽으로 멀리 진출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일세. 놈들은 반드시 거길 공격하겠지.”


돈이 답했다.


“나라면 확실히 그럴 테니까.”

“왜 이 약점을 모두가 놓친 겁니까?”


발도르가 물었다.


“대체 어떻게-”

“얼핏 보기엔 정말 아무것도 아니니까.”


돈이 답했다.


“나조차도 며칠 전, 말 그대로 우연한 기회에 알아챘지. 내게 ‘떨림’이 있다고 알려준 사람이 있었다네.”

“무슨 뜻입니까?”

“그건 중요하지 않네.”


돈이 말을 이었다.


“그 이후로 계속 그 사항을 분석했지. 확실한 약점일세.”

“하지만 당신조차도 여태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던 약점을 페투라보가 어떻게 알아차리겠습니까?”


발도르가 물었다.


“페투라보기에 가능한 일일세. 언제가 됐건, 우리 역시 실수를 범할 게 분명하네. 그리고 이런 결정적인 실수가 될 수 있는 부분이라면, 페투라보가 알아차렸다고 가정해야 하지. 그가 모를 거라고 치부하며 위험을 감수할 수 없어.”

“새터나인에 대한 공세가 성공한다면-”


츠토무가 끼어들었다.


“자리를 지켜라, 커스토디안!”


발도르가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말하게 두게, 콘스탄틴.”


돈이 가로막았다.


“그 역시 이 자리에서 듣지 않았나.”


돈이 츠토무에게 눈을 돌렸다.


“계속하게.”

“만약 성공한다면, 치명적인 일격이 될 것입니다. 생텀을 곧바로 관통해, 황궁의 핵심부를 찌를 수 있습니다.”


프리펙트 커스토디안의 말이었다.


“참수 작전이로다.”


말카도르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는 마치 메마른 쌕쌕임과도 같은, 자기 무게로 늘어진 밧줄의 삐거덕거림 같았다.


“참수 작전, 아주 빠르고 확실하지요.”


돈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면 요새화를-”


발도르가 말을 시작했다.


“물론일세. 당연한 일이지. 하지만 그게 내 요점일세. 우리는 지금 너무 넓은 전역에 얇게 펼쳐져 있네. 위기가 닥칠 거라 전망되는 지역들 모두에 너무 병력 밀도가 낮아, 콘스탄틴. 페투라보는 고르곤 차단문을 밀어붙이고 있지. 만약 그곳에서 우리가 패한다면, 페투라보는 이지스 망 생성기의 중심부를 틀어쥔 채 생텀까지 길을 활짝 열어버릴 게야. 최선의 경우를 상정해도, 2주일이면 모든 게 끝나네.”

“생귀니우스를 고르곤에 보내셨잖습니까.”

“생귀니우스 뿐만이 아니지. 그래서 나는 고르곤 차단문을 지켜내리라 믿고 있네. 강철의 군주는 콜로시에 대해서도 공세를 펴고 있어. 사자의 문까지 돌입할 수 있는 돌파구지. 내궁으로 진입하는 핵심 통로이기도 하고. 그곳이라면 그나마 한 달의 시간이 주어질 걸세. 지금 상황이 지속된다는 전제 하의 예측이지만. 어쨌든 만약 콜로시가 함락된다면, 우리가 버텨낼 수 있는 시간이 5개월 단축된다고 봐야 할 걸세.”

“하지만 다른 형제가 그곳에 버티고 있죠. 당신의 솜씨 덕분에 자가타이가 그리로 향했고, 저 또한 그의 곁에서 싸울 겁니다.”


발도르가 단호하게 답했다.


“그렇기에 나는 그곳 역시 우리 군세가 버텨내리라고 확신하네. 그리고 이제 우주항이 남지.”

“호루스가 다른 우주항을 취해서는 아니 된다.”


말카도르가 말했다.


“이미 호루스의 수중에 우주항이 하나 있지 않더냐. 영원의 벽 우주항이 넘어가면 호루스가 내려보낼 수 있는 지상군의 수는 두 배로 불어날 것이다. 감내할 수 없을 결과로다.”


돈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번째 우주항의 상실은 이 포위망을 더 키우는 결과를 낳겠지요. 콘스탄틴, 내 계산에 따르면… 두 번째 우주항을 호루스가 틀어쥐는 순간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에서 4개월이 사라진다고 보면 될 걸세.”

“그리고 탈출로 역시 사라지겠지요.”


발도르가 말했다.


“우주항을 잃는 순간 더 이상 비상 탈출은 우리 선택지에 존재할 수 없습니다.”


인장관은 자리에 고개를 숙이고 앉아 깡마른 손을 겹쳐 놓고 있었다. 마치 기도라도 하듯이.


“주군은 결코 떠나지 않으실 것이다.”


말카도르의 말이었다.


“누구도 물은 바 없는 질문이지만, 이 자리에서 네게 분명히 말하마. 주군은 결코 동의하지 않으실 것이로다.”

“하지만 떠나셔야 할 가능성은 분명히 있습니다.”


발도르가 답했다.


“그분의 안전이 오직 제 소명입니다. 제가 최종 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영역인 만큼, 저는 부탁하지 않을 것입니다. 단지 수행할 뿐이지요.”

“주군은 지금 그분의 전쟁에 임하고 계시도다.”


말카도르가 거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너도 알지 않느냐, 콘스탄틴. 만약 그분이 옥좌를 떠나시면, 우리는 테라 이상을 잃게 될 것인즉.”

“아까 제가 네 곳이라 했지요.”


돈이 말을 받았다.


“어느 곳이건, 결코 잃을 수 없네. 하지만 한 곳을 선택해야만 하네.”

“한 곳을 희생하겠다는 뜻입니까?”

“게임을 이기기 위해 말 하나를 희생하자는 걸세.”


발도르의 물음에 돈이 답했다.


“체크메이트를 막기 위해 퀸을 희생하는 것. 잔혹한 일이지만, 때로 그게 유일한 선택일 때도 있네. 어느 곳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발도르가 근위장을 응시했다. 그의 이가 반쯤은 으르렁거리듯이 드러났다.


“이미 결단하셨군요.”

“그랬네. 하지만 자네에게 묻고 있잖은가.”

“그저 수사적인 질문일 뿐입니다.”

“우주항을 포기해야 하네.”


돈이 말했다.


“막대한 손실이지만, 최악의 선택이랄 수는 없지.”


잠시 침묵의 순간이 찾아왔다. 멈춰버린 공기의 흐름은 숨 막힐 듯이 조여 왔다.


“우주항이라.”


말카도르가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발도르는 뒤로 물러앉은 채 목청을 가다듬었다. 발도르의 눈에 무시무시한 분노가 맺혔다.


“우주항입니다.”


결국 발도르도 인정했다. 돈은 몸을 돌려 탁자를 내려다보았다.


“여주인께서는 어찌 생각하는가?”


그녀의 그림자가 떨렸다. 그런 질문을 받으리라 생각조차 하지 못한 듯이.


우주항입니다. 손이 바쁘게 움직였다.


“그래서, 병력을 물리면 되겠군요.”


발도르가 말했다.


“싸워야 할 전선을 줄이면 다른 전선을 보강해서-”

“아닐세. 그게 쓰라린 부분이지.”

“쓰라린 부분도 있단 말입니까?”


발도르가 비꼬듯이 말했다.


“미안하네, 콘스탄틴. 하지만 우주항을 그냥 내어줄 수는 없네. 적절히 납득할 수 있을 수준의 쇼가 필요하네.”

“쇼라고요?”


발도르가 역겨워하며 고개를 내저었다. 마치 자리를 뜨고 싶은 표정이었다.


“페투라보는 우리가 아는 것을 모두 알지는 못하지.”


돈이 말했다.


“만약 우리가 항구를 그냥 내준다면, 놈은 우리가 새터나인에 대해 알아차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걸세.”

“그래서 어쩌라는 겁니까?”


발도르는 거의 노골적인 경멸을 담은 말투로 물어다.


“새터나인을 확실히 차지하기 위해서라면.”


돈이 천천히 말을 이었다.


“페투라보는 최정예를 보내겠지. 참수의 일격을 위해. 정말 최정예로 구성된 병력을 보낼 걸세.”


로갈은 모두가 그 말을 검토할 정도의 시간을 주었다.


“그렇게 해서, 거기 대기하던 당신이 페투라보의 핵심 전력을 날려버리겠다는 뜻이군요.”


발도르가 조용히 말했다.


“최소한 일부는 말이지.”


돈은 발도르의 반응을 살폈다.


“그 길을 선택하기로 마음을 먹은 겁니까?”

“그렇네.”


돈이 대답했다.


“페투라보는 우리가 새터나인의 약점을 모른다고 생각하는 순간 맹목적으로 달려들 걸세. 그리고 그 순간 정말 제대로 된 결과를 얻어낼 기회가 오겠지. 단지 황궁을 지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물론 황궁은 가장 중요한 지점일세. 그러나 우리는 진정 깊은 의미를 갖는 승리를 쟁취할 수도 있네. 만약… 페투라보가 새터나인에 손을 뻗치게 유도한다면 말일세.”

“이게 우리의 승리를 담보합니까?”


캡틴 제너럴이 물었다.


“승리까지 큰 걸음을 내딛을 수 있겠지.”


돈이 답했다.


“네 생각에 페투라보가 누굴 보내리라 보느냐?”


말카도르가 물었다. 마치 나무로 된 생울타리가 바스락거리는 것만큼이나 작은 소리였다.


“새터나인 강습은 창끝과도 같은 날카로움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돈이 답했다.


“아저씨라면 누구를 보내시겠습니까? 이 작전은 본질적으로 정예부대의 강습이 될 것입니다. 이런 종류의 작전에서, 우리 형제 중 누가 으뜸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발도르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오, 테라여!”


발도르가 말을 이었다.


“그래서였습니까? 놈이 아직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게, 그것을 위해서입니까?”

“자네도 놈을 알지 않나.”


돈이 답했다.


“놈은 영광을 원하네. 자기 손으로 쟁취해낸 영광을. 옥좌에 피를 물들이는 일을 과연 놈이 다른 이에게 맡기겠나.”

“우주항을 지키는 모두의 목숨에 사형 선고를 내리는 일이다.”


말카도르가 말했다.


“의심의 여지 없이 확실한 일이지. 우리는 그걸 알면서도 보내는 것이 될 것인즉. 지금 우리가 나눈 생각조차 말할 수 없으리라. 그들이 알아차리는 순간 모든 계책이 무너질 것이니.”

“그렇습니다.”


돈이 답했다.


“전쟁을 지휘하며 단 한 순간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지만, 그 말이 맞습니다. 우리가 져야 할 짐이고, 결코 용서받지 못할 죄악입니다.”


돈은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손이 입을 틀어막았다. 그가 결코 하고 싶지 않았던 말을 다시 밀어 넣고자 하는 것처럼. 돈의 시선은 공허했다. 발도르의 얼굴은 마치 데스마스크처럼 무표정했다. 그의 시선이 인장관을 향했다.


말카도르는 몸을 앞으로 기대며 울퉁불퉁한 잔가지 같은 손가락을 돈을 향해 뻗었다.


“충성스러운 전사라면 모두가 생명을 바칠 것을 서원하느니.”


말카도르가 근위장에게 조용히 말했다. 그의 말에 담긴 무게는 지금껏 그의 목소리를 붙들어 온 밧줄을 팽팽하게 잡아당겼다.


“테라를 위해, 폐하를 위해. 그것이 그들이 서원한 이유였고, 죽음을 향해 가는 이유로다. 로갈, 그들에게는 그것으로 족하도다. 이미 그들은 그리될 것을 알고 있노라.”

“하지만 너무 무거운 짐입니다.”


돈이 답했다.


“저는 그들에게 명령해야 합니다. 얼굴을 마주 보고, 그들이-”


날카로운 두들김이 그의 입을 막았다. 돈은 탁자를 내려다보았다. 크롤은 돈의 주목을 끌기 위해 장갑판을 두른 손가락 마디로 탁자의 나무를 두들겼다.


“여주인이여, 무엇인가?”


그녀의 손이 바쁘게 움직였다.


“그러하네.”


돈이 답했다.


“거기에 악마들 또한 이를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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