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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울프스베인] 8장 : 여주인의 손님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5.25 18:3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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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울은 지독한 두통을 느꼈다. 뇌 전체를 증강물로 바꾸고 싶은 그런 두통이었다. 직접 경험해 보지 않았다면 미쳐 가능하다고 생각지도 못한 감각이 머리 안을 타들어가듯 휩쌌다. 흡사 손이 데인 느낌과 비슷했다. 다만 부위가 뇌라는 게 달랐을 뿐. 달걀 껍질처럼 두개골이 부서질 것 같았다. 그래서 카울은 두려움 속에 움직임을 최소화하려 애쓰며 갇혀버린 영혼을 쏟아낼 듯 내뱉었다.


사실 뭐 얼마 움직일 수도 없었다. 금속 스트랩으로 발목과 허리, 목과 손목이 모두 묶여 있었으니까. 그 덕분에 수직에서 20도 기울어진 심문용 벤치 위에 고정된 채였다. 그의 정신 역시 일부가 묶인 채였다. 격리 코드 때문에 기계와 접속이 끊겨 버렸다. 손을 뻗으려고 할 때마다 날카로운 이진 경고음이 울려 퍼졌다. 고통을 줄이는 데 딱히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눈만은 그대로 드러나 있었기에, 카울은 주위를 돌아보았다.


본래는 넓었을 방이었지만, 곳곳에 널려 있는 난잡한 물건들 덕분에 좁아 보였다. 붉은 조명은 흡사 저물녘의 숲 바닥처럼 핏빛으로 물든 수상쩍은 기운을 풍겼다. 천장에는 케이블 뭉치가 마치 칡 다발처럼 흘러내리고 있었다. 온 벽마다 기계들이 가득했고, 흡사 곳곳에 뻗은 거대한 나무들처럼 질서를 찾아볼 수 없이 널려 있었다.


문자판으로 가득한 벽은 기계적인 규칙성을 담아 딸깍였다. 작동이 중단된 코지테이터들은 자체 점검 과정에서 소음을 내뱉으며 최적 기능 유지를 선언했다. 1미터 정도 거리에는 이 공간의 운영을 감독하는 서비터 세 기가 보였다. 어떤 타입인지도 알아볼 수 있었다. 이 공간의 운영에 필요한 것은 오직 뇌수뿐이지만, 무슨 대단한 이유 때문인지 그들의 육신 일부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었다. 흡사 벽 위에 걸린 사냥감의 박제처럼 내걸린 머리에는 심지어 생기를 잃은 회색 피부로 된 얼굴도 남아 있었다. 목의 덮개로부터 뻗어나간 순환계와 척수가 흡사 뿌리라도 된 듯이 영양액으로 채워진 유리 실린더 속에 박혀 있었다.


바닥 위를 가로지르는 수많은 위험한 케이블이 흡사 전기로 빚어진 숲을 떠올리게 했다. 카울 바로 근처에는 팔각형의 수직 갱로가 뻥 뚫려 있었다. 카울은 자신이 여주인 헤스테르 아스페르티아 시그마-시그마의 개인실에 있다고 추측했다. 이 구역은 집이라기보단 흡사 공구상을 떠올리게 하는 느낌이었다. 인간성이 기댈 무언가가 필요하지 않은, 기계 덩어리를 위한 보관소나 다름없었다. 물리적인 편의를 봐 줄 것들은 거의 없었지만, 아마 저 갱로 위에 있는 거대한 연접식 요람에서 여주인이 휴식을 취하거나 수리를 받을 것이다. 헵탈리곤 온 사방을 휘젓고 다니지 않을 때라면 말이다. 그리고 그 덕분에 카울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저게 아니었다면, 여기가 어딘지 구분조차 할 수 없었으리라.


카울은 한참 동안 혼자 남겨진 채였다. 내장 크로노그래프에 따르면 1시간 하고도 22분, 그리고 3초. 그리고 카울의 감각은 그보다 더 긴 시간의 고독을 누려야 했다. 누스피어 링크와의 연결도 이뤄지지 않은 채였다. 기술승의 의식 뒤편에서 기계와 결합된 영혼들의 끊임없는 속삭임으로 자리하던 누스피어 링크조차 없는 채, 카울은 혼자 고립된 채였다. 잔인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여주인이 마침내 나타난 순간, 카울은 도전적인 자세를 영위했다. 흡사 강철의 바람처럼 몰아치는 여주인은 부실한 유지 보수 시도로 인한 위험 요소를 확실하게 피해내며 움직였다. 메카페드가 딱딱한 바닥과 부딪히며 위협적인 소리를 냈다. 그리고 부드러운 바닥을 디딘 순간마다 흡사 포식자와도 같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카울의 머리를 흡사 송곳니를 드러낸 채 잎사귀를 디디며 달려드는 사지가 여럿 달린 야수의 공포가 채웠다.


여주인은 카울을 내려다보았다. 움직이지 않는 은빛 얼굴에 흡사 조롱하는 듯한 미소가 번지는 것 같았다. 가슴에 매달린 플라스크가 서로 부딪히고 있었다. 가릴 생각조차 하지 않는 채였고, 카울은 그리 유쾌하지 않은 심정으로 사적인 모습을 드러낸 여주인을 올려다보았다.


“네 복무기록을 살펴봤다.”


여주인의 말이 이어졌다.


“테크 어콜리툼 치고는 나이가 많지. 셋 중 하나다. 열정의 부족, 무능력, 혹은 교활함. 절대 첫 번째일 수는 없어. 그랬으면 지금 네가 가진 재주를 결코 배우려 애쓰지 않았을 테니. 두 번째일 수도 없지. 그랬으면 해낼 수도 없었을 테니. 논리적으로 보아, 세 번째일 수밖에 없군.”


대기 중에 카울의 유전 코드, 업그레이드 시리얼 넘버, 이미지와 선호, 심리적 프로필 등을 포함한 비밀스러운 개인정보들이 텍스트가 되어 펼쳐졌다.


“화성, 라이자(Ryza), 안티오크(Antioc), 벨라케인(Belacane), 베리카 VII(Verica VII), 트리솔리안까지, 19년 동안 6개 포지 월드를 돌았지. 상위 계급으로의 승진도 피하면서 말이야. 그러고도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네가 원래 속했을 법한 계급보다 4계급 위에 있지만. 각각의 포지 월드를 거치면서 많은 주인을 만났을 테고. 내가 지금까지 만난 세 번째 주인이겠지. 옮기기 직전마다 그 주인의 지식을 약탈했던 것은 아닐까? 내 지식 역시 취한 상태겠지. 난 알고 있네.”


조용한 위협이 담긴 목소리였다.


“어떻게 그렇게 자유로이 옮길 수 있었지?”


카울은 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전쟁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전에는 대성전이 펼쳐졌기 때문이었다. 아뎁트들은 은하계 전역을 돌아다니며 낡은 데이터를 복구하고, 불태워지는 제노 기술의 비밀을 밝혀내고, 식민지 함대의 기계들을 감독하는 동시에 정복한 세계의 기술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수많은 임무를 수행해야 했다. 인원은 항상 부족하고, 카울의 자기과시 능력은 매우 뛰어났다. 옮기는 것은 누워서 떡 먹기였다.


하지만 카울은 침묵을 지킬 뿐이었다. 아스페르티아는 그가 입을 열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다. 하지만 그저, 은빛 거울 가면을 멍하니 쳐다볼 뿐이다.


“그래, 네가 원하는 방식이 이거라는 뜻이겠지. 네 선택이다, 테크 어콜리툼.”


금속의 덩굴손이 테이블에서 밀려 나와 카울의 데이터 소켓과 유틸리티 소켓으로 침투하기 시작했다. 차가운 침입이 카울을 뻣뻣이 굳게 만들었다.


아스페르티아는 몸을 숙이고 첫 번째 질문을 던졌다.


“카울, 내가 너를 어떻게 해야 할까?”

“보내 주셔야 하지 않을까요?”

“나하고 장난치지 마라.”


아스페르티아가 경고했다. 그리고 다음 순간, 고통스러운 전격의 폭발이 그의 타고난 신경계와 이식된 신경계를 휘감았다. 너무도 높은 전격이 수많은 섬세한 연결을 휘감고, 살 속에 자리 잡은 기계의 신비들이…


너무 고통스러웠다.


카울은 비명을 질렀지만, 아스페르티아가 재빨리 그 비명을 꺼 버렸다.


“너는 성화되지 못한 개조의 죄를 범했다. 의식을 깨는 것은 곧 신앙을 깨는 거지!”


아스페르티아가 날카롭게 카울을 꾸짖었다.


“16번째 계명을 기억하도록.”

“그것 외에 다른 생각은 안 듭니다만, 여주인이여.”


다음 순간, 금속과 살이 맞닿은 부위가 지독하게 아파 왔다. 고통스러운 전격이 그의 육신을 통과하는 흔적이었다.


“성스러운 동력이 이단의 기술범을, 실험범을 징계할지니.”


변형된 지성 코어의 현재를 가리키는 녹색 벡터 선의 홀로그래프가 떠올랐다. 거울 같은 아스페르티아의 얼굴이 그 위를 휘젓듯 덮으며 응시했다.


“넌 정말 변덕스럽기 그지없는 애송이로군.”


아스페르티아의 말이 이어진다.


“하지만 여기엔 예술성이 엿보이는군. 지성도 있고. 그런데 네가 이 의미를 이해하기는 하느냐? 스스로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인지?”


카울은 충격의 여파 속에서도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이해합니다.”


카울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엉겼다.


“이해를 못 했으면 그걸 할 수나 있었겠습니까?”


정신이 번쩍 들게 만드는 동력의 힘이 다시 카울을 휘저었다. 턱이 앙다물어졌다. 혀가 잘못된 위치에 있었다면, 그대로 혀를 깨물고 말았을 것이다.


테이블 위에서 그가 경련을 일으키는 동안, 아스페르티아 시그마-시그마는 발톱이 달린 기계로 된 손들 중 하나를 들어 올린 뒤 이리저리 돌려 보였다. 금속제 손가락에 장착된 접촉식 인터페이스가 카울의 이단적 기술로 빚어진 장치의 이미지를 회전시켰다.


“이 지식은 어떻게 얻었지? 어떤 데이터 캐시에서 훔친 거지?”


카울은 대답하지 못했다. 아스페르티아는 모관심한 표정으로 그를 응시했다.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녀는 카울보다 카울의 작업에 관심이 훨씬 더 많았을 테니. 그리고 전기 펄스가 해제되었다.


“훔친 바 없습니다!”


카울이 내뱄었다. 유백색의 가래가 입가에 흘러내렸다.


“직접 작업한 겁니다.”


길고 딱딱한 여주인의 시선이 카울을 향했다.


“스스로 만든 거라고?”


기이하게 변조된 전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카울은 고개를 끄덕였다. 부인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네 죄업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도 훨씬 심각하구나. 너는 신성한 복잡성의 법칙을 어겼어.”


여주인의 말이 이어졌다.


“기계-신께서 부여하신 지식의 본질은 개선될 수 없는 것임에도 개선을 시도하다니.”


아스페르티아의 고개가 천천히 저어졌다. 고의적인 위협을 담은 큰 동작이었다.


“이것만으로도 너에게 정화의 산을 부어버릴 수 있음을 아느냐?”


그녀의 시선이 화면으로 돌아갔다.


“왜 오토마타를 강제로 통제해서 스스로를 노출한 거지?”

“그냥 추출기의 승무원들을 죽게 내버려 둘 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제가 항상 그렇게 짜증 나는 영웅이었던 걸 어떡합니까?”

“만약 내가 너의 부정한 행위를 이유로 파괴해야 한다고 말한다면, 뭐라 하겠느냐?”

“당신이 틀렸다고 할 것입니다.”


카울은 좌절감을 담아 자신을 얽어맨 가죽 끈을 잡아뜯었다.


“저는 잘못한 것이 없습니다! 지식을 추구하고, 그것을 통해 전승의 길을 나아갔을 뿐입니다. 지석에서 납득으로, 납득에서 이해로! 제 모든 행위는 기계-신에 대한 경의를 담았습니다. 우리 신조를 따르는 다른 이들처럼 신비를 탐구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지식에 대한 탐구는 이 우주에서 중요한 전부 아닙니까?”

“하지만 너는 너 스스로 실험을 했지.”


여주인이 말했다.


“고대의 가르침에 대한 위안도 없이, 완전한 납득도 없이 말이다. 이런 종류의 작업은 기존의 출처로부터 필요한 지식을 흡수한 후에, 그리고 더 나은 이들의 승인을 구한 다음에야 행할 수 있는 것이다. 어떻게 이미 알려진 것을 재창조하는 만용을 부릴 수 있단 말이냐?”

“그건 제가 해낼 수 있음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카울이 으르렁거렸다.


“너 자신이 기술의 신성기에 거하던 현자들에 비할 수 있다고 생각하더냐? 형편없는 대답이로구나.”


거의 후회스럽게 들릴 지경의 답이었다.


“안돼!”


카울이 다시 비명을 질렀다. 또 다른 힘의 화살이 그를 뚫고 지나갔다.


“이런 종류의 사이버맨시는 네 지위를 명백히 뛰어넘는 행동이다. 이런 수수께끼에 관여할 자격이 너에게는 없어.”

“지식에는 너무도 많은 길이 있습니다.”


카울이 헐떡였다. 그의 심장은 두려우리만큼 맥동하고 있었다. 몸 안의 근육이 제멋대로 엉키고 풀렸다. 오물을 참지 못할 위기가 이르렀다. 그는 스스로의 심중을 들여다보았다. 보조 의식에 설치된 시야에 비친 것은 고통스러운 정적의 벽뿐이었다.


“실험도 그중 하나입니다. 저는 기게 신을 거스르는 행위를 한 바 없습니다.”

“많은 이들이 거기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헤스테르 아스페르티아 시그마-시그마가 답했다.


“대부분은 네 행동이 이단의 기본적인 행태에 가깝다 하겠지. 너는 네가 가지고 있지 못한 지식을 가진 척하고 있다. 권리가 없음에도 고대인의 지혜를 가진 척하고 있지.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울은 다시 찾아올 고통을 기다리며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고통은 없었다. 다시 눈을 뜬 카울의 시선에, 생각에 잠긴 아스페르티아가 들어왔다. 아스페르티아는 카울의 지성 코어 변경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분명 천재적인 위업이었다, 고로, 네 안에는 천재성이 있다.”


카울은 자기도 모르게 헐떡거렸다. 안도감 때문인지, 아니면 실현되지 않은 두려움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분명 겁을 먹었다. 그것을 인정하는 데 있어 어떤 부끄러움도 없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사실, 그 어떤 것보다, 다음 고통을 지연하기 위해 꺼낸 말이었다.


“그럼에도, 조심하라, 카울.”


여주인은 금속 발톱을 그에게 휘둘러 보이며 경고했다.


“천재성은 분명 드문 재능이지. 하지만 그저 지각력일 뿐이다. 신비의 세 번째 층위일 뿐이라는 거지. 너는 아직 배울 게 많다.”

“배움이야말로 제가 갈구하는 모든 것입니다.”


물러선 여주인은 카울의 시야 밖에서 뭔가 동작을 취하고 있었다. 카울의 사지에 박혀 있던 탐침들이 금속성과 함께 뽑혀 나갔다. 흡사 지식으로 배를 불린 거머리들이 떨어져 나가는 골 같았다.


뒤이어, 구속 장치가 풀리면서 비활성화를 알리는 경고음이 울렸다. 여주인은 제 포로를 해방했다. 그녀의 입에서 제 기능을 다 하기를 기도하는 중얼거림이 새어 나왔다.


카울은 잠시 기다렸다가, 조심스럽게 앉았다. 뭐랄까, 자기 자신과 분리당한 느낌이었다. 오토마타 부대의 강제 징발이나, 여주인이 내린 징벌 때문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은 것은 아닌지 하는 두려움이 치밀었다. 어쩌면, 둘 다 그 원인이 아닐 수도 있었지만.


흡사 나무뿌리 아래의 굴에 틀어박힌 뱀처럼, 여주인은 잔뜩 뒤엉킨 신경절 케이블 다발 사이를 빙빙 돌았다. 여주인의 거체는 거대한 방에 가려져 카울의 눈에 띄지 않았다.


“저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카울이 소리쳤다.


“너?”


여주인의 대답은 깜빡이는 측정기 화면이 걸린 벽 위에 설치된 복스 프로젝터를 통해 들려왔다. 잠시 후, 그녀는 자신의 전면부에 장착된 캐니스터에 뭉치 하나를 고정시킨 채 돌아왔다.


“나는 너를 인내하고 살려줄 생각이다. 너는 이제 타그마타의 장교로서 나를 직접 섭기게 될 것이다. 네 일은 계속되어도 좋다. 실로, 나는 이를 기대하고 있다.”

“진심이십니까?”


카울이 대답했다.


“지식에는 너무도 많은 길이 있다고 했지, 벨리사리우스 카울?”


여주인이 말을 이었다.


“계몽에 이를 수 있는 길이라면, 소홀히 해서는 안 되지 않겠더냐? 수단은 중요하지 않다. 최종 결과야말로 중요하다. 진정 기계-신의 목적을 이해하는 것, 그것이 목표다.”

“저에게 동의하신 겁니까?”


카울은 놀란 채 입을 뗐다. 너무 놀란 나머지, 손목을 주무르던 것도 잊었다. 더 이상 통증은 이제 기억의 범주를 벗어났다.


“그렇다고 할 수도 있겠지. 나는 이 사안에 대해서는 침묵하겠다. 오늘부터 무엇을 발견하건, 내게 즉시 보고하도록. 네가 아는 것을 나 역시 모두 알아야겠다.”

“지식이 제 목숨의 삯이로군요.”


카울은 음울하게 내뱉었다. 다음 순간, 여주인은 캐니스터에 고정했던 뭉치를 카울에게 던졌고, 카울은 그 뭉치를 받았다. 플라스텍 포장 안에, 기계교단 군대의 영원한 구성원임을 상징하는 기장과 여주인의 문양이 수놓인 기계승의 예복이 들어 있었다.


“네가 우리 위계에서 제 위치를 지키기 위해 시간을 보낸 적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지식이 모든 것의 삯임을 알았을 텐데 말이다. 너는 화성인의 사회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카울. 그게 좋건 싫건, 그것은 너를 구성하는 일부지. 넌 우리의 전승을 위협했다. 그런 널 지킬 수 있는 것은 나고, 나는 그 값을 받아낼 것이다. 그게 싫다면, 소멸하면 된다.”

“그러면, 섬기겠습니다.”

“좋아. 아주 좋군.”


카울의 답을 들은 여주인은 여섯 개의 조종 장치를 동시에 조작하기 시작했다. 가슴에 달린 플라스크가 팔꿈치에 부딪히는 소리를 냈다.


“다음 등급으로 승급한 것을 축하한다. 네 편력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 벨리사리우스 카울 아뎁트.”




눈치 빠른 블붕이가 있었다.


일단 얘 재개함. 하지만 라이온만치 빨리는 안 할 거임. 조금 더 설렁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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