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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The First Heretic, 강하지점 대학살 -4-

리만러스(222.110) 2023.07.28 15:08:52
조회 225 추천 1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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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 따위는 더 이상 그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살아서 이곳을 빠져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생존은 언제나 그의 최중요 관심사였지만 말이다. 이샤크는 그 사실을 언제나 잊지 않았고, 그래서 그 숱한 전장을 누비면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허나, 잔뼈가 굵은 그조차도 이번은만큼은 쉽지 않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이샤크는 우주 함대전을 경험해본 적이 없었고 사실 경험하고 싶지도 않았다. 언제나 굳건하게 느껴졌던 함선은 쉴새 없이 요동쳤다. 전투가 시작되고 10 걸음 이상을 온전히 떼본 적이 없다. 흔들리는 함체 때문에 이리저리 튕겨나가고 벽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는 새로운 욕을 만들어냈다. 기존에 존재하던 욕 3가지 정도를 한번에 이어 말하는 것이었다. 이샤크 카딘은 아픈 무릎을 감싸쥐고 일어나며 욕을 남발했다. 그러면 기분이 좀 나아질 것이라고 믿으며.


지금 당면한 문제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길을 잃었다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그가 길을 잃은 장소가 워드 베어러 군단이 시종들에게 영웅이 되는 길에 대해 가르치는 (혹은 영웅들의 노예가 되라고 가르치는) 설교실이었다는 점이다.


설교실로 잠입한다는 생각은 처음에는 좋아 보였다. 군단원들이 훈련하는 모습이나 수리 및 관리를 위해 진열된 갑옷들, 웅장한 무기들을 파노라마로 찍어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다. 황제의 군단이 전쟁을 준비하는 사진은 얼마나 멋질 것인가. 성공만 한다면 대성전을 다룬 리멤브란서들의 개인 작품으로는 최상급의 가치를 가지게 될 것이다. 이샤크의 이력서에 더할 나위 없이 화려한 한 줄이 적히는 것은 물론이었다.


물론 보안에 민감한 지역인 군단 설교실에 잠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이샤크는 손 쉽게 후드가 달린 군단의 로브를 손쉽게 훔쳐내 위장했다. 그를 의심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의류 세탁을 하던 몇몇 노예들은 글을 향해 고개를 숙이기 까지 했다.


이처럼 그의 계획의 첫 시작은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잠입한 직후 함대전이 시작되었다는 점만 빼면 말이다. 이리저리 굴러다니던 그는 결국 방향을 놓치고 길을 잃게 되었다.


하지만 역시 앉아서 죽으라는 법은 없는 모양이었다. 주변을 바쁘게 돌아다니며 감시해야 했을 워드 베어러 군단원은 그 대부분이 행성에 강하한 뒤였다. 뒤에 남겨진 시종들은 자기 일을 하느라 이샤크가 누구건 무엇을 하고 있건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함체가 다시 흔들리며 복스를 통해 긴급 방송이 울렸다.


+쉴드가 버티지 못합니다! 쉴드 다운! 쉴드 다운!+


거 참, 좋은 뉴스는 아니었다. 이샤크는 불빛이 깜빡거리는 통로 모퉁이에서 다시 발이 걸려 넘어졌다. 그 앞으로 긴 복도가 나 있었고, 그 옆으로 연결된 곁가지 통로가 마치 미궁을 떠올리게 했다.복도 끝에는 육중한 철문이 내려져 있었다.


이샤크는 저 철문 너머에 굉장히 흥미로운 것, 이를테면 그 어떤 리멤브란서도 볼 수 없는 것이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그는 문을 통과하려는 생각을 이내 접었다. 홍체 인식을 실패한다면 단박에 자신의 위치가 탑승한 군인들에게 알려질 것이고, 지금과 같은 비상상황에 정해진 위치를 벗어났다가 발각되면 즉결 처형감이었다. 모험을 하기엔 그는 지금 이곳에 온 대가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이 함선에 탑승한 유카 연대원들도 골칫거리였다. 이들은 분대별로 쪼개져 라스건을 겨눈 채 복도를 순찰했다. 이샤크는 군단의 로브를 입고 후드를 깊게 눌러 썼기에 의심받지는 않았으나 그 상태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메모나 간단한 그림이라도 남겨보려고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결국 함선이 강한 충격에 뒤흔들리고 이샤크가 넘어지면서 강철 벽에 머리를 부딪치고 나서야 이샤크는 전술적 후퇴를 결심했다. 어찌나 세게 부딪쳤는지 눈앞이 핑핑 돌았고, 욕할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정신을 차리기까지 몇 초 정도 걸렸고, 그 사이 방송으로는 파괴되어 격리된 구역들 정보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제 16 함교 파손, 격벽 차단 완료. 반복한다. 제 16 함교 완전 파손, 격벽 차단 완료+


욕지거리가 나오려던 찰나, 이샤크는 고개를 들어 자신과 부딪친 벽을 바라보았다. 'XVI(16)'이라고 쓰인 붉은색 엠블럼이 불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자신의 피가 묻어있었다. 짜증이 있는 대로 난 그가 소리쳤다.


"이게 대체 무슨 지랄이야!"


+제 16 함교 파손, 격벽 차단 완료+


"젠장! 이미 들었다고!"


그때 함선이 다시 한 차례 크게 흔들렸다. 폭음까지 들린 것으로 보아 그와 가까운 곳이 포격 당한 것 같았다. 통로 끝 쪽에서 연기가 새어나오는 것이 보였다. 경고등이 깜박이며 이샤크의 시야가 온통 붉은 어둠 속에 잠겼다. 여기서 그가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의 상황은 사진 좀 찍지 못하는 것 뿐이리라. 허나 최악은 다시는 땅을 밟지 못하는 것이었고, 그 가능성은 결코 낮지 않았다.







과연 이샤크는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아오 현실을 사느라 번역할 시간이 없다.


한 8월 중순은 되야 좀 여유가 생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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