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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The First Heretic, 강하지점 대학살 -8-

리만러스(222.110) 2023.08.23 17:00:20
조회 510 추천 17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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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가 울렸다.


+이것이니라. 이것이 바로 우리가 기다려오던 신들의 외침소리인 것이야+


아르겔 탈은 대답할 마음이 없었다. 세포 구석 하나하나에까지 파고드는 고통은 그로 하여금 자살을 하고 싶게 만들 정도로 극심했다. 아르겔 탈은 날카로워진 자신의 손으로 헬멧과 목을 할퀴었다. 그의 난폭한 손길에, 이제는 갑옷이자 자신의 살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덩어리째 뜯겨져 나와 그의 손을 뜨겁게 달궜다.


+저항하지 말거라. 이 영적 교감에 몸을 맡겨라+


그는 무시했다. 아르겔 탈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그는 죽음과 멀어지고 있었다. 그의 클로가 목 주변의 살을 찢었고, 그 충격으로 쇄골의 절반 가량이 갈라졌다. 그 비슷한 상처를 여러 차례 남겼으나 그는 여전히 죽지 않았다. 그는 아머를 가르고 두 개의 심장을 감싼 갈비뼈를 휘저었다. 심장이 너무도 뜨거워서 당장이라도 끄집어내고 싶었다.


+교감...승천..+


날개를 가진 그림자가 아르겔 탈의 눈 앞에서 사라졌고, 저무는 해가 마지막으로 아르겔 탈의 얼굴을 비추었다.


난 아직 살아있어.


그가 생각했다. 스스로 몸을 갈기갈기 찢고, 갈비뼈를 조각내어 안에 든 장기를 모두 끄집어내고, 심장 하나를 꺼내어 터뜨렸다. 그럼에도 그는 살아있었다.


난 거대한 그림자에 깔려 죽지 않았어. 난 이제 스스로 죽을 수도 없는 몸이 된 거야.


+이 고통이 너의 이성을 갉아먹을 것이다. 나를 승천하게 해다오!+


살아있는 생명체라면 결코 버텨낼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지만, 아직 아르겔 탈의 의지는 완전히 꺾이지 않았다. 그는 죽고 싶었다. 더 이상 오염과 타락에 신음하지 않고 파괴되어 공허를 음미하고 싶었다. 허나 라움에 의해 각성한 자신의 감각은 주인의 의지에 맹렬하게 저항했다. 단순히 무시하고 죽어버리기엔 그 자신의 영혼을 너무 깊게 옭아매고 있었다.


+내가 우리 둘을 구하겠다. 그 어떠한 피해도 없게 만들겠다. 그러니 나를 해방시키거라!+


진홍 군주의 정신이 점차 흐트러졌다. 아무런 피해도 없을 것이라는 악마의 말을 믿어서인가? 아니다. 마침내 그의 의지가 그 힘을 다했기 때문이었다.


아르겔 탈이 눈을 감았다.


그리고 라움이 눈을 떴다.



새하얀 뼈로 이루어진 발굽이 세라마이트 장갑판을 감싸여 융화되었다. 완성된 발굽은 그대로 내려쳐져 숨을 헐떡이던 레이븐 가드 군단원을 진흙 바닥 속으로 박아넣었다.


기괴할 정도로 많은 관절에 매달려 꿈틀거리는 거대한 클로는 겨울철 잎사귀가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은 활엽수를 떠올리게 했다. 그 끝은 검게 변색된 발톱이 채우고 있었다.


겹겹이 쌓이며 증식한 뼈와 척추로 인해 세라마이트 장갑이 부풀어 올랐다. 일반적인 아스타르테스보다도 더욱 커졌으나, 저 바로 앞에서 싸우고 있는 프라이마크보다는 작았다. 상아로 이루어진 뼈가 헬멧을 뚫고 올라와 마치 왕관처럼 머리를 둘렀다. 실루엣만 보면 제국 이전 고대 테라의 신화에서 말하던 미노타우러스를 연상케 하는 모습이었다.


다리가 점차 꺾이며 역관절이 되었고, 아머 속 틈 사이를 근육이 매웠다. 검은 발굽이 땅에 불타오르는 상처를 남겼다. 아스타르테스 군단원의 제식 헬멧의 마우스 그릴 부분이 갈라지며 상어 이빨 같은 날카로운 이빨과 산성 침이 뿜어져 나왔다.


악마는 크게 숨을 들이마신 뒤 거칠게 포효했다. 그 충격이 퇴각하는 레이븐 가드 대열의 후방을 강타했다. 그 모습은 마치 지진이 그들을 비웃는 것처럼 보였다.


가장 후열에 있던 몇 명이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그들이 뒤를 돌아보았을 때, 그곳에는 괴물 한 마리만이 서 있을 뿐이었다. 끔찍하게 변이된 헬멧의 왼쪽 렌즈에 그려진 황금색 태양만이 이것이 과거의 누구였는지 짐작할 수 있게 만드는 유일한 표식이었다.






신세기 아르겔 탈리온 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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