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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기나긴 허기의 길 - 승천의 진실과 새로운 시작 (完)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9.21 20: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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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레폴리스는 현재 행성에 남아있는 마지막 인류 거점이다. 그곳에 도달할 때까지 살아남은 6개 밀리타룸 부대 잔당들과 총을 들 용기가 있는 다른 모든 이들이 한데 뭉쳐 방어선을 구성했다.


그러나 괴물들의 군세가 이내 방어시설을 압도하고 성벽을 돌파하며 밀집된 도심 건물과 거리에서 제각기 수천에 달하는 작은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아르비테스 간수들은 수감자들이 최소한 도망이라도 쳐보다 죽을 수 있도록 모든 감방의 잠금을 해제한다. 거리의 갱단들은 외계 짐승의 무리가 자신들의 하찮고 사소한 영토와 구역을 모조리 집어삼키는 동안 칼과 권총을 총동원해 잠시간의 폭동을 벌인다.


한 미니스토룸 목사는 황제의 성서를 펴들고 장갑화된 거대 괴물의 앞으로 나서며 그녀의 신앙의 불로 짐승을 쫓아내려 시도한다.


한편에선 변화의 군주를 추종하는 일단의 미치광이들이 깨어나 자신들의 세계가 잘못된, 번지수가 다른 종말에 휩싸여 있음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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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시와 버로우, 키른은 마지막 남은 벙커에서 손을 맞잡는다. 군종사제는 플라스크에 남아있던 마지막 내용물을 다 같이 함께 나누었다.


바로 건넛방의 바리케이드가 굉음과 함께 무너졌고 괴수들이 마지막 광연을 위해 떼거지로 몰려들었다. 그 모든 구부러진 발톱들과의 근접전투가 결판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으리라.


버로우는 버려진 물자들의 산더미 위로 기어 올라간다. 다시는 깨끗해질 일이 없는 군복들과 적어도 그 본래 소유자에겐 영원히 먹히지 않을 전투식량들. 그는 본인의 손에 비하면 너무도 거대한 그의 라스건을 내려다본다. 그때 월시가 대화를 시작한다.




‘최소한 우린--’




그리고 괴물들이 비집고 들어온다. 버로우가 사격한다. 한발, 두발, 세발 모든 빛줄기가 선두 생물의 갑각에 그을린 구멍들을 뚫는다. 놈은 팔다리에 힘이 쭉 빠진 채 플라스크리트 바닥으로 주둥이부터 쓰러지지만 그 손은 여전히 자신의 총기에 부착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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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시는 계급의 상징인 볼터를 꺼내들고 탄창을 쇄도하는 벌레 떼에게 모조리 쏟아붓는다. 어떤 고함도 없이, 황제의 이름을 입에 올리지도 않으며 그저 사격한다. 왜냐하면 군대가 그에게 탄창을 주었으니까. 그리고 그 탄창을 사용할 나중 또한 이제 그에게는 결코 오지않을 테니까.


군종사제 키른은 그 자신의 구원을 플레이머에서 찾았다. 그는 울부짖으며 앞으로 달려가 눈부신 불의 장막을 선사한다. 세 마리의 짐승이 화염에 휩싸인다. 월시는 놈들이 갑작스러운 열기로 까맣게 타오르며 끈적한 액체가 지글지글 끓고 튀어오르는 것을 목도한다.


두 마리는 쓰러졌으나 마지막 세 번째는 맹목적으로 화염을 뚫고 들어가 키른에게 발톱을 휘두르며 그의 갑옷을 산산조각낸다.


월시는 체인소드를 꺼내 작동시키며 달려들어 놈의 구부정한 등을 내리쳤다. 놈은 두 갈래로 완전히 쪼개졌지만 키른을 구하기에는 이미 너무 늦어있었다.


월시가 돌아섰고 장갑을 두른 거대한 괴물이 네 개의 낫발톱을 활짝 펼쳐 그를 찢어발기려 하고 있었다. 그는 검을 충분히 빨리 휘두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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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버로우가 놈의 길쭉하게 구부러진 머리에 다시 세 발의 밀집 사격을 박아넣었다. 하지만 그 뒤로 더 작은 괴물이, 자체로 살아있는 장총신의 무기를 창자의 밧줄로 팔에 고정시킨 채 방으로 들어섰다.


놈의 응사가 단창의 우박을 퍼부었고 버로우를 뒤쪽 벽으로 날려 그대로 박아넣었다. 이제 월시가 그것에게 절망적으로 달려들어 체인소드로 총신을 쪼개버리고 잘려나간 부분이 눈물 흘리는 모습을 바라본다.


하지만 놈들은 또 있었고, 더 있었다. 월시의 주위 사방 모든 곳에서 그의 병사들이 싸우고 동시에 쓰러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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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괴물이 벙커 안으로 들어섰다. 키가 크고 가늘며, 칼날로 된 팔, 촉수와 턱으로 이루어진 얼굴을 지닌 흉물이다. 


월시가 놈에게 달려들지만 그것은 불가능할 정도로 신속하며 그가 결코 따라잡을 수 없을 속도로 이리저리 튀어오르며 그의 공격을 피한다. 


그는 비틀거렸고, 스스로의 숨소리가 귀를 한가득 울려왔다. 그때 월시의 옆구리가 무언가에 부딪혀왔다. 분명 간신히 겨우 느낄 수 있는 정도였건만, 다음 순간 그는 바닥에 처박혀 있었고 엉덩이와 다리가 있었던 자리를 멍하니 쳐다보는 것 외에는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다.


멀대같은 괴물이 그 위로 몸을 굽혔다. 그 어떤 잔혹함도, 어떤 자비도 찾아볼 수 없는 외계의 눈이 그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는 최후의 발악으로 체인소드를 휘둘러보려 했으나 톱날이 괴물의 갑주에서 튕겨져 나왔다. 낫발톱이 그에게 떨어졌고 그렇게 월시의 지휘가 종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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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위쪽 거리의 한복판에서, 이제 마구스 바르틸람이 게걸스러운 용의 깃발을 도시의 폐허에 박아넣고 하늘을 향해 그 얼굴을 들어올린다.





‘우리는 준비되었습니다!’





그는 허공을 오가는 희미한 그림자들을 바라보며 울부짖는다.





‘이제 우리를 올리소서, 우리 당신의 충실한 종을!’





하이브 함대는 신앙을 알지 못한다. 그 군대 또한 충성에 대한 보상이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숭배자와 신 사이에 존재하는 정신적 연결의 일부 측면이 그 순간 바르틸람으로 하여금 이 결정적인 깨달음을 이해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그는 ‘고기’였다.


그의 모든 추종자들과 그의 대의, 그가 지금까지 믿거나 살아온 이 모든 것들은, 그를 일평생 몰아붙인 끔찍하고 무자비한 지시를 어떻게든 설명하기 위해 스스로 만들어낸 안락한 거짓말에 불과했다.


그는 하이브 함대의 일개 기관에 불과했고, 목적을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았으며, 이제 그 목적이 달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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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고리 발톱으로 무장하고 갑옷을 두른 용과 같은 짐승이 바르틸람 앞의 땅 밑에서 튀어나와 그를 꿰뚫었다. 놈은 찢어져라 비명을 지르는 마구스를 마구 휘두르며 들어 올렸다.


교단의 모든 추종자들과 마찬가지로 그에게는 신께 제공해야 할 봉사가 마지막으로 하나 더 남아있었다.


모든 것을 녹이고, 재우고 연화시키며 으깨어 곤죽으로 만들어야 했다. 이제 함대가 강하하고 있으며, 채워져야 할 배고픈 입은 수천에 달한다. 


그 모든 충성과 저항, 교단의 헌신과 인류 제국에 대한 믿음, 용기와 비겁함, 희망과 꿈은 일단 생물량으로 만들어 놓으면 결국 하나같이 똑같은 맛에 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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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억의 인간과 셀 수 없이 많은 또다른 생명들. 비극. 제국뿐만 아니라 모두가 영원히 잃어버리게 된 멸망한 세계.


이제 그 어떤 특무부대도 체르테스를 탈환해 황제의 품으로 돌려보내지 못할 것이다. 그 어떤 보복부대도 그 사명을 다하지 못할 것이다. 한때 우주를 순환하며 생명으로 충만했던 별은 이제 한 덩이의 윤기 나는 바위에 불과하다.


단 한 톨의 유기 물질도 남지 않았다. 흘러나간 그 모든 피, 모든 포자, 심지어 모든 박테리아마저도 모조리 함대의 먹이가 되고 말았다.


그렇게 바야흐로 차가운 진공 속에서 펼쳐지게 될 경이로운 기적을 목격할 눈이라고는 이제 단 하나도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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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굶주린 여행자들이 별과 별을 오가며 얼마나 많은 불모지, 얼마나 많은 가짜 냄새, 얼마나 많은 실패한 여정을 거쳤겠는가?


그리고 그들의 끝없는 탐구를 마침내 상환할 수 있는 곳을 끝끝내 발견할 경우, 그들이 만약 기뻐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기뻐하겠는가.


제국에게 있어 체르테스는 비통한 손실이었다. 하이브 함대에게 있어, 이곳은 잠시간의 낙원이요 연회였다. 허기가 다시 그들을 물어뜯기 전까지 만발하는 만족의 화원이었다.


바로 이러한 풍요의 시기에, 하이브 함선의 유생들이 잉태되고 분만된다. 함선들이 균열을 따라 쪼개지며 분리된다. 길고 굶주린 항해를 이어나가게 될 새로운 세대가 탄생한다. 모든 생명체는 결국 살기를 원하고, 더 많은 동족을 만들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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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테스와 그곳에 거하던 수십억의 박탈 당한 미래는 이미 함대의 뇌리에서 잊혀졌다. 과거의 승리를 기억하는 데에는 진화적 이점이 존재하지 않는다.


함대의 전문화된 구조들이 이미 그 손을 뻗어 중력과 사고의 그물망을 탐색하며 이 가닥 저 가닥을 실험적으로 잡아당기고 있다.


그들은 도착했고 승리했으며, 먹었고 번식했다. 이제 그 모든 것들이 어제의 망각 속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그래서 함대는 다시금 우주의 공허 속으로 몸을 던진다. 더욱 많은 세대를 앞으로 오게 하리라 결연히 결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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