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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The First Heretic, 진실의 무게 -4-

리만러스(222.110) 2023.11.08 15:27:52
조회 342 추천 19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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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락스는 자신과 닮은 검은 눈과 눈처럼 하얀 얼굴을 마주했다. 그의 발톱은 자신의 것과 닮았고, 서로를 밀어내려고 소름끼치는 비명을 질렀다. 한 쪽은 목숨을 빼앗고자 했으며 다른 한쪽은 그것을 막아내려고 최선을 다했다. 서로의 차이점은 표정이었다. 레이븐 가드의 프라이마크는 목표물을 노리는 공포스러운 표정이었으나 다른 한 쪽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영혼과 감정이 없는, 죽은 자의 미소였다. 유령이 입술을 비틀며 말했다.


"코락스."


"커즈."


코락스가 저주스러운 말을 내뱉듯 그의 이름을 불렀다. 밤의 군주가 속삭였다.


"내 눈을 들여다 보거라. 너의 죽음이 보일 것이다."


코락스는 얽힌 클로를 풀어 몸을 빼내려고 했으나 커즈는 재빨리 다른 손으로 형제의 손목을 붙잡았다. 그의 웃음소리는 미소 만큼이나 공허했다.


"아니지. 벌써 도망가려고 하면 쓰나? 까마귀, 넌 나랑 아직 볼일이 남았잖나."


"콘라드, 대체 왜 이런 짓을 저지른 건가?"


커즈는 코락스의 물음을 거절했다. 대신 그는 눈을 돌려 여전히 무릎을 꿇고 있는 로가를 바라보았다. 창백하고 말라 살가죽보다는 껍데기를 연상시키는 그의 얼굴에 역겨움이 스며들었다.


"이 나약한 겁쟁이 새끼야. 뭐하고 있는 거냐. 빨리 일어나라."


로가는 밤하늘을 떠올리게 하는 커즈의 갑옷을 붙잡고 일어나려 애썼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커즈가 이를 드러냈다.


"로가, 넌 정말 약해빠진 병신이야."


코락스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제트팩을 가동한 그는 부스터가 점화되자마자 재빨리 커즈의 손을 뿌리치고는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커지는 유령의 웃음소리가 그의 꼬리를 물었다.


"사바타, 까마귀 새끼가 네가 있는 쪽으로 갈 것이다. 준비하거라."


커즈가 아직도 자신을 붙잡고 있는 로가를 뿌리치며 복스 채널을 열었다. 그 속에서 희미하게 볼터 사격음, 기갑 부대의 엔진 소리가 들렸다.


+확인했습니다 주군. 저희가 상대하겠습니다+


"잘 해보거라."


커즈는 로가를 뒤에 있던 워드 베어러 군단 쪽으로 밀었다. 회색과 감청색 군단원들이 아직 그들을 에워싸고 있었다.


"황금거지야, 네놈 뒤치다꺼리는 이만하면 됐다. 가서 네 어여쁜 해머로 살인놀이나 계속해라."


프라이마크의 재생능력이 상처를 빠르게 회복하고 있었으나 로가는 힘겹게 땅에 떨어진 크로지우스를 주웠다,


"고맙네 콘라드."


커즈는 로가의 발에 침을 뱉었다.


"이같은 행운이 두 번 올 거라 기대하지 마라. 다음 번에는 구해주지 않을 거다. 그리고 만약에..."


밤의 유령이 말끝을 흐렸다. 그의 눈은 로가의 곁으로 다가오는 진홍색 '무언가'에 고정되어 있었다. 세라마이트 장갑판과 뼈가 뒤섞여 있었고 금속 칼날과 부풀어 오른 살, 동물의 것을 연상하게 하는 거대한 발톱들이 장갑을 뚫고 돋아나 있었다. 그들 모두의 헬멧 위로는 뿔이 나 있었는데, 입 부분의 면갑은 그 자체가 악마의 입이라도 된 듯 쩍 벌어졌다.


"너 이 새끼...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추잡하구나. 단순히 역겹다는 말로는 네놈 새끼를 다 표현할 수 없다. 타락에 취한 반푼이 같으니."


말을 내뱉은 커즈는 몸을 돌려 자신의 군단원들 사이를 헤쳤다. 그의 할 일은 이곳이 아니라 레이븐 가드 군단원들이 모인 곳에 있었다. 곧 다시 살육의 파티가 시작됐다. 은빛 칼날이 번뜩일 때마다 붉은 액체와 검은 금속이 사방으로 튀었다. 로가는 그 모습을 묵묵히 바라보다 갈 보르박에게로 몸을 돌렸다.


"아르겔 탈."


그가 그 중 한 명에게 미소를 지었다. 아르겔 탈이라 불린 괴물은 으르렁거리며 발톱을 딸깍거렸다.


+아르겔 탈 여기 있습니다. 주군+


로가가 고대어를 몇마디 중얼거렸다.


"내게 필요할 전사들이라...너희들은 진실로 신들께서 축복한 전사들이다. 이제 그 소임을 다 하거라.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사냥하고 죽여라."


갈 보르박은 그 명령에 따라 다시 한번 전장으로 뛰어들었다. 단 하나, 아르겔 탈만 빼고. 세라마이트와 뼈로 이루어진 발톱이 로가의 팔을 붙잡았다.


+아버지, 필요하실 때에 곁에 있어드리지 못했나이다+


"걱정할 필요 없다. 난 아직 살아있으니 문제될 것은 없느니라. 내 아들아. 무운을 빈다."


악마는 고개를 끄덕인 뒤 몸을 날렸다.





열심히 싸우고도 무시받는 불쌍한 로가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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