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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로켄(?): 풍둔 주둥아리술

호빵(212.102) 2024.01.27 13:34:06
조회 1277 추천 27 댓글 10
														

당신은 근처에서, 당신 뒤쪽 어딘가에서 한 남자가 흐느끼는 소리를 듣는다. 그것은, 이 속삭임과는 달리, 당신이 용서하고 넘길 수 있는 소리다. 당신은 로켄의 비통을 이해한다. 바로 당신 자신이 느끼는 그것과도 같으니.


당신은 고개를 돌리지는 않는다. 당신은 당신의 아비에게서 눈길을 떼지 않는다.


'도와다오,' 당신은 어깨 너머에로 말한다. '가비엘... 나를 부축해다오. 를 옮겨야겠다.'


당신은 그가 당신에 뒤에서 몸을 일으키는 소리를 듣는다. 당신은 무릎을 꿇고는, 두 팔로 당신의 아비의 몸뚱아리를 안아든다. 최소한, 그의 남아있는 몸뚱아리를. 는 너무도 가볍고, 너무도 취약하다. 더 이상 가 아닌 것만 같다. 마치 누더기같은, 마치 부지깽이같은, 마치 종잇장처럼 말라붙은-


'부탁드립니다, 루퍼칼, 이제 그만하십시오.' 로켄이 말한다.


'너무 늦었다,' 당신이 대답한다. 당신은 목청을 가다듬는다. '나는 그만두었다, 가비엘. 이제 끝났어. 이제 모두 완료된 거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그가 대답한다.


당신은 당신의 아비를 팔 안에 든 채로 몸을 돌려 그를 바라본다. 로켄이 당신을 올려다본다. 그의 두 눈은 공허하게 어둠으로 물들어있고, 그의 칼은 저 뒤편에 널부러진 채다.


'를 옮기는 것을 도와다오,' 당신이 말한다. ' 가 명예롭게 안치될 수 있도록 나를 도와다오. 어찌되었건 는 나의 아버지였으니까.'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로켄이 고집스레 말한다. '당신께는요. 우리에게는요. 당신께서는 궐기하신 그 목적을 이루셨습니다. 이제 그 권능은 버리십시오.'


'내가 왜 그러고 싶겠나?' 당신이 묻는다.


'당신께서 정녕 호루스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입니다. 당신께서 꼭두각시가 아니라 오롯이 선 한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미 말했었지-'


'그러셨지요. 허나 그들의 발톱은 당신 안에 깊숙히 박혀 있고, 그들의 거짓말은 당신의 눈을 흐리고 있습니다. 그들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 주십시오. 당신께서는 이 결말을 달성하기 위하여 스스로 힘을 취하셨다 말하셨습니다. 네, 아버지, 당신께서는 달성해 내셨습니다. 그러니 당신께서 하신 말이 정녕 사실이라면, 더 이상은 그 힘이 필요하지 않을 겁니다. 아직 할 수 있는 동안 그걸 버리십시오. 이 인간의 세상에 당신께서 아직 그들 중의 일부라는 것을 보이고, 당신께서 하신 말을 증명해 보이십시오. 추악한 신들에게 당신이 그들의 노리개나, 그들이 설계한 무력한 도구일 뿐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십시오.'


'이 권능은 나의 것이다,' 당신이 말한다. 이 아이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틀어쥐고 내 뜻대로 사용할 권능이다. 권능이 문제가 아니다, 로켄아, 그것으로 무엇을 하느냐가 문제지.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사악한 것이 아니야.'


'당신께서는 방금 암흑의 대성당에서 황금의 왕을 살해하셨습니다,' 로켄이 말한다. '이 상aspects들, 빛과 어둠, 이들이 스스로 자신이 무엇이 될 것인지를 택한 겁니까?'


'그건 그저 상에 지나지 않아!' 당신은 크게 웃는다. '겉보기의 차이에 불과해. 빛에 대항하기 위한 어둠. 알겠나? 나는 그저 가 오만하게 뽐내는 영광에 대응하기 위해 이 상을 택했을 뿐이야. 어둠이 사악인 것은 아니다, 로켄, 빛이 꼭 선이나 진리를 뜻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저 상징에 지나지-'


'상징에는 힘이 있습니다, 아버지-'


'네가 생각하는 그런 단순한 의미에서는 아니다, 내 아들아.'


'그럼 벗어던지십시오,' 로켄이 말한다. '처분하십시오. 이 어둠을, 이 검은 심장을, 이 공포의 궁전을. 이제 필요 없게 된 권능을 떨쳐내십시오. 당신의 아버지께서 사용하지 않았던 그 하나를 지금 사용하십시오.'


'그게 뭐지?' 당신이 묻는다.


로켄이 가슴에 손을 얹는다.


'정a feeling heart입니다,' 로켄이 씁쓸하게 말한다.' '당신께서는 방금 당신 자신의 아버지를 죽였습니다. 부디 사람답게 행동해 보십시오.'


그의 말이 당신을 깊숙히 파고든다. 당신에 대해 진정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 그에게는 이게 보이지 않는 건가? 그렇다면...


아마 그의 말에도 일리가 있을지 모른다. 아마 당신은 이 검은 공포의 상을 벗어던지고, 이건 당신이 쥐고 주무르는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라는 것을 보이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일은 이미 끝났다. 이제 이건 안도relief가 되리라. 당신의 팔다리에 얹힌 무게를 덜어내고, 당신의 가슴에 쌓인 죄책감을 덜어내고, 죽어버린 마음에 활기를 불어넣지 않으랴? 이제 다시 한 번 숨 쉴 수 있으리라. 다시 한 번 아파하고, 벌어진 일에 슬퍼할 수 있으리라. 흰색과 금색의 상복을 입고 애도할 수 있으리라. 이 고통을 없애 주리라. 당신의 행적을 정당화해 주리라.


미래가 당신을 평가할 때, 그저 이것뿐만이 미래가 바라보는 당신일 것이라고는 당신은 감히 엄두도 낼 수 없다.


당신은 버린다.

딱 한 순간, 당신은 떨쳐낸다.

찰나동안만.


당신은, 흡사 망토가 바닥에 떨어지는 것처럼, 권능을 몸에서 내보낸다. 마치 칼을 빼내는 것처럼 몸에서 떨쳐낸다. 몸에서 떼어져 나가면서 그 가시가 당신의 살점과 골수를 파헤친다. 당신은 스스로에게서 힘을, 마치 피처럼, 흘려보낸다. 그 양이 너무나도 많지만, 어떤 피건 어느 순간에는 멈추기 마련이다.


속삭임이, 공포에 차서, 다시금 술렁거리기 시작한다. 당신을 향해 비명지른다.


'그만해라,' 당신이 말한다. '나는 그 누구에게도 명령받지 않는다.'


----------


당신은 이것이 또 하나의 속임수라는 것을 알아채고 당신의 아비의 시체를 던지려 들지만, 몸뚱아리는 벌써 종잇장같은 재와 반짝이는 먼지로 붕괴하고 있다. 그저 상이었을 뿐이다. 또 하나의 벗어던진 상이었을, 또 하나의 텅 빈 껍데기였을 뿐이다.


는 죽지 않았다.


당신은, 분노와 절망에 차, 소리지른다. 당신은 힘을 당신에게로 되돌리려 하지만, 당신 주위로 검고 끈쩍하고 번들거리게 고인 힘은 느릿할 뿐이다. 반응이 늦고, 복종이 늦고, 이미 한 번 스스로를 저버린 그 그릇에 다시 한 번 거하기를 꺼리고 있다. 당신은 최대한 빠르게 힘을 다시 받아들인다. 당신은 숨을 크게 들이켜 폐와 영혼을 다시 채운다. 당신은 정신나간 것처럼 악을 쓰며 힘을 그러모은다. 이제 당신이 스스로를 방어할 차례니까.


최악인 것은... 당신의 인간적인 마음은, 벌거벗고 노출된 마음은, 안도를 느끼고 있다. 일종의 기쁨마저 느낀다. 당신의 아비는 죽지 않았다. 당신의 아비는 죽지 않았다. 당신은 를 죽이지 않았다. 살아있다-


로켄이 당신을 마주본다. 손에 검을 쥔 채다. 허나 그는 로켄이 아니다. 로켄이었던 적이 없다. 로켄은 줄곧 저 왼편 당신이 쳐날렸던 곳에 널부러진 채로, 공포에 차 당신을 바라보고 있다.


아니, 경탄인가?


당신은 이리 죽지 않을 것이다. 당신은 이리 속지 않을 것이다. 당신의 핏줄을 타고 다시금 권능이 흐르기 시작한다. 그 어둠이. 달콤한 고통이. 불안감을 없애 주는 분노가. 힘이-


로켄이 당신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다른 로켄이. 로켄이 아닌 로켄이. 그가 손에 쥔 검은 루비오의 낡은 검이 아니다. 의 손에 들린 검은 거대한 전투검이다. 그 얼굴은 로켄의 것이 아니다. 의 것이다. 당신의 아비가 핏빛 장엄을 두르고 당신에게로 다가옴과 함께 로켄의 상은 공허의 안개로 변해 흩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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