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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The First Heretic, 순례자의 종언 -1-

리만러스(222.110) 2024.02.02 16:55:45
조회 157 추천 1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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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는 고개를 들어 문 쪽을 바라보았다. 보이지 않았지만 칼날이 문을 찢는 소리는 똑똑히 들렸다. 숨이 가빠오고 몸이 뜨거워졌다. 파워 웨폰이로구나. 그게 아니고서는 두꺼운 철제 문이 저런 소리를 내며 뜯겨 나가진 않을 테니까. 시레니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의 속도로 자판기를 두드렸다. 키패드 위에서 손가락이 춤을 추며 문장을 완성해나갔지만 안타깝게도 마침표를 찍지는 못했다.


문이 거칠게 열리며 거인들이 방에 물 밀듯 들어왔다. 구동부에서 나는 기계음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아퀼론. 당신께서 오실 거라-."


+입 닫아라 이 빌어먹을 창녀야. 군단은 모조리 행성에 강하했어. 네년을 도와줄 이는 아무도 없다. 넌 황제폐하께 저지른 죗값을 모두 치러야 할 게다. 네년의 시종들을 모두 물리거라. 아니면 함께 죽게 될 테니까+


시레니는 고개를 살짝 앞으로 끄덕였다. 두 중년 여성들은 그것을 보고는 거의 뛰듯이 허겁지겁 방을 빠져나갔다.


+형제여...+


그때 옆 방으로 이어지는 문을 바라본 칼힌이 중얼거렸다. 반 정도 열린 문 너머로 누군가가 보였다. '그것'이 말했다.


+워드 베어러 군단은 아직 남아있음+


+네가 끼어들 자리가 아니다. 기계교의 사제여, 분수를 지키거라+


아퀼론이 검 끝으로 Xi-Nu 73를 가리키며 경고했다. 기계 사제는 조용히 왼쪽 손에 있던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방 문이 완전히 열리며 그 안에 있던 것이 드러났다. 가장 처음으로 보이는 것은 거대한 동체와 그것을 둘러싼 육중한 장갑이었다.


+그 말이 맞음. 내가 끼어들 자리가 아님. 하지만 이것은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 듯+


기계의 양손에 부착된 헤비 볼터 캐논의 총구가 회전하기 시작했다. 한 눈에 보아도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몇 시간 전에 방열과 장전을 끝낸 것이리라. 시레니는 전투에 대비해 최대한 거리를 벌리고자 자신의 침대로 몸을 던졌다. 기계의 복스가 중후한 목소리로 전투의 시작을 알렸다.


+군단을 위하여!+


커스토디안들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할버드가 허공에서 춤을 췄고, 그에 맞춰 인카내딘의 볼터에서 화염이 폭풍처럼 쏟아졌다.




아르겔 탈은 건쉽의 램프를 넘다시피 하며 뛰어들어갔다. 그는 병력 수송칸까지 한 번도 쉬지 않고 뛰었다. 복스 통신망은 자신의 탑승을 외치는 갈 보르박 대원들의 외침이 뒤섞여 뭐라고 하는지 들리지도 않았다. 군단의 자랑스러운 화강암색을 칠한 다른 썬더호크들은 이미 날아오르고 있었다.


"이륙해라. 지금 당장 우리를 본함으로 데려가라."


아르겔 탈은 명령을 내리는 목소리가 떨리는 것도 개의치 않고 파일럿에게 소리쳤다. 라이징 썬 호가 발판을 올리며 땅을 박차자 선체가 요동쳤다. 아르겔 탈은 복스 채널을 바꿨다.


"제스메틴. 장군, 내 말이 들리나?"


잡음이 일었다.


"아릭! 대답하란 말이다!"


+아르겔 탈 경...+


장군이 마침내 대답했다. 헐떡이는 목소리였다.


+경, 그들이 풀려났습니다+


"우리도 방금 막 들은 참이다. 현재 상황을 당장 설명하라."


+그들이 워프에서 나와 착함했습니다. 그 뒤 그들은 우리에게 대응할 틈을 내주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격납고에서 곧바로 예배당으로 쳐들어갔습니다. 무언가에 단단히 화가 난 듯 보였습니다. 어쩌면 진실을 파악했을 지도 모릅니다. 예배당을 지키던 모든 유카 연대원들은 연락이 끊겼거나 사망이 확인됐습니다. 단 한 명...성녀의 방으로 이어지는 통로를 막고 있는 자는 단 한 명입니다. 신들의 피에 맹세컨데 아르겔 탈 경, 저는 그 같은 광경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 커스토디안 가드는 혼자서 내 병사들의 시체로 통로를 메우고 있어요. 병사들이 달려들 때마다 시체는 늘어만 갑니다. 우리는 커스토디안 한 명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그러니 네 명을 상대한다는 것은...+


아르겔 탈은 아릭의 말을 들으며 선체가 요동치는 것을 느꼈다. 그것이 선체의 진동인지 자신의 떨림인지 알 수 없었다.


"우리는 이미 불꽃을 일으켰어. 이젠 모조리 불사르는 일만 남았다. Xi-Nu 73은 어딨나?"


복스 너머로 라스건의 발사음이 들렸다. 다시 충돌이 난 것 같았다. 이제는 늙어버린 유카 연대의 지휘관이 대답했다.


+연락이 닿지 않습니다. 경은 대체 어디에 있는 겁니까?+


"복귀 중이다."


라움?


아르겔 탈이 잠시 마음 속으로 집중했다. 미약한 연결이 느껴졌다.


+약하다. 휴식이 필요해+


건쉽이 부스터를 점화하며 빠르게 전장의 하늘을 갈랐다.







바깥을 지키던 커스토디안이 누군지 궁금하네. 니랄루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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