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번역] [카디아의 파멸]-1장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2.23 13:04:15
조회 443 추천 20 댓글 6
														


[시리즈] 카디아의 파멸
· [카디아의 파멸]-서장



1장


잔향




하나


피와 철.


철과 피.


하나가 또 다른 것 위에 얹히고, 그 안에 스며들어 있었다. 차가운 종의 표면 위에 철분이 풍부한 피의 매끈한 광택이 여전히 따뜻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서로 연관된 두 요소가 우연하게도 한 상징이 되어 있었다.


기록에 따르면 이 종은 피로 만들어진 물건이었다.


성 게르스탈(성스러운 군인이자 카디아 군대의 수호신)이 헤러시가 지난 수 세기 이후 관문을 지키다 전사했을 때, 신도들이 그의 유골을 수정 유물함에 모았다고 한다. 이후 유골은 수 세기 동안 그곳에 머물렀고, 그의 이름을 딴 성지 행성에서는 숭배의 대상이자 수익성 높은 유물이 되어 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성 게르스탈이 추기경에게 나타나 부식되고 응고된 자신의 유해에서 철분을 추출하여 종을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였다.


카디아가 치명적인 위험에 처했을 때 그 종은 울릴 터였다.


추기경은 지시대로 유물을 주조한 다음, 종을 들고 카디아 게이트를 순회하며 유물의 성스러운 공명으로 행성들을 정화해왔다. 이러한 행동을 통해 제3차 암흑 성전 당시 디스포일러가 성지 행성과 게르스탈의 썩지 않는 유해를 불태웠을 때 파괴를 피할 수 있었으니 운이 좋은 선택이라 할 수 있었다.


솔라 마리아투스 행성에서는 200만 명이 종소리를 들으러 몰려들었다고 한다. 흐느끼는 군중들은 선봉에 선 순교의 성녀 교단의 전투 자매 50명이 지나갈 길을 만들어 주었다. 데라데즈 하위 섹터에서는 이 종소리가 귀머거리를 치유하고 꼽추들을 곧게 펴주었다고 전해졌다. 그리고 벨리스 코로나 행성계의 로렌틱스에서는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았음에도 수십 번이나 종소리가 울려 퍼지자 사람들이 황홀경에 빠져 울부짖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때 블랙 리전이 12차 암흑 성전의 첫 습격을 이곳에 감행하였다.


선봉대는 유물을 넘기는 대신 죽겠다고 맹세를 맺은 자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 맹세를 지켜냈다. 그들의 시신은 이제 차가운 철제 종 아래 놓여 있고, 일부는 종의 그늘 밑에 누워 있었다. 가슴이 날아가고, 반역자의 볼터에 맞아 팔다리가 떨어져 있고, 피로 주조된 종에 피가 튀어 있었다. 피는 얼어붙은 물줄기마냥 표면의 문양을 따라 흘러내렸고, 두루마리와 장식용 시는 피의 물줄기처럼 변해 있었다.


어떤 의미에선 그들은 종을 구해낸 셈이기도 했다.


그들의 견고한 방어 덕분에 트라진이 종과 종의 방어자들을 정지장 속에 넣은 다음, 솔렘나스의 보관소로 옮길 시간을 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종은 카디아의 과거 유물들 사이에서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에 고정된 채 매달려 있었다. 전장에서 납치된 장교들이 보이지 않는 눈으로 바라보는 가운데, 충격보병으로 가득 찬 지그재그 모양의 참호선과 내부를 자세히 볼 수 있도록 분해되어 있는 다양한 종류의 키메라 전차들이 있었다.


위를 올려다 보는 인간들의 눈동자 위로 나이트 로드 랩터 분대가 전시장 사이를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카디안 게이트의 유물이었다. 디스포일러 아바돈의 열두 차례에 걸친 검은 성전의 유물들이었다.


어두운 조명 속 25평방마일(64제곱킬로미터)에 걸쳐 펼쳐진 전시물들은 그들을 가둔 외계인 박물관장의 역사적, 미학적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정교하게 배치된 인간 전시장이었다.


이 박물관에는 관리용 스캐럽 외에는 천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어떤 생물도 움직이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전시장에서 부드러운 액체가 뚝뚝 떨어지는 소리가 멀리까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종의 철제 표면에서 떨어지는 그것은 처마에서 녹아내리는 고드름의 첫 방울과 같았다. 뚝, 뚝-뚝.


방울 방울이 떨어져 전사한 배틀 시스터의 이마에 닿아 창백한 피부를 진홍색으로 물들였다.


뚝. 뚝-뚝,


방울이 더 떨어졌고. 방울이 이마에 뭉치다가 열려있는 눈으로 흘러내렸다.


종의 표면을 타고 흐르는 피가 창문에 묻은 빗방울처럼 방울졌다가 정지장을 거스르면서 떨어졌다.


그리고 종은, 간섭이나 외력 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처음에 그것은 손바닥만큼 흔들렸다. 부드러운 진자를 그리며 움직이는 종은 조금씩 흔들리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점점 호가 넓어지면서 종의 격렬한 움직임이 양쪽으로 피 방울을 튀기며 정지장 속의 충격보병의 얼굴에 튀었다. 라스건 전시장의 보호막에 튀어 증발했다. 종은 완전히 뒤집힐 때까지 더 크게 흔들렸고, 그때 종 안의 방울이 떨어지면서 종에 부딪혔다.



댕.


하나.


블랙스톤 바닥이 진동했다. 정지장이 합선되면서 전시된 훈장들이 흔들렸다. 하드-라이트 홀로그램으로 단단히 고정되어 있던 만 개의 턱이 덜커덕거리는 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머리 위에서는 비행을 하고 있던 나이트 로드 랩터들이 천장에서 참호 속으로 떨어지면서 뼈들을 부러뜨리고 라스건을 깔아뭉갰다. 배반자 스페이스마린과 가드맨들은 반응하지 않았다.



댕.


둘.


솔렘나스의 대군주이자 프리즘 갤러리의 고고학자이자 무한의 존재인 트라진이 분노에 찬 비명을 질렀다.


'산넷!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알 수 없습니다.' 크립텍이 대답했다. 그의 다관절 손가락은 포스 글리프 단말기 위에서 춤추고 있었다. '알 수 없는 공명입니다. 거대 지진 발생. 전시실에 균열이 생겨서 냉각수가 유출되고 있습니다. 올리악 모래 조각품들이 유실됬습니다.'


'복구 스캐럽들을 호출하게.'


'응답이 없습니다.' 산넷이 대답하자 눈앞에 데이터들이 연쇄적으로 번쩍였다.


'우리의 통신망 프로그램이 진동을 동면 신호로 잘못 해석했습니다. 군단이 비상 정지상태에 들어갔습니다. 그들을 깨울 수 없습니다.'


트라진은 우주의 수레바퀴를 저주했다. 충격 사이의 간격은 불과 몇 초밖에 되지 않았고, 그와 산넷 사이의 정신적 대화는 거의 즉각적으로 이루어졌지만 다음 지진이 일어나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였다.


'지진이 아닙니다, 주인님." 산넷이 말했다. '박물관에서 나는 소리입니다.'


'어디지?'


'암흑 성전 전시관입니다.'


'거긴 겨우 두 층 아ㄹ......'


댕.


셋.

그순간 충격파가 트라진을 부수었고, 그 강렬함에 관절이 경련을 일으키며 탈구되어 버렸다.


그는 죽어가는 육체에서 튀어나와 자신의 정신 알고리즘을 벽의 데이터 채널 네트워크로 황급히 전송했고. 대리 신체로 활용할 수 있는 대기 중인 리치 가드를 찾아냈다. 빌린 몸을 주물러 익숙한 형태로 재구성시킨 후 트라진은 카디아 전시관의 문을 향해 달려갔다. 그는 거대한 문을 향해 손을 흔들며 문을 열라는 동작을 취했다.


댕.


넷.


모노리스보다 두 배나 큰 문의 경첩이 날아가버렸고 문은 그를 향해 쓰러졌다. 그는 두개골이 양피지마냥 구겨지고 중앙 원자로가 터지는 것을 느낀 후, 베인블레이드의 옆에 숨겨져 있던 다른 몸으로 정신을 옮겼다.


그는 전력 질주했다. 그는 디스플레이 받침대를 향해 손을 흔들어 손바닥에 있는 전송기에서 암호 신호를 전송하였다. 섬세한 유물을 보호하기 위해 보호막과 반중력장을 다시 작동시켜야만 했다.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


트라진은 종을 보았다.


트라진은 피를 보았다.


그는 시간 감각을 늦추고 흔들리는 유물과 그 위에 뿌려진 루비색의 무언가를 살폈다. 표면에는 원래 있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인간의 피가 묻어 있었다.


마치 유물 자체가 총알이 박히고 긁힌 자국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산넷.' 트라진은 이 모습을 솔렘나스의 데이터 줄기에 투사해 크립텍이 분석을 실행할 수 있도록 했다. '정지장이 정지되었군. 완전한 리셋을 시행하게.'


'정지장은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산넷이 대답했다. '움직이는 건 불가능합니다.'


'불가능하지 않지, 워프술이라면.'


트라진은 종의 호가 최고점을 찍는 모습에 황홀경 속 공포를 느끼며 바라보았다, 피로 단련된 금속은 높이 흔들리다가 그 속의 방울이 워마스터의 거대한 철퇴처럼 떨어졌다.


댕.


다섯.


은하계 저편, 타오르는 별과 생명이 가득한 행성들과, 차가운 공허 너머로 파멸한 행성인 에리아드 6이 있었다. 아크 메카니쿠스의 함선 강철 망령호가 궤도를 돌며 지상에 십자형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아래로, 아래로, 방사능으로 뒤덮인 대기와 오크 약탈자들로 가득한 지각 속. 외계적인 기술과 곡선으로 이루어진 검은 터널 아래에는 아치마고스 도미누스 벨리사리우스 카울이 서 있었다.


'거의 다 됬군.' 그는 말을 길게 늘어뜨렸다. 그의 눈은 꽉 감겨 있었고, 시신경은 그가 시추공 속으로 집어넣은 서보스컬 탐사기의 렌즈에 연결되어 있었다. 블랙스톤 내부의 복잡한 터널속 길을 찾는 데 사용된 자외선 램프의 일렁이는 광채만이 유일한 불빛이었다. 그는 데이터의 흐름을 감지했다. '조심하렴, 꼬맹아. 두 두개골 길이만큼 상승. 오른쪽으로 35도 회전. 앞으로 넷 두개골 길이만큼, 지금, 지금, 지금! 정지하고 연결개시! 개-'


데이터들이 쏟아져 들어왔고 그의 시야를 가로지르며 낯선 문양들이 우주의 공허함처럼 차갑게 그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서보 스컬의 렌즈가 갑자기 꺼졌고, 청각 센서의 소리는 카울의 기계화 뇌 속에서 울려퍼졌다.


"젠장!" 그는 저주를 퍼부으며 관자놀이에서 서보 스컬 단말기를 빼버렸다. "큐보, 다음 탐사정 건내주게!


응답이 없었다. 이는 오래전에 죽은 동료의 클론이자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하인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고 있었거나, 데이터의 홍수 때문에 리셋된 것일 수도 있었다.


'큐보?' 그가 고개를 돌렸다. '큐보, 자네...'


그는 멈췄다.


그의 오른쪽 어깨 뒤에 서 있던 아엘다리는 자신의 경보망에 단 한 번도 포착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코지테이터 저장소 위에서 웅크린 채 발가락을 모으고 무릎을 활짝 벌린 역삼각형 자세로 중력을 거스르는 우아함을 뽐내고 있었다.


'운명의 타래가 관문을 단단히 감싸고 있으니.' 베일워커는 말했고, 달걀 같은 가면은 연기같은 소용돌이와도 같았다. 그녀의 잡다한 색채는 어두운 동굴 속에서 타오르는 것만 같았다. '다시 묻건데, 이제 알아차렸는지?'


'너의 운율은 말도 안되는 헛소리다.' 그가 으르렁거렸다. '이곳은 네 번째 검은 성전 때 디스포일러가 폭격을 가한 네크론 행성이었다. 하지만 왜 빈 행성을 폭격한거지? 왜 나를 여기로 오라고 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군.'


'더 파본다면.' 외계인이 고개를 까딱이며 대답했다. '그 짜증도 사라질테죠.'


'유치한 운율은 집어치워라. 그냥 내가 알고 싶은 것만 말해!'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그녀의 마스크는 사과의 표현을 하듯이 파랗게 빛을 발했다. '당신은 당신의 역할을 해야죠. 종이 울리고 있으니.'


'축복받은 원자로에 맹세컨데 그게 무슨 뜻이냐?'


댕.


여섯.


'한 시간 전부터 이랬습니다, 카노네스이시여." 나바렛 수녀가 말했다. 제네비브는 매일마다 훈련에 임했음에도 불구하고 세라핌 슈피리어가 종탑 계단을 오르며 숨이 차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녀는 점프팩을 챙겼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성 모리칸 성당은 커다란 건물이었고, 종탑은 크라프 섹터에서 가장 높은 건물 중 하나로 카디아 프리무스와 카디아 세쿤두스 사이의 관문을 지키고 있었다.


백일 가까이 이 건물은 북쪽의 카스르 미라크를 점령한 제13차 검은 성전군이 크라프 평원으로 침입하지 못하도록 방어의 요충지 역할을 해왔다.


'울리고 있다?' 제네비브가 물었다. '확실한가?'


'누구도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제네비브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 종탑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입술을 굳게 다물고 돌아보고 있는 자신과 닮은 얼굴을 마주쳤다.


'캐노네스 제네비브.' 쌍둥이 자매인 엘레노르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마치 거울을 보는 것 같았다. 그들이 얼마나 다른지 생각해보면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쌍둥이 갑옷을 입은 쌍둥이 캐노네스. 제네비브가 최근 눈 수술을 통해 오른쪽 눈이 아닌 왼쪽 눈을 대체했다는 단순한 사실만 빼고는 모든 면에서 달라 보였다.


하지만 두 사람이 서로 마주 보고 있으면 거울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이 더욱 강해 보이고 있었다.


'늦었군.' 멘다주스 대부제가 비웃듯이 말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내가 여기 있기를 원했다면 두 분 중 한 분이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주셨어야죠.'


엘레노어가 입을 열려고 했다.


그때 성 모리칸의 종이 울렸다. 엘레노르는 종 아래 웅크려 어두운 내부를 올려다보다가, 연로한 멘다주스가 종 아래를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손을 내밀었다.


종은 움직이지 않고 있었고, 무게추는 가운데에 죽은 듯이 매달려 있었다. 그런데도 종은 멀리서도 들릴 우렁찬 종소리를 내고 있었다.


제네비브가 그들에게 다가갔고, 거대한 종 안에 서 있던 두 수녀와 그들을 감독하는 사제는 음파적인 충격에 살이 떨리고 있었다.


제네비브는 굴곡진 내부 표면을 만졌다. '공명하네요. 떨리고 있어요.'


'징조와 기적이야.' 엘레노르가 속삭였다. '형제 사이라 할 수 있는 게르스탈의 종처럼 사람의 손 없이도 울리고 있어요. 12차 검은 성전을 경고하며 울렸다가 파괴를 피해 승천한 그 종 말이에요.'


'경고하기엔 좀 늦지 않았나? 우린 디스포일러의 열세 번째 성전과 싸운 지 석 달이 다 되어가는데.'


'축하의 의미로 울리는 걸거다.' 멘다주스 대부제가 말했다.


'무슨 축하요?' 그녀가 물었다.


그는 경멸하듯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당연히 승리지.'


댕.


일곱.


'크루시스! 죽여라! 겁쟁이들을 놓치지 마라!'


시체 더미 위에 블랙 템플러의 마샬 아말리크가 우뚝 서서 배반자 수송선을 향해 도전하듯이 검을 높이 뻗었다. 그의 검의 역장에서 배반자들의 피가 타틀어가는 소리가 났다.


카스텔란 모르들리드가 마샬의 곁으로 다가가 크루시스 성전의 깃발을 높이 들어 보였다. 그의 눈앞에서 배반자 수송선의 엔진이 가동되어 그의 갑옷을 뜨거운 공기로 씻어냈다. 엔진이 불꽃을 내뿜자 방금 전까지 카디아에서 탈출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수송선을 향해 기어오르던 배반자 가드맨 200명이 한순간에 몰살당했다. 그들은 검은 갑옷을 입은 아스타르테스 대열을 향해 솟구치는 깃털 같은 재 구름으로 산화해버렸다.


인공 바람에 휘날리던 깃발이 용의 꼬리처럼 돌풍에 휘날리자 모르들리드의 가슴도 함께 들썩였다. 그는 양손으로 깃대의 끝 부분을 폐허가 된 암반 벙커의 꼭대기에 박은 다음 체인소드를 뽑아 보였다.


이단의 표식을 얼굴에 새긴 배반자 가드맨이 멜타건을 들고 그에게 달려들었다. 모르들리드는 체인 소드를 들어 그것을 배반자 가드맨의 어깨에 내리쳐 고깃덩어리처럼 토막을 내버렸다.


'격추시켜라!' 아말리크는 떠오르는 수송선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그의 대머리는 노출되어 있었는데 그리하여 이 불쌍한 이단자들은 그의 이마에 새겨진 템플러 십자가를 볼 수 있었다. 라스 광선이 그의 시야에서 번쩍였다. "한놈도 도망치지 못한다!'


미사일들이 수송선을 향해 날아들어 장갑판에 작렬하고 착륙 장치를 날려버렸다. 진홍색 라스캐논 광선이 상승하던 수송선의 바닥을 뚫고 과열된 금속의 주황색 흔적을 남기며 외부 연료 탱크를 폭발시켰다.


잠시 동안 우주선은 태양처럼 하늘로 솟아오르며 추친기에 붙은 화염에 느리게 표류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다가 엔진이 멈췄고, 거주구 두개만큼 넓은 수송선은 다시 카디아의 지표면으로 떨어졌다. 폭발이 황제의 은총처럼 모딜리드를 덮쳤다.


그는 너덜너덜해진 깃발을 강철 주먹에 감고 입술에 가져다 댔다.


댕.


여덟.


가시거리: 6마일(9킬로미터), 구름 최소.


고도: 3,500피트(1킬로미터)


속도: 시속 1,100마일(1770킬로미터).


그리고 강하.


초속 1,613피트(490 미터)


한나 케즈트랄 대령은 중력을 삼켰다. 그녀는 불편함을 참으며 이를 악물며 미쳐버린 시계처럼 고도계가 돌아가는 걸 지켜보았다. 엔진을 꺼야했다.


'1초.' 사수 다부스가 경고했다.


케즈트랄은 어벤저의 캐노피 위로 떠오르는 녹색 카디아 황야를 보지 않으려고 애썼다. 헬멧 가장자리 위로 회색 하늘이 사라지고 있었다. 그녀는 추돌 엔진을 위로 향하게 하고 준비를 마쳤다.


'2초입니다.' 다버스가 말했고, 경보음이 지상에 떨어지는 속도만큼 빠르게 울렸다. '케즈, 너무...'


케즈트랄이 조종간을 다시 잡고 시동기에 발을 박아 넣었다. 그러자 추돌 엔진이 기수를 수평선 높이만큼 쳐올리고, 기체 사이로 추진력이 공기를 찢어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아래에서 배반자 기갑 대열이 레이저처럼 빠르게 그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마치 움직이는 풍경 속 흐릿한 녹색의 녹슨 흔적과도 같았다.


'발사! 발사! 발사!' 그녀가 외쳤지만 불필요한 소리였고, 다이빙을 마치고 무언가가 돌아가는 소리만이 돌아올 뿐이었다.


그녀는 발밑에서 이미 무기가 회전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검은 눈동자를 지닌 원통이 차례대로 발사되고 있었다.


'좋은 각도입니다!' 다부스가 조준경을 바라보는 동안 그녀의 뒤에서 소리쳤다. '이대로만 가십시오.'


적의 사격이 지나갔다. 예광탄의 호박색 꼬리. 붉은 레이저 빔. 단단한 무언가, 무거운 볼터 탄환이 꼬리 부분의 장갑에서 무해하게 튕겨져 나왔다.


어벤져 공격기는 빠른 기체였고, 연과 같이 속도를 위해 장갑을 버린 케즈트랄의 데드아이는 사전 경고 없이는 표적을 맞추기가 어려운 공격기였다.


물론 1만 5천 피트 상공에서 급강하하고 있던 케즈트랄은 적들에게 경고를 하진 않았다.


'필름이 다나갔습니다!' 다부스가 소리쳤다.


케즈트랄은 오른쪽 페달을 밟고 조종간을 뒤로 당겨서 태양이 떠오르는 쪽으로 공격기를 다시 바로잡았다. 그들의 뒤쪽으로 지나가버린 적의 행렬은 불길에 전혀 휩싸이지 않은 상태였다.


'잘 나왔습니다!' 다부스가 외쳤다. '크라프 공군 사령부의 분석가들이 이 영상을 보고 매우 기뻐할 겁니다. 특히 사진 분석부에게요. 접근을 완벽하게 해냈습니다, 케즈.'


'적들이 어디로 향하는지 알 수 있나?'


'그게 가장 좋은 부분입니다.' 다르부스가 헬멧에 꽂힌 스피커에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후퇴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댕.


아홉.


마르다 헬스커 소령은 침을 삼키고 라스피스톨의 손잡이를 꽉 쥐었다.


그녀는 병사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했다. 적 앞에서 금욕주의를 보여줘야 했다. 감정을 배반하지 말아야 했다.


그녀는 실패했고, 미소가 그녀의 얼굴에 퍼졌다.


그녀의 중사 라부라가 그 표정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키메라 엔진의 굉음 너머로 그의 목소리가 들리도록 몸을 앞으로 숙였다.


'우리가 가는군요!' 그가 말했다. '드디어 전선으로 말입니다.'


그녀는 수송칸을 내려다보며 좌석에서 흔들리는 병사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무릎 사이에는 라스건이 끼워져 있었다. 머리 위 그물망에서 배낭들이 흔들렸다.


헬멧 가장자리에 그림자가 드리워졌지만, 그녀는 수송칸 속 모든 병사들의 반짝이는 이빨을 볼 수 있었다.


'포효하는 소리를 들어보자, 24연대!' 그녀가 외쳤다.


'24연대, 전투 속으로!' 그들은 하나가 되어 울부짖다가 소리는 이윽고 야유와 울부짖음, 환호로 흩어졌다.


'씨발(Frekkin) 마침내!' 렉 상병이 덧붙였다.


'조용히 해.' 라부라가 속삭이며 말했다. '누군가는 카스르 크라프를 안전하게 지켜야 했지. 그리고 우리가 맡게 되었지 - 왜냐하면 디스포일러는 크라프를 24연대가 지키는 한 감히 공격하지 못할 거라는 걸 알았으니까.'


이번에는 더 크게 환호성이 들려와 헬스커의 마이크로 통신기에서 울리는 말이 가려져 버렸다. 라부라가 레크의 헛소리를 뒤집은 건 잘된 일이었다.


전쟁 동안 크라프에서 지내는 건 힘들었다. 분노에 찬 사격은 하나도 없었으며 적의 총탄보다 커미사르가 아군을 더 많이 죽여왔다. 스스로를 증명할 기회가 없어 기강이 해이해진 건 덤이었다.


그리고 제24 내무 연대는 스스로를, 너무나도, 증명하고 싶어했다. 그들은 은하계 전역의 전쟁터에 파병된 다른 카디아인들의 눈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기를 바라게 되었다. 비록 주둔군으로 카디아에 남아 있는 불운의 제비뽑기를 당했지만 여전히 카디아의 군인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귓속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계속되다가 갑자기 커졌다. 헬스커는 미간을 찌푸리고 손가락으로 귀를 더 깊숙이 밀어 넣으며 조용히 하라고 손을 흔들었다.


'무슨 일입니까?' 라부라가 물었다.


'멈췄군.' 헬스커가 말했다. '엔진이 꺼졌어.' 그녀가 벽을 두드리자 운전사가 대화용 해치를 밀어서 연 다음 통신 너머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녀에게 말해 주었다.


헬스커는 입술을 깨물었다. 헬스커는 잠시 얼굴을 가라앉힌 후 소식을 전하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짧게 말해야 한다고 그녀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차분해야 했다.


헬스커가 고개를 돌렸을 때 그들은 기대에 찬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의 헬멧 아래에는 여전히 미소가 빛나고 있었다.


'전방에서 전해온 말이다. 적이 완전히 후퇴했다. 착륙장으로 철수하고 있다고 한다. 제13차 암흑 성전이 끝난 거다. 우리가 승리했다. 크라프로 후퇴하라는 명령이다. 건전지를 꺼내고 무기를 원상복구시켜라.'


그들은 엉금엉금 다시 자리로 돌아가 건전지를 꺼내 보관한 다음 헬멧을 내려 눈을 가리고 팔짱을 낀 채 라스건 총구 위에 올렸다. 케스카 상병의 어깨가 떨렸고 헬스커는 그가 울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렉 상병은 벽에 고개를 젖히고 아이러니한 웃음을 터뜨렸다.통신병인 우드자는 강인한 모습을 버리고 앞으로 몸을 숙여 두손 속으로 얼굴을 파묻었다.


라부라도 할 말이 없었다.


마르다 헬스커는 중립적인 표정을 유지한 채 호흡에 집중했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 안전벨트를 다시 매고 키메라의 뒤쪽 해치를 응시했다.


잠시, 아주 잠시동안, 그녀는 자신이 이제서야 진정한 군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차량의 내부 속에서 진동이 들려왔다.


그녀는 그 소리가 환호성이라는 것을 깨닫고 옆의 벽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댕.


열.



트라진은 초공간 구멍 속에서도 종의 울림을 들을 수 있었다. 불가능했어야 하는 일이지만, 불가능한 일은 점점 더 흔해지는 것만 같았다.


'구출해줘서 고맙군, 헌트마스터. 하지만 꼭 그렇게 행성의 군주를 질질 끌고 와야 했나?'


'죄송합니다, 군주님'. 헌트마스터는 트라진의 쇄골을 움켜쥐고 있던 손을 놓았다. 데스마크의 한쪽 눈이 반짝였다. '짐승의 울음소리가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여기선 우릴 찾을 수 없을 겁니다.'


'그래, 그렇군.' 트라진은 금속으로 된 손으로 목덜미를 털어냈다. 한때 왕조 최고의 사냥터 관리인이었지만, 대부분의 네크론이 그렇듯 데스마크도 이제 꽤나 미쳐 있었다. '산넷도 데려왔군. 전시관 상태는 어떤가?'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주군, 파괴적인 피해입니다.'


'울림이 멈추면, 그 유물을 웹웨이 포털로 던져버려라, 아엘다리나 괴롭히라고 하라지. 하지만 그 전에 고대의 군주호의 항해를 준비하도록.'


'대,' 산넷이 더듬거렸다. '대고고학자이시여, 솔렘나스를 떠나시겠다고요? 그런 상태로요?'


'내 생각이 맞다면 저 종소리는 역사적인 대격변을 예고하는 것일 거다. 가까이서 지켜보면 가장 흥미로운 일일 거고.' 그는 잠시 멈춰서서 피해 보고를 읽었다. '군단은 비활성화되어 있군. 박물관은?'


'폐쇄된 소장품들만 상태가 멀쩡합니다.' 산넷이 대답했다. '폐쇠된 차원은 영향을 덜 받은 것 같습니다. 호루스 헤러시 전시와 테라의 유물, 그리고 특별 수집품들 말입니다.'


'그래야겠지. 정신속박 스캐럽 여러개를 준비해주게. 감세, 헌트마스터. 자네의 실력에 걸맞는 수준의 큰 사냥이 있을 거 같군.



댕.


열하나.


'살인이오.' 대위가 말했다.


'그게.' 살바르 겐트는 잠시 멈칫하였다. '내 가격이오.'


선장은 모디안 사람이었다. 고향을 떠나온 자이자, 석판 같은 얼굴에 날카로운 콧수염을 기르고 있었다. 겐트는 그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원래 일반적으로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아온 자였다.


'우린 이 행성을 지켰소. 감사의 표시가 돌아와야 하는 거 아니오.'


'그럴 수 있겠지.' 겐트는 의자에 기대어 폭탄으로 산산이 부서진 공장의 장비를 바라보았다. 건물에는 지붕이 없어서 공장 바닥에서 그가 주문한 책상 위로 햇빛이 내리쬐고 있었다. 머리 위로 라이트닝 전투기 한 대가 날아와 책상 위에 놓아둔 오토피스톨을 떨게 하며 지나갔다. '카스르 크라프에 있는 마지막 10상자의 레올락을 팔아주면 당신네 부대원들이 축하 파티를 벌일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가격이...'


'자네가 지불하지 않으면 카디아인들이 사갈 걸. 레올락은 현지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술이지. 고급 술이란 말이야. 그리고 고급스러운 술은 고급스러운 대가를 필요로 하지.'


대령 뒤에 서 있던 부관이 비웃었다. '장난치지 마라, 뒷골목 깡패놈. 넌 지금 군인들과 얘기하는 거지 지저분한 조폭 두목과 얘기하는 게 아니다.'


'졸란 하사님, 예의 바르게 행동합시다.'


겐트는 무례한 별명이 붙을 정도로 지하세계에서 낮은 위치에 있었을 때, 탐조등처럼 여기저기 돌아가는 시선 때문에 '곁눈'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었다. 이제, 보라색 눈동자가 부관에게 자리를 잡았다.


'모디아인의 규율이 이런 거였군.'


'계속 밀어붙이면 모디아인의 규율을 직접 보여주마.' 졸란은 광택이 나는 가죽 권총집에 흰 장갑을 낀 손을 얹었다.


'아가씨, 커미사르들은 자네들의 목숨이 무가치하다고 말하고 있다는 건 알지만, 음식값 때문에 목숨을 버리면 안되지.'


'사과를 표하오.' 대위가 계속 말했다. '졸란 병장은 모디아인의 자랑스러운 딸이여서 그런 거요. 하지만 그녀의 말이 맞소 - 당신은 우리를 속이려 하고 있소. 그리고 당신 앞에 권총을 두어 암묵적으로 위협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단 말이오.'


'그래?' 겐트가 두 손가락을 치켜들며 말했다.


네 명의 갱단원이 녹슨 기계들 사이에서 나와 드럼탄창이 달린 오토건을 허리춤 높이로 들고 앞으로 다가왔다.


'그럼 암묵적인 위협을 그만두겠소. 당신의 마음에 들도록.'


'그러지 마라.' 졸란의 손이 권총에 다가가자 대위가 경고했다.


'대위님 말 들어, 아가씨, 이번엔 못 이길 걸.' 겐트가 말했다. '봐봐, 해골과 날개를 달고 있지는 않지만 우린 여전히 카디아인이지. 조교들이 당신들 얼굴에 침을 뱉으며 똑바로 서라고 할 때쯤, 우리는 9살 때부터 실사격 훈련을 해왔어.'


겐트는 책상 밑으로 손을 뻗어 파란색 세라믹 병에 담긴 리올락을 꺼내 코르크를 뽑았다.


'자, 겐트가 말했다. '자네의 승리를 위해 건배하고 다시 가격 문제로 돌아갈까?'


댕.


열둘.


코르크가 터지면서 천장에서 튕겨져 나와 기다란 식탁에 떨어졌다. 한 무리의 포병 장교들이 샹들리에를 맞추려고 한 것이었다. 이윽고 한 발이 매달린 수정 줄기에 박히자 장병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미사일을 발사한 중위는 병나발을 불며 축하를 벌였다.


자란 켈 상사에게는 박격포가 터지는 소리처럼 들렸다.


그는 주먹으로 나무 바닥을 두드리는 한 무리의 보스트로야인들을 지나 테이블 아래로 걸어갔다. 그 가운데서는 한 중위가 일렬로 늘어선 푸른 빛을 내는 술잔들을 차례로 마시고 있었다. 중위가 마지막 잔을 기계 주먹으로 힘차게 내리치자 보스트로야인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8연대의 한 대위가 '카디아의 꽃'을 부르며 켈에게 다가와 반짝이는 포도주잔을 손에 쥐어주었다. 켈은 건배의 표시로 잔을 살짝 들어주었다가 찬장에 슬그머니 내려놓았다. 그는 테이블에서 병뚜껑 하나를 집어 누군가의 보좌관인 정보병의 머리 위에 올려놓았는데, 그는 테이블에 엎드려 레올락 병을 팔로 감싸고 있었다. 그의 동료들은 친절하게도 그를 식기류로 장식해 놓아준 후였다.


켈은 오른쪽으로 돌아서서 이중문 손잡이에 손을 댔지만 '크리드!'라는 외침에 멈출 수밖에 없었다. '크리드! 크리드 어딨습니까?


그는 돌아서서 손을 흔들어 그들을 내쫓았다.


'우리는 로드 카스텔란을 원한다!' 또 다른 사람이 외쳤다. '연설!'


그때부터 구호가 반복됬다: '연설! 연설! 연설!'


'곧 있으면 합니다.' 그는 한 시간 후면 대부분 술에 취해 자신들이 요청했던 걸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말해 주었다. '밤이 지나고 나서 합니다. 누군가는 승리를 관리해야 하지 않습니까.'


환호성이 커지자 그는 조용해진 후 더 많은 요구를 외치기 전에 방폭문 사이로 사라졌다.


'저 멍청이들이 아직도 그 짓을 하고 있군," 우르사카 크리드가 말했다.


카디안 8연대 사령관이자 티록 평원의 구세주인 카디아의 로드 카스텔란이 문서와 지도가 빼곡히 꽂힌 책상 위로 몸을 숙였다. 빈 사크라 잔은 문진으로 사용되었고, 어스쉐이커 탄피로 만든 재떨이에는 여섯 개의 시가 꽁초로 얼룩져 있었다. 크리드가 이사를 왔을 때만 해도 깨끗했던 방은 담배 냄새가 진동하고 있었다.


켈이 대답했다. '대적은 후퇴 중이며, 행성 밖으로 물러나고 있습니다. 즐겨도 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게 계속되는 동안 즐기라고 했지, 다른 상황이야.' 크리드는 다시 눈을 부릅뜨고 차트를 바라보았다. '충격보병이 무언가를 적당하게만 해내지 않는다는 건 알지만, 준비태세를 약화시키라는 의미는 아니였어. 아직 끝나지 않았단 말이네.'


'그러니 밤새 스트레스를 푸는 게 사기에 좋지 않겠습니까. 특히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 말이죠.'


크리드가 끙끙거렸다. '그래도 내일 기상나팔을 한 시간 앞당기게. 그들은 오늘 밤에 재미있게 놀 수는 있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걸 그들도 느끼게 해야지.'


켈은 미소에 가장 가까운 입꼬리를 지으며 팔 밑에 집어넣은 데이터 슬레이트를 건넸다. '사우스 프리머스에서 온 보고입니다. 볼스카니가 버티고 있습니다. 돌연변이들과 비정규 이단 민병대들에게 질 것 같지는 않군요.'


'그 많은 가시와 피의 표식 속에서도 그들은 여전히 가드맨이다.' 크리드가 웅얼거렸다. '그게 그들을 위험하게 만들지. 쿼런 제독과 피켓 함대로부터 소식은 없나?'


'없습니다, 사령관님. 하지만 지금쯤이면 아이 오브 테러에 봉쇄선을 구축했을 겁니다.'


'내가 편집증에 걸렸기를 바람세.' 크리드는 몸을 뒤로 젖히고 손을 등 아래쪽에 댔다.


'전쟁 의회가 말한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를 공격한 세력은 이전의 암흑 성전군에 버금가는 세력이었습니다. 심지어 더 큰 규모였죠.'


'자네마저 그러는 건가, 자란.' 크리드가 고개를 저었다.


'그는 죽었을 수도 있습니다. 저 눈 속에서 다른 놈들과 싸우다가 말입니다.' 그는 크리드의 표정을 보고 덧붙였다. '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죠.'


'그걸 믿나?'


'그럴지도 모르는 신호를 포착했습니다. 양질의 감청입니다. 복잡한 암호로 봉인되어 있었으며, 확실히 진짜처럼 보입니다.'


'그럼 말해보게, 만약 이것이 대적의 주공이라면 터미네이터들은 어디 간건가? 파도처럼 몰아치는 블랙 리전과 워프 엔진들은 어디 간거지? 이단자와 돌연변이들은 물론이고, 전술적인 위치에 있던 배반자 아스타르테스들은 있었지만, 대적의 지도부가 수 세기에 걸쳐 군대를 구축해 놓고선 갑자기 직접 이곳에 상륙하지 않았다는 건가?'


문 너머로 술에 취한 합창단이 또다시 '카디아의 꽃'을 부르고 있었고, 크리드는 시끄러운 소음을 뚫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만 했다.


'누구도 나에게 설명을 안해주네. 그 누구도. 해군도, 공군도, 밀리타룸 정보국도, 스콜라스티카 사이커나도, 아뎁투스 아스타르테스의 반신들도. 망할 왕좌에 맹세코 누구도 내가 알고 싶은 딱 한 가지를 말해주지 않고 있지.'


그는 좌절감에 시가의 꽁초를 책상 위로 던졌고 로스바르 산맥의 지도 위에 재가 뿌려졌다. 그리고는 두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치며 마지막 세 단어를 외쳤다.


'아바돈은 어디 있지?'



댕.


열셋.



우주선은 아이가 자궁에서 찢어지는 듯한 소리를 내며 이마테리움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차가운 공기와 중력을 처음 느낀 생명체가 고통과 혼란 속에서 비명을 지르기 전에 대기를 폐속으로 빨아들이는 원초적인 경험, 피의 순간이라 할 수 있었다.


이 경우 비명을 지른 것은 우주선이 아니라 우주선 주변의 물질 세계였다. 원자들이 찢어져 형언할 수 없는 색을 뿜어내고 있었다.


드라부라 모카스는 주인을 위해 길들여진 우주선이 현실 공간으로 미끄러져 나오는 모습을 창문을 통해 지켜보았다.


갑작스러운 전송의 충격은 이미 고대 선박을 섬기느라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던 함교 승무원들을 강타했다. 비스트맨들이 구토를 했다. 한 마리는 입을 벌리고 부러질 정도로 자신의 팔을 세게 물어뜯었다.


화재 통제실의 한 메카니쿰 수련생의 합성 뇌에 복합 오류가 일어났다. 눈 속의 지옥도를 이해하기 위해 극한적으로 설계를 변경한 그의 논리 사슬이 현실 공간의 고요한 질서와 마주치면서 오류를 일으킨 것이었다.


그는 갑판으로 쓰러졌고, 눈물샘에서 신경 회로가 타들어가는 연기가 피어올랐다.


모카스는 그가 죽어가면서 하는 생각을 보았고, 제국 성인의 프레스코화에 그려진 후광처럼 증강된 두개골을 둘러싼 의식의 흐름이 보였다.


모든 존재들은 다르게 생각했다. 함교 위의 비스트맨들 중 일부는 절망으로 가득 찬 인상주의적인 먹물 소용돌이를 머리에 투영했다. 다른 이들은 울퉁불퉁한 공포로 의식을 표현했다. 이 수련생은 죽음의 고통 속에서도 뇌가 죽어가는 시계처럼 깜빡이는 브라운관 속의 활자같이 생각을 이어갔다.


자리로 돌아가. 자리로 돌아갈 수 있어, 세상에. 난...

고통, 너무...

내가 살아있나?

난...

... 아직...

... 봉사할 수...


'눈의 아이들이란.' 그녀 뒤에서 으르렁거리는 목소리가 말했다. '현실 우주에 걸맞지 않군.'


모카스는 워마스터를 바라보며, 불꽃의 기운처럼 그 주위를 소용돌이치는 생각의 구름을 바라보지 않도록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주인은 항상 그녀가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그녀 역시 마찬가지였다.


모카스는 주인에게 절을 올렸다.


아바돈. 카오스의 워마스터, 호루스의 오른팔, 블랙 리전의 주인이자 거짓 황제를 죽여야 하는 운명의 존재. 어린 시절 모카스를 어둠 속에서 끌어내 지금의 모카스를 만든 장본인이지만, 그녀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여전히 소문의 대상이었다.


워마스터는 거대한 체구에 비해 너무 큰 흑요석 왕좌에 앉아 있었다. 어떤 생명체가 그런 자리를 필요로 하는지, 심지어 워마스터의 갑옷조차 왜소하게 만들 만큼 큰 자리는 블랙스톤 요새 영원의 의지호에 탑승한 다른 많은 것들과 마찬가지로 모카스의 이해를 넘어서는 일이었다.


하지만 워마스터 주변의 공간은 비어 있지 않았다. 그곳에는 악마 같은 것들이 날아다니며 울부짖고 있었다. 기하학적인 모양으로 몸을 접기도 하고, 어떤 감정이 그들을 불태우면서 정수를 삼키는 화염을 터뜨리기도 했다.


모카스는 눈을 감고 워프 속 존재들의 티끌을 보지 않으려 애썼다. 그녀는 그것들을 가려내고 운 좋게 아버지라 부를 수 있었던 존재의 경건한 얼굴을 보려 애썼다.


'이번엔 별이 다르구나.' 그가 말했다.


'다르다고요, 주군?' 모카스가 눈을 뜨고 기생하던 영혼들의 장막이 없어진 워마스터를 보며 물었다.


'기억한다.' 보통의 인간보다 두 배나 큰 아바돈의 머리가 그녀를 의식하지 않고 말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낮은 울림이 그녀를 통해 울려 퍼졌다. '지난번에 눈 속에서 나왔을 때 별들이 어떻게 보였는지 기억하고 있다.'


'고딕 전쟁 중이었죠.' 모카스가 말했다.


'그래, 우리가 널 데려가기 전이었지, 아이야. 그때 모든 별들이 어디에 있었는지 기억난다. 똑같았지. 우리가 처음 눈 속을 빠져나왔을 때부터 마지막까지 변하지 않은 같은 별자리들이었다. 열두 번이나 같은 별빛이었지.'


'그런데 지금은 변했나요?'


'새로운 별들이야.' 아바돈이 으르렁거렸다. '다른 별들. 다르게 움직이는... 함대다.'


'적! 적이다!' 메카니쿰의 센서 장교가 소리쳤다. 그녀는 구덩이에 영구적으로 연결되어 있었고, 매끈한 유기 케이블이 해저 문어의 촉수처럼 뭉쳤다 풀렸다 하며 액체 주머니에 떠 있는 여덟 개의 사이커의 두개골을 연결하고 있었다. '제국 함대! 방위각 8도. 거리 2천 5백 마일(4천 킬로미터). 황제급! 화성급! 벤젼스급!'


'함선 실루엣을 읽고 있습니다.' 카카디우스 시론이 중얼거렸다. 그는 전직 알파 군단원이었고 지금은 아바돈의 정보국 장교였다. 그의 눈앞에서 화상 레이저가 공중에서 춤을 추며 제국 함선의 윤곽을 그려냈다.


'임시 신원: 신실한 자의 힘, 황제급. 최후의 일격, 화성급. 러스토판 공학, 불굴급. 아브리달의 영광, 고딕급. 여러 함대에서 온 배들입니다. 스카루스, 아그리피나, 코로나 등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연합 함대다.' 아바돈이 말했다. '피해를 입었기에 통합된거다.'


'우리의 선제공격으로 적 함대는 예상보다 훨씬 더 큰 피해를 입었을 테죠' 모카스가 말했다.


'남은 자들은 카디아에서 복수의 영령호를 쫓아 흩어진 겁니다.' 시론이 덧붙였다. 그는 다시 말하려는 듯했지만 워마스터가 말을 끊었다.


'그 말은, 문이 방치되었다는 뜻이지.'


'카디아로!' 비스트맨이 꽉 쥔 주먹을 들어 올리며 포효했다. 지휘갑판에서 승무원들이 울부짖고, 악을쓰며, 소리지르고, 고함치며, 짖어댔다. 수천 명의 돌연변이들이 천 년 만에 이룬 성취에 대한 환희를 목청껏 외쳤다. 발과 발굽이 갑판을 밟았다. '카디아로! 카디아로!'


그 소음 속에서 워마스터의 진동하는 소리만 모카스에게 들려왔다.


'한 걸음이다.' 그가 말했다. '이건 한 걸음일 뿐이다. 진홍의 길이 기다리고 있다.'







추천 비추천

20

고정닉 1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0 설문 경제관념 부족해서 돈 막 쓸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13 - -
303656 번역 [10th] 퍼라이어 넥서스 - 뒤틀린 징조 🔟 [11] 스틸리젼(잡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6 654 15
303619 번역 여명인도자 3권 요약 - 아쿠시 성전군 [8] 오거아저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6 856 27
303530 번역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3부] 10:x 무로 돌리는 자 [9]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6 784 37
303476 번역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3부] 10:ix 위임의 기사 [6]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6 830 34
303456 번역 [Blood Reaver]딸을 잃은 아비를 위로하는 나이트로드 [20] 히페리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6 1991 44
303446 번역 The Emperor's Gift, 서리의 심장 속으로 -2- [3] 리만러스(39.123) 03.06 225 10
303421 번역 솔라 억실리아 아이톤 중 센티널 [19] 납니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5 1598 24
303306 번역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3부] 10:viii 텅 빈 옥좌 [12]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5 951 32
303245 번역 Sea of Souls에서 너희들이 알아두면 될것 [4] 꺼삐딴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5 675 16
303235 번역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3부] 10:vii 공백 너머의 승리 [14]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5 936 38
303208 번역 와일더핀드의 설정 [11] 뻬인타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5 1700 26
303186 번역 [10th] 퍼라이어 넥서스 - 죽음의 진군 [9] [8] 스틸리젼(잡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4 775 23
303100 번역 나이트 가문) 카이사리안 가문 [17] 납니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4 1667 21
303097 번역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3부] 10:vi 더스크 [10]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4 1039 41
302983 번역 Shadows of the eighth - 3부 - 2 - 7중대의 투입 [2] Cpt_Titu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3 211 11
302977 번역 Shadows of the eighth - 3부 - 1 - 그들이 온다 [2] Cpt_Titu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3 230 14
302889 번역 줜나큰다카) 우프닥 vs 멕 로드 [18] 만빡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2 1908 58
302789 번역 The Emperor's Gift, 서리의 심장 속으로 -1- [3] 리만러스(222.110) 03.02 214 12
302663 번역 줜나큰다카) 고크와 모크의 선지자 스나기 요약 [8] 만빡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1 1752 39
302648 번역 멬(26) 메카니쿰 병기고 2. [8] 납니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1 609 17
302647 번역 멬(25) 메카니쿰 병기고 1. [12] 납니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1 810 17
302597 번역 [카디아의 파멸]-2장-챕터3 [4]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1 391 21
302578 번역 타이발트 마르, 선 오브 호루스 제18 중대장, 얘, 외로운 늑대 [18] 납니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1 1563 26
302564 번역 단테보다 나이가 많았던 챕터마스터가 있다? [19] 트루-카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9 2618 41
302502 번역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3부] 10:v 최후의 의례 [9]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9 1021 37
302500 번역 멬(24) 메카니쿰 특별 규칙 [4] 납니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9 413 16
302461 번역 월드 이터 잡설 하나 [12] 피신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9 1538 29
302446 번역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3부] 10:iv 처형의 증인 [9]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9 967 41
302395 번역 엘다네쉬 - Warhammer 40k 위키 - 팬덤 [5] 시체분말(58.226) 02.28 560 12
302394 번역 신세계 모탈렐름: 티리온&테클리스 [1] 오거아저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8 492 16
302390 번역 [10th] 퍼라이어 넥서스 - 우주의 요새 [8] [3] 스틸리젼(잡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8 683 22
302375 번역 밈)황제가 승천하면 이득 아님? [14]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8 2658 47
302365 번역 워밴드 하나를 운용하려면 사람이 몇 명 필요할까? [17] 트루-카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8 1798 24
302343 번역 멬(23) 부대 유형, 사이버기적술, 고등 기술신비 결사단 [9] 납니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8 771 22
302312 번역 에오지 잡설 [9] 오거아저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8 1329 30
302308 번역 The Emperor's Gift, 먼지 속 생존자 -4- [3] 리만러스(222.110) 02.28 256 13
302298 번역 줜나큰다카) 워프 담금질을 당한 뾰족이 [26] 만빡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8 2686 51
302287 번역 [종말과 죽음 3부] 방심한 호가놈 [18]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8 1110 25
302229 번역 [10th] 퍼라이어 넥서스 - 건축되는 요새들 [7] [4] 스틸리젼(잡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7 673 23
302209 번역 코른의 카오스스폰마저 꼼짝 못하게 하는 단 한 가지, Scyla [14] 놀자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7 2156 31
302186 번역 멬(22) 나이트 아트라포스, 아스테리우스, 하우스홀드 계급 [6] 납니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7 469 17
302185 번역 멬(21) 나이트 아케론, 포르피리온, 스티릭스, 마가에라 [6] 납니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7 360 15
302184 번역 멬(20) 나이트 퀘스토리스, 랜서, 캐스티게이터 [6] 납니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7 384 15
302183 번역 멬(19) 아미저 워글레이브, 헬버린, 나이트 도미누스 [22] 납니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7 581 19
302180 번역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3부] 10:iii 돌의 목소리 [9]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7 824 28
302172 번역 The Emperor's Gift, 먼지 속 생존자 -3- [2] 리만러스(222.110) 02.27 142 10
302169 번역 [카디아의 파멸]-2장-챕터2 [4]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7 293 19
302111 번역 타우가 훈장이 뭔지 잘 모르는 이유 [13] 구글번역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6 2584 34
302110 번역 줜나큰다카) 우프닥 vs 스페이스 마린 [25] 만빡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6 3308 78
302098 번역 우프닥 덩치가 얼마나 크냐면 [17] 만빡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6 2502 5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