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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The Emperor's Gift, 홀로 남겨진 늑대 -5-

리만러스(222.110) 2024.03.27 08:12:04
조회 197 추천 1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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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에는 다른 이들의 감정을 조종할 수 있는 자들이 몇 있었다. 그들이라면 들키지 않겠지만 나로써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라우프르는 이미 빈사상태였다.


"정신을 차리시오."


+난 이미 있는 힘을 모두 짜내고 있어. 그러니 내 말을 잘 듣게. 룬 주술이 먹히지 않았지. 샤먼의 목소리도 닿지 못했고. 그것들은 핏빛 하늘 아래 마치 붉은 파도처럼 몰려왔어. 그것들의 발이 땅에 닿은 순간 이미 우리의 목소리는 먹혀들기 시작했던 거야+


전사의 말에 안니카가 속삭였다.


+누구죠? 이런 일을 벌인 자가 대체 누구에요?+


난 굳이 묻지 않았다. 그의 생각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난 내가 본 것을 믿을 수 없었다. 잿더미의 바다, 불타오르는 도시들, 그리고 불생자들에게 집어 삼켜진 함선.


+적들이지. 세 번 저주받아도 시원찮을 녀석들. 당신들 모두 내 말을 듣기는 한 건가? 야를 그림나르께서는 배들을 있는 대로 긁어 모아 탈출시켰어. 그것 말고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외부로 전달할 방법이 없었으니까. 폭풍이 우리의 목을 조였지. 그래서 우리는 도망칠 수 밖에 없었어. 탈출하고, 흩어졌지. 어떻게든 우리의 울음소리가 들릴 수 있는 곳에 닿으려고...+


그라우프르가 씁쓸한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것들은 끝내 우리를 쫓아왔어. 우리는 결국 따라잡혔고, 그 결과가 이 꼴이지. 어둠 속에서 녀석들의 검이 나타났다. 뼈로 만들어진 뿔이 이 철벽 속에서 솟아났어+


+불생자들은 피할 수 없지. 그들의 마술이 늑대들을 침묵시킨 모양이군+


갈레오가 말하자 안니카가 그라우프르에게 물었다.


+전사여, 당신은 어디에 있었지요? 이 폭풍은 어디에서 발생한 거예요?+


+아마겟돈. 공업 행성이지. 대기는 독성 물질로 가득 찼고 잿가루에 휩싸인 하이브 탑은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곳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는 폭풍 그 자체였지. 별들의 포식자...+


그때 소티스가 우리 모두에게 말했다.


+이대로 놔뒀다간 죽을 겁니다. 그의 정신이 약해지고 있어요. 심장이 폭주하려고 한단 말입니다+


+그럼 죽게 되겠지. 허나 우리는 알아야만 해. 그가 말한 폭풍이라는 것은-.+


"폭풍이 아닙니다."


난 텔레파시가 아닌 육성으로 말했다.


"그가 말한 것은 폭풍이 아닙니다."


나는 그라우프르가 보았던 광경을 마치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똑똑히 보고 있었다. 별들의 포식자는 거대한 함선이었다. 제국의 함선과 외계인의 함선, 또는 제국과 배신자들의 함선이 정신없이 뒤섞인, 이미 함선이라고도 부를 수 없는 수준의 무언가였다.


그 크기는 비현실적으로 커서 항성의 빛을 가릴 정도였다. 그것은 물질 우주에서 탄생할 수 없는 종류의 함선이었다. 워프 속에서 사는 검은 불생자들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금속을 녹여 만든 것이다.


그리고 눈 앞에 떠올랐던 것과 같이, 그 함선의 모습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라우프르가 마침내 손을 풀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그래, 이제야 보았구나. 그레이트 울프께서는 그레이 나이트에 도움을 요청하려고 했어. 그는 당신들의 존재를 알아. 그 분께서 지금 당신들을 부르고 있다. 그림자에서 나와 빛으로 나오라고 울부짖고 계셔+


그라우프르의 의식이 점차 흐려졌다. 그가 하나 남은 팔을 바닥에 더듬었다.

+내...내 볼터...+


이미 그의 정신은 이곳이 아닌 저 먼 곳, 형제들이 있는 전장에 가 있었다. 정말이지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는 모습이었다. 난 형제들에게 내가 본 것을 전하며 말했다.


"현재 아마겟돈은 공성전을 견디고 있습니다. 그만한 크기의 함선은 일전에 본 일이 없습니다. 과거 기록에서도 본 적이 없는 것 같군요."


+확실히 그렇군. 내가 알기로도 없었네. 즉시 챕터에 알려야 하네. 이곳을 이탈해서 지휘부에 알린 다음 전쟁을 준비해야 하네+


갈레오의 말 중 무언가가 나의 피를 차갑게 식게 했다. 말카디엘 역시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기에 물었다.


+저스티카. 방금 전투(battle)가 아닌 전쟁(war)이라고 하셨습니다+


+알고 있네+


갈레오가 그의 말을 긍정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내 볼터를...+


그라우프르가 중얼거렸다. 안니카가 전사의 손을 어루만졌다.


+지금은 괜찮아요.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쉬세요, 전사여+


상처 입은 늑대는 한쪽만 남은 팔을 들어 아퀼라 문양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모양도 갖춰지지 않고 날개도 하나 밖에 없는 반쪽짜리 독수리는 솔직히 볼품없었다. 허나 그라우프르에게는 달리 방도가 없었다. 그의 다른 한 팔은 그의 옆에서 떠다니고 있었으니까. 복스 망으로 그가 쿨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심장 하나가 기능을 멈췄어. 흉갑 밑으로 그게 느껴지는 것을 보니 손상을 입어서는 아닌 모양이구만. 그리고 숨을 쉬기가 힘들어. 아무래도 폐가 망가진 것 같아+


+치료를 받지 않으면 죽을 것이오+


난 비록 아포세카리의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지 못했으나 그런 내가 보기에도 그의 상처는 심각했다. 갈레오의 말은 사실이었다. 이제 그의 목숨은 시간에 쫓기고 있었다.


+우리 배에 옮겨주겠소. 그곳에서 치료를 받으면 될 거요+


+아뇨, 그 전에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주세요. 우린 모든 진실을 알아야 해요+


+카라벨라 호에 옮겨 탄 뒤에 들어도 늦지 않습니다. 인퀴지터, 우리는 지금 즉시 이 자를 데리고 떠날 겁니다+


갈레오가 조용하지만 날이 선 목소리로 말했다. 안니카는 고개를 돌려 갈레오를 한번 바라본 뒤 우리 모두를 둘러봤다.


+프로스트 본은 펜리스의 함선이고 난 이 배가 어째서 이렇게 파괴당했는지 전부 알기 전까진 떠나지 않을 겁니다+


+잊고 있는 모양이오. 이단심문관, 그대의 소속은 더 이상 펜리스나 스페이스 울프 챕터가 아니오. 오르도 말레우스의 의무는 이보다 더 막중하오+


이번에는 갈레오도 물러서지 않고 그녀의 소속을 상기시켰다.


+분명히 말해두겠어요. 난 이 배가 어째서 이렇게 파괴당했고, 왜 승무원들은 죽어야 했는지 알기 전에는 떠나지 않습니다. 기사여, 내 말을 이해했나요?+


결국 저스티카는 마지못해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인퀴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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