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멸풍

Ruinstorm

황제와 그 충성스러운 추종자들에 대한 복수에 목마른 로가의 배신에 한계란 없으며, 강도와 기발함은 무한에 가깝다. 사악한 프라이마크와 그 군단은 피와 영혼으로 추악한 워프 거주자들과 거래했음이 분명한 금단의 워프 지식을 가졌으며 워프를 조작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끔찍한 방법들을 안다. 머나먼 과거 인류 세계를 불구로 만들고 투쟁의 시대 동안 테라를 은하 나머지와 완벽하게 고립시킨 워프 폭풍에 영감을 얻은 그는 인류를 다시 한번 공포의 심연으로 빠뜨리기 위한 부정한 음모를 고안한다. 워드 베어러는 워프에 오직 자신들만이 통제할 수 있는 새로운 폭풍우를 일으켜 반역파 전략에 조력하고, 기이한 워프 차원을 통해 항해하거나 통신하려는 충성파 측 시도를 철저히 좌절시킬 것이었다.

이 끔찍하고 위험한 계획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일은 현실 세계에서 충분한 희생과 공포를 일으키는 것뿐이다. 이스트반 성계에서 자행된 수많은 잔학 행위가 이마테리움에 울려 퍼져 악마적 에너지를 자극하고 신비한 대화재가 발생할 위협을 키웠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더 많은 피와 고통이 필요하며, 워드 베어러의 칼스 침략은 그 길로 향하는 첫 번째 발걸음이 될 터이다.

코르 파에론이 칼스에 군사 공격을 시작해 XIII 군단 함대를 파괴하는 동안, 다크 어포슬 에레부스는 행성 지표에서 일련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의식에 착수한다. 반역파의 폭력과 잔학 행위 속에 방어군의 피가 흐르고 고통과 공포가 고조되는 가운데, 에레부스와 그의 선택받은 추종자들은 추악한 찬송가와 신성 모독적인 영창으로 공기를 더럽힌다. 공간에 찢어진 거대한 균열을 지나 수천에 수천의 악마가 행성으로 소환된다. 악마들은 나타난 즉시 살육에 가담하여 학살을 가속화하고 주문의 강도를 높인다. 의식이 현실 사이의 장막을 찢는다. 가냘프게 우는 무수한 악마 무리가 현실 세계로 향하는 출구에 달하려 서로를 지려 밟는 동안에는 이리저리 휘몰아치는 광기 어린 에너지가 산 자와 죽은 자의 육신을 휩쓸어 워프 속으로 던져넣는다. 의식의 폭력성은 헤아릴 수 없을 수준이며 로가의 계획이 그 결실을 맺는다. 파멸풍이 점화된 것이다.

폭풍은 제국을 찢어발기며 인류 세계를 어둠과 고립의 새 시대로 처넣는다. 충성파의 모든 성간 항행은 불구로 전락하며 성간 통신이 거의 불가능해짐에 따라 아스트로패스 통신이 효과적으로 차단된다. 폭풍은 로가에게 워프를 통하는 모든 항해에 대한 거의 완벽한 통제력을 제공한다. 로가는 동료 반역자들에게 에테르를 통과하는 ‘비밀 통로’들을, 예측 가능하고 안전할 뿐 아니라 걸리는 시간을 대폭 단축하고 워프 여행에 따르는 시간 팽창 효과도 줄이는 보장된 경로를 알려준다. 제국 행성들은 약탈적인 반역파의 자비에 맡겨지고, 수많은 행성계가 워프 폭풍으로 완전히 단절당한다. 도움을 요청하거나 구호를 받을 수도, 안전한 장소로 도주할 수도 없는 그들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많은 성계가 그저 경고도 없이 등장한 반역파 함대의 기습 공격에 굴복한다.

지옥 같은 조류를 헤쳐 가려던 충성파 함대들은 끔찍하게 항로에서 이탈 당해 성간 공허의 광활한 허공에서 오도 가도 못하게 되거나 은하계의 저 먼 끝자락까지 내던져진다. 많은 함선은 단순히 사라져 다시는 목격되지 않는다. 그 암울한 시기에 얼마나 많은 충성파 함선과 군대가, 얼마나 많은 목숨이 상실되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으며 죽음의 총계는 상상하기조차 끔찍하다.

포위당한 칼스

Calth Besieged

울트라마린이 워드 베어러 공격의 야만성에 휘청인다. 함대는 뿔뿔이 흩어졌고 로가의 전투함들은 수 개 행성을 철저하게 파괴했다. 워드 베어러의 여러 완편 챕터와 동맹군이 칼스로 내려가 울트라마린 군단의 충성스러운 전사들을 공격하고 호루스와 카오스 암흑신들의 이름으로 그들을 살해한다.

코르 파에론은 수만 명 스페이스 마린과 그보다 몇 배는 많은 카오스 사교도를 지휘한다. 그는 수십 기의 무시무시한 타이탄 등 다양한 거대 전쟁 기계를 제공해 준 화성 메카니쿰의 반역파 파벌의 조력을 누린다.

칼스 전투가 치열하게 이어진다. 처음에는, 워드 베어러가 몇 시간 안에 울트라마린 방어군을 압도할 위협을 가한다. 거대한 종렬로 밀집한 코르 파에론의 군대가 충성파 울트라마린 부대에 돌격한다. 그들은 충성파를 무너뜨리고 자리에 붙박아 버린 뒤 포병과 궤도 포격으로 연타한다. 수세에 몰린 울트라마린은 진지를 파고 위치를 요새화할 수밖에 없다.

워드 베어러는 막대한 사교도 무리를 인간 방패로 삼아 울트라마린이 가하는 모든 주요한 반격에서 보호받는다. 그리되면 코르 파에론은 다크 메카니쿰 전쟁 기계를 전개해 충성파 방어선을 뚫는 공성추로 활용한다. 전선에 틈이 생기면 비명 지르는 악마 무리가 따라 들어가 안쪽의 방어군에 끔찍한 살육을 가한다. 울트라마린 거점이 하나씩 돌파당하면 워드 베어러가 찾을 수 있는 모든 충성파 스페이스 마린을 죽이며 맹공을 이어간다. 다크 어포슬들이 이 치명적인 최후 강습을 이끈다. 어둠의 신들에 바치는 더러운 찬송을 영창하는 이들은 반역파 스페이스 마린을 선동해 끔찍한 폭력과 잔혹 행위를 저지르도록 부추긴다.

하지만, 코르 파에론은 울트라마린의 끈기와 결의를 과소평가했다. 몇 시간이 지나자, 방어군이 워드 베어러 공세를 둔화시켜 멈추기 시작한다. 얼마 뒤에는 울트라마린이 반역파에 대한 어느 정도의 반격을 조직하기까지 한다.

울트라마린의 레무스 벤타누스 중대장은 칼스의 렙티우스 누미너스 궁전을 지키고 있다. 반역파의 첫 공격 제파가 시작됐을 때 벤티누스와 휘하 병단은 인근 누미너스 우주항에서 수송선에 탑승할 채비를 하던 중이었다. 울트라마린은 아무것도 모르는 채 공격에 휩쓸린다. 충성파 중대장은 휘하 스페이스 마린의 절반 이상을 잃은 채 궁전으로 후퇴해야만 했다.

벤타누스가 상황을 검토한다. 병력은 이제 오백도 되지 않은 스페이스 마린과 겨우 몇 개의 제국군 중대에 불과하다. 소중한 전차는 몇 대 없었고, 아마 겨우 한 다스가 조금 넘는 랜드 레이더뿐이었으며 포병 자산은 전무하다. 상대는 그 수를 정확히 추정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인간 사교도 떼거지와 대규모 워드 베어러이며 수십 기의 거대 전쟁 기계가 그들과 함께한다. 적 대열 위로는 박쥐 날개가 달린 수백 마리 괴물체가 날아다닌다. 반역파는 궁전을 포위하고 벤타누스의 방아군에 끊임없는 공격을 퍼붓는 중이다. 충성파 중대장은 자신의 병력이 공격을 무한정 격퇴할 순 없음을 안다. 강한 정신과 훌륭한 무장을 갖추었으되, 이 위치가 함락되고 모든 병력이 학살당하는 건 불과 몇 시간의 문제이다.

벤타누스는 포위된 여러 울트라마린과 통신 연결을 구축한다. 그의 상황이 특별한 게 아니다. 실은, 칼스의 모든 울트라마린이 같은 처지에 놓인 듯 보인다. 울트라마린 프라이마크가 어떤 운명을 맞았는지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그는 칼스에 남은 다른 충성파 세력에게 지원받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워드 베어러 다크 어포슬 중 가장 강력한 자, 에레부스는 황홀경에 빠졌다. 이는 그가 세운 모든 비밀 계획의 정점이다. 증오스러운 길리먼의 울트라마린이 패퇴하였다! 그들은 떼로 죽어 나간다. 마침내 워드 베어러가 황제의 종놈들에게 복수할 수 있게 되었다. 카오스의 시대가 가까이 왔노라!

하나 벤타누스 중대장은 전언 하나를 수신한다. 길리먼이다. 프라이마크께서 살아계신다! 길리먼은 살아있을 뿐 아니라 전투에 휘말려 포위당한 충성파 부대를 조직화하고 있었다.

‘벤타누스, 그쪽 상황은 절박하지만 즉각 지원해 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구나. 내 충실한 장교와 병사 상당수가 비슷한 곤경에 처했다. 지금 선 자리에서 죽는 것보다 나를 더 훌륭하게 섬길 수 있을 계획이 있다. 병력을 빠르게 조직화해 포위망의 한 지점에 단일한 집중 공격을 가하거라. 너의 목표는 그곳에서 빠져나와 누미너스 우주항으로 가는 것이다.’

‘아버지, 개처럼 도망쳐 칼스 행성을 포기하란 말씀이십니까?’

‘충실한 벤타누스야, 네 목적은 행성에서 도주하는 게 아니다. 가능한 많은 수송선을 발진시키거라. 적 지상군을 괴롭히고 가능한 한 오랫동안 주의를 분산시키도록 각각 용감한 조종사를 배정해야 할 게다.’

‘송구하옵니다만, 주군, 오래 버티지 못할 겁니다. 장갑도 약하고 무장도 거의 없는 배들입니다. 적들에게 쉽게 격추당할까 염려됩니다.’

‘하지만 귀중한 시간을, 네가 우주항 방어 레이저들을 활성화할 시간을 확보해 줄 것이다. 반역자들은 피갈증과 오만함에 빠져 우리 대포를 무력화하기보다 우리 형제들을 죽이는 데 더 신경 썼지. 누미너스의 방어 레이저는 우리가 주도권을 되찾을 기회를 줄 것이다. 벤타누스여, 나를 위해 이 일을 해준다면 너의 이름은 울트라마린에서 영원히 기려지리라.’

'알겠습니다, 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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