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그론이 도살자의 손톱을 시술받았을 때의 기억은 정확하지 않았다. 그는 거의 죽을 때 까지 약에 절여졌고, 동굴에서 끌려나와 고위 기수들의 테크노멘서들이 있는 암흑 탑으로 끌려갔다. 그 순간부터, 시야가 쪼개지고, 불분명해지고, 고통과 피의 거미줄로 뒤덮였다.

그 이후부터, 모든 기억은 마치 피를 뒤집어쓰고 본 것 마냥 희미했다. 그가 일어났을 때, 더 이상 탑이 있지 않았다. 그는 벽의 사슬에 묶인채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그는 아레나에서 싸웠다. 테테스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파악하려 했으나, 그도 앙그론의 고통을 그대로 느꼈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망가진 비디오마냥 뒤죽박죽인 시야와 맞지 않은 소리들을 보는 것 뿐이었다.

모래가 흩어진다. 먼 곳에서 수천의 환성이 들려온다. 앙그론은 비명 속에서 자신의 이름이 들리오는 것을 눈 앞에서 바로 들었다. 비명은 그의 주먹이 상대의 머리를 박살내는 것으로 끝났다.

다시 앙그론이 감각을 느낄 수 있게 되고, 테티스가 기억을 제대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도살자의 손톱이 피에 만족했을 때, 앙그론은 다시 빛이 없는 방에 홀로 묶여 있었다. 그의 팔다리는 모두 두껍고, 무거운 사슬로 벽에 묶여 있었다. 그는 짧게 숨을 쉬었다. 고통스러운 호홉소리가 앙다문 이빨 사이로 흘러나왔다. 그리고 손톱은, 그의 몸의 모든 세포에 고통을 세겨넣고 있었다.

그리고 피. 그는 피로 뒤덮여 있었다. 피의 금속냄새가 코를 채우고, 뺨에서 흘러내린 피는 아직도 따듯했다. 도살자의 손톱이 그의 머리를 찔러대었다. 그의 피부는 마치 상처가 있는 것 마냥 상처를 치료할려는 것처럼 뜨거웠으나, 이는 치유할 수 없는 상처였다.

그 때 그는 그 이름을 들었다. 경비들은 서로 웃으며, 오노메우스가 투기장에서 찢어져 죽기전까지 얼마나 많은 승리를 거두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앙그론은 그들이 그 이름을 말하는 것을 들었다. 자신의 유일한 아버지를 죽이고, 그 유해를 모욕한 자의 이름을. 그 자는 바로 그였다. 앙그론, 오노메우스를 죽인자.

그의 폐에서 숨이 사라졌다. 보이지 않은 손아귀가 그의 가슴안으로 들어가 그의 심장을 움켜잡았다. 앙그론은 사슬에 붙잡힌 채로 최대한 몸을 일으키려했다.

오노메우스. 그들 중 가장 현명한자. 그들 중 가장 최고. 노예들의 반란을 위해 수십년을 준비한자. 검투사들을 하나로 모으고, 고위 기수들의 압제를 물리칠 수 있었던 유일한 자.

그가 죽었다. 자신의 손에.

앙그론의 입에서 나온 울부짖음은 벽 전체를 뒤흔들었다. 너무나도 거대하여 아레나 전체를 뒤흔들고, 노예들의 반란을 두려워한 경비들이 전부 모였다. 그는 울부짖었다. 그의 목이 터져나가고, 피가 입술에서 뿜어져나옴에도. 울부짖음은 3일 밤낮동안 계속되었다. 그런 슬픔과 고통의 울부짖음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으리라.

테티스는 울부짖음과 함께 앙그론의 마음을 가까이 느낄 수 있었다. 애통함과 노성에 사로잡힌 테티스의 의식은 눈부신 빛과 함께 프라이마크의 정신에서 분리되어 육체로 되돌아왔다.    

마지막 줄거리 요약:

위의 기억을 끝으로 테티스와 앙그론은 혼수 상태에서 깨어나게 된다.

한편 칸의 수술 지원으로 인해 마고의 반란 계획은 잠시 멈춰지고, 갈란은 칸에게 도살자 손톱 이식하는 것을 성공한다.

앙그론은 이에 흡족하며, 칸을 그제서야 아들이라고 지칭하게 되고, 갈란에게 손톱을 얼마나 빨리, 많이 이식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물어봅니다.

앙그론의 갈굼에 몇 시간만 주시면 일 천명의 진정한 아들을 줄 수 있다는 갈란 술락, 그렇게 앙그론은 새로이 만들어낸 아들들과 함께 게헨나에 강하합니다. 한편 마고와 깨어난 테티스, 그리고 뜻을 같이하는 이들도 게헨나인들이 손톱 제작에 핵심이었다면, 마찬가지로 손톱 제거를 가능케 할 지식이 있다고 판단, 게헨나로 갈 준비를 합니다.

저번 공격때 너무도 많이 죽어서 게헨나인들은 숫적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고, 결국 미친듯이 싸우는 도살자의 손톱을 단 월드 이터에게 패배하고 도시 중앙까지 뚫리게 됩니다.

게헨나인들의 정체는 바로 일종의 군체의식. 게헨나인들에게는 유전적인 문제가 있었기에, 그들은 중앙첨탑에 자신들의 몸을 포드에 넣은채로 의식만을 연결하여

인공몸으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갈란이 손톱 제작에 참조한 지식은 바로 이 의식 연결 기술이었구요. 

즉 진짜 게헨나인들은 수천명 정도에 불과한 황제처럼 말라비틀어진 식물인간이고, 지금까지 월드 이터는 그들이 조종하는 수십억의 가짜 게헨나인들이었습니다. 

한편 마고 일행은 광인처럼 싸우며, 식인행위까지하고 아군도 몰라보는 월드이터들을 보고 경악하며, 어떻게든 막으려 앙그론과 대면합니다.

앙그론에게 인류의 황제와 12군단의 이름으로, 구속을 받고 테라로 같이 가자는 마고, 당연히 앙그론은 듣지않고 서로 전투가 벌어집니다.

결과는 마고측의 패배. 배반자들의 시체와 진시드는 썩게 내버려두고, 앙그론은 다시 함선으로 돌아와 군단원 전체에게 8일 걸려 손톱을 이식합니다.

이식이 완료되자 또 다시 게헨나로 강하하여 모조리 불태워버리고, 결국 마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12군단은 막장의 길을 걷게 됩니다.

그리고 소설은... 러스의 기함 Hrafnkel이 왔다는 보고로 끝납니다.

그렇습니다. 월드 이터와 스페이스 울프가 맞붙은 사건, 게헨나 스코어링이 바로 이 소설의 다음 부분입니다.

에필로그는 1만년 후 다시 우연히 게헨나로 돌아와 깽판치는 칸의 전투로 끝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