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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아이젠슈타인 호의 탈출 13장 (3) - [로갈 돈]

Fra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03 09:3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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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함들은 마치 상처 입은 먹잇감 주위를 빙글빙글 배회하는 늑대들처럼 호위함의 주위로 몰려들었다. 그것들은 아이젠슈타인 호의 상태를 관찰하며, 그 배를 검토하였다. 센서 반사판들과 도청 장치들은 표류하고 있는 그 전함들을 향해 돌려졌고, 학습 지성들은 그 배를 지금의 상황까지 이끌었을 일련의 사건들을 이해해보고자 시도하였다.

​ 제국의 호위함, 아이젠슈타인 호를 조그마해 보이게 만들 정도로 거대한 전함들은 다수의 무장된 랜스 캐논들을 목표물의 실루엣을 향해 배치시킨 뒤, 사격 해법을 계산하고, 목표 함선을 파괴할 경우에 대비해 포대들을 가열시켜두었다. 단 한 번의 일제 포격만으로도, 그것도 전력을 다해서 포격을 가하지 않더라도 아이젠슈타인 호를 영원히 소멸시켜버리기에는 충분하였다. 지휘관의 입으로부터 단 한 마디의 명령만 떨어지면, 버튼이 눌러지고, 트리거는 당겨질 것이었다.


함대는 느리게 이동하였다. 함대에 소속된 전함들 중 일부는 눈앞의 호위함이 그들을 이곳으로 이끌기 위해 발생시킨 워프 플레어가 미끼에 불과하였을 경우를 걱정해, 문제의 난파선을 즉각 파괴하자고 주장하였다. 일개 호위함 정도에 불과한 크기의 함선이라도 제대로 된 무장을 갖추도록 개조되어 있기만 하다면, 그 함선은 전투 순양함까지도 파괴하기에 충분한, 날아다니는 폭탄이 될 수도 있었다. 다른 이들은 강경파에 비해 좀 더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어떻게 인류의 전함이 이곳까지, 그들에게 알려진 우주 공간의 가장자리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는 이런 곳에까지 도달하게 된 것일까? 대체 어떤 여정이 있었기에 저 호위함에 타고 있는 자들은 구조될 수 있다는 헛된 희망 때문에 스스로의 엔진들까지 포기했다는 말인가? 대체 저 선체의 장갑판에 나있는 상처들을 만든 적들은 무엇이란 말인가?


마침내, 전쟁 함대의 포식자 함선들 중 가장 거대한 함선이 아이젠슈타인 호와 대면하기 위해 나머지 함선들로부터 떨어져 나왔다. 호위함 아이젠슈타인 호가 함대의 나머지 전함들과 비교해서 늑대의 앞에 선 한 마리 여우와도 같았다면, 이 거대 함선과 비교하면 아이젠슈타인 호는 거신의 앞에 선 한 마리 날벌레에 지나지 않았다. 그 전함은 검은 소행성을 깎아 만든 신의 주먹이었다. 니켈과 철로 이루어진 그 거대 함선에는 크레이터 자국들이 나있었고, 그 표면으로부터는 널찍한 탑들이 뾰족하게 솟아올라 있었다.


먼 거리에서 그 전함은 마치 금과 흑철로 가늘게 줄세공이 된 철퇴의 머리 부분 같이 보였다. 그 전함이 가까운 거리까지 다가오자, 도시 하나만한 크기의 첨탑들과 다리들이 모습을 드러내었고, 그것들 중 대부분은 수천 개의 창문들에서 비추어 나오는 빛들로 번쩍이고 있었다. 그 외의 다른 첨탑들에는 대륙 하나를 파괴하기에 충분한 분량의 병기들이 줄지어 숨겨져 있었다. 그 거대한 전함의 경계선 주위에는 이빨자국 같은 도크들이 설치되어 있었고, 그 안에는 아이젠슈타인 호만한 크기의 함선들이 실려 있었다. 그 함선이 가까이로 다가오자, 그 함선이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중력이 아이젠슈타인 호의 진로를 바꾸며, 아이젠슈타인 호를 서서히 끌어당겼다. 자동 병기 드론들이 벌떼처럼 배치되며, 표류하는 호위함의 주위로 집결하였다. 드론들은 마치 하나처럼 움직이며 아이젠슈타인 호의 파괴된 선체를 향해 강한 탐조등을 돌리고, 그 호위함을 공허의 어둠 속에 못박아버렸다. 눈이 멀어버릴 듯 밝은 새하얀 광선들이 아이젠슈타인 호를 완전히 뒤덮어버렸다.

아이젠슈타인 호의 명판은 여전히 에메랄드 빛 함수 날개 꼭대기에서 그 모습을 확연히 드러내고 있었다. 아이젠슈타인 호의 명판은 반사광으로 밝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아이젠슈타인 호의 함내에서, 한줌의 영혼들이 그들의 운명이 정해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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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르가 복도에서 걸어왔다. 그의 어깨에는 장전되고 공이도 당겨진 콤비 볼터가 두꺼운 총끈으로 매여 있었다. "가장 바깥쪽의 갑판들은 이제 텅 비었습니다, 중대장님." 하쿠르가 가로에게 말했다. "바우트가 함내의 대기를 저장 탱크들과 이곳으로 돌려주었습니다. 생명 유지 기능의 혜택을 받고 있는 함내 공간은 전체의 3분의 1도 되지 않습니다만, 호흡하는 데에 부족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좋아." 가로가 서전트의 보고를 받아들이며 말했다. "행진로 갑판에 있던 인원들은 전원 철수하였나?"

고참병 하쿠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중대장님. 제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오랫동안 그들을 거기 내버려두긴 했었습니다만, 이제는 다 철수시켜두었습니다. 그곳의 인원들에게는 현창을 통해 외부를 감시하는 임무를 맡겨두었었죠. 관측용 수정구가 가동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아예 관측을 포기하고 있느니 차라리 육안으로 직접 관측하기라도 하는 편이 더 나을 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판단이 빨랐군. 그들이 무엇을 보았다던가?"

하쿠르는 불편한 듯 자세를 바꾸었다. 그가 자신의 지휘관에게 명확한 대답을 해줄 수 없을 때면 항상 보이는 모습이었다. 가로는 하쿠르의 이 오랜 버릇을 잘 알고 있었다. 안두스 하쿠르는 자신의 배틀 브라더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을 때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느꼈고, 동시에 그는 자신이 무엇에든지 절반 정도 밖에는 제대로 된 사실을 얘기해줄 수 없을 때 그것을 싫어하였다. "다수의 함선들이 발견되었습니다, 중대장님. 그리고 그 함선들은 제국의 함대에 소속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나타니엘의 입술이 말려 올라갔다. "이스트반 성계에서의 일 이후로 그런 정보는 그저 날 더 신중케 만들 뿐이지. 그 외에 다른 것은 보지 못했다던가?"

"해당 함대는 한 거대 구조물의 주위를 맴돌고 있습니다. 거의 우주 요새만하거나, 그보다도 더 거대한 크기입니다. 그 구조물의 모습을 본 형제가 제게 그것처럼 커다란 것은 처음 봤다더군요. 녀석은 그 구조물의 크기를 오크들의 괴물 전함에 비교해서 이야기했었습니다만, 그것처럼 조잡하지는 않다고 했습니다."​


가로의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그의 뒤통수를 밀어대었다. 그의 머릿속에서 하쿠르의 설명과 일치하는 무언가가 반쯤 떠올랐다. "복스에서는 아무런 말도 없던가?"


하쿠르는 고개를 저었다. "현재 중대장님께서 명령하신 대로 통신 침묵 상태를 유지 중입니다. 만일 저 밖에 있는 전함들 중 하나가 저희의 전투용 주파수에 방송을 보낼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 들어와 있다면, 놈들은 아마 방송을 보내지 않기로 선택한 것이겠지요."


가로는 고개를 끄덕여 하쿠르에게 축객령을 내렸다. "하던 일을 계속 하게. 그렇다면 계속 기다리는 수밖에는 없지." 가로 전투 중대장은 넓은 병기고 내부를 도로 걸어갔다. 병기고의 격벽들은 살아남은 승조원들이 그곳에서 발붙일 곳을 찾을 수 있도록 신속하게 개방되었고, 가로는 인산인해를 이룬 인파들이 비상용 바이오륨 랜턴이 내는 침침한 빛 속에서 잔뜩 붐비고 있는 모습을 그가 서있는 그 자리에서 볼 수 있었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의 가장자리에 있는 이들 중 많은 이들은 무장을 갖추고 있었고, 그들 사이에서는 필사적인 분위기가 풍기고 있었다. 가로는 침착하게 조심하며 사람들 사이를 지나갔다. 그는 동료 아스타르테스들에게 그리하는 것 같이, 모든 승조원들과 일일히 눈을 맞춰주었다. 그들 중 일부는 가로가 그들의 곁을 지나가자 전율하며 몸을 떨었고, 다른 이들은 가로가 고개를 끄덕여주자 조금이라도 키를 키우기 위해 허리를 꼿꼿이 세웠다.


가로는 지금까지 복무해오면서 언제나 제국군의 평범한 병사들을 아스타르테스들과 같은 전사라고 여겨왔지만, 그가 그들로부터 동족의식 같은 것을 느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오늘 우리 모두는 우리의 임무로써 하나가 되었다. 가로는 감회에 젖어 생각하였다. 이곳에 군단이나 계급 따위의 장벽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가로는 묵직한 플라즈마 피스톨을 양손으로 안듯이 붙들고 있는 까무잡잡한 피부의 장교, 카리야에게로 걸어갔다. "존귀하신 중대장님." 카리야가 탁한 목소리로 말했다. 카리야 함장의 얼굴은 그가 도주 과정에서 입은 부상으로 부어 있었다.


"존경하는 함장 공." 가로는 카리야의 인사에 응대하였다. "그대에게 사과를 해야 할 것 같군."


"오, 그러십니까?"


가로는 주변의 선체 벽을 손짓으로 가리켜 보였다. "그대는 내게 훌륭한 함선을 주었었네. 내가 그것을 많이 망쳐버렸지."


"거기에 대해서는 사과하실 필요 없습니다, 중대장님." 카리야는 웃음을 터트렸다. "저는 대성전에서 중대장님의 동족들을 수십 년 동안이나 섬겨왔지만, 아직까지도 전 당신들을 절대 이해하지 못할 것 같군요. 어떤 면에서 당신들은 저희 같은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더 우월한 것 같으면서도, 또 어떤 면에서는...." 카리야는 말끝을 흐렸다.


"계속 말해보게." 가로가 말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하게, 바리크. 우리가 함께 경험한 시간들을 생각해보면 우리가 그 정도는 솔직해져도 될 법한데."

​ 카리야 함장은 가로의 팔을 툭툭 두들겼다. "어떤 면에서 당신들은 마치 장난꾸러기 형제들과도 같으십니다. 지위와 형제애를 갈구하시면서도 동시에 서로 간에 경쟁을 벌이시기도 하지요. 모든 인간들과 마찬가지로 당신들은 자신의 아버지의 그늘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애를 쓰면서도, 동시에 아버지의 자랑거리가 되기 위해 애를 쓰기도 합니다. 가끔씩 저는 만일 당신들이 싸울 수 있는 전쟁이 더 이상 없어진다면, 용감하고 고결한 아이들 같은 당신들께 무슨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 하곤 했지요." 가로가 그에 대답하지 않자, 카리야는 고개를 떨구었다. "죄송합니다, 중대장님. 당신을 모욕하고자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대는 날 모욕하지 않았네." 가로가 대답하였다. "그대의 통찰은.... 상당히 도전적이군. 그저 그것뿐일세." 가로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자네의 질문에 대해서는, 나도 그 대답을 알지 못하겠네. 만일 더 이상 전쟁이 없다면, 무기들을 도대체 어디에 가져다 쓸 수 있을까?" 가로는 카리야의 플라즈마 피스톨과 자신을 번갈아 가리켰다. "어쩌면 우리는 새로운 전쟁을 만들어 내거나, 혹은 서로에게 총부리를 돌리게 될지도 모르지."


"호루스가 한 것처럼 말입니까?"


싸늘한 한기가 가로의 영혼을 휩쓸고 지나갔다.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지." 그 생각은 그의 마음속에 묵직하게 내려앉았다. 가로는 그 생각을 억지로 밀어내며 몸을 돌렸다.


가로는 센데크와 하쿠르가 어스펙스 장치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바우트의 도움으로 센데크는 아이젠슈타인 호의 외부 감지 장치들 중 일부에 접속할 수 있었다. "중대장님! 감지 장치의 수치가....!"


가로는 머릿속에서 카리야가 했던 말에 대한 생각을 지워버리고 다시 전투 상태에 집중하였다. "보고하라."

​ "에너지가 증강되고 있습니다." 하쿠르가 말했다. "한 순간은 선체를 심층 스캔 조사하는 것이리라고 생각했습니다만, 그 순간 패턴이 변화하였습니다."


복잡한 파형 그래프가 어스펙스 화면 위로 꿈틀거렸다.


"스캔이라고?" 가로는 센데크를 힐끗 바라보았다. "이렇게 두꺼운 쇠와 강철에 둘러싸여 있는 상태에서도 우리가 여기에 있는 것이 감지될 수 있나?"


"가능합니다." 센데크가 대답하였다. "센서에 충분한 동력을 공급할 수 있는 전함이라면 그 어떤 질량의 차폐물 너머로도 뚫고 감지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저게 전함인지, 아니면 우주 요새 부류의 무언가인지는 몰라도 말입니다." 하쿠르가 덧붙여 말했다.


싸늘한 깨달음이 가로의 가슴속을 엄습하고, 가로는 센데크의 손에서 어스펙스 장치를 뺏어 들었다. 그 패턴. 그는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었다. "전투 준비!" 가로가 노호성을 질렀다. 가로의 목소리가 실내에 메아리쳤다. "전투 준비! 놈들이 오고 있다!"

​ 어스펙스 장치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어버린 하쿠르와 센데크는 각자의 무기를 들고 격실 내 주변 사방으로 총구를 돌렸다. 가로의 명령에 승조원들은 패닉에 빠졌다. 가로는 카리야가 사납게 명령을 내리는 것과, 카리야의 부하들이 총을 들고 준비 태세를 갖추는 것을 보았다.


"중대장님, 무슨 일입니까?!" 센데크가 물었다.


"저쪽이다!" 가로가 병기고의 중심부를 가리켰다. 그곳은 입구 안쪽의 탁 트인 공간으로, 하쿠르는 그곳에 지그재그 모양의 바리케이드를 쌓아두었었다. 지하 깊은 곳에서 전기 모터가 돌아가고 있는 듯한 낮은 울림소리가 허공에서부터 들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가로 전투 중대장의 피부는 정전기로 인해 따끔거리고 있었다.


에메랄드 빛 깜부기불이 갑판 위로 춤을 추며 깜빡거리고, 한 순간 그들은 엠피리안 깊은 곳에서 그들의 배로 찾아왔던 워프의 기괴한 괴물들을 떠올렸다. 그러나 지금의 현상은 그것과는 다른 것이었다. 가로는 이번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내가 명령을 내리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사격을 개시하지 마라!" 가로가 고함을 쳤다.


그리고 그 직후, 그들이 왔다. 공기 분자들이 갈라지며 울려 퍼진 천둥 같은 소리와 함께, 비취색 번개의 타는 듯한 섬광이 병기고의 바닥 한가운데에서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 색채의 역류가 벽과 천장에 뚜렷한 그늘을 드리웠다. 가로는 광휘가 그의 눈을 부시게 해 그의 눈이 일시적으로 멀어버리기 전에, 한 손을 들어 섬광으로부터 자신의 눈을 보호하였다. 이후, 제자리에서 밀려난 대기 사이로 평면적인 균열이 생겨남과 동시에 빛과 소음이 사라지고, 텔레포테이션의 순환 과정이 완성되었다.

한때 맨 바닥에 폐기된 장비들만이 흩어져 있던 곳에는, 이제 갑옷을 입은 굳건한 형체들로 이루어진 부대가 완벽한 원진(圓陣)을 이루고 있었다.​ 고리 형태를 이루고 늘어선 여덟 아스타르테스들은 볼터를 어깨에 견착하고 있었고, 병기고 내에 있는 이들은 그 누구도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아스타르테스들의 파워 아머는 바이오륨 랜턴의 빛 속에서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여덟 명의 아스타르테스들 중 한 명이 맑고도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즉각 복종을 받는 데에 익숙한 이들 특유의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누가 이곳의 지휘관인가?"


가로는 무기를 엉덩이께로 내리고, 방아쇠에는 손가락을 걸친 채로 앞으로 걸어 나섰다. "내가 지휘관이오."


가로는 그제서야 그들에게 말을 걸어온 이를 보았다. 그는 헬멧을 쓰지 않은 채 머리를 내어놓고 있었다. 가로는 그 전사의 굳은 얼굴에서 장난기라고는 없는 듯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전사의 등 뒤에 있는 것은.... 그 뒤에 있는 저 자는 대체 무엇이지?


"무장을 해제하고 자신의 신원을 밝혀라!"


마음속에서 끓어오르고 있는 긴장감에도 불구하고, 가로의 마음속에 있는 무언가가 그로 하여금 그 전사가 내뱉은 거만한 어조에 반발하게 만들었다. 가로는 전사의 명령에 대한 대꾸로 냉소를 지어 보였다. "그럴 수는 없다." 가로는 내뱉듯이 말했다. "이곳은 나의 전함이고, 너희들은 나의 허가 없이 이 전함에 승선하였다!" 돌연, 그가 며칠 동안 자신의 내면에 가두어두고 있었던 그 모든 긴장과 분노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가로는 눈앞의 전사에게 응수하며, 그 모든 분노를 그의 대꾸 속에 쏟아 넣었다. "무장을 해제하고 신원을 밝혀야 하는 것은 바로 너희들이며, 너희들은 내 질문에 대답을 해야만 할 것이다!"


그 뒤를 따라 이어진 침묵 속에서, 가로는 누군가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아이젠슈타인 호에 텔레포트해온 모든 아스타르테스들은 동시에 총구가 바닥을 향하도록 볼터를 내렸다. 가로에게 말을 걸어왔던 전사가 몸을 숙이고 옆으로 물러나, 다른 인물로 하여금 앞으로 걸어 나설 수 있도록 해주었다. 바로 가로가 그들 무리의 중심에서 언뜻 보았던 그 인물이었다.


황색과 금색이 섞인 갑주를 입고 있는 거대한 형체가 빛 속에서 몸을 드러내자, 가로는 자신의 목이 죄어드는 것을 느꼈다. 바이오륨 랜턴의 쇠약한 빛 속에서조차도, 새로이 모습을 드러낸 그 인물의 존재감은 병기고 내부를 환히 비추었다. 눈처럼 하얀 부스스한 머리카락으로 뒤덮인 엄한 얼굴에서부터, 타협을 모르는 엄격한 시선이 병기고 내부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고, 그 모습은 그가 입고 있는 거대한 황금빛 황동 갑주와 함께 그를 사람이 아닌, 걸어 다니는 동상처럼 보이게 만들어주었다. 그렇다. 그는 사람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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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마크야." 가로는 하쿠르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 가로의 목구멍에서 모든 말이 스러져버렸다. 가로는 자신이 눈앞의 장군이 입고 있는 갑주로부터 시선을 떼어내지 못하고 있음을 문득 깨달았다. 가로의 갑옷과 마찬가지로, 그 거대한 전사가 입고 있는 흉갑에는 그의 가슴과 양쪽 어깨 위로 날개를 펼치고 있는 독수리 장식이 달려 있었다. 그 전사의 견갑 위에는 화이트 골드로 된 원반이 달려 있었고, 그 위에는 흑청색 사파이어를 깎아 만든 상징이 달려 있었다. 주먹을 꽉 쥐고 담대히 위협을 가하고 있는 건틀렛의 상징이었다. 마침내, 금강석처럼 단단한 두 눈이 가로의 모습을 발견하곤 그에게로 고정되었다.

​"우리의 침입을 용서하거라, 나의 친족이여." 그 반신이 말하였다. 그의 목소리는 힘차고도 굳건했지만, 그는 가로를 힐책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는 않았다. "나는 제 Ⅶ 레기오네스 아스타르테스의 주인이자 황제 폐하의 아들, 그리고 임페리얼 피스트 군단의 프라이마크인 로갈 돈이다."

​ 가로는 다시 한 번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았다. "가로입니다, 전하. 저는 데스 가드 군단의 전투 중대장, 나타니엘 가로이며, 이 우주선 아이젠슈타인 호를 지휘하고 있습니다."

​ 돈은 온화하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이 배에 승선할 수 있도록 허가를 구하겠다, 중대장이여. 어쩌면 내가 그대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르니."



──


등장하자마자 간지를 철철 뿜어주시는 트루 충성파 프라이마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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