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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팬픽] 어떠세요, 선생님? 손수 만든 미약의 맛은.

아니그냥없어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8.18 17:3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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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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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 넘치는 도시의 모두가 마치 쥐 죽은 듯 곤히 자고 있을 심야, 깊디 깊은 어둠이 내려앉은 피벨 저택.


"음~♪"


입구를 통해 불빛이 살짝 새어나오는 주방에서 소녀가 부르는 즐거운 음색의 콧노래 소리가 차분한 밤공기를 따라 울려퍼졌다.


얼마 안 가 냄비의 물이 보글보글 끓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자 소녀, 루미아는 온갖 약재들을 냄비에 첨벙 투하했다.


그리고 햇빛이 잘 드는 작은 창문 아래의 선반에서 바구니 안에 한가득 들은 약초를 적당히 집어든 뒤, 절구에 넣고 빻기 시작했다.


정해둔 시간을 되어 물이 다 끓자 루미아는 며칠에 걸쳐 숙성시킨 약초의 즙을 뜨거운 물에 담아 국자로 천천히 저었다.


그렇게 짜낸 농축액을 마지막으로 망에 걸러 불순물을 가려냈다.


"······후우~ 좋아, 드디어 완성이다!"


아담한 사이즈의 병에 담긴 액체를 보며 루미아는 기쁜 듯이 밝게 웃었다. 


시간도 많이 잡아먹고 하니 상당히 번거롭긴 해도, 역시 결과물이 눈앞에 있으면 얼굴이 저절로 풀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한참 동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요리에만 신경을 쓰느라 어느덧 밖은 밤이 된 것조차 모르고 있었다.


"아, 그러고 보니······ 벌써 밤이구나. ······후훗, 너무 정신이 팔려있었나 봐."


위가 둥근 모양의 긴 유리 창문에 다가 선 루미아는 밤하늘 높이 떠오른 캄캄한 바깥 풍경을 바라보았다.


어쩌면 길을 잃고 헤멜지도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서 어둡고 차가운 상공에 빛을 날라주는 달빛.


그 모습을 보고 갑자기 무슨 생각이 떠오른 걸까. 


루미아는 유리병 안에 담긴 수수께끼의 액체를 바라보고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아직은······ 저한테도 기회가 있는 거겠죠? 선생님."


그리고 투명한 유리병의 겉면에 비친 그녀의 얼굴은······.



* * *



그리고 그런 일이 있던 바로 다음 날, 방과 후.


"읏차!"


각종 플라스크와 약물병들이 든 상자를 선반으로 옮긴 글렌은 아무래도 힘이 다한 모양인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러고 보니 어느덧 등은 삐질삐질 맺힌 땀으로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하아~ 이걸로 마지막이군······. 젠장, 그보다 지금 내가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지?"


더 이상 서 있을 힘도 없는 글렌은 머리를 벅벅 헤집으며 투덜거렸다.


현재 글렌이 있는 이곳은 각종 다양한 실험 도구가 빼곡히 구비돼 있는 실험도구 창고.


당장 내일 할 예정인 연금술 실험을 위해 필요한 물품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옮기는 중이었다.


학원장 릭이 감봉을 조건으로 제안을 하나 한 이유가 바로 이것. 


수업에 들어가는 비용을 전혀 들이지 않고 직접 공수한다면, 당분간의 감봉 처분은 면제해주겠다는 달콤한 제안이 이유였다.


물론 단순 합계로만, 근 3개월은 감봉 예정인 글렌으로서는 더 이상 선택지가 없었기에 애써 밝은 표정으로 승낙할 수밖에 없었다.


"뭐, 내가 기꺼이 받아들인 일이니 끝내기는 하겠지만······ 이건 많아도 너무 많은 거 아냐?"


혼자만 쓸쓸히 있는 방에서 글렌은 바닥에 놓여있는 상자들을 지긋지긋한 눈으로 흘겨보았다.


하나같이 염색용 시약을 보관하는 용도의 캘린더가 담긴 상자였다. 


깨지기 쉬운 유리로 되어있다 보니 당연히 상자 안쪽은 푹신한 솜으로 충격을 대비해둔 상태였다.


"하아······ 이러면 오늘도 야근 확정이구만. ······하긴, 뭐 상관없나. 요즘은 집에 돌아간 게 거의 손에 꼽을 정도니······."


이젠 정이 들 만큼 몇 번째 보고 있는지 모를 마지막 상자를 선반에 올려놓은 글렌은 몸을 탁탁 털고 창고를 나왔다.


창 밖을 내다 보니 어느새 밖은 노을이 서산 너머로 저물려 하고 있었다. 


창공을 수놓는 무수한 흑색의 구름들과 눈부시게 빛나는 석양이 만들어내는 기적.


"그래도 뭐······ 그 녀석들을 위해서니까. ······모처럼 좀만 더 힘내볼까."


그 광경을 멍하니 바라본 글렌은 곧 머리 뒤로 팔짱을 끼더니 휘파람을 불며 숙직실로 향했다.


그리고 그의 얼굴에는 그 자신도 모르는 흐뭇한 미소가 드리워져있었다.



* * *



책상 위에 마술 시약으로 몇 번 정도 실험한 흔적이 조잡하게 널브러진, 불이 꺼진 숙직실ㅡ.


"······드르렁~ 쿠우울~ 음······."


침대에서 칠칠맞은 자세로 자는 청년의 코골이만이 들려오는 그런 아무도 없는 숙직실에ㅡ.


끼이익······.


문을 아주 조심스럽게 여는 소리가 들리지도 않을 정도로 아주 조용하게 울려퍼졌다. 


하지만 이미 숙면에 빠진 글렌이 이 소리를 눈채챌 일은 없으리라.


불청객의 정체는 어딘가 낯이 익었다.


방 안을 가득 채운 어둠과는 반대로 화사하게 반짝이는 금발. 진취적인 느낌을 띠는 선명한 하늘색 눈동자.


또래보다 어딘가 어른스럽고 상냥한 데다 누구에게나 편견없는 성격인 덕에 학교에 있는 누구라면 모를 리가 없는 소녀, 루미아였다.


'선생님······ 몰래 들어와서 죄송해요. 하지만······.'


루미아는 소리로 인해 들키지 않도록 사뿐사뿐 발걸음을 옮겨 근처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어두운 실내를 은은히 비추는 흑마 【토치 라이트】를 밝힌 후, 글렌이 무방비하게 자는 모습을 조용히 그대로 지켜보았다.


'이게 선생님이······ 주무시는 모습이구나. 후후, 귀여워라······.'


루미아는 사랑스러운 눈으로 그 광경을 계속해서 감상했다.


이대로 시간이 영원히 멈췄으면 좋겠다. 글렌이 자고 있는 저 침대에 들어가서 한 이불을 덮어쓰고 함께 자고 싶다.


'으응······ 안 돼. 오늘은 이걸 위해서 여기까지 온 게 아니잖아.'


하지만 고개를 붕붕 저어 가까스로 그런 달콤한 유혹을 모두 떨쳐낸 루미아는 품 속에서 작은 유리병을 꺼냈다.


분홍색이라는 기묘한 색의 액체가 가득 담긴 유리병이었다.


'······아, 으······ 이, 이걸 선생님께······.'


루미아는 잠시 망설이는 표정으로 병을 쳐다보다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그렇다. 사실 이 병 안에 담긴 물약은 『사랑의 미약』.


요컨대,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 약을 먹이면 대상의 성욕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려 매료시키는······ 일종의 최음제였다.


지금으로부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알자노 제국은 여러 번 결혼이 가능한, 즉, 중혼이 합법인 국가였다. 


다만, 왕가쪽 계보를 제외한 귀족층에서는 여러 명의 첩을 두고 있었기에 정실을 제외한 나머지의 경쟁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기 위해 남편을 꾀어 이러한 비기(祕器)를 사용한 것이 그 시초가 되었다.


하물며 사실 이 『사랑의 미약』도 루미아를 따로 몰래 불렀던 알리시아 7세가 막무가내로 짓궃게 웃으며 전해준 것이다.


그러니까······ 이제는 조금 더 진도를 나가도 상관없지 않을까. 


그와 재회하고서 얼마 되지 않아, 목숨을 잃을 뻔했던 자신을 목숨을 걸고 구해줬던 그에게 수줍게 키스했던 그 때로부터······.


"······그치만 아직은 이대로 더 있고 싶은걸."


하지만 루미아는 쿡쿡 웃으며 글렌을 계속해서 훔쳐보았다.


이대로 시간이 멈춘 듯한, 단둘만 있는 방에서, 조금만 더 그와 함께 있고 싶었다.


이따금씩 코를 드르렁 시끄럽게 골지만 어느새 거짓말처럼 잠잠해지는 모습도 그저 흐뭇하고 사랑스러웠다.


"4년 전부터 당신을 줄곧 보고 싶었답니다. 제 인생을 몇 번이나 구원해주었던 당신을요."


지금으로부터 4년 전, 군인 시절의 글렌과 한 번 만났던 것을 시작으로······.


아마 지금처럼 깊어지지는 못했으리라고 생각했던 만남이.


당장 이 순간에도 머릿속이 그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찬, 이제 자신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애정으로 발전되기까지······.


"항상 쉬지도 못하시면서까지······ 저희를 위해 애써주시는데······ 그 점은 늘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아마 무슨 기분 좋은 꿈이라도 꾸고 있는 걸까. 그 꿈에 자신은 과연 나오는 걸까.


그런 막연한 기대감을 품으면서 루미아는 글렌을 향해 서서히 다가왔다.


"오늘만이라도 좋으니······ 제 응석을, 어리광을······ 받아주실 수 없으세요······?"


의자에서 천천히 몸을 떼어, 그의 얼굴을 향해······.


뺨은 벌써 뜨거운 걸 느꼈는지, 순식간에 달아올랐지만, 이상하게도 오늘만은 마음이 한없이 따스하고 편안했다. 기분이 좋았다.


"······죄송해요, 선생님."


미안한 표정을 한 루미아는 잠시 몸을 일으킨 후, 손에 쥐고 있는 약병의 뚜껑을 열었다.


그러자 병 안에 있는 미약의 냄새가 공기를 타고 천천히 코 끝을 자극해왔다.


"······으읏~?!"


맡는 것만으로도 벌써부터 몸이 달아오르고 후끈거렸지만 지금 그런 걸 느낄 틈은 없었다.


지금의 글렌으로 볼 때, 딱히 입을 벌린다고 잠에서 깨어날 것 같진 않았다.


게다가 이 약에는 진정제 효과도 들어 있었다. 이미 잠들어있는 사람에겐 효과가 한 층 더 강하게 작용하리라.


'모처럼의 어리광이 이런 『형태』라 정말 죄송해요, 선생님. ······그럼······ 응, 으읍······.'


병 안에 든 미약을 한 모금 삼킨 루미아는 글렌의 입술을 향해 천천히 얼굴을 들이밀었다.


이제 얼마 가지 않아, 이 몸은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될 터.


그렇게 생각하니 정말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일 이것이 생사를 함께 넘어온 절친들에게 새치기 혹은 배신이 된다고 할지라도······.


글렌이 깨지 않도록 그의 입술을 아주 살며시 연 루미아는ㅡ.


"······응, 우응······ 읍~ 파아~."


입 안에 들어있는 액체를 단 한 방울도 남김없이 그의 입 안으로 모조리 탈탈 털어넣었다.


"후후, 뭐. 제 침도······ 약간은 섞여있겠지만······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지 않을까요? 어차피 결국 더 많이 드시게 될 텐데."


그렇게 말한 루미아의 얼굴은. 아니, 눈동자는······ 이미 초점이 엇나가있었다. 생기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죽은 눈이었다.


한 번 맛 본 쾌락이 마치 마약처럼 끊을 수 없이 중독적이어서 이제 더 이상 자신도 통제할 수 없었다.


그저 이대로 그를 더 탐하고 싶다,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라는 순수한 독점욕과 욕망이 마음 속에 스며들었다.


"앞으로 이것보다 더 맛있는 것도 선생님께 잔뜩 드릴 테니까······ 지금은 조금만 힘내주세요, 선생님?"


그리고 글렌의 귀를 향해 방긋 웃으며 그렇게 나긋나긋 속삭인 바로 그 순간ㅡ.


"······읏, ······윽······ 그윽······."


깊게 잠에 빠져 움직이지 않던 글렌의 몸이 한 순간 단숨에 느껴질 정도로 들썩였다.


그리고 마치 온몸에 힘이 빠지는 것처럼 차츰 식는 듯 했다.


"······으? 지, 지금 선생님께 무슨 일이······."


다소 기괴한 반응에 글렌의 몸에 무슨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싶어 겁을 먹은 루미아는 넋을 잃은 채 글렌의 몸을 천천히 살폈다.


딱히 몸에 이렇다 할 변화가 생긴 것 같지는 않았다. 겉모습도 바뀐 게 없었다.


하지만 아랫쪽으로 시선을 돌린 루미아는 그제야 그 약의 의도를 은연 중에 다시금 환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 이건······."


루미아의 시선이 멈춘 곳에는 우뚝 솟아오른 무언가가, 하늘 높이 향한 채 바지를 뚫을 기세로 서 있었다.


남자 몸을 자세히 본 적은 없지만, 아마 자신이 알기로 저건 틀림없이······.


하지만 루미아는 살짝 뜨거워진 뺨을 손으로 두드려 가라앉히고 이내 싱긋 웃더니ㅡ.


"후후, 대체 얼마나 쌓여있으셨으면······ 그 정도로 바쁘셨던 거죠?"


이제 와서 혹시라도 깨지 않도록 침대에서 조용히 일어나 교복 스커트를 조심스럽게 벗기 시작했다.


스커트를 아래로 내릴 때마다 겉으로 드러나는 뽀얗고 하얀 속살.


그리고 마침내 다 벗자, 청아한 곡선을 그리는 허벅지가, 연분홍색의 속옷이 그대로 아낌없이 드러났다.


마치 모르는 사람이 이 광경을 보면, 자신이 글렌을 덮쳤다고 생각하겠지만······ 지금 그런 건 관계없었다.


"지금 제 눈에 들어오는 건······ 선생님 뿐인걸요. 하아······."


그녀답지 않게 입가에서 침을 주륵 흘리며 루미아는 조심히 글렌의 바지를 벗기기 시작했다.


진정제 효과가 통하기 시작한 이상, 이제 아침까지 무슨 짓을 하더라도 그가 깰 일은 없을 터.


사실 이것 또한 시간을 맞춰 철저하게 계산한 결과이지만 말이다.


"······이, 이게······ 선생님의······ 그거인 거지······? 아, 으······ 창피해."


팬티를 벗긴 그 자리에는 마치 터질 듯이 부풀어오른 자지가 솟아있었다.


눈에 들어온 것만으로도 무심코 알 수 있었다. 결코 이게 작지는 않은 크기라는 것을······.


마침 잠들어있는 덕분에 할 말은 다 했지만, 막상 이걸 눈 앞에서 마주하자니 쑥스러워서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몸은 더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이 아닌가. 


이 부드럽고 요염한 입술을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즐기고 싶다. 그의 몸을 한 번 사랑스럽게 껴안아 보고 싶다.


다만, 오로지 육체적인 쾌락이 이유가 아니라는 건 명백했다. 


왜냐하면······ 자신은 이대로 쭉, 가정을 이루어 그와 함께 살고 싶다는······ 소망이 있으니까.  


'아하하······ 시스티에겐 조금 미안하네. 그치만······ 이젠 어쩔 수 없잖아? 왜냐하면 나는······.'


그렇게 중얼거림과 동시에 루미아는 상체를 일으킨 후 살짝 누워 글렌과 몸을 겹치며 나직이 중얼거렸다.


"저는······ 선생님의 아이를 낳고 싶으니까요."


그리고 캔들에 토치 라이트를 옮기고 농후하고 은은한 어둠 속에서 마저 몸을 섞기 시작했다.



* * *



후일담.



복도에서 평소랑 다름없는 3인조가 도란도란 수다를 떨며 복도 통로를 걷고 있었다.


"······어? 저기, 루미아?"


"응?"


하지만 불현듯 어떤 사실을 알아챘는지 시스티나는 루미아에게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왠지 너, 요즘따라 살이 살짝 찐 것 같은데······."


시스티나는 어째선지 묘하게 튀어나온 루미아의 배를 보고 눈치를 살금살금 살피며 시선을 피한 채 물어보았다.


물론 아주 살짝만 눈에 띄는 거라 정말 가까이서 보지 않으면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차이였다.


"아······ 혹시, 이거 말하는 거니?"


"아! 아냐아냐, 역시 방금 말은 잊어! 미안, 혹시라도 기분 나빴으면······." 


시스티나는 역시 실언이었다며 손사레를 치고 고개를 붕붕 저었지만ㅡ.


"에헤헤······ 응. 실은 살 찐 거 맞아. 아하하······ 다이어트라도 해야 하나."


루미아는 수줍게 웃으며 혀를 빼꼼 내밀었다. 


"······에에에에에에?!"


여태 살면서 한 번도 살이 찌지 않던 루미아의 충격적인 고백에 시스티나는 복도가 떠나가도록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었다.


"루미아······ 살 쪘어? 아, 맞다. 어디선가 들은 적 있어. 그럼 비······ 읍?"


"리엘, 얘가 정마아아아아아아알!"


그리고 이어서 무언가를 덧붙이려던 리엘의 입을 시스티나가 황급히 틀어막았다.


그런 그녀에게 또 다시 설교를 늘어놓는 평소의 시스티나를 보며 루미아는 그 두 사람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입가를 조용히 끌어올렸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 승부는 내 승리라고 봐야겠지? 시스티."


눈앞의 떠들썩한 광경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환한 창밖만을 바라본 채 중얼거렸다.


"후훗,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시죠?"


그리고 이 사실을 모르는 누군가에게 먼 훗날을 기약하기에 앞서, 마지막으로 회심의 미소를 보내주었다.


왜냐하면.


이미 오웰에게서 빌린 【빛의 마술】을 이용한 사영기. 


미세한 움직임을 포착해두었던 마력 전조등. 


사전에 미리 그 날에 대한 기억을 【암시 마술】을 통해 바꿔서 조작해놓은 진술.  


증거라면 얼마든지 있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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