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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산] [23권 스포, 의역] 글렌 vs 저티스 2부

천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0.24 02: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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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티스 vs 글렌 2부. 본격적인 전투씬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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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티스으으으으으으으으으⸺!"


"글레에에에에에에에에에엔!"



세상의 끝에서.


글렌과 저티스가 격돌한다.


서로 검을 휘두르고 장렬한 참격이 맞부딪친다.


상단에서 내려치는 글렌의 검.


하단에서 올려치는 저티스의 검.


교차한 칼날과 칼날의 한 점에서 초신성과 같은 폭광과 충격이 발생하여, 우주 저편까지 뻗어나간다.



"······크윽!"


"······치잇······!"



충격이 서로를 크게 날려버림과 동시에⸺ 빛의 속도로 서로를 향해 날아가고, 다시 검을 휘두른다.


이번에는 글렌이 아랫쪽에서 호를 그리는 듯한 궤도로, 검을 치켜들었다.


반면, 저티스는 아득한 천공에서 쏟아지는 번개 같은 궤도로 검을 내려쳤다.


격돌하는 초신성.


섬광과 충격에. 세상의 끝과 공간이, 차원이 떨린다.


다시 두 사람은 날아가서 이 끝의 세계를 종횡무진 날아다니고, 호와 원을 그리며 급강하와 급상승, 나선을 그리며 따라붙어 내팽겨치고, 간격을 잰 뒤⸺ 이윽고, 또 격돌.


장렬하게 맞물리는 칼날과 칼날 사이에서 일어나는 초신성 폭발.


두 사람은 마치, 밤하늘을 자유자재로 달려가는 유성처럼 변해, 어러 번을 부딪치고 계속 싸운다.


그것은 마치 신역의 공중전이었다.



"······저티스······!"


"······글렌······!"



양측은 빛의 속도로 서로의 배후를 잡기 위해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계속 검을 부딪혔다.


이곳에 이른 이 정상 결전에서.


최강의 마술사간의 최종 결전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두 사람을 마술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시간을 조종할 수도, 공간을 조종할 수도, 운명 조작도, 인과율 조작도, 과거 개변도, 미래 예지도, 은하를 부수는 초절적인 파괴의 힘도, 사신을 소환 · 사역하는 일도 없었다.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글렌의 【THE FOOL HERO】.


그리고 저티스의 【ABSOLUTE JUSTICE】.


두 사람이 다다른 지고의 『하늘』 앞에서는 어떤 마술이나 마도도 아무 의미가 없다.


모든 신비와 능력이, 그저 룰 밖의 잔재주로 전락한다.


그리고 서로에게 치명타를 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글렌의 《올바른 칼날》.


저티스의 《바로 잡아야 할 칼날》.


서로가 긴 여정과 갈등 끝에 얻은, 자신의 존재를 상징하는 검 뿐이다.


그래서 두 사람은 계속해서 베었다.


서로 밤하늘을 누비는 한 줄기 유성이 되어 종횡무진 허공을 달리고, 칼날과 칼날을 부딪친다.


격돌할 때 마다 일어나는 초신성 폭발.


지금 두 사람은 인간의 몸으로 신의 영역에 도달해 있었다.



"호각······! 지금으로서는 막상막하야!"



천지개벽 같은 두 사람의 싸움을 멀리서 바라보며, 남루스가 중얼거린다.



"지금, 저 두 사람은 아득한 천공의 높이의 끝. 그리고 그 끝의 영역에서 호각······ 완벽한 길항 상태······ 종이 한 장 차이로 승패가 갈릴거야."


"그럼, 알고 있겠지. 얘들아?"


"네, 알고 있어요."



남루스의 말에 시스티나가 눈 앞을 쳐다본다.


그곳에는 저티스가 소환한 무수한 천사 군단이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 숫자는, 수천······ 아니, 수만 기⸺ 혹은, 그 이상.


대치하는 자를 절망시키는, 압권의 밀집 진형.



"우리는, 저 두 사람의 싸움에 아무것도 간섭할 수 없지만······ 그래도, 저 천사들을 막을 순 있어!"


"저 천사들은 저티스의 인공 정령⸺ 그의 마음의 측면 같은 거야!"


저티스의 【ABSOLUTE JUSTICE】의 사거리에 들어가면 선생님에게 간섭할 수 있어!"


"어떻게 해서든, 우리끼리 전부 쓰러뜨려야 해!"


"응, 해보자! 시스티!"


"응!"


"저것들 중 단 한 마리라도 글렌에게 도달한다면, 그 즉시 게임 오버야······ 정신 바짝 차려!"



다음 순간.


시스티나, 루미아, 리엘도 유성이 되었다.


눈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천사들을 향해 나아간다.



"⸺《Iya, Ithaqua》!"


"⸺힘을 빌려줘! 《우리의 열쇠》!"


"【유대의 여명】⸺ 이야야아아아아아압!"



차원과 성간을 넘는 거대한 바람이.


시간과 공간마저 비트는 블랙홀이.


온갖 개념과 운명을 베는 눈부신 은빛의 참격이.


무리를 지어 다가오는 천사들을 정면에서 날려 보낸다.


――――


⸺싸우고 있다.


글렌과 저티스가.


시스티나, 루미아, 리엘이.


세상의 끝에서. 그저, 오로지. 격렬하게 싸우고 있다.


소름끼칠 정도의 무시무시한 신비를 펼치고.


신성의 영역에서 오로지, 계속 싸운다.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시스티나의 빛나는 바람이 천사들을 날려버린다.



"······아직, 아직이야······!"



루미아의 공간 조작과 시간 조작이 벌어진 차원의 틈새 끝으로 천사들을 추방했다.



"이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압!"



리엘이 휘두르는 은빛 참격이 무수한 천사들을 베어 버렸다.



세 소녀가 날린 가공할 파괴력이, 대오를 이루고 무리를 지어 다가오는 천사들을 받아쳐낸다.


『하늘』에 이른 저티스가 소환한 천사들은 그 하나하나가 장렬한 힘을 가진 괴물들이다.


하위권 외우주의 사신(아우터 갓) 혹은 옛 지배자(그레이트 올드 원) 수준이다.


그런 천사들을. 소녀들은 단 셋이서 되밀어간다.


⸺하지만.



"······안돼·····!"



루미아가 열쇠를 휘두르며 신음했다.



"쓰러뜨리고, 또 쓰러뜨려도 끝이 없어······! 밀리고 말 거야······!"


"······읏! 이대로라면 글렌이······!"



종횡무진 은빛 검섬을 휘두르는 리엘도 상하좌우전후에서 덤벼드는 천사들을 밀쳐내면서 신음하듯 말했다. 그 표정에는 보기 드문 초조함이 감돌았다.



"큭······?!"



시스티나도 빛나는 바람으로 천사들을 차원 너머로 날려보내면서 이를 갈았다. 확실히 끝이 없다.



"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광속의 유성이 되어 글렌과 계속 싸우는 저티스.


글렌을 따라 비상하는 궤도상에 빛의 안개 같은 것이 발생하고 있었다.


저티스의 의사영소입자 분말이다.


저티스는 글렌과 싸우면서 의사영소입자 분말을 뿌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일대의 전역은 항상 의사영소입자로 채워져 있으며, 시스티나 일행이 쓰러뜨리는 천사들은 허공에서 재소환되어 현현. 그리고 즉시 전열로 복귀하는 것이다.



"저게, 쓰러뜨리고 쓰러뜨려도 끝이 없는 이유야······!"



시스티나가 분한 듯이 내뱉는다.



"툴파 소환술······! 의사영소입자를 매개로 자신의 천사를 만든다니······ 그런 짓을 영원히 계속할 수 있을 리가 없어!"



지금은 글렌이 아니라 시스티나의 어깨를 붙잡고 있는 남루스가 소리쳤다.



"시간을 벌어! 저티스의 의사영소입자가 다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거야!"


"말씀 중에 죄송하지만, 그건 안 돼요, 남루스 씨!"



시스티나가 남루스의 계책을 즉시 부정했다.



"저 저티스의 『하늘』을 그렇게 간단하게 공략할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그런 건 저 남자에게 있어서 규칙 위반으로 간주될 게 분명하다구요!"


"적의 천사의 수는, 사실상 무한이예요!"


"큭······ 그럼······ 글렌이 저티스에게 승리할 때까지, 계속 쓰러뜨리는 수 밖에 없다는 거야······?!"


"아니. 분명, 그것도 힘들겠죠······."



시스티나가 힐끗하며, 글렌과 저티스의 싸움을 지켜보았다.



"글레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엔!"



서서히······ 조금씩, 저티스가 글렌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이건 분명 저티스와 글렌의 일 대 일 싸움이지만. 저티스의 뒤에는 바짝 달라붙어 있는 여신이 있다.


저티스의 【ABSOLUTE JUSTICE】의 힘, 그 자체인 여신이.


저티스와 여신은 일심동체.


여신은 장렬한 참격을 글렌에게 떨어뜨린다.


동시에 저티스 역시 수평의 일섬을 날린다.


그것은 완벽에 가까운 연계 공격.


십자를 그리는 참격을 글렌은 검으로 받아내고, 빛의 속도로 멀리 날아간다.


그리고 저티스가 홍소를 지으며 따라붙는다.



"······그렇지, 저티스에게는 저 여신이 있어······!"


"저티스의 『하늘』에서 현현한 저 여신은 아마도, 내적인 자기 자신을 천사의 모습으로 소환하는 말라흐 소환술의, 더 높은 경지에 있는 것······!"


"그러니까, 사실상 2대 1이야! 이대로라면 선생님은 이길 수 없어! 아무리 우리가 천사들을 막아내고 있어도······ 선생님은 결국에는, 저티스에게 밀릴 거야!"



시스티나가 이를 갈면서 앞 쪽을 본다.


그 광경은 마치 만천의 별이 빛나는 하늘 같은 수의 천사들.


천사, 천사, 천사.


전후는 물론 상하좌우까지 완전히 에워 쌓였다. 돌파구 따윈 전혀 보이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천사들은 현재 진행형으로 수가 늘어나는 판국이다.


시스티나 일행은 죽지 않고 버티는 것과, 글렌에게 천사를 보내지 않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이야아아아아아아아압⸺!"


"크으으으으으으으윽⸺!"


리엘도, 루미아도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지만. 천사의 수는 전혀 줄지 않는다.


오히려 늘어나고 있었다. 계속, 계속해서······.


이대로라면 글렌의 싸움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자신들이 전멸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큭······ 어떻게 하면 좋지?······ 어떻게 해야······?!"



남루스가 초조함을 드러내며 머리를 싸맨다.



"이대로라면 글렌이! 아아, 나에게 제멋대로인······ 외우주에 있는 『본체』의 힘을 발휘할 수만 있다면······!"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지금 이 자리에 없는 걸 논해봤자 의미는 없으니까.


남루스는 이 마지막 국면에서 그저 지켜만 봐야 한다는 것을 원통해 하던 도중, 문득 깨달았다.


시스티나의 옆모습에서 위화감을 느낀 것이다.



"······시스티나?"


"············"



시스티나는 싸우고 있다. 이렇게 남루스와 말을 나누면서도, 한 순간도 손발을 멈추지 않고 싸우고 있었다.


풍술사로서 아득한 높이에 도달한 그녀가 다룰 수 있는 최대의 바람을 자유자재로 조종하고, 천사들을 날려버리고, 베어내고, 쳐내고 있다.


지금의 그녀는 그야말로 거친 바람의 화신. 바람의 신 그 자체라고 해도 좋다.


하지만 그 표정은⸺ 어딘가 불쌍히 여기는, 쓸쓸한 것이었다.



"무슨 일이야? 시스티나."


"······어? 음······ 조금······."



시스티나는 눈 앞으로 다가오는 천사들에게 눈길을 거의 주지 않았다.


다가오는 천사들의 무리를 보지도 않고 베어내면서, 그녀가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것은 글렌과 저티스의 싸움이었다.


무한한 우주 공간을 무대로 지금도 두 사람은, 두 유성이 되어 종횡무진 움직이고 쫒아다니며, 서로 부딪치고 있었다.


부딪칠 때마다 초신성과 같은 폭발과 충격.


그것이 우주 공간 곳곳을 팟! 하며 비춰 나간다.


그 하나하나는, 세계를 통째로 부술 정도의 에너지다.


그것은 가공할 파괴의 잔재이지만 너무 환상적이고 아름다웠고⸺ 동시에.



"왠지······ 외로워보여."


"뭐?"



시스티나의 예상 밖의 말에, 남루스는 어안이 벙벙해질 수 밖에 없었다.



"외롭다니······ 뭐가?"


"저티스 말이예요. 사실 나도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요."



그러고 있는 동안에도 시스티나의 손은 싸우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솔직히, 진심을 말하자면······ 저 사람은 정말 대단한 사람인 것 같아요."


"인간으로서는 전혀 존경할 수 없지만. 사상 최저의 빌어먹을 녀석이지만."


"우리에게 있어선 세계의 적이니까 용서할 생각도, 인정할 생각도 없지만."


"그래도······ 마술사로서만은 존경스러워요. 같은 마술사로서 말이예요."


"············"


"저 사람이 다다른 『하늘』은, 뭐라고 할까······ 굉장히 신비로워요. 이 얼마나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극치인지."


"지금 이렇게 보고 있어도, 믿기지가 않아······ 인간이, 저렇게 멀고 높은 영역에 도달할 수 있다니."


"저것은, 이미 하나의 진리. 저 사람만의 진리."


"저티스는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저 『하늘』을 연마한 걸까요?"


"도대체⸺ 무엇을 하기 위해서, 무엇 때문에, 저 『하늘』에 이르는 길을 계속 걸은 걸까요?"


"어째서, 그렇게까지 선생님을 뛰어넘고 싶었을까요?"


"저는, 저티스를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선생님과 함께 그를 타도할 겁니다. 그것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변하지 않아요."


"그래도······ 그가 대단한 노력과 각오로 자신의 『하늘』에 도달한 것만은 알 수 있어요."


"그가 걸어간 길에 펼쳐진 장렬한 가시밭과 끝없는 여정만은 알 수 있어요."


"그를 그저 광인이라 생각하면 그만이지만······ 하지만, 그래도. 그는 걸었어······ 끝까지 걸었다구! 대단한 일이야, 믿을 수가 없어!"


"만약에 저티스가 적이 아니었다면, 나는 감동으로 눈물을 흘렸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저렇게 대단한데. 그런데······."



잠깐 숨을 돌리고. 시스티나는 조용히, 속마음을 밝혔다.



"어째서······ 저렇게나, 쓸쓸한 『하늘』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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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마금에서 마술의 개념에 무한은 없고, 등가교환의 법칙이 적용된다는데 【ABSOLUTE JUSTICE】는 무한이라니... 그럼 마술의 규격을 넘은 수준아녀?


그나저나 시스티나가 저티스를 평가 내리는 이 장면은 뭔가 기분이 묘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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