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 리젤레타에게서 중앙으로 가도 좋다는 말을 끄집어내세요. 하고 나는 어머니에게 등을 떠밀려서 리젤레타 앞으로 다가갔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힘내라' 라고 말하는 듯한 얼굴로 이쪽을 보고 있었고, 코르넬리우스 오라버니가 히죽히죽 즐겁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레오노레도 아주 흐뭇한 것을 보는 듯한 얼굴이다. 리젤레타는 방긋방긋 웃으며 내 말을 기다리고 있었고, 리젤레타 옆에 앉은 안게리카는 평소와 똑같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뭐야, 이 공개고백!? 나, 이 와중에 리젤레타에게 중앙으로 와달라고 해야 하는거야!?

모두의 시선을 받아서 얼굴이 뜨거워졌다. 당장이라도 달려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에 눈이 촉촉해진다. 이런 상태에서 리젤레타에게 '같이 가주세요.' 라고 했는데 '안갈겁니다' 라는 대답을 들으면 절대로 극복할 수 없어.

"어머님......"

"상대의 양해를 구하는 것은 귀녀가 할 일이에요. 똑바로 하세요."

분명히 재밌어하는 얼굴로 어머니가 내 곁을 떠나 자신이 앉아있던 자리로 돌아갔다. 일단 뭐라도 말하지 않으면 나는 이 자리에서 꼼짝도 할 수 없다.

"으아, 아으....... 저기! 리젤레타!"

"네, 무슨 일이신가요?"

어째 리젤레타도 엄청 재밌는 것 같다. 방긋방긋 웃어서 가늘어진 초록색 눈동자가 약간 이쪽을 괴롭히는 아이 같은 표정이 되어 있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리젤레타가 나의 말을 기다리고 있는 그 표정에도 조금 쑥스러움이 섞여 있어서, 민폐를 당해 곤란하다는 것 같은 얼굴은 아니었다. 서로 쑥스러워하는 상황이라 굉장히 부끄럽지만 리젤레타가 받아줄 것 같은 분위기를 감지해서 조금 용기가 생겼다.

한 번 숨을 들이쉰 뒤 나는 단숨에 말을 뱉었다.

"저, 저는, 리젤레타가 함께 중앙으로 가주면...... 굉장히 든든해요. 리젤레타가 힘들다고 생각하거나, 업무가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않도록 가능한 지킬 것이고, 그리고, 그리고, 급여도 올릴거고, 방에서 슈밀을 키워도 좋으니....... 그러니까, 그, 같이 가주세요!"

일단 떠오르는 말은 다 했다. 머리 속은 어째 새하얗지만 끝까지 해냈다.

하악, 하고 내가 숨을 내쉬자 리젤레타가 기쁜듯이 웃으면서 내 눈가의 눈물을 살짝 닦아주었다.

"저희 집안 문제가 해결되면 기꺼이."

리젤레타가 승낙해 준 것이 기뻐서 웃고 있으려니 코르넬리우스 오라버니가 다가와 내 손을 잡았다. 히죽히죽 즐거운 듯 웃으며, 아직 열기가 가라앉지 않은 내 얼굴을 들여다본다.

"로제마인, 나한테도 리젤레타와 같은 말을 해주면 좋겠는데."

"이젠 무리에요!"

하 씨 내 주인이 내 최애인 슈밀 이야기 하는 거 못참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조건 입덕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족원에서 주변 사람들이 마인 귀여워하는 연출이 없는게 아쉽다는 글 보고 올려봄 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