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 서부 활극, 브레이킹 배드 - 브레이킹 배드 마이너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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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범죄 스릴러 장르 유명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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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월터(anikim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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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9

[일반] 대부, 서부 활극, 브레이킹 배드

ㅇㅇ(121.167) 2018.05.06 10:39:33

조회 1019 추천 10 댓글 8

대부, 서부 활극, 브레이킹 배드

시한부인 고등학교 화학 교사가,

임신한 아내와, 몸이 불편한 아들을 위해서,

마약을 만들어 거액을 버는 이야기

정말 완벽한 로그라인이 아닌가.

너무 길다는 이유로 드라마 보다는 영화를 선호했지만,

이러한 줄거리를 어찌 풀어냈는지 궁금해서 첫 화를 보았고, 결국 2주 만에 완결을 보았다.

맨 처음 드라마를 볼 때, 나는 브레이킹 배드를 갱스터 고전인 대부와 비교했다.

평범한 대학생이던 막내 마이클 꼴레오네가,

다른 패밀리에 가족이 위협을 받자,

대부의 자리에 오르게 되는 이야기.

샌님이 가족을 위해서 범죄자가 된다는 점에서

대부와 브레이킹 배드는 서로 닮아있는 듯 보였다.

그렇다면 아마 탐욕스러운 범죄자가 된 월터가, 결국 가족을 붕괴시키지 않을까? 예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완결을 본 후,

브레이킹 배드는 대부보단 차라리 서부 활극에 가깝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단지 뉴멕시코의 황량한 사막 때문만은 아니다.

서부극을 즐겨 본 세대는 아니지만,

우리는 서부 활극의 주인공에 대해서 쉽게 떠올릴 수 있다.

고독하게 사막을 거닐 던 총잡이가,

작은 마을에 들려 바에서 술을 한 잔 마시다가,

또 다른 실력가(주로 악당이다)와 시비가 붙어 결투를 하게 되고,

결국 승리한 후에 또 다시 마을을 떠나는 이야기

물론 서부극에는 수 많은 바리에이션이 있고, 여러 인물이 등장하지만,

서부극의 주인공이 태생적으로 고독한 총잡이라는 점,

인정이 많거나 보안관처럼 정의감에 불타기 보다는,

냉정하고, 스스로의 능력에 대한 프라이드가 대단하다는 분모를 공유한다.

물론 월터의 첫 인상은 서부극과 닮지 않았다.

오히려 앞서 언급한 대부의 마이클 꼴레오네에 가깝다. 마치 그들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가족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월터도 스스로 인정하듯이,

월터가 마약을 만들게 된 이유는 전적으로 가족을 지키거나,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는 아니었다.

월터는 처음부터 끝까지 가족에게 거액의 돈을 남기려고 발악하지만,

정말 가족의 행복을 위했다면, 애진작에 약을 만드는 일을 그만 뒀어야 하고,

그렇다고 월터가 단지 탐욕스러운 범죄자였다면, 불필요한 이중 생활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저 월터는 자신의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고 싶었던 것이다.

월터가 순도 높은 크리스탈을 만들어 가족에게 큰 돈을 남기는 것은,

서부 활극의 총잡이가 또 다른 명사수와의 결투에서 승리하는 것과 같다.

자신의 능력을 죽기 전에 발휘하는 것, 서부의 총잡이든, 화학자로든, 아니면 가장으로서든.

그것이 월터가 가진 가장 중요한 욕망인 것이었다.

이러한 점에서, 그토록 철저하던 월터가 남긴 유일한 허점이

자신의 능력을 존경하는 마음을 담은 베티커의 글이었다는 점은 왠지 묘하다.

결말에서도 브레이킹 배드는 대부보단 서부극에 가깝지 않은가 싶다.

대부의 결말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비애감에 가깝다.

어쩌다가 일이 이렇게 되었을까. 이걸 의도한 것은 아니었는데.

물론, 월터도 의도와는 다른 결과를 맞이한 점에선 비슷하다.

그러나 월터의 죽음은 마이클의 비애감과는 달리 후련함이 남아있다.

어울리지 않은 듯 어울리는 경쾌한 베이비 블루 때문일까?

차라리 결투를 마치고 마을을 떠나는 활극의 결말과 닮아있다.

무언가를 지키려고 하나, 손가락 사이로 자꾸 빠져나가는 게 대부의 결말이라면,

서부극의 결말은 애초부터 끊임 없이 발산하다가, 결국 증발해버리는 것에 가깝다.

브레이킹 배드는 명확히 어느 쪽에 위치한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전자의 비애감보다는, 후자의 후련함에 조금 더 가깝지 않은가?

월터가 죽기 전에 어루만지는 것은

따듯한 가족의 얼굴이 아니라,

자신을 잠시나마 최고로 만들어 준,

차갑고 딱딱한 화학 장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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