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지 이제 두달이 넘었는데

에어론만 써본건 아니고, 원래 쓰던 제스처는 교환받고 나서 팔려고 했는데 아직 교환을 못받아서 계속 쓰는 중이라 번갈아가며 쭉 써봄

일단 장단점으로 나눠서 써보면

장점

1. 틸팅감: 이거 의자를 뜯어보면 되게 단순하게 되어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틸팅감이 진짜 존나 좋음. 틸팅 락 풀어놓고 의자에 털썩 앉아보면 좌판이랑 등판이 몸무게를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뒤로 넘어가는데 진짜 몸무게가 사라지는 느낌을 순간적으로 느낄 수 있음.

2. 의자가 몸에 장착되는 느낌: 제스처랑 비교하자면 제스처는 의자가 등판과 좌판 위에 올라가 있는 느낌이 남. 립 같은 경우 쇼룸에서만 써봤지만 앉으면 의자가 몸을 감싸는 느낌이 남. 에어론은 옷을 입듯이 등좌판이 몸에 딱 맞게 달라붙는 느낌이 남. 취향차이겠지만 허리가 안 아픈걸 편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라면 에어론이 좋다고 봄

(참고: 내가 전에 쓴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chair&no=62855 이 글 참고)

3. 포스처핏: 딱딱한 럼버가 아니고, 위아래로 조절되는 가로 一자형 럼버도 아니고 세로로 길고 부드럽게 받쳐주는 방식이라 거의 꼬리뼈 근처부터 등 중앙까지 골고루 지지해줘서 좋음. 또한, 위아래 조절방식이 아니라 제스처마냥 럼버가 흘러내리는 문제도 없음

4. 틸팅시 등판 밀림 & 허리 뜸 현상 없음

5. 암패드 앞뒤조절이 가능하고 뒤로 상당히 밀어넣을 수 있음: 책상높이랑 팔걸이높이 일치시키고 뒤로 최대한 밀어넣을 경우 책상에 거의 배가 닿을 정도로 붙일 수 있음

6. 암패드가 진짜 존나 푹신함: 그냥 팔을 올려놓고 있으면 체감이 잘 안되지만, 팔꿈치를 괴고 있을 경우 다른 의자들은 쿠션이 어느정도 있더라도 약간 딱딱한 느낌이 나는데 에어론 암패드는 진짜 존나 푹신함

7. 틸팅시 팔걸이가 따라옴: 뒤로 완전히 틸팅해도 팔꿈치를 댈 수 있음

8. 다리받침대와 궁합이 좋음: 틸팅시 좌판 틸팅각이 큰 편이라서 궁합이 좋음. 오토만이랑 같이 쓰는 리클라이너 생각해보면 됨

9. 서드파티 헤드레스트인 아틀라스 헤드레스트가 모든 의자 헤드레스트 통틀어서 제일 좋은 편에 속함

10. 메쉬좌판 특징인지, 예전에 느꼈던 엉덩이 옆~허벅지 바깥부분 근육 뭉치는 증상이 사라짐: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chair&no=62143 이 글 참고. 근데 이건 나만 그런걸수도 있음. 그냥 참고만 하는게 좋음

11. 메쉬좌판 특징으로 열이 쌓이지 않아서 오래 정자세를 유지할 수 있음

12. 90도 자세가 편함: 나같은 경우 90도가 편하다고 느낀 의자가 별로 없어서 항상 틸팅을 사용함. 에어론은 좌판과 등판의 오묘한 각도 때문인지 90도 락을 걸었을 때 다른 의자들보다 더 편하다고 느꼈음

13. 포워드틸팅: 사실 작업용, 공부용 아니면 잘 안 쓰는 기능이긴 하지만, 애초에 포워드기능 자체가, 그것도 좌판만 되는게 아니라 등판까지 같이 되고 앞으로 숙이기만 하면 자동으로 되는 의자 자체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장점이긴 함

14. 높은 인지도로 중고판매에 용이

15. 정비성이 좋음: 허먼밀러 앱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chair&no=58604 참고) 을 보면 설명이 다 나와 있고 분해 난이도도 쉽고 분해조립시 어디 망가질 염려도 별로 없는 축에 속함

단점

1. 약간의 잡소음: 나같은 경우 소음이 세 부분에서 느껴짐. 첫번째는 90도로 올라올때 턱에 닿는 순간 짤각거리는 소음, 뒤로 틸팅할때 랜덤하게 포스처핏에서 딱딱거리는 소음, 후면 틸트커버에서 나는 소음.

첫번째는 예전에 불량 아니냐고 글도 쓰고 AS 신청했다가 빠꾸먹기도 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다른 경우는 크게 신경 안 쓰이는데 90도 락을 걸어놓고 뒤로 무게를 싣고 있다가 앞으로 기울이면 고음의 짤깍 소리가 나는데 노이로제 걸렸는지 가끔 굉장히 신경쓰임. 다른 놈들 특히 별로 안 예민한 놈들은 못느낄거임

포스처핏 같은 경우 이것도 나만 그런건지는 모르겠는데 (찾아봐도 안나옴. 나도 딱히 글을 올린적은 없고 이번에 처음 언급하는거) 뒤로 완전히 눕기 직전에 특히 그러는데, "딱" 하는 소리가 크게 나서 망가지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음. 한번 발생하고 나면 한동안 안 나다가 나중에 다시 또 딱 거리고 그럼

세번째는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chair&no=63461 이거 참고. 이게 다른 무엇보다도 제일 거슬림.

그리고 나같은 경우 해당사항이 없는 거 같지만, 뚜둑이슈를 비롯해서 온갖 좆같은 이슈들이 있는데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chair&no=31237 이 글을 참고하면 됨.

다만 에어론의 경우 다른 의자들에 비해서는 비교적 구조가 간단한 편이고 하단부와 팔걸이에 금속을 많이 사용해서 소음이 적은 편인거 같음. 엠바디나 제스처에 비하면..

2. 틸팅각도가 좁음: 이 경우 특히 등판 틸팅각도보다는, 몸통 각도 (다리와 배 사이의 각도) 가 크게 안 벌어지는게 종종 단점으로 레딧에서 지적됨. 이 각도가 벌어져야 허리가 더 S자가 되고 인체공학적으로 좋다고 하는데, 허먼밀러 의자들은 좌판 틸팅각이 커서 몸통 각도가 안 벌어지는 편임.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chair&no=59466 이 글 참고.

3. 나만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날개뼈 부분이 종종 배김: 특히 왼쪽 날개뼈가 눌려서 아플 때가 종종 있음. 만져보면 프레임이 닿는거 같지는 않은데, 에어론 리마스터 메쉬가 부위별로 장력이 다른데 등판 위쪽 끝부분은 장력이 강함. 그 부분에 뼈가 닿아서 좀 배기는거 같음. 이건 사람마다 앉은키가 다르므로 다 다를거임. 누구는 프레임이 등을 파고들어서 못 쓴다는 사람도 있음

4. 틸팅각도 조절시에 허리를 앞으로 숙이고 팔을 뻗어야 함: 원래 예전 하이엔드 체어들은 와이어 조작이 대세였음. 조디도 와이어고 내가 알기론 제스처도 와이어 방식인데, 허리를 굽히지 않아도 팔만 뻗으면 닿을 공간에 조작부를 둬서 간단히 조작이 가능하게 함. 구 에어론도 마찬가지였는데 리마스터하면서 와이어를 높이조절만 놔두고 빼버렸음. 따라서 틸팅 리미티드 각도를 바꾸려면 계속 불편하게 몸을 숙여야 함

5. 틸팅한 상태로 키보드 치기 불편함: 이건 근데 모든 "팔걸이가 등판과 같이 기울어지는" 의자들에 다 해당함. (스틸케이스 의자들의 상대적 장점이기도 함) 다만 에어론은 암패드가 앞으로 갈수록 점점 올라오는 방식이라 약간 더 심하긴 함

6. 좌판 프레임: 사실 이거 지금은 적응돼서 별로 불편한걸 모르겠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가다 불편하긴 함. 제한되는 자세가 있기 때문임. 다리를 벌릴 수 있는 각도도 그렇고.. 글구 내 키에 에어론 B사이즈 좌판이 "이상적인 길이" 보다 약간 더 길어서, 앞부분 프레임이 거슬리기도 함. 무릎을 90도보다 더 좁게 굽히면 종아리에 프레임이 걸린다던지..

7. 팔걸이 높이조절: 후면 레버 방식이라 수시로 조작하기 힘듬. 이건 뭐 한번 맞춰두고 안 건드리는 사람들에겐 단점이 아니지만, 나같은 경우 모종의 이유 때문에 의자를 책상 밑으로 넣을 때가 많아서 그럴 때마다 팔걸이를 내렸다가 다시 올렸다가 해야 함. 따라서 단점임

8. 허벅지 앞쪽이 살짝 불편함: 좌판 프레임때문은 아니고, 에어론 메쉬 장력이 부위별로 다른데, 좌판 앞부분 프레임 근처로 갈수록 장력이 세짐. 이 부분에 허벅지 앞쪽이 닿다보니 쓰다보면 약간 배긴다고 해야 하나 불편함이 존재함. 나보다 다리가 더 길면 괜찮을수도 있음

9. 메쉬좌판의 부랄 눌림 문제: 참고로 이건 옷을 아예 안 입고 지낸다던가, 트렁크 팬티 같은걸 입는다던가 하면 더 심하게 느껴질거임. 부랄이 자유롭다 보니 앉으면 아래로 쑥 내려가고 허벅지가 양쪽에서 눌러서 심각한 불편함을 초래함 (일반 폼 의자는 좀 덜함) 난 트렁크 안 입지만, 팬티중에 오래 써서 헐렁해진거 입은 다음 바지도 안 입고 그냥 앉을 때 이걸 심하게 느꼈음. 팬티를 짱짱한걸 입고 바지까지 입은 다음 앉으면 괜찮음.

10. 기본캐스터가 개 쓰레기고 DC1은 비쌈: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chair&no=62659 이거 참고. 돈 쓰면 해결되는 문제임

11. 수입사 좆같음: 스페이스로직에서 사면 어느정도 해결가능

12. 플라스틱 마감이 병신이고 알루미늄도 가끔다가 기스나 기타 하자가 있음: 의자 쓰는데는 별 문제없음

13. 플렉서블함이 없음

14. 기업공구로 개 싸게 팔아서 개인소비자 흑우행

15. 먼지 존나쌓임

종합적으로 보자면 컴퓨터용으로 남에게 추천할 만한 수준은 되는듯.

그리고 한가지 좀 유념해야 할게, 플렉서블한 의자들과 달리 프레임이 단단하고, 또한 의자 특징상 몸통이나 다리의 각도 및 위치가 크게 변하지 않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의자에 주구장창 앉아있기보단 스탠딩데스크와 같이 활용하는게 좋아보임.

플렉서블한 의자는 몸을 뒤척이면 의자가 어느정도 같이 따라와서 스트레칭에 용이한데, 에어론은 스트레칭에 용이하지는 않은듯

예를 들자면 제스처같은 경우 배에 힘을 주면 등판 요추부분이 뒤로 들어갔다가 앞으로 나왔다가 함. 이 동작만으로도 어느정도 허리가 풀리는데 에어론은 그런거 없음

다만 제스처를 쓰든 뭘 쓰든간에 결국 일어나는 것만 못하다는 것도 생각해봐야 함

최신 하이엔드 의자 트렌드와 맞지 않는, 플렉서블하지 않고 등판이 좁지 않은 의자인데, 직접 써보고 쇼룸에서 다른 의자들도 앉아보며 느낀점은 아무래도 의자는 좀 구관이 명관인 측면이 강한듯. 구조가 단순할수록 고장이 적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