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린 재앙은 모면할 수 있어도, 스스로 불러온 재앙에는 벗어날 수 없다. 

맹자 말씀인데 주말 내내 국회의장 건으로 난리 나고 오늘 민주당 지지율 빠지는 거 보니 이 구절이 너무 와 닿더라.

정치인이 지지자들 마음을 자극해서 본인이 원하는 목적을 이루는 행위 자체야 비난할 수 없지. 다만 최소한 지켜야 할 선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재명은 그동안 그걸 너무 안 지킴. 그리고 그 후과가 슬슬 나오는 거 아닌가 싶음.

당내 자기 반대파 죄다 수박으로 몰고, 정치적 성과가 없는 건 죄다 당내 수박 때문이라고 우겨대고, 수박만 당에서 밀어내면 만사형통 될거라고 지지자에게 펌프질 넣고 그놈의 수박타령 무한반복으로 이제 이재명 1인체제 친명정당으로 민주당 헤게모니를 장악하는데 성공. 이때는 좋았겠지.

당내 수박들 다 밀어냈으니, 우리가 바라는대로 다 되겠지 근거없는 기대감에 찬 지지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그 화살이 어디로 돌아갈거라 생각했던걸까. 아무리 정치적 능력이 대단하고 모든 권한을 쥐고 있다고 한들, 본인이 바라는 대로 모든 결과를 어떻게 가져오겠어.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물 나올때가 월등히 많지.

근데 그동안 수박만 밀어내면 내가 바라는대로 다 이뤄질거라고 가스라이팅 당한 지지자들에게 어지간한 변명이 먹힐리는 없고. 덕분에 그야말고 개난장. 솔직히 국회의장으로 이리 난리난다는건 생각도 안해봤음. 우원식이 얼자도 아니고 추미애가 뭐 대단하다고. 근데 대충 찾아보니 그동안 친명의원들이 유튜브에서 추미애 된다고 펌퍼질 신나게 넣었더구만. 

사람의 감정 특히 분노의 감정이라는건 강렬한 만큼 다루기 어려운 법인데, 그동안 자기 좋을대로 여론 유도하겠다고 명튜브 동원해서 원한을 퍼 먹였으니 이제 슬슬 조절하기 힘들거임. 명튜뷰들이 아무리 용을 써도 사람의 감정 자체는 다루기 어렵다고. 오히려 명튜브들이 휩쓸리지 않으면 다행이지.

우원식이 결격사유가 있거나, 국회의장 경선에 절차적 하자가 아닌 이상 좋던 싫던 우원식은 정당한 22대 국회의장인 사실을 바꿀 방법은 없음. 그럼 이제 승복을 해야 한다고 이재명과 친명들은 지지자들을 설득해야 하는데 욕먹기 싫거든. 그래서 엉덩이 뒤로 빼고 몸 배배꼬면서 회피기동을 하려고 하는데 등신짓도 가지가지한다 싶음.

정청래 김용민 같은 모지리들이 헛소리 하던데, 지지자 달래고 싶으면 우원식 불신임안 제출이나 하고 주둥이 털었으면 좋겠음. 그거 아니면 정석대로 민주주의 국민과 당원은 절차적 정당성을 갖춘 결과가 본인 마음에 안들더라도 승복하고 따라야 합니다라는 정론을 말하고 욕 쳐먹던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뭐하자는 건지.

이재명도 마찬가지임. 말 장난으로 넘어갈 생각은 하지 말고 정론을 말해야 할거임. 어차피 욕심 많은 인간이라 당대표도 연임하고 당내 모든 권한을 독점할 거 알고 있음. 그럼 그 이후 모든 정치적 결과를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는것도 피할 길이 없다는걸 알았으면 좋겠음. 아무리 잔꾀 부려본들 지가 반대파 숙청하고 국회의원 줄세우기 끝낸이상 면피할 구실따위는 없을거임.

지금이야 지지자들이 없는 수박 색출작업 하면서 정신승리를 하지 시간 조금만 더 지나봐. 이재명 본인이 과녁되는건 시간문제임. 대선까지 3년 남았음. 솔직히 이재명이 정치적으로 박살난다고 조금도 아쉬울거 없지만, 그 후과를 민주당 그리고 혁신당이 같이 뒤집어 써야 하니까 짜증이 날 뿐임. 좀 ㅅㅂ 정치를 정석대로 하면 안되는 병들에 걸렸나 왜 이리 꼼수가 많은지 모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