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관계와 제도에 대해 무식하다는 걸 반증하는 거죠

전제군주정에서 나라에 대해 권리를 가진 사람은 군주고 설령 군약신강이 되더라도 군주가 도장 안 찍어주는 한 나라를 판다 해도 그게 국제적으로 먹힐 수가 없어 괴뢰국 취급을 받죠. 이완용이고 지랄이고 간에 최종적으로 승인한 건 결국 조선왕조라는 말.

이완용은 당대 성리학적 사고에서 완전히 못 벗어난 사람으로 왕당파이자 조선왕조에 충성하던 조선의 신하였습니다. 그래서 고종을 어떻게 해서든 왕 직위를 유지시키려 했고 그래서 일제와 합병할 때 이 문제를 가지고 필사적으로 싸웠던 겁니다.

조선은 전근대적인 나라였기 때문에 그들의 사고 속에서 주권, 국민, 영토라는 개념이 희박했고 그저 왕조의 종묘 사직만 유지되면 조선이 완전히 사라지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러니 조선왕이 모시는 황제가 중국 황제에서 일본 천황으로 바뀌고 일제와 합병하더라도 종묘 사직이 유지되면 괜찮은 거죠.

이러한 당대의 논리로 이완용의 행동을 보면 상당히 합리적이고 당시로써는 신하로 최선을 다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실제 고종이 합병 후에 이완용에게 은사금까지 내리고 수시로 만나서 이야기할 정도로 총애했던 거고요


전제군주정에서 나라 팔았다고 고종 욕하는 것도 웃기는 게 나라가 왕조의 것이니 그걸 팔 권리도 왕에게 있는 겁니다. 권리도 없고 의무만 존나게 짊어진 쌍놈 쌍년, 노비 종놈 종년이 센부짖으면 없던 권리가 지금 와서 생기기라도 합니까?


그리고 센뽕들 주장대로 전제군주정에서 그저 명함 뿐인 식물총리에 불과했던 이완용 혼자 총칼와 세치 혀로 군주를 겁박하고 겨우 신하 주제에 군주를 제끼고 나라를 팔았을 정도면 조선이 얼마나 병신국가라는 겁니까?

센뽕들이 주장하고 싶은 게 일제만악론, 반서양주의인 건 알겠지만 최소한 역사를 평가할 때는 당대의 환경이나 사고관 정도는 알고 우겨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