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쓰레기의 본망의 어떤 점이 좋았나?
외적으로는 소녀만화틱한 작화, 무엇보다도 사운드트랙이 좋았다. Op Ed는 잘 모르겠고 사운드트랙이 좋다. 화려한 연출과 센치한 BGM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대화씬들에 몰입하게 한다.
내적으로는 작품이 갖고 있는 주제가 좋았다.
나 외롭다. 이런거 다들 한번쯤은 느껴보지 않았나. 작품이 어느정도 답을 내준다.
남들은 어떤진 몰라도 나는 그런거에 의문 가져보고 끙끙대보는거 좋아한다. 이건 취향의 문제다.
아, 그리고 야스라오카 하나비 목소리 듣고 귀가 녹는 줄 알았다. 미쳤다 퍄퍄.

2. 등장인물들이 소위 말해, 암걸리지 않았나?
암걸린다. 하지만 뽕빨물에 하나 둘씩 있는 죽어있는 인물은 아니였다. 다들 이야기가 진행되며 바뀌기도 하고. 주연 조연 모두 생각정도는 하고 산다. 캐릭터가 생각을 한다면 독자는 이해할 수 있다. 이야기를 납득시키기 위한 개개인의 심리묘사는 내가 본 다른 어느 작품보다 구체적이다. 막 입안에 떠먹여준다. 투 머치 인포메이션.

3. 그렇다면 이야기에 개연성이 있다고 보는가?
일본만화의 장르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장르라는 것은, 작품 자체를 하나의 틀에 끼워넣는 일이지만 창작자들이 말하고 싶은 것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하는데 도움이 된다.
예를 하나 들자면, 러브코미디에서 별 매력도 없는 남자 한명에게 여러 이쁘장한 캐릭터들이 들러붙는 것이 있겠다. 상식적인 측면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소위 오타쿠 문화를 잘 알고 있다면, 소꿉친구, 어떤 계기 등 최소한의 이유만으로 용납한다. 오타쿠가 러브코미디에서 기대하는 것은, 히로인들의 모에함이니까.
쓰레기의 본망도 그렇다. 하나 둘씩 드러나는 인물들의 쓰레기같은 인성, 막장드라마를 방불케하는 얽히고 섥힌 관계, 그리고 쎆쓰쎆쓰 NTR. 분명 상식적으로 이해되는 선은 아니다. 그건 개인이 가지고 있는 애절함,죄책감,고독함 등등의 감정을 극단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쓰인 장치다. 장르다. 단지 이런 주제를 가진 작품이 이렇게 괜찮은 퀄리티로 뽑힌 적이 없었고, 친숙하지 않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이 작가 19세 딱지 붙은거 많이 쓴 사람이니까 좀 더 감성적인 야동 본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