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까지 탔워 글 올릴때 대충 사진만 몇장 올리고, 로그 올리고 끝냈는데
이번 브레베때는 사건사고가 많아서 후기를 길게 안 적을수가 없겠더라
글에 두서가 없을수도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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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가 좀 길 수 있는데, 배경을 설명 안하고는 넘어갈수가 없더라.
TMI 미안
자전거를 본격적으로 타기 시작한 올해 목표가 2가지 있었는데, 하나는 설악 그란폰도 완주고, 다른 하나는 SBS 완주였다.
작년에 현 파딱의 SBS 후기글을 보고, 한계에 도전하고 이겨낸 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감동 받았고 마음이 꿈틀 거렸음.
그렇게 올해 브레베 일정을 보다가 하필 600km 브레베들이 설악 그란폰도 전후 1주일에 편성이 되더라...
5/11 - 서정서 (600km / 3400m)
5/18 - 설악
5/25 - 서울동 (600km / 6900m)
6/1 - 가평
가평 그란폰도는 지인이랑 출전하기로 해서 취소할 수가 없었기에 설악 전에 쉬운코스냐, 가평전에 지옥코스냐의 갈림길에 서있었다.
9월달에 광부광 일정이 있지만, 사람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5월달에는 끝내기로 생각했고,
그란폰도 중간에 서울동은 지옥일것 같아서 결국 서정서로 선택.
첫 200km을 혼자 탔을때는 그대로 슈랜까지 계속 혼자 탈까도 생각을 했다.
근데 혼자 타니까 조금 심심하기도 해서 300km부터는 갤벙을 나가기 시작했다.
300km 맴버끼리 400, 600까지는 탈줄 몰랐음...
그렇게 300, 400 무난하게 완주하고 600을 보는데 2주일 전부터 비구름이 예고가 되고, 1주일 전부터 보니 바람이 심상치 않았다.
이때 도망가야 했는데 시발
우중라이딩은 절대하지 않는다는 철칙이 있어서 도망치려고 했다.
그냥 틀린말이 하나도 없더라
현재 탔던 모든 브레베는 SBS를 위한 빌드업들이기 때문에, 미리 우중라이딩을 경험해보는 것이 좋다고 판단.
사실 어느정도 날씨때문에 힘들줄은 알았다.
근데 희대의 멍청한 짓으로 셀프 고문을 할 줄 누가 알았으랴
중요한 일이 있는 전날에는 잠을 못자는걸 알기에, 목요일에 잠을 5시간만 자고 금요일에 10시에 취침에 들어갔다
새벽 4시 30분 기상
이틀전에 했던 인터벌 때문에 살짝 찌뿌둥 했지만 그래도 컨디션은 좋았다.
지난 400km 때는 후미등을 집에 두고오는 사건이 있어서 오늘은 전날에 모든 준비를 체크리스트로 확인했기에 밥 먹고 준비해서 출발했다.
그렇게 6시까지 모두 모이기로 했는데
골프님이 차가 막혀서 10분 늦고, 핸드폰을 또 차에 두고와서 20분이나 지연됐다.
사실 평상시라면 별 생각이 없었을텐데, 비구름+역풍과 캣마를 해야하는 상황이라 솔직히 마음속으로는 짜증이 났다. (미안합니다)
하늘을 봤는데 구름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다.
'저 구름을 최대한 벗어나야 될텐데' 라는 생각을 하며 서둘리 CP1인 하오고개로 향했다.
역하오고개를 가는데 구름이 정말 심상치 않더라... 그래도 분위기 하나는 좋긴했음
하오고개를 지나 탄천까지 역풍이 다소 있었지만, 이땐 바람이 강하지 않아서 로테이션을 돌며 순조롭게 정읍으로 향했다.
동탄에서 잠시 합쳐지게 된 랜도너팩
"아직은" 텐션이 좋았던 ㅇㅇ님의 V
이 기점부터 바람이 슬슬 강해지기 시작했다.
팩들도 최대한 비를 맞기 싫어서 속도를 내기 시작했는데, 골프님이 팩의 속도에 따라갈 수 없었다.
지난 400때도 업힐때 버리고 가서 미안했지만, 이번에는 앞으로 닥칠 비바람 때문에 결국 또 버리고 먼저 가는것으로 선택했다.
다 죽을순 없잖아...
바람이 강해지긴 시작했지만, 이때도 본격적인 역풍이 시작할 시간은 아니었다.
그래도 순조롭게 CP2를 거치고, CP3을 향해 평택과 아산을 지나가는데...
자전거가 앞으로 안간다.
200W로 밟는데 속도가 10km 언저리다.
동영상은 근데 어떻게 찍었냐고? 몰?루
욕을 진짜 100번은 넘게 하면서 페달질을 했다.
날씨가 심하게 도와주지를 않았으나 별 수 있나. 포기 안한 사람 잘못이지.
그렇게 평택을 지나서 극적으로 다시 만난 골프님과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을 하는데
1차로 낙차를 했다. (새벽에 숙소에서 찍은 사진)
클빠링은 아니고, 자전거에 설치한 펜더를 잘못 장착해서 방향 전환이 순간 안되어서 그대로 넘어졌다.
전날 시운전했을때 이상 없어서 괜찮을줄 알았으나, 자전거를 겹쳐서 대면서 펜더 위치가 변경이 되었다.
낙차 자체를 오랜만에 해서, 착지 자세도 손목으로 짚으면서 넘어졌다.
다행히 소염제를 가지고 있는 ㅇㅇ님 덕분에 약 먹고 상태가 많이 호전이 되었다. 어차피 내려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했고.
갈길이 멀기에 서두르면서 페달링을 했으나 골프님이 너무 힘들어하셔서 중간에 한번 쉬었다.
이때 골프님이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고 했는데, 갈길이 멀기에 시카고님이 우리 셋을 먼저 보내고 아이스크림을 사와서 붙겠다고 했다.
처음에는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이해를 못했음 ㅋㅋ
배달 속도가 배민원보다 빠르더라 ㅋㅋ 미친 사람이야 그냥 ㅋㅋ
150km쯤 탄 이 기점으로부터 골프님이 우리랑 헤어졌던것으로 기억난다.
역풍이 계속 심해서 앞에 팩에 붙어서 갔는데 결국 우리를 따라오지 못하고 멀어졌다.
끝까지 함께하고는 싶었지만, 어떤 변수가 생길줄 모르기에 어쩔 수 없었다... 라고 합리화를 했다.
다운힐 중인 ㅇㅇ님
비가 생각보다 더 오기 시작해서 방수 준비중인 ㅇㅇ님
CP3을 지나 200km 정도 지점에서 비가 제법 오기 시작했다.
최대한 레인 자켓을 입고 싶지는 않았으나, 나는 CP3에서 미리 입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카고님과 ㅇㅇ님이 나보고 게이라고 뭐라고 했는데, 비에 젖으면 게이고 나발이고 걍 죽는거야.
기상청 초단기 예측도 정확한 강수량은 판단하기 힘드나보다.
도중에 어떤 연유였는지 기억이 잘 안나는데, 잠시 갈라졌고 나는 이때 앞에 가던 랜도너를 따라가다가 둘이 같이 길에 들었다.
다행히 지도를 보면서 옆길로 금방 빠져서 코스를 잘 찾았고 다시 이 둘과 합류를 했다.
전라북도 익산 도착
이때까지 역풍과 비가 있었지만, 나름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또 전북은 비가 아직 오지 않아서 이때가 6시였기에 무난하게 숙소 도착하면 10시반쯤, 늦어야 11시쯤 도착할 것으로 판단했고,
저녁을 익산에서 먹을지 숙소에서 먹을지 살짝 여유를 부렸다.
사이좋게 업힐을 넘어가는 이름모를 업힐
비가 제법 왔지만 익산까지도 순조롭게 왔다.
중간에 저녁으로 중국집을 먹었는데 35000원 정도 금액에 탕수육(중) + 볶음밥 3개 곱빼기 + 군만두 + 콜라 라는 정신나간 양을 주셨다.
비오는데 자전거 타느라 고생 많다고 많이 주셨다는데 정말 맛있었고 감사했다.
그런데 ㅇㅇ님이 낙차를 했다.
길을 잘못본 시카고님과 둘이 부딪히면서 넘어지게 됐다.
그나마 다행인점은 속도가 빠르지 않았고, 탈만한 정도로는 넘어졌다는 점.
내가 넘어진것은 아니라 어느정도로 다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완주하신걸 보니 아마 그랬을거임...
분위기가 뒤숭숭해졌지만 어쩔수 없다. 정읍까지 50km밖에 안남았으니 dnf를 하더라도 일단은 가야지.
낙차 직후, 만경강에서 만난 다른 랜도너 분들
하지만 본격적으로 지옥이 시작되었다.
지난 400km때 야간 라이딩을 경험해봐서 이번에도 무난할줄 알았으나 우중 야간라이딩은 상상을 초월했다.
잠시 가로등이 있었을때 여유가 있어서 동영상을 찍었지만, 비가 시야를 가리고 노면을 가리기에 속도를 전혀 낼수가 없었다.
그나마 위안을 삼자면 파워를 못내는 리커버리 라이딩이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았다.
하지만 수면시간이 점점 줄어들 수 밖에 없기에 기분은 좋지 않았다.
노면이 좋을때 속도를 내긴 했으나, 그래도 위험하기에 25km 이상으로 달릴 수는 없었다.
이후 정읍 숙소까지 약 10km가 남았는데 하필 숙소에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펑크가 발생했다.
지난 400때는 터널을 지나다가 이상한 쇠를 밟아서 타이어가 찢어졌는데, 이번에는 원인 모를 실펑크가 발생했다.
'12시에 숙소 도착하고, 12시 반에 취침하고, 4시에 일어나서 출발하면 3시간 반은 자겠네'
시카고님이 도와줘서 빠르게 다른 부틸 튜브로 교체하고 출발을 하려했는데,
아 씨발...
20m 가자마자 펑크가 다시 났다.
타이어도 제대로 확인을 하긴 했는데 원인을 못찾았다.
내가 예비 타이어는 챙겨왔으나, 펌프는 챙겨오지 않아서 시카고님께 펌프를 받고, 나 때문에 잠 못자는게 미안해서 일단 먼저 가서 자라고 보냈다.
처음으로 dnf 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근데 이땐 별 느낌은 없었다.
기재고장으로 인해 상황이 어쩔수 없으니까 '펑크 한번 더 나면 택시타고 정읍역 가서 복귀해야지'라는 마인드였다.
시카고님을 보내고 다시 튜브를 빼서 펑크패치로 막으려는 작업을 하려는데 지나가는 랜도너님이 도움 필요하냐고 여쭤봐주시더라.
이때 한번은 붙잡았어야 했는데 병신이 바로 "괜찮습니다" 하고 보내셨다.
사실 나 때문에 시간 잡아먹는 것도 죄송스러워서 바로 보내드렸다. 지금 펑크 패치도 있으니까
그리고 지난번에 새로 산 펑크 패치를 열고 본드 뚜껑을 따는데...
본드 내용물이 아예 없다.
진짜 억까도 이런 억까가 있나 싶었다.
욕이 안나올수가 없었다.
시간은 11시 30분을 넘어가고, 수면 시간은 점차 줄어들어갔다.
'진정하고 빠르게 생각하자...'
남은건 하필 또 tpu튜브 밖에 없었다.
펑크는 보통 났던곳에 또 나는게 국룰이기에, 펑크가 난 위치에 천원짜리 2장으로 미리 보강작업을 하고
tpu 튜브로 교체했다.
'혹시 펑크가 한번 더 나면 어떻게 하지' 생각했는데 그래도 ridenow 이새끼들 tpu 펑크패치도 같이 줘서 살짝 고마웠다. (바이럴 아님...)
하지만 시간은 12시를 넘어갔다.
한달전 서정서 신청할때는 최소 7시간은 자는 개꿀 브레베겠지 하고 싱글벙글 하면서 신청했는데 이게 뭔 개고생인지.
'그래도 아직은 3시간은 잘 수 있다.' 라는 생각을 하며 정읍으로 향했다.
12시 13분 정읍역 도착
이 사진을 찍고 바로 계속 밟았는데, 멍청한 짓을 여기서 했다.
가민상 거리가 320km를 넘었는데, 도착지점이 안보였다.
그 전에 310km때 카카오맵을 잠깐 대충 봤는데, 내가 정읍쪽으로 향하는 방향으로 되어있어서 방심을 했다.
그래서 가민이 침수된거 같아서 거리를 잘못 계산한 것이라 오판을 하면서 달렸다.
근데 내가 오늘 나쁘지 않은 페이스로 달려 내려온거 같은데, 생각보다 내 앞으로 많은 란도너들이 지나가더라.
정읍역을 지났는데 계속 시골길이 나오는게 느낌이 이상했다.
'아 설마 그건 아니겠지'
'진짜 제발... 씨발... 아... 진짜로...'
씨발 그게 맞다...
15km나 역주행했다.
지금도 글쓰면서 감정이 올라오는데 당시에 멘탈이 한번 무너졌다.
전날 시카고님이 서정서 코스를 줬는데, 300씩 섹션이 분리가 되어있어서, 나는 그냥 섹션을 합쳐서 넣었다.
그래서 정읍 CP4가 누락이 된 상태였고, 정읍역을 지나간 시점부터 이미 CP4는 지나간 상황.
위와 같이 시계 방향으로 돌아서 가는 코스인데 야간에 2연 펑크에, 시간도 없고, 집중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반시계로 주행하는 코스인줄 알고 CP와 정읍역을 지나서도 계속 밟은 것이다.
이 사실을 새벽 1시쯤 CP에서 15km 떨어진 점에서 알아챈거다.
분노가 치밀었지만 오판단을 내 잘못이지...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는 상황이지만 뭐 별 방법있나 다시 돌아가야지.
돌아가면서 주변을 봤는데 그제서야 왔던 길인걸 인지했다.
한번 가본 길은 어지간해서는 안까먹는데, 야간에 비가 오니 아예 인지를 못했다.
초등학교 3학년때 아빠차 타고 가평 놀러간 길도 다 기억하는데...
펑크가 또 날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가지면서, 정읍으로 다시 페달링을 했다.
화가 정말 났지만, 수면 시간을 계산해봤다.
'정읍에 다시 도착하면 2시, 숙소에 최대한 빨리가면 2시반. 3시간은 자야하니 5시반에 기상하고, 밥먹고 준비해서 6시 출발하면 완주 가능성 충분히 있다.'
그렇게 멍청하게도 첫날 30km를 더 주행해서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에 와서 시카고님께 펌프와, 내 여분 양말을 주고 정비를 했다.
근데 나 올때까지 잠을 안자던데 나 때문에 못잔건지 괜히 미안했다.
샤워를 하고 누워서 잠을 청하는데, 격렬하게 주행을 해서 잠이 안왔다.
그렇게 선잠을 대충 자고 5시반에 기상했다.
다행인점은 전날 낙차한 손목이 상당히 괜찮았던 것.
그리고 어제 파워를 높게 타지 않았기에, 다리에는 큰 데미지가 없었다.
숙소에서 짐 정리후 쪽모자를 쓰고, 편의점에서 아침을 죽과 빵으로 10분동안 먹은후, 보급 시간을 최대한으로 줄일려고 뒤에 바나나 5개를 꽂았다.
펑크가 좀 불안하긴 했지만, 펑크나면 dnf 해야지 라는 마인드로 출발했다.
아침에 물안개가 낀 정읍을 벗어나면서 페달링을 하는데 경치가 좋아서 기분이 상당히 좋아졌다.
몸 컨디션도 좋았고, 비가 그렇게 많이 왔는데도 노면이 꽤 좋았다.
나보다 2시간전에 출발한 시카고님과 ㅇㅇ님을 다시 따라잡을 수 있을거 같았고, 그 상황을 생각해보니 재밌어서 기운이 났다.
그렇게 주행하고 낙타등에서 편의점에서 만난 랜도너분들을 추월하면서 인사하는데
나 - "안녕하세요~"
랜도너분 - "안녕하세요~ 어 근데 헬멧 어딨어요?"
나 - "네?"
아 진짜 개병신임...
욕이 안나올수가 없었다.
숙소에서 쪽모자만 쓴걸 헬멧인줄 착각하고 그대로 나온것이었다.
사실 아침에 쪽모자를 쓰기 전에 헬멧을 꼈는데, 헬멧이 헐렁해서 벗고 쪽모자를 다시 썼다.
근데 그 다음 헬멧을 안쓰고 그냥 나온것이다.
이미 정읍에서 10km나 왔는데 다시 돌아가야 된다니...
안그래도 오후 10시가 컷오프라 1분이 귀중한 상황인데, 교통 신호를 생각하면 거의 1시간을 버려야 되는 상황이다.
멘탈이 바스라지고 절망적이었다.
몇년 살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여태까지는 살면서 멘탈적으로 가장 힘들었다.
dnf 생각이 머리속에 마구 들었는데, 전날에 같이 개고생한 시카고, ㅇㅇ 두분한테 너무 미안해서 차마 dnf 얘기는 못꺼냈다.
'저 두 사람을 봐서라도 완주는 해야지...'
침착하게 마음을 잡으려고 해도 감정을 쉽게 추스릴 수가 없더라.
완주까지 계산을 해보니 평속 23km로 13시간을 꾸준히 밟고, 쉴 수 있는 시간 2시간..
불가능한 일정은 아니나, 말도 안되게 힘든 미래가 보이기에 멘탈이 박살이 났다.
그래도 어떡해... 계속 밟아야지 하...
숙소에서 속도계를 봤는데 365km가 찍혀있었다.
욕밖에 안나오는데 방법이 없다.
그 와중, 숙소 오기 직전에 지옥에서 돌아온 골프님을 봤다.
밤새 달린거 같은데 많이 반가웠다.
달리면서 감정을 제대로 잡을 수가 없었다.
살면서 힘들어서 운적이 없었는데, 눈물이 다 나오려 했다.
그와중에 소화가 급격하게 안되기 시작해서 헛구역질이 나와 음식과 음료수를 제대로 먹을수가 없었다.
'여기서 울어서 수분 배출하면 다시 보충하기도 힘들다'
이렇게 생각하니 눈물이 다시 쏙 들어가더라 시발...
7시부터 9시반까지 멘탈을 추스릴수가 없었다.
사실상 마지막으로 정읍을 떠난 랜도너일테니, 몇시간 동안은 지나치는 랜도너도 없어서 정말 외로웠다.
그리고 펑크의 불안감을 계속 안고 달려야했다.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샥즈로 힙합을 들으면서 갔으나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그래도 주행말곤 방법이 없으니 머리속으로 '나는 할 수 있다'를 억지로 되뇌이며 페달링을 했다.
어제 ㅇㅇ님이 낙차했던 지점 인근의 둑
이 터널 직전에서 랜도너팩을 봤는데, 이때부터 희망이 생겼다.
아직은 늦지 않았다는 안도감...
저분들과 함께 dnq 할 수 있다는 불안감...
여튼 혼자 탔을때보다는 훨씬 상태가 괜찮아졌다.
익산을 넘는데까지 꽤 빠른 속도로 주파했다.
11시가 살짝 안되었는데 평속 25km로 4시간동안 무정차로 100km를 잘 타왔다.
완주할 가능성이 생겨서 멘탈도 개선이 되었으나, 소화가 미친듯이 안되어서 불안감도 꽤 컸다.
건더기가 있는 음식은 먹을 수 없는 수준이라, 초콜릿을 녹여서 먹고 이온 음료로 억지로 당을 채우긴 했으나 헛구역질이 나왔다.
내 헬멧 없어진걸 알려주신 소중한 랜도너분들
11시를 약간 지난 시점에서 이분들을 다시 만났다.
20km의 격차를 줄인것.
그 생각을 하니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 그리고 생각보다 멀지 않은, 20km 정도 떨어진 지점에 시카고님과 ㅇㅇ님이 있었다.
내 생각대로라면 오후 3시나 그 이후에 만났을거 같은데, 좀 의아하긴 했다.
'아 어제 ㅇㅇ님 낙차후유증 올라오나보네. 큰일났네.'
여기서 이렇게 생각해봤자 해줄 수 있는게 없다. 일단은 빨리 붙어서 바람막이 해야지 뭐.
근데 역풍이 다시 강해지기 시작했다...
CP5에서 결국 시카고, ㅇㅇ님들을 만났다.
혼자탈때는 얼굴보면 울 것 같았는데, 막상 만나니 그냥 웃음밖에 안나오더라.
서로 얼굴만 봐도 즐겁다 ㅋㅋ
둘은 먼저 보내고, 살짝 여유가 있었기에 밥을 먹는것으로 결정했다.
소화가 정말 안되긴 했는데, 탈려면 어쩔수 없이 먹어야했다.
소고기 규동 시켜서 억지로 입에 쑤셔넣었고 약국에서 소화제를 사와서 먹었다.
맛은 있었지만 결국 2/5 정도 남겼다.
풍경은 좋았는데, 사진이 아쉬웠다.
아산과 평택이 잘못은 없지만, 토일 모두 바람으로 개고생해서 상당히 싫어졌다...
이때쯤 골프님의 dnf 소식이 들려왔다. 무릎이 아프고 멘탈이 힘들어서 도저히 안되겠단다.
오늘 아침에 내가 겪었던 멘탈 붕괴를 골프님도 홀로 겪었을걸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렸다.(진짜로...)
하지만 소화 불량 이슈를 다시 생각하니 눈물이 쏙 들어가더라 시발...
도곡온천역을 지나서 시카고님과 다시 합류했다.
왜 혼자있냐고 물어보니까 똥싸서 ㅇㅇ님은 먼저 보냈단다.
한 15분정도 먼저 갔다는데, 아무리 빨리 밟아도 보이질 않았다.
내 생각에는 상태가 안좋아서 금방 만났어야 했는데 만날 기미조차 안보였다.
'이 사람 아프다는거 거짓말 아니야? 혼자 이 바람에 이렇게 타는게 말이 된다고?'
별에 별 생각이 다 들었다.
바람은 끝내 도와주지 않았다.
그래도 어제보다는 조오금 나은 정도니까...
이제는 집가려면 타야지 별 방법이 있나.
CP6에서 ㅇㅇ님과 다시 합류해서 만났다.
그냥 이 새끼들은 얼굴만 봐도 반가움...
몸 상태도 안좋던데 어떻게 타고 가는지 용하더라. 60km 정도 더 탄 내가 할말은 아닌가
어제와 같이 오늘도 역풍이 심했지만, 진짜 날씨가 너무 원망스러웠다.
이런 억까가 말이 되나...
역풍이 심해서 속도가 안났다.
그 와중에 ㅇㅇ님은 계속 자기를 버리고 가란다. 사람이 죽을때 되면 헛소리 한다는데 그 상황인듯.
빰따구 한대 때리고 싶었는데 나보다 덩치 좋아서 참았다.
근데 또 방금전 혼자 탈때 잘 탔던거 보면 힘숨찐이 기만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그래도 우여곡절 끝에 역풍 지옥을 벗어나고...
그 다음에는 신호 지옥이야 ^^
400때도 동탄 지나올때 신호가 너무 많아서 화가 많이 났는데, 정읍으로 내려갈때 보다 다시 올라올때 여길 거치니 짜증이 좀 났다.
그래도 별일없이 7시 30분에 탄천 도착.
사진 앞에 잼민이 친구들이 인사해줬는데 기분 살짝 좋았다.
30km 남았는데 시간은 2시간 반에 하오고개 업힐이 하나 남았다.
탄천에 사람이 정말 많아서 속도를 못내는 변수가 생기긴 했으나, 최대한 안전 주행했다.
마지막에 사고나면 그것만큼 억울한 일이 없기에
갑자기 미친놈처럼 먼저 인터벌해서 가는 ㅇㅇ님
"저사람 뭐함?"
"몰?루"
탄천을 벗어나서, 운중천으로, 하오고개로 올라가려는데 업힐이 너무 힘들더라.
소화 불량으로 먹은게 부족한 상태에서 쥐어 짜내기로 오르려니 힘에 많이 부쳤다.
사실상 봉크가 오긴 했는데 별수있나... 여기까지 왔는데 이악물고 타야지
하오고개 다운힐 이후, 학의천으로 진입하는데...
병신같이 2차 낙차했다... (사진은 집에서 찍음)
자도로 진입하면서 U턴을 하는데 뒤에 ㅇㅇ님 먼저 보내준다음, 기어비가 높은 상태인걸 까먹고 밟다가 클빠링했다.
작년에도 안했던 클빠링을 올해했다.
그나마 다행인점은 어제처럼 손목으로 땅을 짚으면서 넘어진게 아니라서 찰과상 및 레버 틀어짐 빼곤 없었다.
괜찮냐고 물어보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여유롭지 않아서 둘이서 먼저 빨리 가라고 하려했다.
빨리 몸을 추스리고 다시 페달링을 했는데, 쓰라림 빼곤 딱히 통증이 없어서 안도했다.
야간에 안양천에 사람이 많아서 저속 주행했다.
개인적으론 안양천 타는걸 매우 싫어하는데 이번에도 코스에 넣더라.
근데 서울 서쪽 출발은 안양천 안넣기는 불가능하기에 이해는 했다.
https://gall.dcinside.com/m/cycle/674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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