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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너무 행복한 꿈을 꾸었어

ㅇㅇ(223.39) 2021.04.24 19:28:49
조회 612 추천 15 댓글 3
														
거의 매일을 꿈 꿔
어떨 때는 행복한 꿈
어떨 때는 불행한 꿈
그리고 행복하든 불행하든 이런 감정이 정말 현실이 맞나
꿈 속에서 의문을 품을 때 쯤 꿈 속 세상은 와장창 박살나며 눈을 뜬다
행복한 꿈을 꿔도 현실은 불행함에 고통 받고 불행한 꿈을 꿔도 역시 불행해서 힘들어 하고 있어

오늘은 역대급으로 행복한 꿈을 꾸었어
내가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이 다 같이 놀더라
서로 모르는 사이끼리도 거리낌 없이 어울려 놀았고 많은 사람들 중 돋보이는 건 정말 너무 행복해하는 단이 너의 모습이었어
꿈 속에서조차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인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현실이 맞나 라는 의문을 품자마자 꿈 속 세상은 먼지처럼 흩어졌어
너무 큰 허탈감에 몸부림치며 펑펑 울었어
가장 소중한 친구를 잃고 나는 이렇게 살고 있어
넌 내게 많이 의지하고 있다고 했지만 어쩌면 그 이상으로 내가 너에게 의지하고 있었나 봐


네게 많은 얘기들을 듣고 지냈던 나로서는 그렇게 너를 떠나 보내고 처음엔 너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과 내 자신에 대해 분노와 원망이 미친듯이 치밀어 올랐어
나약한 내 대가리로는 감당이 불가능할 정도로 하루에도 수 십번씩 감정선이 롤러코스터 타서 온전치 못한 정신에 주변과 여러 사람들에게도 실수를 하고 다녔어

그러다 어느 기점에서부터 나만을 자책하게 되더라
지금 돌이켜 보면 너는 예전부터 그리고 네가 떠나기 전 최근까지도 많은 신호들을 주었던 것 같지만..
당시 나는 제대로 알아차리지도 도움이 되지도 못 했지

너무 많은 것들을 후회하고 자책하게 되었고 이제는 너에 대한 생각과 연결짓지 않아도 나란 존재가 경멸스럽고 혐오스러워
그런 감정들로 난 아주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감정을 느껴서는 안 된다고 매일 스스로를 더 나락으로 밀어 넣고 있어
또 이런 감정들이 무뎌지지 않기 위해 매일 바둑 기사들이 복기 하듯 너와 나눴던 대화들을 떠올리고 그 속에서 내 잘못들을 찾아내고 만들어 내
정말 세상 모든 것들이 싫고 따뜻해지는 날씨도 싫고 그 세상 속 밝은 표정의 사람들도 싫고 모든 것이 무너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아무 생각도 안 들고 너와 나에 대한 감정 빼고는 모든 것이 덧 없게 느껴지네

뉴스를 봐도 세상 사람들이 사는 얘기 어떤 것들을 봐도 우주에서 보면 정말 찰나의 순간을 사는 먼지만도 못한 존재들의 얘기 같고...
내 스스로도 먼지 주제에 왜 같은 먼지들과 아웅다웅 살았지 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
타인에 대한 감정이든 상황에 대한 감정이든 좋고 싫은 그런 일차원적인 감정들이 모두 사라진 느낌이야
내게 남아 있는 건 단지 너에 대한 안타까움과 슬픔 그리고 나에 대한 혐오 뿐 그 외의 모든 것 들에서 초연해진다

이 곳은 정말 너무 우울하고 고통스러워
그러고 보면 너는 예전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우울함을 전파할까봐 엄청 조심해 했지
그러지 말라고 혼자 힘들어 하지 말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라고 해도 내게 "우울하지 않으면 이 심정 모를거다" 라고 말했는데 이제서야 이해가 돼
맞아 아는 척 했지만 사실 몰랐던 거다 알았어도 이 정도일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이렇듯 사람들은 겪어 보지 않으면 모른다

인터넷에는 상관 없다는 생각이라 쓰고 있지만 나도 네가 했던 생각을 똑같이 하게 되었어
주변 사람들에게 악영향 끼칠까 두려워 조심스러워졌고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덤덤 한 척 하고 있어
그리고는 내가 너에게 했던 말들을 그대로 돌려 받고 있어
정말 내가 했던 말들이랑 똑같아서 기분 이상해

힘들겠지만 조금씩이라도 걸으래
혼자 힘들어하지말고 어떤 말을 해도 좋으니까 자기에게 얘기하래
굶으면 더 힘드니까 제발 하루 한 끼라도 먹으래

저런 사소했던 것 들을 하는데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 지 이제야 알게 되었고 걱정해주는 사람들에게 고맙고 미안하지만 많이 버겁다
조금만 먼저 이런 감정들을 느껴 보았다면..
이 것의 반의 반의 반이라도 더 먼저 느껴 보았다면..
널 대할 때의 태도가 달랐을텐데..

이제 너에게 얘기 할 수 있는 곳들은 모두 사라지고 너에 대한 흔적들도 하나 둘 사라지고 있어
네 생전에 트게더와 이 곳은 자주 보던게 생각이 나고 폰 하나만 있으면 언제든 볼 수 있는 접근성 때문에 매일 들어오게 된다
일면식조차 없는 사람들이 너를 애도하는 흔적들을 보면 괜스레 눈시울이 뜨거워져

점점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어
처음엔 꿈 얘기 쓰고 오늘 꿈 속에서 밝게 웃고 있던 것 처럼 행복하게 지내고 있으라는 글을 쓰려다가 너무 힘들고 갑자기 하고 싶은 말들이 마구 생겨나서 엄청난 장문의 징징글로 바뀌었어

단이 너는 지금 어때 이제는 행복해?네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했으면 좋겠어
오늘 내 꿈 속의 모습처럼 세상 누구보다 환하게 웃고 있으면 좋겠어
갑자기 혼자 훌쩍 떠나서 외롭고 심심하겠지만 그 곳에서 좋은 사람들 많이 사귀면서 재밌게 놀고 있어
네가 좋아하던 사람들 너를 좋아해주던 사람들 하나 둘 씩 그 곳으로 갈 때까지 조금만 그렇게 기다리고 있어..

29일에 보러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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