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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다키스트 던전 팬픽 : 노상강도

팬픽(39.118) 2016.04.02 02:01:44
조회 3415 추천 22 댓글 14
														

숲속을 해매며 한참을 돌아다녔지만 먹을만한 것은 없어 보였다. 보기에 의심스러운 열매를 몇개 땄지만 먹고 배탈이나 나지 않기를 바랄뿐 큰 기대는 하지않는다.


 잠시 석양이 지는 것을 바라보고는 썩은듯한 나무를 등받이 삼아 걸터앉았다. 가죽 주머니를 열고 지금까지 주운 열매를 세어봤지만 크기는 사과만해 허기를 달랠수는 있어도 두개뿐이 없다. 열매를 눈동자로 세고 또 세어본다, 마치 계속 세다보다면 한 개가 더 늘어날 듯이 말이다.


 야영지로 돌아가면 첫 번째로 그녀가 고집을 꺾었기를 기대하지만, 진저리칠 그녀의 고집이 설득될 수준이였다면 먹을 것을 위해 숲을 헤맬일도 없었을것이다.


 눈동자로 세고있던 정체불명의 열매를 주머니에 넣고는 일어나 길을 재촉했다. 지금까지 이정표로 부러트렸던 가지들을 희미한 석양에 의존한채 하나하나 찾아봤지만 그리 쉽게 발견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포기하지않고 저녁노을을 더듬거려본다.


 날이 어두워지자 숲속을 걸으며 생기는 작은 소음조차도 신경에 거슬린다. 이름모를 열매 두개와 물 한병 그리고 빵조각 몇 개가 식량의 전부고 이른 아침부터 폐가를 지나갈 때 그녀와 영지로 귀환하는 문제로 무의미한 다툼을 벌였지만 말 그대로 무의미했을 뿐이다.


 굶주림이 인간을 어디까지 몰아붙일수 있는지 그녀는 아무것도 모른다.

“멍청한 여자 같으니.. ”


 잠깐, 길이 여기가 맞았던가? 눈 앞에 부러진 나뭇가지가 보이지만 얼마 떨어진 곳에서도 비슷한 것이 보인다. 평소라면 별거아닌 나뭇가지겠지만 지금은 무척 중요한 일이다. 고심 끝에 두 번째로 본 나뭇가지를 향하며 직감을 믿기로했다.


 이런일에는 조련사가 제격이였다. 그라면 이따위 편법 말고도 당연하듯 그의 개 버이크와 함께 흙바닥을 살피며 길을 찾아냈을텐데.


 잠시 다른 생각에 정신을 놓친사이 무언가에 발을 걸려 넘어졌다. 욕지기를 내뱉으며 일어서고는 다시 길을 가려는것도 잠시, 손으로 셔츠의 상의안을 뒤지며 더듬거려 보지만 마땅히 그곳에 있어야할 물건이 사라졌다.


 목걸이가 사라졌다.


“어디냐.. ” 

 크게 넘어지지는 않았으니 분명 이 근처에 떨어졌을 것이고 목걸이를 찾기 전까지는 움직일 생각이 없다.


 석양은 이미 사라졌고 붉은 노을도 수평선뒤로 자취를 감췄다. 바로앞도 분간하기 힘든 상황에서 작은 목걸이 하나를 찾을수 있을 리 만무하지만 눈동자를 재빠르게 굴리며 주위를 마구잡이로 헤집었다. 그렇지만 나뭇가지하나조차 잡히지 않았고 더욱 초조해져 팔로 바닥을 흝었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어쩔수없이 횃불과 부싯돌을 꺼내 붙을 붙이기 시작했다.


‘구해주세요.’


 목걸이가 입이 달린것처럼, 이 어둠속에 혼자 떨어진채 내게 말을 거는 듯 했다.


 부싯돌이 부딪히는 소리가 한번, 두 번 숲속을 울린다. 그때 두 번째 마찰음과 함께 부싯돌을 내려놓고 주위를 둘러봤다. 소름끼칠정도로 벌레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지만, 경계를 늦추지 않은채 발목에 감춰둔 단검을 빼어들었다. 그리고는 한 발로 부싯돌을 고정시키고 빈 손으로 다시 다른 부싯돌을 쥐어쥔채 서로를 부딪혀 세 번째 마찰음을 숲속에 퍼트렸다.


 잘못들은것도 야생동물도 아니다.


 다른 무언가가 부싯돌의 마찰음속에 묻혀 내게 다가오고 있다. 첫 번째는 잘못들은줄 알았다. 두 번째때 그 존재를 의심했고, 세 번째인 지금 내 주위에 있음을 확신한다. 부싯돌을 놓고 권총을 손에 쥐며 지금까지 벗고있었던 두건을 목 주위에서 입까지 끌어올렸때.


 소리없이 단검 한자루가 내 목을 노리고 날아왔지만, 마침 권총을 쥐었던 손이 먼저 반응해 단검을 쳐낼수 있었다.


 사내는 곧바로 엎드려 몸을 굴렸지만 익숙한 발길질에 가로막히자 짧게 숨을 고르고는 장화발의 주인을 노려봤다.


“.. 이런 장난은 좋아하지 않는데.”

“그대로 돌려줄게, 나도 흙바닥을 뒹구는 장난은 안좋아해.”


 목소리의 주인은 그를 장화발로 짓누르며 손을 내밀고는 묘한 웃음과 함께 일으켜 세웠다.


“다행인줄알아, 총잡이. 처음에는 정말 당신인줄 몰랐으니까”

“처음에는?”

“그래, 처음에는.”


 총잡이라 불린 사내는 목소리의 손을 뿌리치고 옷을 털며 짜증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 처음이 내게 단검을 던졌을때인지, 아니면 부싯돌 소리에 묻혀 도둑년마냥 살금살금 다가왔을때인지 궁금해지는군.”

“.. 대답해도 안해도 당신이 화낼거라면 입다물고 있는게 좋을것같아.”


 잠시 주저했지만 목소리는 재밌다는 듯이 말했다.


“뭐하고 있던거야? 오후에 먹을걸 찾으러 갔을때부터 그녀가 당신을 걱정했어. 해가 졌을때 누군가는 야영지에 남아야했기 때문에 같이 오진 못했지만, 적어도 아침에 당신과 싸울때보다는 초조해보였지. 당신은 말보다 행동으로 여자를 농락하는 재주가 있네.”


 총잡이는 목소리가 떠들거나 말거나 부싯돌을 다시 집어들어 횃불을 지피기 위해 부딪혔다. 그 소리를 듣고 횃불이 타오르기전에 목소리가 총잡이의 팔을 재빠르게 낚아챘다.


“.. 그래서 내가 물었지. 뭐하고 있던 거냐고.”

“방해하지마.”

  

 목소리는 붙잡았던 팔에 힘을 빼며 악의는 없다는 듯 양손을 내보였다.


“총잡이, 지금은 어두워졌고 여기에는 참 신기한 생물들이 많아. 횃불을 키는게 위험한건알지? 어떤것들이 잠깐이라도 켜진 횃불을 보고 우리를 찾아올지 몰라. 적어도 이유라도 말해봐, 내가 도와줄테니까.”

 

 총잡이는 자유로워진 팔로 부싯돌을 부딪혔고 목소리는 금방이라도 불이 켜질듯 환해질 것을 대비해 살짝 두 눈을 가리고 있었다.


“목걸이를 떨어트렸다.”

“생김새는?”

“산에 체스말의 성채와 같은 탑이 서있다. 그 아래로는 성문이 있고 성채 위로 반원을 관통하는 세 개의 작대기가 있지.”

“많이 본듯한 모양새네. 어디서 파내기라도 한거야? 당신한테 나같은 취미가 있는줄 몰랐어.”

 

 총잡이가 노려봤지만 목소리는 두 눈을 손으로 살짝 가리며 그 시선을 못본채했다. 이윽고 횃불이 켜지자 두 사람은 서로를 알아볼 수 있었다.


 목소리, 그녀는 허리춤에 여러개의 단검을 가죽혁대에 꽂고 상의의 가슴골이 보이는 품안으로는 정체모를 주사기도 달고있었다. 머리카락은 길지 않았지만 짙은 붉은색이여서 횃불이 비추어지자 살짝 섬뜩하기도했다. 불이 켜지자 그녀는 단검을 빼어들며 혹시 모를 싸움에 대비했다.


‘여기예요, 구해주세요.’


 목걸이가 말할리 없다. 명령하듯 되새긴다.


 이윽고 얼마 지나지않아 그녀가 목걸이를 찾아냈다. 그녀는 총잡이에게 다가가 목에 목걸이를 걸어주고는 횃불을 바닥에 던진채 흙을 덮어 불을 껐다. 어둠속에서 그녀는 장난스럽게 미소지으며 살짝 쥔 주먹을 그의 가슴에 부딪혔다.


“귀금속 찾기, 도굴꾼이 잘하는것중 하나지. 자 이제 날 따라와.”


 그녀가 앞장서며 나아가자 총잡이는 그녀가 목에 걸어줬던 목걸이를 다시 빼 상의안으로 집어넣었다. 


“길을 어떻게 찾는거지?”

“맡아봐, 시큼한 향이 나지 않아? 그녀가 내게준 액체야. 내가 뿌린것만이 아니라 그녀는 이 액체로 계속 길을 표시하고있지.”


 화약과 피냄세에 수십년을 찌든 사내의 코에 그런 것이 날리 없지만 굳이 대답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냄세로 길을 보듯 막힘없이 나아가며 가끔씩 뒤를 돌아보기도 했고 가끔씩 의미없는 말들을 조용히 던졌지만 당연하듯 대답따위는 기대하지 않는것처럼 보였다. 그녀의 말들은 마치 자연스럽게 나오는 습관과 같아보였다.


“.. 당신에게 이런면도 있다니 의외야, 노상강도라면 길찾는건 따위는 당연하다고 생각을 했는데 말이지.”


 항상 입은 만악의 근원이니, 사내는 쉬지않고 나불대는 그녀를 향해 낮게 으르렁거렸다.


“입 조심해. 날 그렇게 부르지마.”

“뭐? 무슨 소리.. ”


 그녀가 그 대답에 의아한듯 뒤를 돌아보자 총잡이가 뒤따라가던 속도를 늦추지 않고 그대로 나무를 향해 밀어붙였다. 그녀의 팔을 거칠게 움켜쥐며 반항을 막은채로 두 눈을 똑바로 노려봤다.


“야?.. 이거놔.”

“예전부터 숲속에서 길 찾는것 따위는 질색이야.”


 그녀가 다른 손을 들어올리자 낚아채 가슴으로 밀어붙여 명치에 충격을 준다.


“그리고.. 예전부터 말했지만 날 그렇게 부르지마.”


 그녀는 명치의 충격으로 살짝 가쁜 숨을 몰아쉬었지만 입을 열고 대답했다.


“.. 좋아, 알았어. 내 실수야.”


 총잡이는 대답을 듣고 그녀의 두 손을 풀어주며 물러섰다. 테레지아는 살짝 손목을 돌리며 몸을 풀었고 언제 그랬냐는듯이 몸을 돌려 다시 나아가기 시작했다.


“전직 노상강도씨.”


 어둠속을 해치는 그녀의 말이 똑똑히 귓가에 들렸지만 더이상 물고늘어져도 의미가 없으리라. 몇 번이고 내 호칭에 대해 경고했지만 천연덕스럽게 넘어가는꼴이 날 더욱 화나게 한다. 언젠가는 저 버릇을 제대로 고쳐줄 날이 오겠지.


 얼마간 이동하자 그녀의 머리칼이 조금씩 붉게 빛나기 시작했다. 저멀리 야영지의 불빛을 받아 그녀의 코, 넓은 챙 모자의 윤곽과 입, 그리고 그 옆의 점까지 분별할 수 있게 되자 그들은 마침내 어둠을 벗어내고 야영지로 돌아왔다.


“그를 찾아왔어.”

“.. 제가 나설참이였습니다, 테레지아. 에리히 당신도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야영지는 거대한 고목의 안쪽에 마련되있었다. 짐승의 굴이였듯한 이곳에는 이제 위태롭게 타오르는 모닥불하나와 고목을 등에 대고 표정을 알 수 없는 까마귀 가면을 쓴 여자 하나가 서있었다.


“당신이 날 그렇게 걱정할줄은 몰랐는데.”

“왜 그렇게 생각하죠? 아침에했던 사소한 다툼 때문에?”


 메르헨의 까마귀 가면이 테레지아를 향했지만 그녀는 싱긋 웃어보이기만했다.


“식량에 대한 당신의 걱정이 진심에서 우러나온것임을 압니다. 하지만 사소한 문제일뿐, 영지까지는 하루이틀 거리이고 여기까지와서 마녀의 추척을 그만둘수는 없습니다.”

“무엇이 그토록 당신을 몰아붙이는지 모르겠군, 하루이틀이라고 했나? 우린 쭉 뻗은 도로를 걷는게 아니야. 숲속에서는 어떤일이 일어날지 모르지. 가주가 말했듯 이 마녀 사냥은 우리의 우선사항일뿐이지, 필수불가결의 일이 아니다. 영지로 돌아가 재정비하고 다시 시작하면돼.”


 메르헨이 고목에 등을 때며 에리히를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가주는 또 그렇게 몇주를 허비하게 되겠지.”


 에리히에게 까마귀 가면 너머 그녀의 서늘한 눈동자가 보일정도로 가까워지자 그녀는 총잡이의 팔을 움켜쥐며 다른 손으로 영지의 가장 높은곳, 이 산림속에서도 보이는 저택을 가리켰다. 그사이 테레지아가 일어나 주위를 둘러봤다.


“언덕위, 저 저택이 가주가 돌아가야 할 곳입니다. 그는 이따위 일에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할.. ”


 메르헨의 어깨를 짓누르며 에리히가 권총을 뽑아 겨눴다.


“고개숙여.”

“에리히!”


 단검하나가 에리히의 등을 향해 날아왔다. 이번엔 도굴꾼이 던진 것이 아니였다. 에리히의 갑작스런 움직임으로 조준이 흐트러진 듯 단검은 그의 팔을 스치며 허무하게 내리꽂혔다. 에리히는 메르헨뒤로 다가온 산적의 머리를 터트리며 그녀를 고목쪽으로 밀쳐냈다.


“도굴꾼! 모닥불을꺼!”


 에리히가 외치자 그녀는 모닥불을 장화발로차 단숨에 주위를 어둡게 만들었다. 흩어진 불씨들이 위태롭게 주위를 비추자 그속에서 일렁이는 그림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중 첫 번째 형체가 일어나는 메르헨을 향해 달려들었다.


 우선 한놈.


 에리히가 이미 쏴버린 권총을 던지며 새 권총을 뽑고 주저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두놈.


 수풀속에서 뛰어오르며 창을 내지르던 녀석은 메르헨이 던진 약병을 맞고 손이 녹아내리고 있었다. 에리히는 두 번째 권총도 버리고 세 번째를 뽑으며 놈의 정수리를 터트렸다.


세놈.


  고목 위쪽에서 날라온 총성이 팔을 꿰뚫었다. 마지막남은 권총을 허리춤에서 빼들며 희미하게 빛나는 총구를 향해 발사했다.


 네 번째 산적이 에리히의 등을 찔렀을때, 그는 주저앉고 있었다. 진득한 액체가 묻은 칼날이 쇄도하자 테레지아는 그가 막을수 없음을 깨닫고 자신의 몸을 내던졌다. 불쾌한 액체가 가죽상의를 뚫고 등을 찢어발겼다. 산적은 그녀에게 마지막 일격을 가하려했지만 팔을 들어올린 순간, 가슴에 꽂힌 주사기로부터 몸이 불타오르는 것을 느꼈다. 놈은 경련을 일으키는 두 팔을 늘어뜨리며 고꾸라졌다.


“.. 에리히.. 젠장.. ”


 칼날이 테레지아의 등을 뚫고 어깨죽지를 빠져나와 있었다. 그녀는 코와 눈에서 피를 흘리며 일어나려 노력했지만 자꾸만 주저앉고 있었다. 불씨는 사라져 더 이상 메르헨은 보이지 않았다. 그녀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수없었고 에리히는 테레지아를 품으로 끌어올리며 숨을 몰아쉬었다.


“네 도움이 필요해. 의사가 길을 표시한다고 했었지, 그걸 맡을수 있겠나?”

“.. 어디로?”

“아침에 지나왔던 폐가로.”


 그녀의 출혈이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간신히 오른쪽이라 답하자 에리히는 찢겨진 팔에도 주저없이 그녀를 걸쳐매며 발걸음을 놀렸다. 에리히는 등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끼며 초조해졌다. 출혈이 더 심해지면 손쓸틈도 없음을 알고있지만, 그토록 요란하게 싸운뒤 느긋하게 독의 치료따위를 할 여유는 없었다.


 그녀의 지시대로 오자, 산림속에 작은 공터가 존재했고 썩어빠진 건초더미와 폐가 몇채가 눈에 들어왔다. 폐가안으로 들어가 그녀를 눕히고는 주머니에서 곱게 빻은 약초와 가루들을 꺼내놓기 시작했다. 메르헨이 그에게 준것이지만 자꾸만 피를 토하는 그녀에게 도대체 이것들을 어떻게 복용시켜야할지 감이 안잡혔다. 테레지아가 당황하는 에리히를 움켜쥐며 싱긋 미소지었다.


“그냥.. 바보야, 그냥.. 쑤셔넣어.. 그리고 붕대로..”

“먼저 칼날을 빼내야돼. 빼냈을 때, 혈관을 건드렸다면.. ”


 테레지아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만. 애기하지마. 그냥 해.. ”


 에리히는 칼날을 빼냈다. 다행히 피가 솟구치지는 않았다. 그녀의 말대로 약들을 상처에 쏟아붓고는 붕대로 빠짐없이 둘러맸다. 에리히는 적어도 메르헨의 실력을 믿었고 그녀의 출혈이 곧 멈출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녀의 손이 내려가며 에리히의 목주위를 지나 힘없이 바닥으로 추락한다.


“.. 에리히, 목걸이는?”


 목걸이 때문이다. 고목에 차린 야영지의 불꽃은 밖에서도 아주 희미하게 보였을뿐이다. 목걸이를 찾을 때 피운 횃불이 분명 산적들 이끈 것이다. 에리히는 상의에서 목걸이를 꺼내며 보여줬다. 테레지아는 눈썹을 일그러트렸다.


“당신은.. 역시 이상해. 목걸이는 목에 차는거.. ”


 테레지아의 목소리가 끊겼다. 에리히는 그녀를 건들여보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동공을 확인하기 위해 눈썹을 억지로 올리자 손이 그의 팔을 낚아챘다.


“눈 아프잖아. 유감스럽지만 아직 안죽었어.. 독이 퍼지는걸까? 약효가 드는걸까? 당신이 흐릿하게보여.. 봐봐, 총잡이. 내가 당신 목숨을 구했어. 그렇지? 부탁 한가지만 들어줘..”


 고개를 끄덕인다.


“내가 죽을지, 살지 난 몰라. 하지만 죽는다면 정신을 잃은채 잠자듯이 죽고싶지는않아. 마지막까지.. 난 내 삶을 느끼고싶어. 고통스러울지 몰라도.. 죽음은 내 이야기의 최종장이 될테니까.”


 그녀가 자세를 고쳐잡으며 등을 벽에 기댄다.


“이야기를 들려줘.. 날 붙잡아줘, 에리히.”


 테레지아는 말을 마치고 편하게 두 눈을 감았다. 하지만 깨어있다는걸 보여주듯 검지 손가락으로 바닥을 규칙적인 리듬에따라 튕기고 있었다.


 죽어가는 그녀를 바라봤다. 출혈은 멈추듯 보였지만 이미 너무 많은 피를 흘렸다. 어떤 이야기를 해주어야할까. 자신의 삶은 돌아봐도 의미없는 사건들뿐이였다. 한순간의 시기와 오만으로 누군가를 죽였고 강도짓을 했다. 그런것들을 들려주고 싶지않았다.


 그녀의 이야기의 최종장을 그렇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목걸이를 움켜쥐었다. 그녀의 손은 여전히 바닥을 튕기고 있었다.


“목걸이, 이건 차기위해 있는게 아니야.”


 에리히는 그녀의 옆에 앉아 이야기를 시작했다.


“난 이짓을 그만두고 싶어했지. 지쳤던거야. 누구에게나 한계점이 있고, 그때가 나에겐 한계점이였다. 그때 그들을 본거야. 마차 한 대로 이루어진 초라한 행렬이였지만 누가봐도 귀족의 모습이였다. 그들의 깃발에는 목걸이와 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지. 산 위에 성채가 서있고 그 아래로 성문이, 위로는 반원을 꿰뚫는 세 개의 막대가 그려진 문양.. 평소같다면 귀족따위 건들지 않았을테지만 그날은 달랐어. 욕망이 날 움직였지.”


 한 가문의 몰락에 대한 소문이 퍼지고 그들을 발견했다. 귀족같았지만 마차는 초라했고 호위병력도 하인들 네다섯이 전부였다. 몰락한 귀족이라도 어딘가에는 혈육이 있기 마련이고, 이들을 건들면 추적받기 마련이였다. 하지만 내 욕망은 이 기회를 놓치고 싶어하지 않았다. 평범한 삶. 그것이 당시의 날 지배했다.


“마지막이다, 그렇게 되새겼지. 귀족을 터는건 위험하지만 금화를 생각하면 위험을 감수할만했어. 그렇게 내 마지막 강도짓이 시작됬지. 습격은 쉬웠다. 하인들의 무기라고는 녹아빠진 검이 다였고 마부를 쏴죽이자 길 한가운데에 멈춰섰지. 하인들을 베고 마차를 열었을 때, 그안에는.. ”


‘내 몸에 손대지마라.’

 그녀는 당황하지 않았다. 이 상황을 이해했을테지만 두려워하지도 않았다.


 에리히는 들뜬 듯 빠르게 말을 이었다.


“난 배부른 노인등을 생각했지만, 거기에는 너무도 당돌한 아가씨가 있었지. 네가 그걸 봤어야해, 도굴꾼. 마차의 짐과 그녀가 가진 귀금속만으로도 꽤 값나갔지만, 난 그 이상을 생각했다. 그녀를 포박하자, 내게 자신은 도시를 향해고 있었으며 거기에는 힘있는 대부가 있다고 했다. 날 겁주려는 거였겠지만, 난 되려 그럼 몸값을 많이 내겠다며 입을 틀어막었지.”


‘그가 당신을 찾아내 죽일거예요.’

‘그래, 그리고 너도 죽겠지.’

‘당신처럼.. 이런일을 위한 사람들이 있기마련이죠. 제 보석들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수 있지 않나요?’

‘맞아, 하지만 난 그 이상을 원해.’


 그녀는 내 대답에 동정하듯이 쳐다봤다. 납치당한 귀족여자에게 그런 시선과 말 따위 받고싶지 않았다. 입을 묶고 몸을 포박한뒤 은신처로 대려갔지만, 그녀는 화내거나 절망하지도 않고 단지 날 쳐다볼뿐이였다.


“하지만 그녀의 말이 맞았어. 내가 도시에있는 그녀의 대부에게 접선하기도 전에 그가 움직였다. 인간 사냥꾼들이 현상금 사냥꾼으로 변하고 도시의 정규군도 날 잡기위해 개들을 풀었지. 난 궁지에 몰렸고 큰 상처를 입은채 은신처로 돌아왔다. 그가 날 공격했으니, 그녀를 죽일 작정이였다.”


 확인차 아직도 손가락으로 바닥을 튕기는지 바라봤다. 그녀는 아직 깨어있었다.


 “내가 찢겨진 배를 부여잡고 돌아오자 그녀의 눈이 커졌지. 눈망울에서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흐를 것 같았지만, 날 걱정하는 것이 아닌 순수하게 이만한 상처를 처음보는것에서 오는 충격인 것 같았다. 그때 그녀에게 어떤 감정을 느꼈지만, 아직도 모르겠어.. 나와는 달리 백지같은 그녀에 대한 경외였을까? 난 단검을 쥐고 그녀에게 다가갔지만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그녀의 파란 눈망울은 나와는 다르게 바다처럼 깊고, 또 순수했다. 


“눈을 뜨고 일어나기 위해 배에 힘을 주자 찢어지는 느낌과 함께 고통이 엄습했지. 엉성한 솜씨로 붕대가 감겨있고 은신처에 보관하던 약초도 더럽지만 덕지덕지 발라져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자 그녀가 포박을 풀고 한쪽 구석에서 웅크린채 잠자고 있었지. 도굴꾼, 그 애가.. 내가 자신을 죽이려했던 그 단검으로 포박을 풀고는 날 치료했던거야.. 난 일어나 그녀를 깨우고 가장 궁금한 두가지를 물어봤다.”


 그녀에게 다가가자 발소리에 깨어났다. 하지만 결코 두려워 하는법이 없었다.


‘왜 도망치지 않은거지?“

‘여기가 어딘지도, 얼마나 깊은 산속인지도 몰라요. 안전한 이곳을 나가 이리밥이 되고싶지는 않은걸요. 당신이 죽는걸 기달리고 그들이 절 찾아내길 기대하는게 더 현명하겠죠.’

‘맞아, 넌 내가 죽게 내버려둘수 있었지. 하지만 난 살아있다. 왜지?’


 지금도 그녀가 한 말을 잊지 못한다. 내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하는 것을 느낀다.


‘당신은.. 당신은 살인자야. 내 하인들과 마부를 죽였죠. 그들말고도 많은 사람들을 무고하게 죽였을거예요. 당신은, 더럽고 뻔뻔스러운 인간이지만.. ’

“당신은 그 이상을 원한다고 했잖아요..”


 눈물을 흘렸다. 고개숙인 내 눈물이 그녀의 바닥을 두들기는 손등을 적신다. 흘러내린 내 눈물이 무릎꿇은 나에게 가져다댄 그녀의 손을 적신다.


“나는.. 그녀에게 물었어. 도굴꾼, 당신이 날 살려준 보답처럼 그녀에게 원하는 것을 들어주겠다고 했고 그녀의 선택은 분명해보였지. 자신을 풀어주는 것.”


 하지만 아니였다. 그녀는 다른 것을 말했다.


‘자, 이 목걸이를 받으세요. 그리고 당신이 이 추적을 벗어나거든 이 목걸이를 대가로 절 풀어주세요.’


 자신이 풀려나면 더 이상 사냥꾼들에게 에리히의 목숨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있었다. 은신처로 숨은 지금, 추적은 금방 끝날 것 같았고 그녀를 내일이라도 풀어줄것만 같았다.


 에리히는 테레지아의 손가락을 봤다. 바닥을 튕기는 그녀의 리듬은 더 이상 없었다. 그녀의 손가락은 차갑게 멈춰있었다. 그는 테레지아의 손을 부여잡으며 그것을 무릎 사이로 끌어안고 얼굴을 파묻었다. 적들을 피해 숨어있는것도, 밖의 고요함도 신경쓰지 않고 에리히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파묻은 얼굴로 눈물을 흘렸고, 그녀의 손을 적셨다.


 테레지아의 손이 멈췄다. 하지만 나는 이야기를 끝내지 않으리라. 그녀에게 모든 것을 고할 것이다.


“기억나? 그녀가 했던말, 그녀의 대부는 도시의 힘있는자이다. 추적은 하루이틀로 끝나지 않았고 몇주.. 몇 달을.. 끌었다. 식량은 금방 동나버렸고 추적은 더욱 집요해졌지. 그리고 한계점에 부딪힌거야. 은신처 주위를 순찰할때 그녀가 소리치는 것을 들었다.”


 그녀의 대부는 포기할줄을 몰랐다. 추적은 벌써 몇 달째를 끌고있었다.


‘구해주세요.’

‘여기예요, 구해주세요.’


“나는 당장에 은신처로 돌아가 버둥거리며 기어다니는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나는 그녀는 포박을 풀어주고 어떤 입막음도 해놓지 않았지. 그런데도 그녀는 버둥거리며 기어다니고 있었다.”


 에리히는 파묻었던 얼굴을 들어내며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두눈은 시벌겋게 충혈되있었고 눈물과 꽉 다문 입술로 인한 피로 얼굴은 망신창이가 되있었다. 그는 적들을 피해 숨어있는것도, 밖의 어둠과 고요함에도 아랑곳않고 눈물로 인해 힘겹게 호흡하며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내가 그녀의 팔다리를 잘라먹었지. 식량이 동나고 추척이 몇 주를 이어졌을 때 난 그녀를 풀어줄수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어. 그녀가 없어지고 내가 죽는 것이 두려웠으니까! 그리고 몇 달을 이었을 때 그때도 난 그녀를 풀어줄수 있었지. 하지만 대신 그녀를 잡아먹었다. 죽지않게 하기위해 다리를.. 그리고 팔을.. ”


 에리히가 이마 짚은손을 떨구며 중얼거렸다.


“한계에 부딪힌거야.. 굶주림의 한계에.. ”

‘굶주림이 인간을 어디까지 몰아붙일수 있는지 그녀는 아무것도 모른다. 멍청한 여자 같으니.’


 그녀의 눈망울이 기억난다. 더 이상 순수했던, 바다와 같았던 그 눈동자는 사라지고 그곳에는 익숙히 보아왔던 것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두려움. 공포. 좌절. 증오. 마침내, 그녀 또한 자신이 죽여왔던 자들과 똑같이 되어버렸다.


“내가 입을 막자.. 그녀는 혀를 깨물어 자살했다.”


 동이 떠오르는 것이 느껴진다. 완벽한 어둠속의 세상은 서서히 짙은 푸른빛으로 변해간다. 마치 바다처럼.


 그녀는 날 믿었다. 날 살아남게 하기위해 나와함께 남았다.


“이 목걸이, 이건.. 도굴꾼. 그녀의 마음이지. 순수하고, 너무도 아름다웠던 그 모습으로 이 목걸이를 볼때마다 그녀를 생각해. 그녀에게 가졌던 내 경외심을 떠올려.”


 손가락이 움직였다.


“그리고 가주와 만났고 그녀의 고향인 이곳에 왔다.”


 옆자리의 움직임에 에리히가 폐가의 창문을 바라보자 그 사이로 들어오는 여명이 테레지아를 눈부시게 만들었다. 그녀는 에리히를 가슴에 품고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테레지아.. ”

“이번에야말로 정말 유감이야.. 그렇지? 내 이야기의 최종장은 아직 한참 남았나봐, 에리히.”


 진정됬던 그의 가슴은 가쁘게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그뿐이였다. 에리히는 지금까지 수녀인 타르시스에게도, 가주에게도 누구에게도 자신의 죄를 고한적이 없었다. 지금, 그는 자신의 어둠을 덜어냈다. 처음으로 일말의 거짓이나 속임없이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이제야, 내 이름을 불러주네. 도굴꾼도 괜찮지만 내 이름은 테레지아니까.”


 에리히는 그녀의 말을 들으며 품안에서 목걸이를 꼭 쥔채 한가지 말을 반복했다.


 한동안 그 둘은 말없이 그러고 있었지만, 곧 에리히가 테리지아의 품을 박차고 일어나 떠날 채비를 했다. 테레지아가 따라갈 준비를 하자 그녀를 말리며 말했다.


“그 몸으로는 방해만 될뿐이다.”

“넌?”

“적어도 난 한쪽 어깨가 박살나지는 않았지.”

“맞아. 어깨가 아니라 팔이 아작났지.”


 에리히가 그녀를 노려봤지만, 이제 더더욱 테레지아는 그의 시선따위는 무시할 수 있게 되었다.


“에리히, 메르헨을 찾아와. 그녀는 우리중 누구보다 강인해. 분명 살아있을거야.”


 그녀의 말이 맞다. 메르헨은, 우리 모두가 죽어도 가주를 이끌고 저택으로 향할자이다. 산적 따위의 야습에 당했을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테리지아.”

“왜?”

 떠날 채비를 마친 에리히가 폐가의 문을 열고 잠시 멈춰섰다.


“언제부터 내 이야기를 다시 듣고 있던거지?”


 그녀가 싱긋 미소지으며 대답했다.


“.. 대답해도 안해도 당신이 이미 알고있다면 입다물고 있을래.”


 그녀의 손가락이 멈춘건 단지 힘들어서일지도 모른다. 그녀의 말대로 나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 에리히는 그녀의 품안에서 목걸이를 쥐고 되새기듯 반복한 말을 떠올린다.


‘미안해. 네게 정말로 미안해.. 날 용서하지마렴. 나를.. 용서하지마렴.“


 에리히는 문을 나섰다.


 뒤에 남겨진 테레지아의 눈에는 여명의 햇빛이 그의 머리위로 떠오르며 사라지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어둠을 극복했다.














노상강도가 결국에는 스트레스100을 넘겼지만 영웅적 기상으로 이겨낸 내용.


노상강도 쓴 이유는 저번에 누가 댓글로 노상강도편 써달라고해서 썼음.


아무래도 다키스트 던전이 어두운 분위기에 영웅들의 스트레스와 기벽 이런 요소가 크다보니 거기에 맞춰서 어떤 자극적인 내용과 분위기를 쓸까 생각하다가


이번에는 식인컨셉으로 써봤어요.


모두 즐거운 주말 ㅂ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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