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쇼미더머니999 FINAL.
그리고... 237:190으로 뒤진 2차 마지막 경연.
대기실에 있던 빈지노 프로듀서의 한마디.



갓디보 내



갓디보. 그는 누구인가. 관련논문만 250개를 만들어낸 명실상부한 국힙의 레전드.
'시즌이 끝나고 화성으로 돌아가겠다' 라고 예고이별을 한 그의 마지막 공연에, 결정적인 순간에 빈지노는 그를 기용한다.
묵묵히 거울과 가위바위보를 하던 디보는 터벅터벅 무대 뒤편으로 걸어간다.
한 발짝. 한 발짝. 이젠 이런 중력도 다신 못 느껴보겠지, 하고 갓디보는 희미한 미소를 짓는다.
하지만 감상은 여기까지. 지금은 냉혹한 힙합의 세계.
영디보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흐리멍텅한 눈빛으로 마음을 다잡는다.

첫 벌스. 결승의 긴장감이 발성에서 묻어나온다. 관중들은
안녕 안녕 내 이름은 디보~ 선물을 받고 싶을땐 이렇게 주문을 외워봐~ 디딩 보딩 디보디보딩~
갓디보의 실친인 선물공룡 디보의 메들리를 부르고있다.

타이트한 파트, 아직 호흡에 여유가 있다.
쏘우 치이일~, 한마디에 여성관객들이 하나둘 쓰러진다. 갓디보는 언제나 그랬듯 고개를 끄덕거린다.

브릿지, 혀가 꼬일뻔 했지만 원래 꼬여있었기에
관객들은 눈치채지 못했다.

...그리고 훅, 비트가 정말 예술적인 타이밍에 드랍된다. 그리고 그의 요술방망이도 함께 돈다.

와 소리와 함께 현장의 모든 관객들은 환상의 나라로. 그들의 환호성은 더이상 들리지않는다.
237:999 미터기를 박살낸채 우승. 갓디보는 지난 지구생활의 기억들이 떠오른다. 캐나다, LA, 한국, 엠넷...... 그리고 다시 시점은 현실로. 대기실의 모든 래퍼들이 뛰어나온다.
제네더질라에겐 미안하지만 빈지노 프로듀서를 찾아가 껴안은 갓디보. 그의 눈은 어느새 촉촉해졌다.

'해냈구나, 디보야'
그리고 이듬해 그는 하늘의 별이 되었다. 반짝반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