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학에 대책도 없으면서 일단 질러만 놨다는 게 제일 에러다. 이런 일 만들지 말자고 발표 전에 의정협의체에서 결정하고 발표하자고 한 거였음. 실제로 의정협의체에서는 의료계 일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350명 이상 증원을 얘기하고 있었고, 연구에서도 첫 해 150명 이상으로 천천히 증원해야 한다고 했음. 의대에서도 5000명은 못 가르친다고 했고. 그런데 어떤 이유에선지 (총선용 때문이 아니길 간절히 바랍니다) 다 집어던지고 2000명으로 맞추고 이유를 갖다붙이기 시작한 거임. 효과가 있는지도, 없는지도, 비용은 어떤 비용이 들어가는지 (경제적으로 인력적으로)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음. 2000명 증원이 건보료 파탄으로 이어진다고 거의 확실시 되는 분위기가 되니까, 비용 줄이겠다고 내놓은 패키지가 의사들을 더더욱 자극해버림. 파업은 반드시 일어나는 것이었고, 정부는 대책이 있다고 거짓말해버임. 실제로 내놓은 대책이라고는 의사들 기소하고 언론으로 악마화시키는 게 다였음. 전문적인 정책은 여론으로 결정하는 게 아님. (아파트 가격 10억 상한제 만들자 하고 여론조사로 결정하자 하면 말이 되는가?)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교육과 개설은 의대생과 의사 자비부담으로 맡기고, 공공성은 가격으로 통제하는,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밖에 없는, 모든 것이 협상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체계임. 이를 통해 의사들이 일을 더 많이 하면 돈을 많이 벌도록 했고, 이를 통해 매우 높은 진료수준을 달성했지만, 동시에 공공의료의 기준이 너무 올라가서 의료이용 과잉으로 이어져서 재정적 문제가 생긴 것임. 브레이크는 환자부담금 뿐이었지만, 보건복지부가 실비보험을 무리하게 도입하면서 의료이용과잉을 더 부추겨 모럴해저드, 비급여시장의 폭발, 필수의료의 붕괴를 가져온 것임. 이 사태를 의대증원만으로 해결하겠다고 하면서 의사들 돈 많이 받는다 로만 돌파하려고 하는 거는 너무 아마추어적이고 추상적이고 돌발적이고 감정적이라는 걸 부정할 수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