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요약 : 게임 이름이 '도깨비'인데 도깨비 홍보가 전무하다.

지금까지 나온 굵직굵직한 도깨비 트레일러 영상들을 복습해보자.

1. 2019 지스타 도깨비 첫 공개 영상

2. 2021 게임스컴 도깨비 트레일러 영상

3. 2021 게임어워드 도깨비 트레일러 영상

다시 봐도 그래픽은 죽인다.

19년에 처음 지스타에서 도깨비 담당 PD가 말 더듬더듬 거리면서 도깨비를 처음 공개했을 때부터 너무 기대해서 주변 사람들한테 드디어 차기 인싸겜이

나왔다고 홍보도 하고 생판 안 하던 주식도 알아보고 했었는데 최근 행보가 너무 아쉬워서 이 글을 써봄.

걍 본론만 얘기함. 어찌된 게 트레일러에서 보여주는 게 가면 갈수록 가관임. 첫 번째 트레일러에서 보여주고 싶은 건 명확함.

"멋진 그래픽 + 안경 쓰면 도깨비 나타난다는 설정 + 룩딸/채집/보스레이드 등 RPG 요소 포함 등등..."

이 모든 요소들의 중심은 인간이 아닌 '도깨비'임. 영상을 보고 나서 기억나는게 뭐냐하면 뭐니뭐니해도 '도깨비'가 가장 먼저 튀어나옴.

그런데 두 번째 트레일러에서는 보여주는 게 역시 명확하기는 하나 첫 번째랑은 확연히 다름.

"멋진 그래픽 + 넓은 맵 + 한국적인 요소 + 보스레이드 등 RPG 요소 포함 등등..."

얼핏보면 별 차이 없을 수도 있긴 한데 이 모든 요소들의 중심이 도깨비가 아닌 '인간 캐릭터'로 변경됨.

영상 다시 쭉 보면 화면에 인간 캐릭터를 중심에 놓고 단 한번도 도깨비를 포커싱한 적이 없음.

그래서 영상 보고 기억나는게 뭐냐라고 물으면 당연히 도깨비가 아닌 그래픽, 한국적 요소 등등이라고 답할 수 밖에 없음.

세번째 트레일러는 가관임. 게임 이름이 도깨비인데 도깨비는 싹 다 구석에 처박아두고 인간캐릭터들이 K-POP 댄스만 추고 있는데 대체 이 영상에서 뭘 말하고

싶은 건지 잘 모르겠음. 상식적으로 도깨비들이 춤을 춰야 되는게 맞지 왜 인간 캐릭터들이 춤을 추고 있는지 한숨만 나옴.

분명히 같은 게임사에서 내놓은 트레일러들인데 셋이 다 너무 이질적라는 게 이해가 안됨.

그래도 아직 잘 모르겠다 싶으면 첫 번째랑 두 번째 트레일러에서 보스 때려잡는 장면들 있지? 그 장면들을 누구에게 포커싱하는지를 잘 보면 차이점은 명확하게 드러날거임.

여기서부터는 내 뇌피셜임. 나는 뭐 현업 종사자도 아니고 하니 뭔가 아닌가 싶은 건 걍 웃고 넘겨

1) 19지스타에서 펄어비스가 붉은사막, 도깨비 등 신작 게임들을 발표. 당연히 메인은 붉은사막.

2) 코로나19 발생. 다른 게임사들처럼 펄어비스도 마찬가지로 개발 일정이 꼬임.

3) 20게임어워드에서 붉은사막으로 간을 보았으나 반응은 기대 이하. 자연스럽게 기대작은 도깨비로 변경. 이에 맞춰서 펄어비스 경영진들도 도깨비라는 게임에

전과 비교해서 더 많은 영향력 행사. 그러나 실무진들과 잦은 의견 충돌로 실무진들의 1차 대량 탈주.

4) 그 결과 '도깨비' 중심 게임 -> '인간 캐릭터' 중심 + K - OO 컨텐츠 게임으로 개발 방향 변경

5) 그래도 여차저차 개발은 진행되었고 21게임스컴에서 2차 트레일러 영상 발표

6) 반응은 초대박. 'NC 주가 폭락 + 당시 주식 테마 메타버스'이라는 역대급 호재 속 펄어비스 주가는 하늘로 감.

7) 그 결과 경영진들의 입김이 더욱 세짐. 못 버틴 실무진들의 2차 대량 탈주.

8) 시간은 흐르고 메타버스 떡밥은 실컷 뜯어먹었는데 주가 방어는 해야하니 21게임어워드에서 조잡한 K-POP 트레일러 영상 발표.

하지만 개발에 실질적으로 참여했던 인원 대다수가 탈주한 상황에서 코로나 상황으로 수정되었던 개발기간에 맞춰서 시장에 선보이기란 사실상 불가능.

9) 6개월 넘도록 소식이 없는 개발사 + 이 게임의 미래에 대해 염려하는 게이머들 -> 현 상황

며칠 전 도깨비가 자체 메타버스 내에서 실제 기업 광고로 수익을 땡길 계획이라는 뉴스를 봤는데 이건 좋다 이거야. 근데 이건 유저들을 게임으로 성공적으로 끌고 오게 했을때나 성립되는 얘기지 이걸로 유저들을 끌어올 수는 없잖아. 결국 유저들을 데리고 오고 정착시킬 수단은 펄어비스 자체 개발 툴로 만들어낸 눈이 휘둥그레지는 그래픽도 아니고 다양한 K-OO 요소들로 채워주는 국뽕도 아니고 단순 예쁘고 귀여운 '도깨비'들인데 얘네들에 대한 대우가 너무 찬밥임.

이상적인 게임 Dokev는

이런 도깨비가 아니라

이런 Dokev가 아닐까.

※ 이건 걍 사족이긴 한데 도깨비 공식 유튜브 채널에 있는 커뮤니티 들어가 봐라. 예전부터 업로드 해왔던 온갖 움짤들이 있는데 이 중에 '도깨비'를 중점으로 하고 있는 움짤이 하나도 없다. 예전에는 분명히 진돗개 모티브 도깨비랑 오리 모티브 도깨비 사진 올려놓고 얘네들의 이름은 뭘로 할까요?라면서 나름 소통도 하고 했었는데 언젠가부터 싹 다 타노스 됐더라. 얘네 이름이 그냥 확정되어서 그 글들을 삭제했을 거라고 믿고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