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들으면서 씀 오스트 너무 사기야

컴터로 쓰면서 모바일로도 보기 편하게 줄바꿈 자주 했는데 걍 봐주셈

여기 질문글 올리고 바로 티빙 결제해서 다 봄 화질 좋긔

여운 사라지기 전에 이거 쓰고 대나무숲 볼 예정임 ㅎㅎ

짤은 내가 좋아하는 소봉이짤

이렇게 재밌게 본 드라마 오랜만임

과하게 발랄한 캔디형 여주 안좋아하는데 얘는 결이 좀 다르더라

철인왕후는 산전수전 다 겪은 30대 남자 영혼이 들어간거라 그런가 

소봉이 캐릭터 자체는 오만한데 얄밉지 않고 너무 순진하지도 않으면서 또 얌체는 아니고

은근히 이기적인데도 정이 많아서 인간적이고 상식적이라 정이 많이 가더라

잘못 연기하면 진짜 일드에 나오는 오바호들갑 다 떠는 비호감여캐 되기 쉬울텐데

소본이 연기를 너무 잘해서 자연스럽게 느껴졌음 ㅋㅋ

남주도 전형적인 이케멘이 아니라 좋았음

은근히 자존심있고 허당인데 유머감각도 있고 사람이 안꼬여있고

마냥 여주한테 한눈에 빠져서 불도저 직진이 아니라

정치적 상황 고려해서 이성적으로 경계도 하고 호감 생긴다음엔

서로 삽질도 오래 안해서 편하게 잘 봤음

스토리는 지루하지않고 재밌었는데 다만 중간중간 코믹을 위해서인지

불필요한 개그씬이 반복, 늘어진다는 느낌을 받았음

액션씬도 뭐랄까 전체적으로 긴장감이 떨어지고 좀 허술해서 종종 스킵했다

드라마 저예산인가? 전반적인 퀄은 좋던데 유독 액션씬들이 아쉬워

여캐들 색조화장 찐하게 하고 마스카라 아이라인 빡시게 되어있는건

그 판타지라 그렇다치고 흐린눈하고 보니까 

배우들 예쁘게 나와서 오히려 좋더라ㅋㅋㅋㅋㅋㅋㅋㅋ

strawberryeon.tistory.com 

화진이도 매력있는 캐릭터인데 아쉽게 퇴장했던 것 같아

소용-철종 러브라인을 위해서라면 그게 맞긴 한데...

원래는 마음도 여리고 똑똑한 캐릭터인데도 단지 질투 때문에

오히려 사랑하는 사람한테 해가 되는 멍청한 행동까지 해버리고

자신을 피해자로 끊임없이 자기합리화하면서도

끊임없이 내가 하는 행동이 정말 옳은것인가 고민하는 모습이

질투 원툴에 이유없이 여주 괴롭히기만 하는 일차원적인 그런 섭여캐가 아니라 좋았음

그래서 그런지 갑작스럽고 심심한 퇴장이 더욱 아쉬웠음

그래도 폐빈된 후에도 철종의 안위를 걱정하고, 그를 위해 행동하는 것이 참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폐빈을 요청하면서 우린 서로를 아끼지만 더는 연모하지 않는다는 그 말을 행동으로 잘 보여줌

또 드라마 보기 전에 엔딩 스포를 알고 봐서 그런가

말 많았던 엔딩도 그리 아쉽지는 않았어

어차피 봉환이는 다른 세계 사람이고, 

위기를 함께했지만 중전은 애초에 소용이 자리였으니

본격적으로 철종이 왕권을 확립하고 새롭게 나아가는 자리에

결국 돌아가야하는 봉환이가 철종 곁에 남아 그 모습까지 함께하기보다

철종 찐사인 찐소용이 옆에 있는게 맞으니까

그게 최선이였다 생각하고... 

어차피 봉환이는 정말 철종을 이성적으로 사랑했다기보다

소용이의 마음이랑 섞여 그렇게 된거니까

현실로 돌아간 다음에는 인간적인 정으로만 그리워했을거라 생각함

그러니까 새드엔딩이 아니야!! 봉환이도 잘 풀렸잖아 

봉환이가 돌아간 후에 철종이가 혼잣말로

무언가 잃어버린 것 같은 마음이라고 혼잣말로 되뇌였던 것은 

현재의 소용이보다 그때의 소봉이를 더 사랑했던 것이 아니라

소용 - 소봉이 분리된 후에 철종이 사라진 소봉이의 변화를

바로 받아들인게 아니라 그 둘의 변화를 인식했다는걸 보여주려는,

19화내내 소봉-철종 서사를 봐온 시청자를 위한 작가 나름의 배려라고 생각함 

결론적으로는 찝찝하게 생각되는 여지가 남기도 했지만 ㅋㅋ

또 초반부 주변사람들 대사 생각해보면 

소용이도 마냥 순종적인 사람이 아니라 원래 밝고 명랑하고 좀 이상한 사람이라잖아

결국 근본적으로 소용이랑 봉환이는 결이 맞는 사람이니까

영혼이 잘 어우러졌던거라 생각함 (??? : 시발!!!!!!!!!! 아 시원해...썅!)

그러니까 철종이가 마냥 그시절 소봉이를 그리워하거나 하진 않을거같아

행복해라.......................

근데 찝찝한건 봉환이가 현실로 돌아와 서점에서 실록 살펴볼 때

그 책에 나온 철조 생몰년을 봤을 때 쫑이가 실제 역사랑 똑같이 30대에 단명했다는 점임 ㅋㅋㅅㅂ

하긴 장수했으면 철조가 아니라 다른 묘호가 붙었겠지만... 그래도 아쉬워.....

어흥이 소용이랑 백년해로해주지... 소용이가 많이 슬퍼했을거같아서 슬픔

마지막으로 여기서도 욕 많이 먹은 것 같은 빌런 얘기를 하자면.......

알고보면 제일 순정남인 새끼...

가족보다 좋아하는 여자가 우선인 새끼...

그러다가 유일하게 죽은 새끼...

그것도 여주 지켜주다 죽은 새끼...

다른 작품에선 메인남주 서사인 새끼...

갤복해보니 여기서도 꽤나 호불호 갈리는 캐릭터이던데

항상 주연 남주여주라인만 팠던 나한테는 첨이엿음 서브남주가 더 맘이 갔던게

순원왕후, 김좌근보다 임팩트 강하고 직접적으로 여주한테 들이대는? 빌런이라 그런지

또 여주가 매정하리만큼 아무 호감도 보이지 않고 여지도 안준 서브는 첨이라 그런지

중반부 이후 여주 위한답시고 자기 독단적으로 보였던 행동이 비호감 스택 참 잘 쌓은 듯

사실 그 모든 빌런짓의 행동원리는 전부 소용이를 위한거였는데 말이야

2화 옥타정 변소씬에서 처음 등장했을 때는 너무 잘생겼길래 우선 마음에 들었고 

그냥 섭남이랑 처음 만나는 코믹씬인가보다 했는데 20화까지 다 보고나서 다시 생각해보니까

어릴 때부터 짝사랑하던 상대를 화장실에서 만났는데 그 상대가 내 드래곤이 어쩌구 

용용이가 어쩌구 넌 가져서 부럽다 이런 소리 들었을 병인이 생각하면 개웃김

개인적으로 OST 'HERE I AM'은 병인이테마 같다는 생각이 드는게

자기를 혐오하는 철종을 바라보는 소용이한테도 들어맞는 가사지만

가사 조목조목을 따져보면 너무나 병인이 서사임...

그저 중전이 죽다 살아나서 달라졌다 생각하는 다른 모든 사람들과 다르게

유일하게 봉환이를 인식하고 소용이를 찾아헤매지만 결국 그 속에 여전히 소용이가 있음을 믿은 캐릭이기도 하고

최후에 눈이 내리는 추운 날씨에 산에서 다리도 펴지 못하고 죽은걸 생각해보면 아 쓰다보니 또 슬퍼

또 병인이에게 소용이는 비바람만 치는 인생에서 유일하게 뜬 태양같은 존재였는데...

(죽기 전 마지막에 소용이를 회상하며 닿지 않는 태양이 있는 하늘을 향해 손을 뻗지)

얼어붙은 시간 속에 떨며 항상 같은 자리에 서서 그댈 기다리고 있는 나

떠오른 태양에 난 멈춰서 따뜻해진 바람이 불어서 < ㅅㅂ ㅠ

또 처음에는 소용이와 병인이의 어릴 적 서사를 왜 미방영한걸까 

오히려 그래서 병인이가 근친충에 혼자 폭주하는 비호감캐가 되어버렸다 생각했는데

소용이는 원범, 병인 모두에게 구원서사가 있는 여주이고

그렇게 되면 원범-소용과 병인-소용 서사가 너무 비슷해지는데다가

병인이가 일반적인 남주들이 가지는 여러 설정(조건없는 사랑, 구원서사, 희생 등)을 가지고 있고

후반죽음이 너무 임팩트가 강하다보니까 

병인이랑 소용이에게 너무 많은 서사와 러브라인의 여지를 남기지 않으려던 것 같아

어찌됐든 메인은 왕권탈환에 성공한 철종이와 소용이니까?

결국 김병인이 그만큼 매력있고 서사깊은 서브니 메인을 위해 일부러 덜어낸 느낌이였어

10촌이면 사실 남남이나 다름없고 심지어 양자인데도 계속해서 사촌지간 설정을 강조하는 이유도 그런거같음

소봉이는 진짜 아무 감정없다해도 서브에 너무 인기가 몰리는건 좀 그러니까

아무튼 김병인이 처음으로 마음을 드러냈던건 소용이가 즉위식 전날 숨어버렸을 때

그렇게 밝은 모습만 보여주던 소영이가 나를 잃어버린 것 같다 토로하니

나는 널 잃지 않겠다고 말하다가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고 결국 키갈했던거...

소용이도 순간적으로 평소 의지하던 마음 + 불안정한 현재 마음 때문에

그대로 그 키스에 응해줬지만 바로 정신 차리잖아

나는 중후반까지는 김병인이 소용이를 너무 오랫동안 짝사랑한 나머지

짝사랑하는 대부분이 그렇듯 자기가 정한 짝사랑 상대의 이미지가 고착되어버려서

소봉이에게 활 맞은걸 기점으로 내면의 소용이 이미지가 깨져버려서 흑화->

자신의 생각대로 하지않는 소용이에게 넌 소용이가 아니라고 목까지 졸라버린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병인이가 껍데기를 좋아하는거라는 소봉이 말이 맞다 생각함)

다시 생각해보니까 걍... 병인이는 너무 소친놈인 나머지

어떤 모습의 소용이든 사랑해버리는 그냥 중증 소친놈이였던 것 같음

죽기 전 주마등에서 나온 저잣거리 데이트씬에서도 단편적으로 그 둘의 관계를 볼 수 있듯이

병인이는 그냥 소용이의 뒤에서 넘어지지 않도록 지켜주는 것으로 행복했을거같음

때문에 소용이가 자신이 아니라 다른 남자를 위해 머리장식을 산다해도 질투조차 하지않고

그냥 소용이가 넘어질까봐 걱정하고... 그러다가 웃어주면 좋아하고...

소용이가 아무리 성격이 달라졌어도 소용이에게 관여하지 않고,

더이상 나아가지 않고 뒤에서 지켜주는 방식으로 사랑한거였던거임

다만 갈수록 소용이를 위해 직접적으로 나서고 행동하기 시작하는데

그것도 병인 입장에서 소용이가 자꾸 지팔지꼰의 행태를 보일 때부터였음

그냥 수긍하면서 살면 자기가 뒤에서 지켜주면서 명랑한 소용이 자신 그대로 살 수 있는데

자꾸 자기를 좋아하지도 않고 죽이려고까지 했던 주상 편을 들고 가문과 척을 지려하니까

일생을 통제하고 자신을 증명하며 살아야했던 병인이가 직접적으로 나섰던거같다

소용이가 어둡고 더러운 일에 가담되지 않도록 자기가 맡아주려 했던거같아

그걸 소용이가 원하지도 않았고 방식도 잘못되었지만...

아무튼 서브남주에 빠진게 처음이라 참 안타깝기도 하고

사는게 기쁨일 수도 있겠다 알려준게 소용이라 했으니까

사는 동안 그 기쁨으로 행복했었길 바라고

마지막 순간에 소용이를 알아보지 못한 자신을 탓하다 죽은게 아니라

정말 마지막의 마지막에는 소용이를 위한 희생에 행복한 기분이였길 바람

아무튼 아직까지 드라마 못 잊은 갤럼들이 이렇게 많이 남아있는걸 보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드라마지만 정말 잘 만들었다는 뜻이겠지

나도 정말 재밌게 봤어 글 읽어준 사람 있으면 고마움

또 소본이랑 병본은 메인남주여주로 사극 찍어주길 바람 ㅈㅂㅈㅂ

이제 대나무숲 보러간다 빠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