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환경 때문에 생긴 식장이라 유일하게 받아본 관심이 살 빠진 후 밖에서 받은 관심이었어

다른 사람들이 무거운거 들어주고 남들보다 조금 더 신경써주고 하는 것들... 통통했을 땐 무시당하거나 오히려 무거운거 더 들게하거나 그랬었는데 마른 몸을 얻은 뒤로 처음으로 남한테서 배려라는 걸 받아보고 걱정이라는 걸 받아본 것 같아

그 당시 나라는 인간의 가치가 말랐다는 것 뿐이었어

솔직히 예쁘고 싶었던 것도 아니고 심하게 마른게 예쁘다고 생각하지도 않아. 내 본판 자체도 예쁘지 않고 그냥 적당히 마른 몸 유지만 하면 만족이었어

그런데 그 유지가 안 돼서 점점 빠지다가 건강이 좆됐던 거.. 나는 그게 식장 고쳐야겠다고 결심한 이유였던 것 같아

겨울나기 너무 힘들고, 다리 근력이 빠지니까 횡단보도를 제시간 내에 못 건너서 차도에 있는 차들이 경적 울려대고, 바람불면 제대로 서있지도 못하고, 의자든 바닥이든 앉으면 엉덩이도 너무 아프고..

먹고싶은 거 너무 많은데 못 먹어서 서러운거, 음식집착 때문에 하루종일 아무것도 못 하겠는거, 머리가 안 돌아가서 바보된 거, 내 몸 징그러운거. 그런 것보다도 건강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게 8년 전인데 아직도 못 고쳤음.. 증량은 돼서 건강은 좋아졌는데 이제는 그냥 폭식 후 복구만 반복하는 삶이야

중간에 제거에 발 들였다가 금방 나와서 그나마 제거는 안 하는데 폭식 절식의 굴레.. 지긋지긋하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