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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lin - Black Origami 리뷰 번역

빅-참피빌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10.13 10:20:53
조회 421 추천 5 댓글 3
														

https://www.residentadvisor.net/reviews/21055


Black Origami by Jlin


 "우리는 텅 빈 종이입니다. 순결무구한 종이요. 그리고 삶은 종이를 접고 구부립니다. 계속 접고 구부리고…. 우리 모두는 계속 접히고 구부려집니다. 저 역시도." Jlin은 피치포크와의 인터뷰에서 새 앨범의 타이틀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런 과정들로 우리는 아름다운 오리가미가 되는 거죠." 하지만 그녀의 종이접기에는 완성과 수정이 없다. 단지 어떤 형태가 나올 때까지 종이접기를 반복할 뿐. 이는 격렬한 혼돈을 반영한다. 그리고 그녀의 신보 Black Origami는 이런 독특한 매력으로 청자들을 압도한다.


 하지만 앨범을 임시방편과 복잡함으로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듯싶다. Jlin의 음악은 어떤 의미에선 20세기의 모더니즘을 반영하니까. 오리지널리티를 만들기 위한 그녀의 노력과 어두운 주제, 의식의 흐름에 대한 관심은 앨범 내내 여러 방향에서 메아리친다. 그녀의 음악에선 모더니즘의 편린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녀가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언급한 것과 달리, 그녀의 음악은 무조음악으로 잠재의식을 표현했던 쇤베르크에 가깝다. Jlin은 같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음악을 만들기 위해선 보고 싶지 않은 스스로의 모습도 볼 줄 알아야 합니다. 마주칠 때마다 움츠리게 하는 것들 말이죠."


 이런 전율은 청자들에게도 전해진다. Black Origami는 데뷔 앨범 Dark Energy에 비하면 훨씬 정돈되고 복잡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사운드는 날카롭지만 난폭하지 않고 조밀하다. "Nandi"의 연장선에서, 그녀는 전투적인 타악 연주로 시카고 풋워크를 커버한다. "Enigma", "Kyanite", 그리고 "Nyakinya Rise"는 봉고와 탐탐의 트릴에 카우벨과 셰이커로 셋잇단 쏟아내는 셋잇단 리듬 사이에 보컬 샘플을 끼운다. "Hatshepsut"와 마지막 트랙 "Challenge (To Be Continued)"는 스네어로 (세션의) 비중을 아득히 뛰어넘는 분열증을 선사한다.


 그러면서도 Jlin은 다른 장르의 음악들을 받아들이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Holly Herdon과 협업한 "1%"에서 그녀는 경적과 호전적인 목소리 샘플들로 풋워크 리듬을 표현한다. 발틱 전통 노래를 샘플한 "Holy Child"에선 William Basinski의 영향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Calcination"에서는 Halcyon Veil의 Fawkes에서 따온 보컬 샘플로 귀를 자극해 청자들의 귀를 압도한다.(Planet Mu는 앨범을 듣고 나서 마스터링 엔지니어에게 음악의 톤을 조절해달라고 꾸준히 요구했다고 한다.)


 Jlin은 음악을 난해하게 만들길 주저하지 않는다는 점에선 모더니스트다. 하지만 그 끝에는 쾌감이 있다.(그녀는 일전에 피치포크에서 야망 없는 프로듀서들에게 "듣기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만으론 부족하다"고 말했다.) Black Origami의 어둡고 불안정한 음악은 사람에 따라서 무서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만큼 독특하고 힘차다. 리듬이 주가 되는 일렉트로니카 음악 중에서 이만한 게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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