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엔프피고,

나한테 엔프피같은 어린애같은 면이 분명히 있음.

하지만 사람들이 엔프피에 기대하는 모든 면에 부합하지 않고, 사실 그게 당연한건데

엔프피가 워낙 밈화(?)가 많이 되다보니까 참 불편함.

요새는 상대방이 내가 엔프피라는걸 알고

내가 살짝 순수한 모습을 보이면

바로 '잡았다! 인간 골든리트리버!' 이렇게 반응하는 경우가 꽤 있음.

순수하고 만만한 어른이라는게

조언해주는 어른, 유쾌한 어른.. 이런거보다 구하기가 어려워서

그냥 막연하게 강아지 한마리 입양하고 싶다 이런 마음으로

엔프피 하나 장만하고 싶다는 사람이 꽤 있는 것 같음.

근데 난 별로 리트리버같이 굴 생각도 없고,

유머러스한 사람이 유머를 구사할 때는 자기 에너지를 쓰는 것처럼

나도 뭔가 편견없이, 순수하게 상대를 대할 때

내 에너지를 소모하는거거든.

근데 ENFP가 정말 대가리(...)가 맑아서

아무것도 계산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자꾸 넘겨짚으니까

참 피곤함.

어디가서 ENFP라고 말하고 다니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

특히 뭐가 제일 짜증나냐면

상대방이 혼자 나를 '순수한 사람'으로 규정지어놓고

내가 조금이라도 계산적인 태도,

아니, 딱히 계산적이라고도 할 수 없는

그냥 다른 사람들은 다 하는 생각들, 판단들을 하고 있으면

'얘 되게 계산적이네'하고 나를 비난하려고 하는거임.

내가 '아무것도 몰라요' 모드로 이익을 얻기라도 했으면 모르겠는데

그렇지도 않거든.

난 피해주는거 싫어서 내가 내 발로 졸라 뛰거든.

'인간골든리트리버'라는게 참.. 이게 좋은 별명이 아님.

본인들이 사랑을 줄 대상일 수는 있는데

존중을 해줄 대상은 아니라는 거임.

최근에 많이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