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엔티제 검증부터 하고 싶은데 어차피 검사결과 같은거
올려봐야 안 믿을테니까 알아서 검증해줘.

일단 내 과거 이야기부터 할게.
난 어릴 때부터 머리가 좋았어.
우리 집안에서 난 장손이고
아버지 어머니는 교육자셨는데 날 의사 만들고 싶어서
어릴 때부터 공부를 빡세게 시키셨지.
당연히 학창시절에 전교 5등 밖에 나간 적 없고 말이야.
근데 난 학교 공부가 드럽게 싫더라.
그래서 의대 안 간다 선언하고 내 맘대로 했어.
고등학교 1학년 때 친구랑 동아리 실험하다 2학년 때 전국 대회 대상 타고 대충 세계대회 국가대표로 출전하고 하니까 좀 사는 것 같더라고.
문제는 대학을 좀 못 갔어.
솔직히 남이 들으면 그게 못 간거냐 할테지만 아직도
나한테 이상한 자격지심으로 남더라고. 서연고 못 간게 말이야.

자랑 좀 했으니까 나빴던 점도 말할게.
주변 환경 자체는 별로 좋지 못 했어.
초등학교 때 맨날 이사다녀서 친구도 없고.
너무 바른 성격이라 애들한테 찍혀서 따돌림 당하고
중학교 때는 학교 폭력을 심하게 당하기도 했어.
아버지도... 좋은 분은 아니었지.
두들겨 맞아서 머리랑 다리에 아직도 흉터가 남아있으니까 말이야.

성인이 되어 생각없이 일단 대학에 가고 보니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이 모든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원래 내 행동의 원동력은 미래와 주변의 기대였는데.
주변의 기대는 더이상 바라보기 싫고
미래를 챙기기 위해 현재를 희생하기 싫어지더라고.
그래서 휴학하고 철학 공부를 시작했어.
아버지도 아프니 돈이 필요해서 아는 사장님 밑에서 일하면서 철학 공부하다 보니까 카뮈 철학에 빠져들고 실존주의를 배우고... 덕분에 많은걸 배울 수 있었지만...
나라는 사람은 단순히 철학만 의지해서 살 순 없더라고.

나에게 의사가 되라던 할머니는 치매에 걸리시고
항상 무섭게 꾸짖던 아버지는 투석을 받으시며
나는 스트레스에 성인 adhd 판정을 받고 약을 먹고 있으니.
그래서... 뭐랄까...
나 자신이 실패한게 아닐까 차라리 의대를 갔어야했나 생각이 자주 들어...
나 자신한테 미안하고 더 열심히 할 수 있던게 아닐까.
요즘 용기도 부족하고 자신에 대한 믿음도 부족하고.

그래서 너희한테 물어보고 싶어.
난 무엇을 해야했던걸까.
아니면 가져야할 것들을 가지지 못 한건가...
어떻게 하면 자존감을 되찾을 수 있을까.
일단 운동이라도 다시 시작해야 할까?

약간 고해성사처럼 적다보니까 어지러운 똥글이 됐네.
스쳐지나가더라도 상관없으니까
보고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