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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팬픽] LAS/번역 Advice and Trust (4)

ㅇㅇ(14.6) 2021.05.06 20:03:43
조회 1320 추천 37 댓글 17
														

작가가 짧게 단타친 부분들이라 저저번화보다 개별 분량은 짧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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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수 구분은 내가 디씨에 올릴땐 1부터 시작인데 작가는 0부터 시작해서 숫자 하나씩 차이남. 링크와 제목에 단 화수는 내가 매긴거고 본문 최상단의 몇화는 작가가 매긴거. 별 상관은 없겠지만


이전화 보기: 1화(프롤로그=0화)

2화

3화



2화 2/3


첫 아침




아무리 미사토가 숙취 때문에 느려졌다한들 씻고 나오기 전에 준비를 다 마치고 등굣길에 나선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아스카와 신지는 침묵의 아침 식사로 앞으로 반복될 기만작전의 첫 실전을 치뤘다. 반쯤 정신이 나가있는 미사토를 속여먹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았고, 신지가 점심 도시락 준비까지 마치고 나갈때까지 미사토는 둘이 서로 눈도 한번 마주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아스카는 신지의 손을 잡고 학교 정문을 통과하고 싶다는 충동을 억눌러야했다. 신지의 소유권과 자신의 승리를 모두에게 선포하고 싶었지만 그건 절대 좋은 생각이 아닐 것이다. 학생들 사이에서 소문이 퍼지면 언젠가는 학부모들에게도 알려질 것이었고 이 곳 학부모 중에는 네르프 관계자들이 너무 많았다. 미사토의 귀에도 정보가 들어가는건 시간 문제일 것이다. 지금의 외국 출신 미녀 에바 파일럿이라는 비할데 없는 사회적 지위에 동료 파일럿이자 신동경시의 구원자와 사귄다는 사실을 더해 만천하에 자신의 우월함을 뽐내고 싶었지만 절대로 안될 일이었다. 정말로.


그래서 할 수 있는 최선은 등교길 중간 중간에 있는 한적한 골목에서 손을 잡는 것 정도였다. 어디까지나 신지가 부탁해서 한 일이었다. 맞잡은 손의 온기가 몸 전체를 따뜻하게 만들거나 하지 않았다. 잔뜩 긴장한 피부가 얼얼해져서 손가락이 맞닿는 것만으로 짜릿하거나 한 적도 없었다. 더 이상 손을 잡을 수 없는 큰 길이 가까워지자 발걸음이 느려진 것도 어디까지나 신지의 잘못이었다.



학교에 도착한 뒤론 그닥 어렵지 않았다. 살짝 피곤하고 침울한 척 연기하며, 히카리의 잡담에 적당히 단답으로 대처하면 됐다. 신지를 쳐다보고 웃는것만 자제하면 됐다. 그 부분은 쉽지만은 않았다. 전날 밤의 기억이 떠오르고, 그럼 자연스럽게 오늘 밤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니...



'하교길 주변에 자판기나 약국들 좀 있는거 알잖아...' 머릿속에서 작은 목소리가 속삭였다. '콘돔 정도는 쉽게 구할 수 있다구. 그럼 특별 싱크로 훈련 따위 못할 것도 없어. 히히히히.' 아스카는 도저히 안되겠어서 연필로 허벅지를 찔렀다. 다음 한 시간 내내 그건 안된다고 자기 자신과 논쟁했지만 가면 갈수록 논리가 궁벽해졌다. 어젯밤도 좋았지만, 아스카는 신지와 더 이어지고 싶었다. 정말로 이어지고 싶었다. 가능한 가장 깊은 유대를 원했다. 내면 가장 깊숙한 단계에서 신지가 자기만을 바라보고 있다는 확신을 얻고 싶었다.



'걔도 너랑 같잖아,' 목소리가 다시 속삭였다. '지금 너랑 똑같은 생각 하고 있을거라고.' 그거야 남자니까 그렇지. 누구든 섹스하자면 마다하지 않을걸. '진짜로 그렇게 생각해? 너 그 녀석이 다른 여자를 널 보는 것 같은 눈빛으로 보는거 본 적 있어? 다른 여자를 그렇게 안아봤을까? 다른 여자랑 키스해봤을까?' 아니, 그...잠깐. 아스카의 눈길이 신지를 지나쳐 창가 자리로 향한다.



우등생. 푸른 머리 소녀는 또 수업을 무시하고 창 밖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스카는 신지가 수업 중에 퍼스트를 바라보고 있는걸 몇번은 본 적 있었다. 가끔은 퍼스트쪽에서 신지를 보고 있는 때도 있었다. 생각해보니 둘은 아스카가 일본에 오기 전부터 몇달이나 함께 동료로 싸웠다. 둘 사이에 뭐가 있을까? 신지는 별 말이 없었고 퍼스트도 그랬지만, 생각해보면 둘 다 원래 말이 많은 성격도 아니다. '신지가 쳐다보기는 한단 말이야...쟤 나보다 그렇게 외모가 처지는 것도 아니고. 조금은 처지지만. 아니 많이. 명령이나 따르는 인형 주제에.'



Gott(God)...조금씩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렇게 불합리한 걱정이 아닐지도 모른다. 처음 이곳에 왔을때, 학교의 여자 아이들 사이에서 써드 칠드런이 인기 있다는 사실에 아스카는 놀랐었다. 예절바르지, 요리 잘하지, 잘 생겼지, 제3 신동경시를 지켜내는 에바 파일럿이지 운운하는 얘기였다. 그런 얘기를 처음 들었을때 아스카는 마지막 부분에 대해서만 '거 에바 파일럿이 엘리트인건 당연하지' 정도로만 인정하고 나머지는 잘 알지도 못하는 것들이나 하는 우스갯소리 정도 취급했다....


이스라펠전 훈련 이전까지는. 함께 살면서, 어느샌가 아스카는 배려 받는 것에 익숙해졌다. 파일럿 임무를 아스카처럼 즐기지 않으면서도 의무에 충실하게 부응하는 모습을 봤다. 무엇이든 달라고 하면 내어주는 것에 익숙해지다보니 어느새 차마 말하기 민망한 것들이 받고 싶어졌다. 소문이 생각보다 사실에 가깝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그 녀석은 아스카의 것이었다. 그래, 너희들이 탐내봤자지. 신지에게 직접 접근한 것들도 없진 않았다. 같이 점심 먹지 않겠냐는둥 하는 시답잖은 소리로. 그 녀석은 수줍어서든 눈치가 없어서든 다 거절해왔지만. 이유야 어쨌든 모두가 거절 당했다...아스카만 빼고. 다들 자기가 왜 거절 당했는지도 모를거야.


아스카는 이번에 떠오른 미소는 차마 억누르지 못했다. 당연히 모르겠지. 아무도 그녀만큼 신지를 알지 못하니까. '걔는 나랑 똑같아. 이 세상에 나만큼 걔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 우등생도 역부족이지. 걘 내꺼야!' 아스카 자신에게도 놀라운 부분이었다. 오늘 밤에 신지와 할 일을 생각하면, 신지와 이야기하는게 다른거 하는것과 동급으로 기대된다는 점이. 날 이해해줘! '나랑 똑같아!' 신지는 어젯밤 두려움을 느꼈다고 했다. 아스카도 마찬가지였다. 둘 모두 남에게 쉽게 마음을 여는 성격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신지에겐 아스카를 잡아끄는 무언가가 있었다. 아스카는 신지를 원했다. 남자친구로,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으로, 그리고...그리고...다른 것, 남녀 관계의 최종 단계도...아직 그 부분은 무섭긴 했지만. 아직 거기까지 갈 자신은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오늘 밤 껴안고 대화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아스카는 어제처럼 깊은 잠에 들어본게 정말 몇 년 만의 일이었다. 악몽도, 뒤척임도 없이 편안하고 따뜻함만 있는 잠.


무엇보다, 외로움이 없는 잠자리. '마약 같아,' 아스카의 생각이었다. '이러다 중독이라도 되면...' 아무 상관 없었다. 이 정도로 기분이 좋은데.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아스카의 상념을 깼다. 다시 가면을 쓸 때였다. 아스카는 일어나 씩씩거리며 신지의 자리로 갔다. "바보 신지! 점심 내놔!" 책상을 내리치며 으르렁거리는 아스카였다.


화들짝 놀란 신지가 뭐라고 말하려 했다. 아스카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고, 주변 학생들을 향해 살짝 눈짓했다. 신지는 알았다는 듯 순순히 도시락을 내놓았다. "아, 알았어. 여기, 아스카."


아스카는 아무 대꾸도 없이 거만한 표정으로 도시락을 챙기고는, 교실 앞쪽에 있는 히카리의 책상으로 향했다.


히카리는 조금 불편한 표정이었다. "아스카, 이카리군한테 좀 따뜻하게 해줘도 되잖아. 매일 아스카 점심 챙겨주는데 고맙단 말도 한번도 안하고."


'어제 뭐 했는지 히카리한테 말할 수 있으면 정말 좋을건데. 어떤 표정을 지을까.' 아스카는 짐짓 목소리를 높였다. "괜찮아, 히카리. 감사 인사는 집에서 저녁 먹고 충분히 하거든." '오늘 밤에 완전히 죽여놓을거야!' "그건 그렇고, 네 언니한테 사과 받아야겠는걸? 소개시켜준 남자 완전 지루했던건 그렇다치고 만난지 한시간도 안되서 은근슬쩍 나 만지려고 들더라니까!"


히카리는 눈에 띄게 움츠러들었다. "미안해, 아스카! 코다마 언니 말론 괜찮은 남자라고 해서! 꼭 소개시켜달라고 성화를 부리니까."


"그놈한테 빚이라도 졌대? 하여튼 그래서 놀이기구 줄 서있는 동안 빠져 나와서 돌아갔어. 그 꼴 보자고 옷도 잔뜩 차려입었는데, 흥!"


"미안해, 아스카. 다신 함부로 누구 소개해주고 그러지 않을게, 약속해!"


"괜찮아, 다 잊어버렸어. 내일되면 이름까지 잊어버릴거야. '잘생긴 연상남'이니 뭐니 히카리도 참! 그냥 별 볼일 없는 변태였다니까, 카지씨나 시-" 아스카는 황급히 입을 틀어막았다. '바보야! 위험했어!'


"카지씨나 누구?"


"시......켈베르트씨라고 있어. 베를린 살던 시절에 알던 사람. 엄청 착해. 어, 그, 키도 크고. 히카리는 모르는 사람이야." 아스카는 황급히 아무 소리나 지어냈다. "어쨌든 소개는 더 안받을거야. 그럴 남자 있으면 히카리 니가 만나는건 어때?"


히카리는 얼굴을 붉히더니 도시락통에 대고 뭐라고 중얼거렸다. 아스카는 한숨을 내쉬고 싶은걸 참았다. 히카리가 어설프게 숨기고 있는 감정은 귀엽기도 하고 짜증나기도 했다. 지금은 화제를 돌리기 딱 좋은 소재긴 했지만. 이렇게 쉽게 들통날뻔 하다니. 아스카는 바보 같은 자기 자신에게 머릿속으로 으르렁거렸다. 오늘 수업은 대체 언제 끝나는거야?


"있잖아, 아스카. 혹시 스즈하라군은 좋아하는 사람 있을까?"


아스카는 자기도 모르게 끙 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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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먹고 한편 더


퇴고랑 수정은 한개 더 올린 다음 오늘 올린 분량 한번에 다 해야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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