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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팬픽] LAS/번역 Advice and Trust (35)

ㅇㅇ(14.6) 2021.05.22 21:09:04
조회 697 추천 33 댓글 12
														

7장 슬슬 마무리되가는구나


남은 글자수가 이거 포함 4200자 정도인데 그래서 11/12+13으로 쪼개서 올리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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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화)



7장 11/13













"안돼..." 미사토가 창백해진 얼굴로 중얼거렸다. 지령실은 무덤처럼 조용했다.









"움직여! 움직여! 움직여! 움직여!"


"히카리, 제발!"







사도는 남아있는 팔을 들어올려, 적을 향해 평평하게 겨눴다. 뒤이어 3호기의 머리를 향해 쏘아져나가는 동작은 코브라보다 빨랐다.


3호기는 비록 무의미할지언정 팔을 들어올려 방어에 나섰다.


초호기의 눈이 타올랐다.


기존에 관측된 어떤 것보다 강력한 AT 필드가 3호기의 정면에 전개됐다. 사도의 공격은 장벽에 부딪히더니 섬광과 함께 튕겨나갔다.


엔트리 플러그 안에선, 아스카와 신지가 동시에 팔을 내리고 있었다. "무슨 일이...우리..?" 신지가 더듬거렸다.


"아닌 것 같은데? 난 아냐. 히카리?" 마지막 말은 히카리에게 묻는 것이었다.


혼란. 부정.  아스카는 고개를 저었다. 둘은 멍하니 서로를 쳐다봤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신지는 외부관측창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고는 답을 얻었다.


초호기가 남아 있는손을 이쪽 방향으로 뻗고 있었다.





"해치게...놔두지...않아..." 레이가 헐떡거렸다. 홀로 있는 엔트리 플러그에선 붉은 안광을 눈치챌 사람이 없었다. "그런건...허락하지 않을거야...!"







타이머 카운트다운이 00:00에서 점멸하고 있었다. 마치 심장박동 모니터가 정지한 것처럼 일정한 주기로. 죽은거나 다름 없는 상황이니 아주 적절할...것인데...아스카는 눈을 깜박였다. 외부관측창을 통해 밖이 보였다. 아직 관측이 작동하고 있었다! "신지!"


"아스카!" 신지도 완전히 동시에 소리쳤다. "봐!"


"밖이 아직 보여!"


"그러니까, 밖을 봐!" 신지가 지적한다. "우리가 팔 들었을때 3호기도 들었어!"


둘의 시선이 교차한다. "아직 작동해!"


"어떻게?!" 신지가 묻는다.


"나도 몰라! 내 ㅅ..잠깐! 사도가 에바를 오염시켰을때 S2 기관을 만들어냈을거야! 전력은 충분해! 아직 싸울 수 있어!"


"그럼 끝장내버리자!"


굳센 동의! 히카리의 존재로부터 느낌이 전해져왔다.


"지금!"


 



함께 팔을 휘둘러 사도의 코어를 다시 찔렀다. 사도의 AT 필드가 저항했지만 3호기의 코어에서 힘을 뽑아내 더 강하게 밀어붙인다. 3호기의 계속 강해져가는 AT 필드가 초호기의 AT 필드와 합쳐져 사도의 필드를 밀어 붙이다 다음 순간 종이처럼 찢어버렸다.


사도는 찔러오는 3호기를 향해 오히려 휘청거리며 다가섰다. 레이가 등을 팔렛 라이플로 긁었기 때문이다. 이미 갈기갈기 찢어진 AT 필드는 뒤에서 오는 공격을 막아낼 수 없었다. 생각보다 빠른 접촉에 추가장갑의 배치가 늦어지고, 3호기의 프로그레시브 나이프가 코어에 꽂힌 다음에서야 칼날 주변에 꽉 맞물려버렸다.


"이건 못막지!" 신지와 아스카가 동시에 소리쳤다.


둘은 몸을 돌려 사도를 측면에 두고, 몸의 무게중심을 먼쪽 발로 옮겼다. 신지/아스카는 거대한 발을 들어올려 온 힘을 다해 칼 손잡이를 걷어찼다.


사도의 코어를 둘러싼 장갑은 공격을 막기는커녕 지금 꽂혀 있는 칼을 고정시키는 역할을 할 뿐이었다. 나이프가 코어 속으로 칼날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숙히 묻혔다. 


사도의 비명이 지오프론트 천장에 매달린 건물들의 유리창을 박살냈다. 사도는 남아 있는 팔로 3호기를 붙잡더니 가까이 끌어당기고, 이게 마지막이라는 듯 노려봤다. 부서진 코어가 빛나기 시작했다.


"자폭한다!" 신지가 소리치며 버둥거렸다. 사도의 팔힘은 너무 강했다.









"그런건...허락하지...않을거야!" 레이가 소리치며 사도의 등 중앙부를 조준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사도의 이미 너덜너덜한 등에 탄환 세례가 박힌다. 막아주거나 경감할 AT 필드도 남아 있지 않았다. 코어가 가슴 밖으로 불쑥 튀어나오며 파편과 불꽃을 3호기의 가슴에 흩뿌렸다. 사도의 눈과 코어에 차오르던 빛이 꺼지고, 거체가 3호기의 품으로 쓰러졌다.


레이는 그 뒤론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초호기의 전원이 다하고 엔트리 플러그가 어두워졌다.


 






"해냈어..." 미사토가 속삭였다. 귀에 닿을 것 같은 미소가 입에 걸린다. "해냈어!" 목소리가 고함으로 바뀐다. 센트럴 도그마에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미사토는 이카리 사령관의 분한 표정을 비웃어줄 심산으로 사령관석을 돌아봤다. 빈 자리와 떠나는 부사령관의 뒷모습만 보일뿐이다. 미사토의 환한 미소가 당혹감에 죽는다.


"아마 뒷정리는 내 소관이겠지. 감사합니다." 미사토는 중얼거리며 크루들을 향해 돌아서, 에바 회수 관련 지시들을 내리기 시작했다.


마야가 벌떡 일어났다. 손이 떨리고 있었다. "카츠라기 소령님! 임무교대 가능하겠습니까? 지...지..지금 가볼 곳이.." 마야가 힘없이 바닥에 손짓했다.


마야가 가리키는 것은 리츠코가 쓰러졌던 자리의 핏자국이었다. 미사토는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마야는 곧바로 출입구를 향해 달려갔다.


'나중에 '논의'할 사안이 하나 더 늘었군요, 사령관님.' 미사토는 일단 생각을 밀어두고, 오늘의 영웅들을 에바에서 회수하는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초호기의 상태는 아주 나빴다.













신지는 아스카의 머리에 살짝 기댔다. "해냈어. 이딴게 진짜로 먹힐줄은 몰랐어..."


"아주 훌륭한 계획이었어, 사랑스런 바보야. 나만 천재인건 아닌 것 같네." 아스카는 눈을 감았다. "아직...히카리가 느껴져. 이 안에 있어. 무슨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스카는 신지의 무릎에서 일어나, 플러그 안을 무릎으로 기어가기 시작한다. 마치 뭔가를 붙잡으려는 듯 손을 앞으로 내저으면서. "꼭...복도 같은데서 한귀퉁이 돌면 나올 것처럼..."


신지는 고개를 끄덕이고, 눈을 감고 링크에 의식을 침잠시켰다. "싸움이 끝나서 그런가 더 잘 느껴져...거의...거의 만질 수 있을 것 같은데..!" 신지의 손도 아스카처럼 앞을 향해 내밀어지고...


마치 물 속에서 문을 번쩍 연 것 같은 소리가 들리더니, 신지의 무릎 위에 소녀가 나타났다. 아스카는 나체의 히카리가 연인의 무릎 위에 늘어져 있는 것을 충격속에 바라본다. 신지는 반사적으로 히카리를 감싸안았다.


신지의 시선이 히카리의 얼굴에서 아스카로 향한다. "무와?" 입에서 헛소리가 튀어나온다.


아스카의 얼굴이 보라색으로 끓어올랐다. "충분히 만졌으니까 그만하시지!" 아스카는 다시 신지쪽으로 기어가 히카리를 끌어내리고, 몸을 돌려세워 신지쪽에선 등만 보이게 바꿨다. "방금 뭐한거야?!"


신지의 눈이 커졌다. "나...나도 몰라! 히카리 살아있어?!"


아스카는 확인해봤다. 의식이 없는 모양이었지만 가슴은 규칙적으로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었다. "응...살아있어..." 아스카의 고개가 번쩍 들리고 신지와 시선을 마주친다. 큼지막한 미소가 얼굴에 떠오르기 시작했다. "살아있어!"










히카리는 조금씩 의식이 돌아오며 자신이 침대에 누워 있단걸 깨달았다. 깨어나기 힘든 종류의 꿈이었다. 몸의 느낌이...설명할 수 없을만큼 이상했다. 뭐,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것보단 나을 것이다.


'정말...정말 벌어진 일들일까? 어머니? 정말 어머니였어? 날 알고 있던데. 분명히 어머니일거야! 에바 안에 계셨어, 날 보호해주셨어!' 탄성과 기쁨의 눈물이 터져나왔다. 


"히카리? 일어났어?"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가는 손가락들이 손을 붙잡고는 가볍게 쥐어왔다.


히카리는 몇번 눈을 깜박이고 천천히 눈을 떴다. "아스카?"


바로 오른쪽에, 손을 쥐어주고 있는 친구가 앉아 있었다. 그 옆에는 이카리군이 앉아 있었다. 둘을 보자 히카리에게 기억이 밀려들어왔다.


사랑색욕신뢰기쁨행복신뢰위로사랑색욕기쁨행복신뢰위로. 육체의 경계를 넘어선 가까움. 서로의 사랑에 대한 완전한 확신. 서로 함께할때 배가되는 강렬한 용기. 쾌락에 가득한 얼굴의 기억들....


히카리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어머나어머나어머나어머나세상에, 아스카랑 이카리군이 같이 자는거야! 갈 데까지 간거야! 그런건...그런 사랑은 본 적이 없어! 나도 그런거 느끼고 싶어! 왜...왜 둘은 아닌척한걸까?'



"괜찮아, 반장? 얼굴이 좀...상기됐어. 간호사 부를까?" 이카리군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아냐! 아냐! 괜찮아..! 나 그냥..." 의문이 떠올랐다. "여기 어디야? 어떻게 된거야? 그거...그거 진짜야? 우리 사도랑 싸웠어?"


아스카와 이카리군은 서로 바라보더니 미소지었다. "응. 싸웠어." 아스카가 말했다. "너도 같이. 13 사도가 3호기를 감염시켰을때 넌 에바의 코어에 흡수됐었어. 완전히 잃어버린건줄 알았는데, 그러고 몇시간 전에 또 사도가 나타났거든. 그놈이 레이랑 다른 에바들을 박살내버려서, 바보 신지랑 내가 어...3호기를 일종의 강탈 비슷한걸 해서 타고 나간거야. 우리가 싸우는 동안 히카리가 코어 안에서 도와줬어. 그러고 전투가 끝난 다음 갑자기 신지의 무릎 위에 다시 나타난거고. 어떻게 돌아온거야?"


히카리의 숨이 턱 막혔다. "나보고...나보고 나가라고 하셨으니까. 이제 갈때가 됐다고, 하지만 언제나 거기에서 날 지켜보시겠다고..."


아스카와 이카리군은 다시 서로를 바라봤다. "무슨 소리야? 누가 그랬다는거야, 히카리?"


"...어머니가. 분명히 어머니였어." 히카리는 이마를 문지르며 흐릿해져가는 기억을 정리했다. "내가...기동 시험때...뭐가 잘못 됐단거 바로 알았어. 차갑고, 화났고 적대적인 뭔가가 엔트리 플러그 안에 같이 있었어. 근데 갑자기...또 다른 존재가 느껴졌어. 따뜻하고, 위로해주고, 익숙한 존재가. 어느 순간 난 플러그 밖에 있었고...우주 비슷한 곳에 둥둥 떠서...어머니랑 대화하고 있었어. 뭔가가 날 먹으려고 했다면서, 날 보호해주려고 그랬다고... 그 다음엔... 아-아스카랑 이카리군이 느껴졌어." 링크를 타고 밀려온, 둘의 불같고 쾌감으로 가득한 유대감이 또 머릿속을 메우는걸 느끼고 히카리는 잠시 생각을 가다듬었다. "그리고...바깥이 보였어. 그거랑 싸우고, 이긴 다음, 어머니가 말씀하시길...'이제 가야해,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특히 그 아이.' 그-그-그러고...여기서 깨어났어. 아마 그게 전부."


아스카와 이카리군은 오랫동안 서로를 바라봤다. 히카리의 눈에는 이제서야 보였다. 둘이 말 한마디 없이 눈빛만으로 대화를 나눈다는게. 어떻게 지금까지 눈치 못챘을까? 평소 모습을 '부부싸움'이라고 넘겼는데 알고보니 정말 부부 같았던거였다. 알고나서 다시 보니 정말 명백하게 보였다. 히카리는 이렇게 가까운 관계는 본 적이 없었다. 모호한 기억 속에 남은 어머니와 아버지의 관계도 이렇진 않았던 것 같았다. 그냥 둘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둘 사이에 끼어든 침입자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머니였던게 확실해?" 레이가 물었다.


히카리는 움찔했다. 아스카와 이카리군에게 온 정신이 팔려 둘 뒤에 레이가 서있는건 아예 인지도 못하고 있었다. 레이는 예전에 이카리군이 처음 전학왔을 무렵처럼 붕대 투성이였다. 오른팔 전체가 붕대에 감겨 있었고 교복 곳곳에 붕대가 삐져나와 있었다. "아야나미씨!"


"레이라고 불러달라고 했잖아, 히카리."


"레이, 맞아, 미안해. 서있는거 못봤어. 어, 음. 어머니였던건 확실해. 이유는 모르겠지만 확신할 수 있어."


레이는 뭔가 불편한듯,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침묵으로 돌아갔다.


아스카의 표정에도 불편함이 떠올라 있었다. "어머니가...그건...흥미롭네."


"왜? 무슨 말이야?"


아스카는 고개를 저었다. "나중에 말하자. 우리 일단 왔긴 했지만 깨어나는 것만 보고 나갈거라고 약속해야 했거든. 너한테 온갖 검사 다 한다고 난리야. 에바 코어 안에 있다 나오는건...보통 일은 아니니까. 우등생, 바보 신지, 나 이렇게 셋은 바로 가야해. 여기 원숭이랑 둘만의 시간도 좀 줘야하고." 아스카는 침상 반대쪽으로 턱짓을 했다.


히카리는 휙 고개를 돌렸다.


세 명의 반대편에 토우지가 서 있었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채 웃는 얼굴로. "히카리. 무..무사해서 기쁘다." 기쁘지 않다는듯 볼에 마구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토-토우지..." 히카리는 토우지의 손을 잡았다. 히카리도 울고 있었다.


병실 문을 향하던 아스카는 씩 웃었다. "의사들 어떻게든 붙잡아볼게. 벌어주는 시간 최대한 활용해보라고."


히카리에겐 거의 들리지 않았다. 히카리의 시선은 한 사람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그래서 히카리는 아스카가 신지의 손을 잡고 떠나는 것도, 토우지와 히카리가 포옹하는 것을 보는 레이의 호기심과 부러움 담긴 시선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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