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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팬픽] 번역/ 에반게리온 제노사이드 1-7

ㅇㅇ(14.6) 2021.05.30 20:31:51
조회 861 추천 22 댓글 7
														

저번화 댓글 달아준 몇안되는 에붕이들의 의견에 따라 개정본 연재 분량 넘어선 파트는 구판으로 핫산한 다음 개정본 연재 이어지면 추후에 수정하는걸로 하겠읍니다


아마 연재본 나오면 옛날글 수정 + 삽화 추가 -> 따로 정리글 하나 써서 어떤 부분에서 변화가 있었는지 정리하고 새 삽화 올리고. 이렇게 해야할듯


이번 화도 휴일이니만큼 삽화 한개 분량임. 내용도 딱 잔잔하게 전개되고 임팩트는 없는 부분. 물론 겐도랑 후유츠키 입터는 장면들은 tva시절부터 향후 전개 암시로 가득하니까 임팩트는 없어도 눈여겨볼 부분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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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정부 구역의 좁은 도로를 지나가는 리무진의 뒷자리에선 조용한 엔진 소리와 중간중간 기어를 바꾸는 소리 외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차량이 이동 중이라는 사실도 가끔 정차하거나 가속할때의 미묘한 진동을 제외하면 거의 인지할 수 없었다.


아야나미 레이는 사람들, 건물들이 지나가는 모습을 조용히 바라봤다. 마치 어항 밖을 구경하는 물고기 같은 느낌으로. 레이는 아마 자신이 지금 받고 있는 느낌이 어항 속 물고기의 느낌과도 비슷할거라 생각했다. 레이의 옆에는 이카리 겐도 사령관이 아까 회의장을 떠난 뒤부터 쭉 평소의 엄격한 표정으로 창 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겉보기엔 생각에 잠겨 있는 것 같지만 주변에 대한 의식을 완전히 잃지는 않은 상태로. 건너편에는 후유츠키 부사령관이 주름진 손에 작은 책을 들고 읽고 있었다.


두 남자 모두 아무 말이 없었다.


횡단보도 앞에서 정차했을 때, 칸막이로 가려진 앞좌석으로부터 인터콤 연락이 왔다. 후유츠키 부사령관이 거의 무심한 모양새로 손을 뻗어 버튼을 눌렀다.


"그래." 그의 목소리는 언제나 그렇듯 세심하게 통제되어 있었다.


"끝났습니다, 부사령관님."


"그래서?"


"표결은 없었습니다. 러시아가 거부권 행사를 시사해서 표결 자체를 포기했습니다."


"소식 고맙네." 후유츠키가 인터콤 버튼에서 손을 떼며 말했다. 그러고는 책을 덮으며 이카리 사령관을 바라봤다. "자네 말대로 됐군."


"그런 부류들에 익숙하니까." 이카리 사령관이 말했다. 그는 한쪽 팔꿈치를 푹신한 창틀에 대고, 손등을 턱에 갖다대 고전적인 '생각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편해보이는 모습은 아니었지만 긴장한 것 같지도 않았다. 그는 마치 자기 주변의 상황과 자신의 감정을 온전히 통제하고 있는 느낌을 풍겼다.


셋은 안보리 회의에 단 몇 분만 얼굴을 비춘 참이었다. 네르프의 운명이 논의되는 자리이니만큼 회의 결과에 무게를 실어주기 위한 행동이었다. 특정한 약속들에 대해 협의가 이뤄지고, 신의를 재확인하는데는 그 정도면 충분했다.


사령관은 오직 그것만을 위해 이곳에 온 모양이었다. 몇개의 사적 모임을 마무리하자마자 그들은 회의장을 떠났다. 사실상 오지 않은거나 다름 없을만큼 짧은 참석이었다는 사실은 두 남자에겐 아무 상관이 없는듯했다.


"러시아 대사는 격식에는 다소 문제가 있었지만 최소한 정직하긴 하더군." 후유츠키가 말했다. "그쪽에서 반대표를 확보해둘 수만 있으면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겠네. 중국은 모르겠어. 상대하기 편한 종류의 사람들은 아니야."


"다 똑같은 사업가들이네." 사령관은 별 신경쓸 일 아니라는 투로 말했다. "원하는게 있으면 무엇이든 협상할 작자들이지.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는 원칙들도 포함해서. 저들의 권력에 대한 탐욕이 곧 우리의 기회야."


"탐욕스러운 자들은 시간 계획 같은 것에 개의치 않는 법일세." 후유츠키가 반박했다.


"그렇지만 우릴 화나게 해선 안된다는 것 정돈 알겠지. 우리가 제시하는 보상, 저들이 얻을 수 있는 보상은 우리의 도움 없이는 절대 얻을 수 없는 것이니까. 우릴 필요로 하는 이상 제멋대로 굴지는 않을거야."


"그건 자네 생각이지."


"지금까지는 약속도 잘 지켰지 않은가."


부사령관의 얼굴 주름이 깊어지며 비웃음이 떠올랐다. 기묘하게 보는 이를 안심시키는 인상이었다. "지금까지는. 정치 문제는 까다로울 수도 있네. 당장 미국을 보게나. 4년마다 완전히 새로운 문제, 저번 행정부때는 상관도 없었던 문제가 새로 생겨나지 않는가. 최소한 중국은 일관되게 비열하기라도 하네."


"칭찬인가?" 이카리 사령관은 놀란 척을 하며 물었다. "자네한테서?"


"칭찬이라면 칭찬이겠지."


"솔직히 말하자면, 난 미국식 정부에 감명을 받는다네. 삶이란 언제나 변화하는거지. 그 점은 자연을 관찰해서 알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공학자들이 지난 세기 내내 자연의 설계를 모방하려 애쓰는 와중에도 정치가들은 그런쪽으론 신경을 쓰지 않았어. 자연에서 변화란 곧 성공의 비결이야. 자연적인 생태계 안에서 동물들은 숱한 다른 난관도 겪지만 결국 제일 중요한 것은 변화할 수 있는 능력이지. 미국은 정치 체제에 이런 요소를 재현했네. 변화. 모든 것의 변화. 변화하지 않으면 죽음 밖에 없으니까."


이카리 사령관은 레이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니, 레이?"


레이는 질문 자체를 거의 놓칠뻔했다. 무시 당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어서 주변의 대화에 거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게 레이였다. 레이 자신을 상대로 하지 않는 말들은 한 귀로 흘릴 뿐이었다. 그게 차라리 나았다. 오늘도 레이는 모든 회의에 동행했지만 하루 종일 누구도 그녀를 인지조차 하지 않았다. 예절상의 인사조차도 없었다. 레이는 몇 시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누구도 레이가 말을 하길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런 하루 후에 질문을 들은 지금, 레이는 딱히 무슨 답을 하고 싶지도 않았다.


물론, 레이가 뭘 하고 싶은가 아닌가는 여기서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다. 이카리 사령관은 최소한 레이의 존재를 잊지는 않은 모양이었고, 레이에게 질문을 했다. 그리고 사령관이 질문을 할때는 반드시 답이 따라야 했다.


"모르겠어요." 레이는 답을 제공했다. 그녀는 부드럽고 감정 없는 목소리로 말하며 창문에서 눈을 떼 사령관을 바라봤다.


사령관은 무표정하게 레이를 바라봤다. 기쁘지도, 불쾌하지도 않은 표정으로. "왜 그렇지?"


"제가 상관할 일이 아니니까요."


이카리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레이는 그의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령관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레이는 딱히 시선을 피해야 한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그녀는 무릎 위에 손을 올려놓은 자세, 공격적이지도 않고 방어적이지도 않은 자세로 가만히 앉아 사령관의 시선에 마주했다.


"아," 후유츠키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그래도 관심사를 넓혀볼 생각은 없니? 배울 수 있을만큼 배워보거나? 그건 너 자신과도 상관있는 일 아닐까?"


레이는 그 말에 대해 생각해보고, 아까의 대화를 기억해보려 노력한 다음, 살짝 고개를 저었다.


"죄송해요." 레이는 말했다. "그런 의미로 말한 것은 아니었어요. 저에게 상관이 없다는 것은 제 존재 범위 바깥의 층위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말이었어요. 정치적 변화가 자연의 변이를 반영하는지, 그런 것들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이데올로기를 만들 수 있는지는 저 자신과 제가 의무를 행하는 이유와는 무관해요. 저는 정치인이 아니에요. 저는 ... 에반게리온 파일럿이에요. 전 싸우고, 복종해요. 다른 것들을 고려하는 것은 무의미해요."


"정직하지." 이카리 사령관의 입이 살짝 꼬아져 희미한 미소를 만들었다. 그는 후유츠키에게 고개를 돌렸다. "맞는 말이야. 우리도 정치인은 아니니, 우리에게도 상관 없는 일이겠지."


"그럴지도." 부사령관이 답했다. "하지만 노인에겐 여흥거리도 있어야 하지 않겠나."


"그렇게 늙진 않았어. 설령 그렇게 느낄지라도.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정신은 전혀 늙지 않았네."


"그래도, 몸은..."


"살덩이에 불과하지." 이카리가 말을 끊었다. "외양에 불과해. 쇠퇴하고, 약하고, 죽을 운명의 외양. 잘 알고 있을텐데."


"모두 지켜야 할 외양이 있는 법이기도 하고." 부사령관이 답했다. "누군가는 더더욱."


레이는 마음 속으로 동의했다. 레이 본인의 삶도 전체가 외양에 불과했으니까. 몸, 교복, 플러그슈츠. 자기 자신의 가치. 심지어는 인간성까지. 모두 외양에 불과했다. 아무리 싫더라도 그것이 레이가 매일 마주해야하는 진실이었다.


두 남자의 대화는 계속 이어졌다. 이젠 더 이상 레이에게 말을 걸거나 존재를 인지하지 않았지만. 마치 레이가 한순간에 사라져버리기라도 한 것 같았다. 아무래도 대화에서 자신의 역할이 끝난 듯 하자, 레이는 다시 침묵으로 돌아갔다. 혹시 다시 불릴까봐, 둘의 대화에 아까보다 더 주의를 기울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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