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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팬픽] LAS/번역 Advice and Trust (72)

ㅇㅇ(14.6) 2021.07.10 01:11:08
조회 600 추천 35 댓글 15
														

대망의 2호기 기동실험 에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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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화)







9장 12/25






'앞으로 더 어려워질 일만 남았겠지.' 리츠코의 생각이었다.


실험용 격납고 방향 창문에서 눈을 떼서 그 위의 모니터를 쳐다봐야했다. 그러지 않으면 매번 그러듯이 마야의 어깨 너머로 격납고를 봐야할 것이고, 그러면 얼굴에 어쩔 수 없이 미소가 걸릴거니까.


지난 며칠은 기분좋은 흥분과 공포를 반반 뒤섞어놓은 무언가였다. 둘은 매일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리츠코는 자신의 손에 비해 살짝 큰 핸드 터미널을 요즘 매일 들고 다니며 코딩 로그를 통해 마야와 사담을 나누곤 했다.


어찌나 떠들어댔는지. 리츠코는 일이 진행되는 속도를 줄여보려고까지 했었다. 겐도의 처우로부터, 감정적으로 바닥을 친 순간으로부터, 자살 기도로부터 그렇게 얼마 시간이 지나지도 않았다는걸 스스로 상기시키면서. 마야가 둘은 거의 2년을 알고 지냈고 리츠코도 마야의 감정을 쭉 알고 있었던 이상 지금의 변화도 생각만큼 급작스러운건 아니라고 주장하자 리츠코의 그런 결심도 곧바로 꺾여버렸더랬다.


리츠코는 또 입꼬리가 올려가려는걸 억지로 참았다. 정말 중독될 것 같았다. 지난 세월동안 겐도에게 매달려오면서, 육체적인 쾌락은 솔직히 적잖게 느껴왔지만 감정적 연결 같은 것은 상상으로라도 느끼기 힘들었었다. 지금 마야는.. 보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나오려고 했고 자신이 웃음을 지으면 상대쪽에서도 곧바로 웃어줄거란 확신이 있었다. 마야가 자신을 보고 싶어하고 함께 있고 싶어한다는 확신이 있었다. 지난 며칠 밤 둘은 도저히 물리적으로 깨어있을 수 없는 순간까지 메세지를 교환하며 보냈다.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살짝 앞으로 걸음을 내딛고 마야의 스크린을 보는척하며 몸을 숙인다. 어깨에 손을 얹고 살짝 쥐어주자 스크린에 반사된 얼굴이 미소짓는게 보인다. 손은 아직도 바쁘게 재기동 실험 절차를 입력 중이었다. "잘되고 있지?" 리츠코는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의례적인 질문을 던져봤다.


"이상 없습니다, 아카기 선배."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흥겹게 대답하는 마야.


리츠코는 속으로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둘이 처음으로 논의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은닉의 필요성이었다. 세컨드 임팩트 이후의 격변이 일본 사회의 성관념에도 영향을 줬지만, 그렇다고 동성애에 대한 터부가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었고 동성애자들은 조용하게 지내는 법을 배워야만했다. 리츠코는 사회의 시선 같은건 상관 없다고 마야에게 말해놓은 참이었다. 하지만 이카리쪽은 얘기가 달랐다. 리츠코는 사령관의 계획에 대해 너무 아는게 많았고 리츠코에게서 조금의 이상이라도 감지하면 리츠코와 마야 둘 다 죽여없앨 가능성이 너무 컸다. 그러니 둘은.. 사귄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선 안됐다.


함께 자거나, 키스하거나, 심지어 손을 잡고 다니지도 않았지만 지난 몇년간 겐도에게 느낀 것보다 훨씬 가깝고 행복한 느낌이었다. 리츠코는 요즘 가끔씩 혼자 웃음이 나오려는 순간도 있을 정도였다. 마야는 리츠코를 원했다. 안고 싶어했다. 이름을 부드럽게 불러주고 싶어했다. 아침에 옆에서 일어나고 싶어했다. 말로 직접 하지 않아도, 키스하거나 어쩌지 않아도.. 둘은 연인이었다.


'나한테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스스로 생각해봐도 살짝 놀라운 일이었다.


지난 며칠간 그 생각을 몇번이나 되뇌어봤었다. 할때마다 기분이 더 좋아지는 느낌이었다. 마야는.. 놀라울 정도로 리츠코를 관대하게 이해해줬다. 이카리의 시나리오에 깊숙이 개입한것도, 그걸 뒤집기 위해 노력만 한다면 용서할 수 있는 것이다. 심지어...


리츠코는 얼굴을 찡그렸다. 마야는 착해도 너무 착했다. 리츠코에겐 이런걸 누릴 자격이 없었다. 이카리를 속이기 위해선, 혹시 밤에 부르거나 하면 예전처럼 가야한다고 했을때도, 마야는 그저.. 받아들였다. 질문도, 머뭇거림도 없이. 그냥 '이해해요' 한마디로. 하는 중에 겐도 말고 다른 사람을 생각하겠다고 리츠코가 얼굴을 붉히며 말한게 혹시 도움이 됐을지는 모르지만. 리츠코는 거짓말 한 것도 아니었다. 이틀 전 겐도가 리츠코를 소환했었다. 밑에 깔려 있는 동안 리츠코는 이게 '장난감'을 들고 있는 마야라고 상상했었다. 절정은 급박하고 강렬하게 찾아왔다. 겐도는 아마 그게 자신이 한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리츠코는 겐도가 자신의 표정을 제대로 살피기도 전에 떠났었다.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컴퓨터를 여자친구와 잡담하는데 쓰고있다 이거지. 황당하기 짝이 없는 일이야. 그리고 지금은... 정신차려, 리츠코. 넌 지금 벌어지려는 일에서 의식적으로 신경을 돌리려는거야. 세컨드 칠드런이 2호기를 재기동한다는 상황에서.' 죄책감이 가슴을 찔러왔다. 마야는 칠드런들에게 코어의 작동 원리를 가르쳐줄 수는 없다는 것도 납득해줬다. 다른 것들에 비하면 훨씬 머뭇거리는 기색이 강했지만. 리츠코 스스로도 그 부분은 다년간에 걸쳐 고의적으로 무시하도록 마음을 단련해둬야 했었다. 마야의 불편한 표정이 그렇게 잠재운 죄책감을 다시 살려낸 것이다.


'정신감정 프로필 읽어서 다 알고 있었지. 아스카는 어머니의 영혼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면 무엇이든 다 바칠 수 있는 아이란거. 알면서도 속여온거야.'


리츠코는 원격 카메라를 통해 세컨드 칠드런이 엔트리 플러그에 들어가고, 해치가 폐쇄되는 것을 지켜봤다. 플러그가 2호기의 척추에 삽입되고 내부에는 LCL 용액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어린 파일럿은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 익숙해진 모습으로 입을 벌리고 폐를 주황색 용액으로 채웠다. 편한 얼굴로 조종석 등받이에 기대며 입가에서는 작은 거품들이 위로 떠오른다.


'언젠가 모든걸 다 알아낸 저 아이를 직면해야할때가 오겠지.'


리츠코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어떻게 이 모든 일에서 살아남는다해도 속죄에는 남은 평생을 써도 모자랄 것이었다. 마야의 조건부 용서가 희망을 주기는 해서 다행이었다.


"기동 시작해." 마야에게 명령하는 리츠코. "주전원 연결."


"주전력선 연결.. 완료. 기동 시스템 작동 개시. 전압 임계점 접근 중. 0.6, 03, 상승합니다."


"2단계 시작."


"파일럿 연결 시작됐습니다." 기술요원쪽에서 올라온 보고였다.


"엔트리 시작됐습니다. LCL 전력주입." 마야가 보고한다. "1차 컨택트 개시. 정보 수신중. 확인 완료. 패턴 그린."


여기까진 모두 정상이었다.


"신경망 접속 완료."


"펄스 송신합니다. 초기 접촉 문제 없음. 하모닉스 정상. 체크리스트 2500까지 모두 정상. 3차 컨택트에 들어갑니다. 심리그래프.. 활성화됐습니다."


활성화라고? 리츠코는 파일럿측 정보 디스플레이에 눈을 돌렸다. 아스카의 심리그래프는.. 평소보다 들쭉날쭉했다. "아스카, 아무 문제 없는거지?"


"괜찮아요, 박사님. 조금 들뜬것뿐이에요. 3호기 타고 세상을 구한다 뭐다도 다 좋지만 내 에바는 2호기니까. 내가 있을 곳은 여기에요. 그러니까 빨리 작동시켜보자구요." 통신창으로 도발적인 시선을 보내오는 아스카. "준비 다 됐어요. 2호기도 준비됐고."


또 죄책감이 가슴을 찔러왔다. 리츠코는 표정 관리가 힘들었다. "A-10 신경 연결 개시."


"2580까지 돌파." 차분하게 보고해오는 마야. "절대 경계선까지 카운트다운 시작, 0.9, 0.7, 0.5, 0.4, 0.3... 절대경계선 돌파. 2호기 성공적으로 기동했습니다."










몸이 마구 떨릴 것 같았다. 아스카는 한번도 2호기 안에서 이렇게 불안해본적은 없었다. 10년전 처음으로 타봤던 시절이라면 모를까. 조종간을 쥔 손에 힘이 너무 들어가 플라스틱이 찌익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스카는 몇년전부턴 LCL이 호흡기에 들어차는 것도 거의 의식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폐에 들어찬 액체에 온 신경을 집중해야했다. 그편이 긴장이 덜됐으니까.


'마마 마마 마마 마마 마마...'


긴장이 그리 덜되지도 않았다. 이제 기다림의 시간도 끝나고, 지난 10년간 숱한 밤을 눈물로 지새게한 그 절망적인 소원이 이뤄지기 직전이었으니까...


"절대경계선 돌파. 2호기 성공적으로 기동했습니다." 통제실에 있는 이부키 중위의 목소리가 통신망을 통해 들려왔다.


엔트리 플러그의 내벽이 휘황찬란한 빛깔을 내뿜다 투명해져 외부 전망을 제공했다. 의식속에 희미한 찌릿함이 전해져왔다. 에바의 감각이었다. 처음 싱크할때부터 쭉 제대로 붙잡고 통제하려 노력해온 그 느낌. 지금 아스카는 이전 어느때보다 더 그 느낌에 집중해봤다. 이번엔 예전과 달랐다. 거대한 인형을 제멋대로 부리기 위해 쏟는 의지 같은 것이 아니었다.


이번엔.. 마마를 찾는 것이었다.


아스카는 최대한 긴장을 풀려고 노력하면서, 3호기에서 신지와 함께 했던때처럼 마음속에서 손을 내밀었다. 아스카의 의식속에서 언제나 부드러운 벽으로 느껴져왔던 2호기가 코앞에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에는, 여태껏 해왔던 것처럼 벽으로 생각하는게 아니라, 커튼처럼 생각해본다. 그러고는... 반대편으로 넘어가기위해 밀어본다.


경계선이 흔들리고... 파도치고... 갈라졌다.


변화가 느껴졌다. 아스카는 전에는 한번도 이런걸 시도해본적이 없었다. 에바는 언제나 물건, 의지에 복속시켜야할 물건에 불과했었다. 이번엔 달랐다. 조심스럽게 정신적으로 손을 내밀고, 코어의 내부로 생각을 전달해본다...


'마마? 거기 계세요? 아스카에요. 저 왔어요.'


뭔가가 정지했다. 마치 숨을 참는 것 같은 감각이 마음속으로 전해져온다.


그러고는, 에바가 반응했다.





"아카기 선배, 이건... 대체... 아스카의 반응이..!" 이부키 중위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미사토는 반응을 억누르려다, 다시 생각해보니 평소의 자신이었으면 반응을 해야 정상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모니터를 확인해본다. 아스카의 심박은 아까부터 이미 평소보다 높은 수치였지만, 지금은 와일드하다는 말도 모자랄 정도로 치솟아 있었다. 옆에 선 신지가 활줄처럼 바짝 긴장하는게 느껴졌다. 주먹을 쥐자 플러그슈츠의 고무가 찌익 소리를 낸다. 미사토에게 간청하는 눈빛을 보내는 신지.


"심리 그래프가... 이상한 반응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어. 불안정한 상태야." 리츠코도 옆자리에서 모니터를 확인하며 이상의 존재를 확인했다. "싱크로율 52.8%...55%...68%...84%! 아스카, 무슨 일이야? 실험 중단할까?" 리츠코의 손이 붉은색 긴급 전력차단 버튼 위의 안전유리에 가있었다.


'그거 손 안대는게 좋을걸, 리츠코! 아스카 지금 멈추느니 그냥 죽어버릴 기세니까. 만약 지금 어머니랑 접촉에 성공한건데 네가 그걸 중단시켜버리면 플러그에서 나오자마자 내 권총 훔쳐서 너한테 난사해버릴지도 몰라.' 미사토는 리츠코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목소리를 높였다. "아스카, 괜찮니?"






"괜찮아요! 2호기는 내 에바인걸! 나 지금... 알아서 통제할게요. 실험 멈추지 마요!" 아스카는 거의 고함치고 있었다. '이 순간을 뺏어갈 생각 같은건 하지도 마, 이 개년아! 마마!' 아스카는 거의 자제심을 잃고 뒷부분을 소리내어 말할뻔했다. 눈물 흘리지 않는게 기적이었다.


기쁨의 눈물을.


아스카! 아스카! 딸사랑자식이곳으로오렴! '목소리'는 이상하게 흐릿했다. 마치 스테레오 스피커가 서로 싱크가 안맞는채로 좌우에서 번갈아가며 소리가 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목소리 자체는 대번에 알아들을 수 있었다. 아스카가 또렷이 기억하고 있는 그 목소리였다.


아스카의 어머니는 아직 살아 있는 것이다.


보호본능애정자녀! '목소리'가 아스카에게 마치 소리치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리온! 다시 기이한 메아리가 강해진다.


'마마, 저에요! 아스카! 여기 계속 있었던거죠!' 더는 참을 수 없었다. 눈물이 눈가에 고이고 있었다. 통제실쪽에서 볼 수 없도록 아스카는 눈을 감고 고개를 뒤로 젖혔다.


이리와그래그래그래!





"싱크로율 94.3% 돌파!" 이부키 중위가 보고한다.


"이걸로 됐어. 그만하자. 뭔가 크게 잘못됐어." 아카기 박사가 말했다. "무슨 일 터지기 전에 전력 차단하고 신경 연결 끊어."


"아카기 박사님, 잠깐만요!" 신지가 소리쳤다. "하지마세요!"


신지의 반응은 예상하지 못한듯 깜짝 놀란 눈빛이 되는 리츠코. "신지군, 싱크로율이 100%를 돌파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 지금 이렇게 알아보고 싶지도 않고! 에바의 작동원리에 대해선 내가 너보다 더 잘 알지 않겠니?"


"그래도, 박사님은 한번도 직접 조종해보신적은 없잖아요. 어떤 느낌인지 모르시는거에요. 싱크로에 자신을... 이렇게 열어젖히는 느낌은... 설명할 수 없어요. 아스카를 놔둬주세요. 잘 감당할 수 있을거에요. 그렇지, 아스카?" 신지는 앞자리에 있는 마이크에 제대로 닿도록 크게 말했다.









"맞아요! 아무 문제 없어요! 중단하지마요! 바보 신지 말 들어요!" 아마 지금쯤 신지에게 이목이 집중됐을거라 판단한 아스카는 이 기회에 재빨리 손으로 눈물을 닦아냈다. '마마! 쟤에요! 내 신지! 나 찾아냈어요! 쟤도 날 찾아냈어요! 날 사랑해줘요!'


아스카는 둘이 함께하는 모습들을 생각했다. 히카리때 벌어졌던 사고를 고려해 지나치게 노골적인 장면들은 빼고. 그 부분은 어두운 밤에 곁에 누워 미소짓고 있는 모습들을 숱하게 떠올려 대신 설명했다.


놀라움. 애정. 기쁨. 상실. 분리.


'정말 그리웠어요, 마마... 하지만 사실 언제나 곁에 있었던거죠!' 아스카는 절대 멈추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더는 침착함을 유지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저...이제 가야겠어요, 마마! 들켜선 안되니까! 약속이에요! 꼭 구해드릴게요! 히카리를 데리고 나왔으니까 마마도 꺼낼 수 있을거에요! 어떻게든! 신지한테 직접 소개해드릴게요!'


아스카-카! 가지 마-마! 나와 살-죽자


아스카는 움찔했다. 메아리가 갈수록 심해져서 잘못 들은걸까? 마마가 그런 말을 할리가 없지않은가. '마마?'





"싱크로율 98.5! 더는 안돼!" 아카기 박사가 소리쳤다. "마야, 실험 중단해. 당장!"


"중지 절차 들어갑니다!" 손가락이 계기판 위를 날아다니더니, 얼어붙었다. "안됩니다! 신호가 거부됐습니다!"






죽자. 아니! 살아! 살아야해! 내 딸! 여기 남아. 나랑 죽자꾸나.


이젠 완전히 갈라진 두 목소리가 아스카에게 말하고 있었다. 하나는 기쁨에 가득찼고, 사랑하고, 아스카를 만나 반가웠고... 다른 목소리는, 기쁘고 사랑하는 것은 거의 똑같았지만, 아스카에게 죽을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두 목소리는.. 싸우는걸까? 아님 그냥 갈라지고 있는걸까? 소리도 갈수록 커지고 있었다.


우린 언제나 함께야! 이제 가려무나, 내 아름다운 딸!


나와 함께 죽자, 아스카


안돼!


날 위해 죽어줘










"싱크로율 99.8%입니다!"


"전원 차단해!"





"전원 차단됐습니다! 작동중지까지 남은 시간 37초!" 마야의 보고였다. "무슨 일이지? 싱크로율이... 싱크로율이 내려가고 있습니다! 94.9%...90%...85%...78.7%에서 안정화..."


리츠코의 몸이 안도감에 움츠러들었다. 마야의 어깨 너머로 몸을 숙이기 전에 한번 미사토와 신지에게 날카로운 시선을 보낸다. "좋아. 방금 대체 무슨 일이었지?"


고개를 젓는 마야. "마기는 판단유보입니다. 하지만 불안정성이...코어에서 발원했다..?" 마야가 키보드를 두드렸다. "2호기 다시 반응합니다. 링크 차단, 작동 중지 절차 시작됐습니다. 엔트리 플러그 사출 신호도 수신됐습니다."


신지의 몸이 굳어졌다. 옆을 보니 미사토의 턱이 긴장되어 있는게 보였다. 현 상황은 명백했다. 아스카가 최소한 부분적으로 성공했지만, 너무 눈에 띄는 방식이었다는 것. 오늘 일에 대해 조사가 실시되는걸 막을 방법은 전무했다.


'그래도,' 신지는 어떻게든 스스로를 달래봤다. '진짜 되는거였어! 아스카가 어머니를 만난게 분명해! 그 말은... 나도..'


"아스카, 어떻게 된거야? 너 반응이 완전히 불안정했어!" 아카기 박사의 목소리가 신지의 정신을 현실로 되돌렸다.


모니터에 보이는 아스카는 마치 다른 곳에 있다가 온 것처럼 눈을 깜박이며 집중력을 회복하고 있었다. "그냥.. 너무 쉬웠어요. 수리하면서 뭘 어떻게 한건진 모르겠지만, 2호기와 싱크하는게 이렇게 쉬웠던적이 없었어요. 기분 좋았어요!" 아스카의 뒤에선 엔트리 플러그의 내벽이 작동 정지 절차를 거치면서 어둑어둑한 민무늬 벽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아스카, 네 싱크로율이 100%에 도달할뻔했어. 그렇게 됐을때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몰라. 사고라도 벌어지면 큰 일이었을거야. 오늘 벌어진 일은 작은 세부사항까지 완전히 다 점검해야해."


"넌 기술적인 부분만 처리해, 리츠코. 파일럿 디브리핑은 내 소관이니까." 미사토가 끼어들었다.


아카기 박사는 전혀 기분좋은 기색이 아니었다. "질문해야할게 많아. 싱크로율이 50% 미만이다가 한순간에 100%까지 갔어. 무슨 일이 벌어질 수 없는 상태까지! 아니, 알 수 없는 것도 아니지. 어쩌면 호라키때처럼 흡수되버렸을지도 몰라."


"그걸 설명하는건 당신 일이야, 아카기 박사." 미사토도 지지 않고 맞섰다. "파일럿은 그대로였는데 변한건 2호기뿐이야. 불안정성이 코어로부터 발원한거면, 그건 네 책임이란 뜻이라고."


아카기 박사는 뭔가 더 말하고 언쟁을 이어나가려는 눈치였지만, 입을 반쯤 연 시점에서 갑자기 멈췄다. 묘한 표정이 그 얼굴에 떠올라 있었다. "...그래. 그렇지. 파일럿 일은 알아서 처리해, 카츠라기 소령. 나중에 양쪽 조사 결과를 취합하는걸로 하자."


미사토는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여보이고 몸을 돌렸다. "신지군, 따라와. 여기서 할 일은 다 끝났어."


신지는 고개를 끄덕이고 미사토의 뒤에 따라붙었다. 잠깐 뒤를 돌아봤을때, 고개를 숙이고 있는 아카기 박사의 손을 이부키 중위가 살짝 쥐어주는게 보였다. 신지는 그걸 어떻게 생각해야하는건지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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쿄코 인격이 쪼개진채로 들어 있다는 설정임


토요일은 바빠서 핫산 두개 가능할지 모르겠다. 제노사이드가 아직 전투씬 전에 빌드업 쌓는 구간이라 그림 한개 분량만 뚝딱 저녁에 할 수 있겠는데 어드바이스 앤 트러스트는 오늘보다 긴 분량이라서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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