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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팬픽] 번역/ 에반게리온 제노사이드 15-1

ㅇㅇ(14.6) 2021.11.29 21:31:56
조회 497 추천 17 댓글 11
														

이제 마지막 챕터다


이전 챕터들에 비해 훨씬 길고 자체적으로 프롤로그에 내부 챕터 구분 비스무리한게 있는 구조인데다 그림쟁이도 여기서 풀발기 했는지 일러스트도 거의 100개에 달하며 코믹스화된 구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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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게리온 제노사이드:END OF GENCIDE


"언제나 너의 것이고, 언제나 나의 것이고, 언제나 우리의 것인." - 루드비히 판 베토벤










일본국 내무대신은 읽던 보고서도 잠시 내려놓고 고개를 들었다. 상당히 불편한 안색을 보자마자 클루게 무사시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낼 것임을 확신했다. 도저히 부정할 수 없는 증거와 마주한 이상 이제 그도 모든 정치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질적인 행동에 나서는 것.


"정말 확실한건가," 내무대신은 아주 느릿느릿하고 주의깊게 말했다. "여태껏 쭉?"


클루게는 얼음장 같은 주름진 얼굴에 비장한 표정을 띄우고 고개를 끄덕였다. "제 21조항은 아직 유효합니다. 이 같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수정이 있었잖습니까. 현재 남아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그럴순 없네." 내무대신은 고개를 저었다. "특별 보호 조례가 제거된다 해도 네르프의 요원 대부분이 민간인 신분인 것은 변하지 않아. 그 가족들도 다 유권자란 말일세. 폭거는 용납되지 않을거야. 이카리 겐도는 평화로운 방법으로 제거되야하네."


클루게는 이것도 다 예상하고 있었다. "네르프가 테러 조직이라는 논거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제 보고서가 제출되면 안보리도 동의할겁니다. 폭거는 저들이 중국에서 벌인 일이 폭거입니다.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 그는 말을 흐리며 네르프를 방치할 경우 벌어질 공포에 대해 내무대신이 스스로 생각하게 유도했다.


세상엔 여론보다 무서운 것도 존재하는 법이다.


"중국이 가만히 있지 않을걸세." 내무대신은 잠깐의 생각 뒤에 입을 열었다. 그는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머리 위에 마치 다모클레스의 칼처럼 걸려 있는 거대한 진자를 올려다봤다. "우리가 다 알면서 이카리를 지원해왔다고 생각할거야. 피를 보려고 할거란 말일세. 안보리도, 아니, 세상의 어떤 군대도 저들이 복수에 나서는걸 막을 수 없을걸세."


"에반게리온으론 막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내무대신은 클루게를 날카롭게 쏘아봤다. "그런 괴물을 허용한건 순전히 대안이 없어서였네. 그것이 여태 우릴 보호해줬긴 하지만 그 대가로 대체 얼마나 많은 파괴를 초래했던가? 이카리가 그걸 대체 얼마나 함부로 썼느냐 이말이야."


"바로 그 부분이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약점이 되어주지 않겠습니까." 클루게는 내무대신의 두터운 눈썹이 치켜올라가는 것을 보고 자신의 말이 흥미를 끌었음을 알았다.


"무슨 말인가?"


클루게는 극적 효과를 위해 일부러 침묵을 끌었다. "네르프는 언제나 독립적인 기관이었습니다. 정부의 통제 같은건 받지 않았지요. 이카리 겐도의 구체적인 행동에 대해 알 방법이 없었으니 개입도 하지 않았던거 아닙니까. 하지만 이제 그가 얼마나 미쳤는지 우리도 압니다. 그렇다면 행동에 나서야합니다. 중국에서 벌어진 비극은 일본의 행위가 아니라, 이카리 겐도의 행위였던겁니다. 그 부분을 확실히 해두잔겁니다."


"네르프를 접수하자는 말인가?" 내무대신은 당혹한 표정이었다. "네르프와 언젠가 결착을 지을거라는건 정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네만 그건 언제나 파괴를 염두에 둔 계획들 아니었던가. 군대는 그렇게 섬세한 도구가 아니야."


클루게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허나 지금 제가 제시하는 이 계획은, 제가 네르프 내에 확보해둔, 흠, 자원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내무대신은 눈을 가늘게 뜨고 두툼한 손으로 턱을 문질렀다. "그 자원이란거, 신뢰할 수 있는가?"


"복수만큼 신뢰성 높은 동기도 없습니다."


"그렇겠지." 이어지는 내무대신의 말은 클루게를 향해 하는 말이라기보단 스스로에게 하는 설득 같았다. "얻을게 적지 않긴 해. 에반게리온. 그것만 확보할 수 있다면 장장 반세기에 걸친 굴욕의 역사도 완전히 없던 일이 되겠지."


클루게는 거의 웃을뻔했다. 이건 생각보다 더 쉬웠다. "역사는 각하를 일본의 중흥자로 기억할겁니다. 한번의 움직임으로 거대한 위협을 제거하고 새 힘을 확보한 지도자로. 비밀리에 비상회의를 소집하고 보호 명령의 재검토를 안건으로 상정하십시오. 안보리에서도 이카리보단 우리가 네르프를 통제하는 쪽을 원할겁니다."


내무대신은 침묵에 잠겼다. 집무실에서 한동안 들리는 소리는 거대한 진자가 좌우로 움직이며 내는 바람소리뿐이었다. 그 뒤로는 거대한 유리벽 너머로 해가 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붉은 석양이 마치 곧 흩뿌려질 피를 예고하는 것처럼 대지에 드리웠다.


클루게는 스스로의 손으로 자신의 운명을 쌓는 자였다. 그렇기에 그는 징조 같은 것도 믿지 않았다. 하지만 이 순간만은 꽤 맘에 드는 징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내 자리에서 일어난 내무대신의 목소리는 딱딱했다.


"필요한게 뭔가."


"군 지휘권입니다." 클루게는 살짝 기다렸다가 답했다. 들뜬 인상을 줘선 안됐으니. "나머진 제쪽 사람들이 다 알아서 할 수 있습니다."


"희생은 최소화해야하네."


"그건 우리 작전 역량에 심각한-"


"싹 죽여버릴 것 같았으면 자네와 이러고 있을 이유도 없어. 이 점 명심하게, 클루게. 네르프 직원들의 시체가 산처럼 쌓인게 뉴스에 나오기 시작하면 책임 져야하는건 자네가 아니라 나란 말일세. 자넨 어둠 속에서 일하고 아무도 자네 이름은 들어본적도 없지. 난.. 난 만천하에 조리돌림 당할거란 말일세."


"아직 그럴 기회가 있을때 일찍 행동에 나섰으면 이럴 일도 없었을겁니다. 지금 남은건 국가 안보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 이카리 겐도가 중국에 했던 것처럼 우리에게 에반게리온을 풀어놓으면 우리로선 막을 방법이 없단 말입니다. 그런 위협은 최대한 빨리 효율적으로 제거되어야 옳습니다. 여론 말씀하셨습니다만, 테러리스트들의 진상을 알고도 제때 행동하지 못해서 큰 피해가 났다면 그땐 여론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런 말이 아닌거 알면서 왜그러나." 내무대신이 삿대질 해보였다. "당연히 그런건 용납할 수 없지. 하지만 어쨌든 여론은 날 비난할거란 말일세. 그럼 난 자넬 비난할거야."


"지금와선 뭘 해도 엉망이긴 매한가집니다."


내무대신은 창문으로 몸을 돌렸다. 집무실로 쏟아져 들어오는 붉은 석양이 그를 검은 그림자로 만들고 있었다.


"도를 지나치지 않겠다고 약속하게. 투입되는 인원들은 확실히 통제되어야 해. 무력 사용은 필요 최소한도로. 자네는 전문가이니 변명 같은건 듣지 않겠어. 어차피 일을 그르치면 책임은 내가 지게 되겠지만, 내가 그 전에 자네와 자네 부서에 할 수 있는 일이 어느 정도인지 굳이 상기시킬 필요는 없겠지? 내가 혼자 죽을 생각이 없다는 점 언제나 기억하게."


"알겠습니다."


외교의 기본은 곧 양보라고, 클루게는 냉소적으로 생각했다. 어차피 상관없었다. 계획대로 흘러간다면 이런 위협 같은 것엔 신경쓸 필요도 없었다. 로렌츠 킬의 목적은 클루게도 익히 알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세상 어떤 것에도 의미는 없었다.


회견은 인사치레도 없이 끝났다. 내무대신이 콘솔 버튼을 누르자 집무실 반대편의 문이 딸깍 소리를 내며 열렸다. 클루게가 조용히 떠나며 발소리만 울려퍼졌다. 그는 냉엄한 눈빛으로 앞만 보며 걸었다.


바깥 복도엔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누구도 그의 길을 막지는 않았다. 제3 신동경시 근교에 주둔중인 4산악사단 연락장교가 그를 보고 경례해왔다. 한심한 것들이라고, 생각하는 클루게였다. 군대는 이카리를 상대론 무력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진작에 이카리를 상대로 이쪽의 조건을 강제했을 것이다. 저들은 그러지 못했다. 두려웠으니까.


하지만 로렌츠 킬은 두렵지 않았다. 클루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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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15장 프롤로그. 이 뒤로 15장이 1막 2막 3막 4막 이렇게 이어짐. 이 바로 뒷 에피소드가 1막 시작 같은거고 자체 내용도 좀 길고 일러스트도 세개나 달려 있고 그 뒷 에피소드랑 끊기엔 애매해서 같이 올려야하는 머 그런 조건들이 많이 달린 슈퍼 에피소드 비슷한거라 오늘은 여기서 짧게 자름. 15-2는 여태 핫산 해왔던 것 중 단일 글로는 가장 긴 에피소드가 될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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