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져서 털어놓을 사람이 없다
본론부터 얘기하면 이혼하신 엄마랑 어떻게 지내야할까?
내가 기억에도 없을때 부모님 이혼 하셨거든
그래서 난 그냥 한평생 아빠랑만 산 기억밖에 없어 워낙 어렸을때니까
아빠가 좋으신분이라 엄마의 빈자리도 느껴본 적 없고 내 기억엔 있다가 없어진게 아니라 그냥 처음부터 없었던거라 보고싶다 라는 생각도 한번도 안 들었어

그렇게 살다가 올해초에 엄마한테 연락이 왔다?
그동안 왕래가 없었던건 아니고 안좋게 이혼하신건 아니라
내가 어렸을때는 몇번 봤었어 아빠가 일 늦게 끝나면 나 봐줄 사람이 없으니까 엄마한테 맡겼지
그때도 난 그냥 엄마는 남으로 느껴졌었고 불편했어
내 성격이 활발한것도 아니고 엄청 내성적이고 낯도 많이 가렸으니까 더 그랬지
엄마랑 아빠는 성향이 너무 달라서 아빠 손에서만 큰 나는 엄마성향이랑 너무 안맞다고 생각 들었거든
어렸을때도 그렇게 느꼈는데 크고 나서 몇번 봤을때도 똑같더라

엄마는 자식이라 생각 들어서 편하게 대하지만 난 아무래도 남이라고 생각드니까 부담스러운것도 있고
이번에 몇번 만났을때도 '엄마가 사는게 사는게 아니였다, 너가 싫어할까봐 연락 못하고 기다렸다,엄마 안보고싶었냐' 뭐 이런 말들 있잖아
난 솔직히 안보고싶었는데 그렇게 말할순 없으니까 그렇다고 했지 근데 난 저 말들이 너무 부담스럽더라

그전까지는 그래도 내가 먼저 보자고 하기도 하고 몇번 만났는데 지금은 더 꺼려지는 이유가
내가 헤어지고 진짜 힘들어 했는데 헤어지고도 계속 힘들었던게 전남친이 바람폈었다는 사실을 헤어지고 알았어
환승이란건 알았는데 헤어지고 만난건줄 알았지 나랑 사귈때 썸은 탔어도.
그래서 아빠랑 엄마한테도 다 털어놨다? 이래서 힘들다고
근데 시간 지나고 환승이 아니라 그냥 바람이였던거야
어느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알게되니까 너무 힘들지


그거 알고 또 엄마한테 울면서 전화했는데
엄마가 '임신했냐?' 이러는거야
그거에 좀 충격먹고.. 엄마가 기분전환 겸 보자길래 보러 나갔는데 뭐 진도 어디까지 나갔냐, 결혼하기전까지는 그런거 하지말라, 임신하면 어떡할거냐 이런 말에 또 충격먹고
엄마랑은 비밀 없어야한다고 그랬는데 아무리 가족이여도 그런거까지 오픈하고 싶진 않거든
심지어 난 가족이라고 생각도 안드는데.. 남한테 그냥 저 소리 들은거랑 똑같아 난


그 후로 그냥 연락도 안하게 되고 내가 먼저 보자고도 안하게 됐어 근데 엄마는 나한테 계속 용돈 주시고 먼저 연락 좀 해줘라 하는데
용돈을 안받으면 또 모르는데 주시니까 외면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엄마랑 어떻게 지내야할까

앞으로 내가 뭐할때마다 저렇게 하나하나 다 묻고 간섭할 거 생각하니까 또 머리아프고.. 그렇다고 전처럼 모른척하고 살 수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