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보는 죠죠) 죠린의 뫼비우스 띠에 관한 쓸데없는 사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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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3

[일반] 과학으로 보는 죠죠) 죠린의 뫼비우스 띠에 관한 쓸데없는 사족앱에서 작성

오오그것은인생

2021.01.16 01:15:21

조회 661 추천 13 댓글 1

사람들이 너나할 것 없이 죠죠 명장면으로 꼽는 장면 중에는 죠린이 C-MOON에 대항하기 위하여 자기 몸을 뫼비우스의 띠로 만드는 장면이다. 몸이 뒤집혀간다는 공포스러운 능력에 맞닥뜨리고도 정면으로 받아치는 죠린의 용기와, 비행청소년으로 지내 학교 교육을 소홀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빠른 시간 안에 뫼비우스의 띠라는 해결책을 생각해내는 죠린의 두뇌가 빛을 발하는 장면이다.

푸치놈의 뒤집기 펀치를 맞고도 살아남은 죠린을 본 죠붕이들은 뫼비우스의 띠가 면이 오직 한 개인 띠로, 뒤집어도 같은 면이 밖으로 나오는 물체라고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사실, 뫼비우스의 띠에는 다른 재미난 성질들이 있는데, 여기서 소개해 보려고 함.

1.뫼비우스의 띠를 위상학적으로 설명하면 어떨까.

뫼비우스의 띠는 약 170년 전 라이프치히대 천문학과 특별교수를 맡고 있던 뫼비우스와 요한 리스팅이라는 다른 수학자가 독립적으로 발견했는데 리스팅이 발견은 빨랐지만 논문을 뫼비우스가 먼저 써버리는 바람에 이름이 뫼비우스의 띠가 되었다.

모양의 점 선 면이 어떻게 위치하는지, 어떻게 변하는지를 공부하는 학문이 위상학이다. 어떤 모양을 자르거나 뚫지 않고, 꼬이고 접고 늘이고 움직일 때 모양이 보존된다고 본다.

예를 들자면 주머니 속에서 꼬인 이어폰하고 쭉 펴진 이어폰하고는 같은 모양으로 보는 거지.

더 익스트림한 예를 들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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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서로 같은 모양은 뭘까? 라고 물으면 무슨 개소리야! 라는 대답이 먼저 나올 것이다. 고리를 끊거나 구멍을 메우지 않고 잘 조물딱대서 만들어 본다고 생각을 해 보면 답이 나오는데, a, c, d, f가 위상학적으로 같은 모양, b, e가 서로 같은 모양임을 알 수 있다.

뫼비우스의 띠를 묘사하기 위하여 위상학에 등장하는 용어들이 몇 개 있는데, genus는 쉽게 말하자면 모양을 자르거나 뚫지 않고는 변화를 줄 수 없는 구멍의 개수다. 더 더 쉽게 말하자면, 아예 쪼물딱쪼물딱 해서 공으로 만들기 위하여 잘라야 하는 횟수. 위쪽 모양들은 모두 2 genus를 가지고 있다. 2번만 끊고 조물딱조물딱 하면 한 개의 매끄러운 덩어리로 만들 수 있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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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식으로 표현하자면 대충 요렇게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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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상학적으로 보먼 genus가 도넛도 1, 머그컵도 1이라서 같은 모양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위상학자들은 도넛과 커피컵도 구분 못한다는 유머가 있다.

아리까리해서 그런지 초중생 상대로 나오던 영재 수학퀴즈 등등 책에 단골로 등장하는 문제기도 했다.

그런데 genus만이 위상을 정의하는 요소는 아니다. 위에서도 모두 genus는 2였지만, b와 e는 나머지와 달랐다. 이는 다른 위상학적 요소들이 달랐기 때문이다.

뫼비우스의 띠와 그냥 띠 모두 구멍은 1개, 즉 genus가 1개인 모양들이다. 하지만 그냥 띠하고 뫼비우스의 띠는 모양도 그렇고 성질도 그렇고 완전히 다르다. 왜일까?

여기서 orientability 라는 개념이 나온다. 2d 무늬가 표면 위를 움직일 때, 스타팅 포인트로 돌아왔을 때 모양이 뒤집히지 않는다면 그 표면을 orientable이라고 한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뫼비우스의 띠를 하나 만들어 보자. 아무데나 안쪽 가장자리를 잡고 선을 긋기 시작하면 어느새 그 맞은편 표면에 선을 긋고 있는 걸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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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비우스의 띠를 타고 움직이는 게 이♂+동 영상이다. 한 바퀴 돌 때마다 기이하게도 집게발 위치가 바뀌는 걸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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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잘 보이는 gif인데, 한바퀴 돌때마다 파랑 점과 붉은 점의 위치가 바뀌는 걸 볼 수 있다. 못믿겠으면 당장 만들어서 실험을 해 보자.

이런 non-orientable surface를 가진 물체들은 보통 1개의 면을 가진 걸로 간주된다. 면에 방향성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안팎이 없는 걸로 간주된다.

그렇기에 죠린이 만든 뫼비우스의 띠가 안팎 뒤집기 공격을 버텨 낼 수 있던 것이다.

2. 뫼비우스의 띠를 중앙을 따라 자르면 커다란 띠 하나가 된다. 삼등분한 지점부터 따라서 자르면 뫼비우스의 띠 하나와 일반 띠 하나가 나온다.

위상학적으로 뫼비우스의 띠가 면 1개, 모서리 1개를 가진 도형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3. 유사품:

이렇게 non-orientable surface로 이루어진 입체에는 클라인 병이 있다. 뫼비우스의 띠 3차원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물을 담는 면과 바깥쪽 면이 구분되어 있는 컵과 다르게 클라인 병은 면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바깥쪽에 위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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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표를 따라가다 보면 어? 하고 반대쪽 면에 와 있는 자기를 발견할 수 있다.

모양이 워낙 기깔나다 보니까 소품으로도 사용되고 실제로도 많이 판다.

https://www.youtube.com/watch?v=a5Azcwe9p4o

정말 기묘한 것은, 이 클라인 병 역시 따지고 보면 뫼비우스의 띠 2개를 잘 늘려 이어붙인 거라는 것. 역시 죠린이 사용한 모양은 근본 있는 모양임을 알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sKLN0VBkk

그밖에 crosscap이라던지 roman surface라던지 다른 자매품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면의 겹침을 허용하여 만드는 것들이라 실제로 면을 따라가기에는 무리가 있는 물품들 뿐이다. non-oriented surface의 괴상함을 느껴보기 위해서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현해야만 하는 것들.

한줄요약: 존나 기묘한 모양임

- speak french! french! idiot!

고정닉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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