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11 USS 트렌튼과 CL-7 USS 롤리는 워썬더 미국 해상트리 BR 5.0과 5.3에 위치한 경순양함이다.

  1916년, 미 해군은 기존의 체스터급 정찰 순양함이 당시 해전 트렌드에 밀리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 이미 순양전함과 고속전함들이 차례차례 등장함에 따라 체스터급의 25kt는 주력함들과 비교해도 전혀 빠른 속도라고 볼 수 없었고, 이미 35kt에 달하던 구축함들은 따라잡을 수조차 없었다. 정찰 순양함의 목적이 구축함들과 함께 주력함대보다 선행하여 적 함대를 발견하고 구축함대를 배제하는 역할을 맡았음을 감안하면 속도에서 구축함들보다 뒤쳐진다는 것은 중요한 문제였다. 심지어 화력조차 2문의 5인치와 6문의 3인치는 다수의 구축함을 상대로 우위를 보여줄 수 없었다(다만 이쪽은 1917년부터 4문의 5인치와 1문의 3인치로 변경되며 그나마 나아진다). 미 해군은 새로운 정찰순양함의 건조를 기획했다.

USS 롤리. 1920년대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새로운 정찰 순양함은 기존 체스터급의 2배에 달하는 9,100t의 배수량을 받을 수 있었으나, 동시에 구축함 다수를 상대할 수 있을 화력과 35kt의 고속을 요구받았다. 그 결과 배수량의 오직 8%만이 방호에 투자될 수 있었으며, 이는 별도의 장갑판이 장착될 수 있는 곳은 (정찰순양함이라는 정체성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부 뿐이라는 것을 의미했다. 무장배치 역시 '정찰순양함이니 정찰하러 전진하거나 본대로 후퇴할 때나 벌어질 것이다'라는 개념하에 전방과 후방을 바라보도록 집중된 탓에 괴상한 배치가 되었다. 심지어 이 첫번째 디자인에서 6인치 연장포는 장갑 없이 노출된 상태였다.

1924년 촬영된 USS 트렌튼

  결국 건조 계약이 1916년 7월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오마하급은 곧바로 재설계에 들어갔는데, 주무장인 6인치 연장포에 장갑이 둘러진 포탑이 추가되었으며 어뢰가 3연장 발사관이 2기, 2연장 발사기 2기가 추가되었다. 그러나 선형이나 기관부에 대한 근본적인 재설계 없이 화력만 개선한 이 개량안은 배수량을 400t이나 늘려버렸고, 오마하급은 심각한 진동이라는 문제점까지 얻으면서도 35kt라는 목적을 달성하는데 실패하게 된다. 설계가 끝나 1번함 USS 오마하의 건조가 시작된 것은 이미 1차 세계대전이 끝난 1918년 12월이었고, 진수식을 거행한 1920년에는 정찰순양함이라는 분류가 미 해군에서 사라지고, 함대를 위한 정찰은 항모의 함재기와 수상기들에 넘어갔다. 결국 1923년 2월 24일 USS 오마하가 취역했을 때 오마하급은 이미 개장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었다.

1933년 산디에이고 앞에서 촬영된 USS 롤리

  결국 1924년부터 오마하급들은 취역하는대로 개장에 들어갔는데, 개장의 목적은 화력을 줄여서라도 속도를 35kt로 높여서 적어도 구축함대와 함께 작전할 수 있는 순양함은 만들자는 것이었다. 이에 2연장 어뢰발사관과 후방의 6인치 함포 2문이 제거되었지만 본래 개장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는 실패하고 말았는데, 이는 선체가 고속을 위해 너무 좁아진 탓에 기관부의 출력을 최대로 올리면 선체 전체에 진동이 울려퍼지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였기 때문이다. 결국 이 개장의 유일한 개선점은 수상기 운용능력을 확보했다는 것 뿐이었다. 이런 한심스러운 개장 결과에 워싱턴 해군 조약 체결 이후 미해군의 관심사가 오직 중순양함에만 집중되었기 때문에 오마하급은 전간기동안 찬밥취급을 받았다.

1935년 항해중인 USS 트렌튼

  전쟁의 기운이 불어닥치던 1930년대 후반에도 오마하급의 개장은 최후로 밀려 1940년에야 논의되기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아예 구축함대의 기함으로 6인치 연장 포탑 2기만 유지한 채 포곽식 6인치를 전부 제거하고, 대신 5인치 양용포 7문과 6기의 4연장 1.1인치 대공포를 설치하는 방안이 연구되었지만 이마저도 함선의 불안정성 때문에 취소되고(...) 대신 애틀란타급을 건조하기로 결정한다. (그래서 애틀란타급은 오마하급보다 딱 한 척 많은 11척이 계획/건조되었다) 1941년 태평양 개전 직전 드디어 이뤄진 개장에서 기존 3인치 50구경장 Mk.10 함포가 일부 설계를 변경한 3인치 50구경장 Mk.20으로 변경되고 2기의 4연장 1.1인치 대공포, 8정의 AN/M2 .50cal 중기관총이 추가되어 대공작전 능력이 개선되었다. (워썬더 내의 USS 트렌튼은 이 시기의 물건이다) 이후의 개장은 함선마다 다르다. 대공개장 후에도 오마하급은 딱히 미 해군이 중요하다 판단한 전력이 아니었고 심지어 전쟁 도중의 대공개장마저 구축함들한테 밀리는 경우까지 있었다. 그리고 전쟁이 끝나고 군축이 시작되자 오마하급은 가장 먼저 퇴역 대상이 되어 소련에 공여된 CL-5 USS 밀워키를 제외하면 전부 1946년 1월까지 퇴역하였으며, USS 밀워키 역시 소련에서 돌아온 1949년 3월 바로 퇴역하였다.

1. CL-6 롤리

1941년 12월 8일, 예인선들에 의해 인양되는 USS 롤리

  진주만 공습 당일날 진주만에 진주해있던 USS 롤리는 일본 해군항공대의 공격 제1파의 목표가 되었으며, 2발의 어뢰가 USS 롤리를 향해 발사되어 그 중 한발이 우현에 맞았다. 다행히 추가적인 뇌격은 없었으며, 사상자도 부상자 7명을 제외하면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기총소사등으로 USS 롤리를 공격하려던 일본기 5대를 격추했다. 하지만 뇌격의 여파로 배가 뒤집힐 뻔했고, 이를 막기 위해 승무원들은 대공포탄약을 제외한 모든 함선 상부의 짐들을 바다에 내다버렸다. 이후 긴급수리를 마친 USS 롤리는 1942년 2월 샌프란시스코로 출항하여 그곳에서 오버홀을 포함한 개장을 받으며 함수의 4연장 1.1인치 대공포와 8정의 AN/M2를 제거하고 4문의 3인치 함포와 8정의 오리콘 20mm 기관포를 추가하였다. (워썬더에 나오는 USS 롤리는 이 시기의 물건이다) 이후에는 알래스카 전역으로 파견되어 몇번의 해안 포격 임무를 제외하면 개장과 순찰로만 전쟁 기간을 보내다 1945년 7월 22일 대서양함대로 전속을 명받아 이동하던 도중 종전을 맞이하였으며, 종전 직후인 9월 29일 필라델피아 해군 공창으로 이동하여 그 자리에서 퇴역하였다.

1943년 샌프란시스코 앞의 USS 롤리

2. CL-11 USS 트렌튼

1943년 파나마 만에서 찍힌 USS 트렌튼

  태평양 개전 전에 스페인 내전을 감시하기 위한 미 해군 함대에 끼어 룩셈부르크 왕가의 탈출을 돕는 소소한 활약을 한 적 있던 USS 트렌튼은 진주만 공습 당일 파나마 운하 근처에 있었다. 그리고 1944년 중순까지 계속 파나마 주변의 순찰만 돌았다. 그 와중에 1943년 9월에는 독일 위장 상선을 놓쳐 이후 노르웨이 선적의 유조선이 침몰되게 만들었다. 1944년 중순부터는 알래스카로 이동하여 종전 때까지 소강상태에 달한 알래스카와 쿠릴열도의 순찰을 돌았다. 그나마 1945년 2월 18일 쿠릴 열도에 아직 일본이 가지고 있던 섬들을 폭격하고 7월 23일부터 25일까지 쿠릴 열도 주변에 남은 일본 선적 선박들을 사냥하기 위한 작전에 참가한 것이 특이사항이다. 심지어 1945년 7월의 사냥에서는 다른 함선들이 5척의 일본 선박을 격침시키는 동안 단 한척의 적 함선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대로 남쪽으로 출발한 USS 트렌튼은 1945년 12월 20일 필라델피아 해군 공창에서 퇴역하였다.

1944년 7월 14일 파나마에서 찍힌 USS 트렌튼. 파나마 지역에서 찍힌 USS 트렌튼의 마지막 사진이다.

아니 써놓고 보니까 얘네 진짜 전쟁기간동안 뭘 한게 없네. 구축함들 리뷰 올릴 때 저장해놓은 사진 부족했던 기억에 처음부터 10장 저장했더니 사진이 남아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