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알카이드는 과거의 카이세인가?

반물질반바지 · 2024.05.20 00:52:37

약먹마 최신화의 내용으로인해 카이세가 그동안 세계구급 리세질을 하고 있었단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그 방식이 우리가 익히 아는 방식의 회귀라기엔 미심쩍은 부분이 좀 있기도 하고 마침 생각난 여러 가설들이 있어서 한번 씨부려 보고자 한다

1. 승천자

일단 약먹마 세계관에서 승천은 개인이 세계와 비견될 정도의 힘을 얻어서 멸망을 피해 다음으로 넘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근데 작중에서 확실하게 승천을 이뤘다고 나오는 승천자들의 상태를 보면 온갖 고생 끝에 9레벨에 오르고 승천을 뚫어내는 똥꼬쇼를 성공한다 해도 마냥 형편좋은 모습으로 살 순 없단 사실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일단 작중에서 구세계에서 넘어온 것으로 확실하게 확인된 이들은 교주, 단장, 나오이즈 펜 셋 밖에 없고, 거기다 술식이나 영역만 넘어오는 반쪽짜리 승천자까지 포함한다 해도 헤르메스랑 천뢰건까지 다섯밖에 없다

교주, 단장은 사실상 외신들을 제외하면 세계관 최강자 반열에 있는 승천자들임에도 불구하고 얼굴이랑 목소리도 제대로 못 나오는 불청객 취급이고,

나오이즈 펜은 답천자란 양반이 사실상 아무도 접근 못하는 녹스 비블리오에 묶여서 사서 노릇이나 하고 있다

헤르메스랑 천뢰건은 애초에 반병신 상태로 넘어왔기 때문에 패스

이렇듯 작중에서 구세계 출신이란게 확인된 승천자들은 죄다 어디 묶여있거나 어디 잡혀있거나 애초에 그냥 반병신 상태로 빌빌대는 중이다

충분한 힘과 인과를 가지고 멸망을 피해서 세계를 뛰어넘는 위업을 달성한 진정한 의미의 초인들도 세계가 지랄발광을 해서 3세계에선 거지 꼴을 못면하는데 겨우 7레벨짜리 과학자 카이세가 세상 전체를 몇년, 혹은 몇십년 전으로 되돌린다?

외해에서 첨벙대고 있는 외신들도 이건 좀 이라고 하지 않을까

2. 인과

사실 카이세가 역천의 마력으로 시간을 돌리는게 너무 쉽게 나와서 그런건데 약먹마 세계관의 인과는 생각보다 훨씬 섬세하고 강력하게 묘사된다

당장 세계관 공식 예언자라고 불리는 안타레스는 미래를 봤음에도 그 앞에 있는건 시궁창 뿐이였단 사실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했을 뿐이고

그 과정에서 비롯된 여러 정보들은 세계에서 자체적으로 검열이 되는건지 레녹이 변수를 만들어내기 전까진 마음대로 뿌리지도 못하고 써먹지도 못한다

캄로달이랑 대화하는 부분에서 대충 알 수 있음

또 인과에 직접 손을 댄다는 칠재보의 마안은 세계관 최강눈깔 올리비에라가 자기 성취를 몽땅 갈아넣어서 개발했음에도 세계는 개뿔 국소적인 전투나 연구에서 밖에 못썼고

외신의 힘까지 빌려서 전투에서 단편적인 미래를 보기만 했던 암리타도 원인과 결과 사이의 과정이 조금이라도 비틀리면 결과 자체가 망가진다는 식으로 금방 파훼됐던걸로 기억한다

천견이 레녹을 보자마자 했던 말도 원인없는 결과가 존재할 수 있냐는 선문답이었다

이제 이 선문답을 카이세한테도 한번 적용해보자

3. 회귀

회귀는 원인없는 결과 그 자체다

예를 들어 레녹이 화장실에 간 카이세의 빵을 훔쳐먹었다고 가정해보자

화가 난 카이세가 범인을 찾기위해 기둥에 머리를 박아서 레녹이 빵을 훔쳐먹기 이전의 시간대로 되돌아갔다

카이세는 빵이 놓여있는 식탁 밑에 숨어서 누가 빵을 훔쳐먹는지 그 자리에서 잡아내려고 기다리고 있고 레녹은 빵을 훔칠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레녹이 빵에 손을 대는 순간 식탁 밑에서 카이세가 튀어나와서 레녹의 손을 잡아챘다

레녹이 빵에 손을 대기전까지 빵을 훔칠지 훔치지 않을지조자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카이세는 벽에 머리를 박고 식탁밑에 잡입한다는 과정으로 레녹이 빵을 훔치기 전에 잡아낸다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레녹의 입장에선 그냥 훔치겠다고 마음먹은 순간 카이세가 레녹을 잡아낸걸로 보이겠지?

게다가 분명 카이세는 화장실에 있어야 할텐데 왜 식탁밑에서 튀어나온거지? 화장실이랑 식탁 밑에 포탈이 연결되있기라도 한걸까?

회귀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다면 레녹이 카이세의 회귀를 짐작하는건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회귀는 레녹의 입장에서 원인없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아니 애초에 타인이 인식할 수 없는 방식으로 시간을 뛰어넘는다는 점에서 회귀는 존재 자체로 원인없는 결과다

근데 천견은 레녹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나서야 원인없는 결과가 실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왜?

이유는 두가지겠지, 천견이 팔레놈 깡촌에 쳐박혀 있다가 카이세란 역천의 천재가 등장했단 사실조차 알지 못하고 외해만 쳐다보고 있다가 그 사이에 카이세가 뒤져서 아예 만나보지를 못했거나

아니면 카이세의 회귀가 온전한 방식이 아니였거나

3.1. 역천

약먹마 세계관에서의 승천은 앞에서 말했듯 세계와 비견될 정도의 힘을 모으고 그에 걸맞은 답을 준비해서 멸망을 피해 다음으로 넘어가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카이세는 태생부터 역천의 마력을 타고난 돌연변이였다

만약 그런 카이세가 자기만의 대답을 준비해서 승천에 도달했다면 과연 그의 승천 또한 다른 이들이 그러하듯 다음으로 넘어가는 것에 그쳤을까?

혹시 카이세의 승천이 다음으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면

그렇게 이전으로 돌아간 카이세가 교주, 단장, 나오이즈 펜이 그러했듯 세계의 개같은 굴레와 패널티에 엮여서 그 모습과 본질이 변질됐다면

그 모습이 과거의 카이세 자신조차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끔찍하게 변질된 상태였다면

카이세가 행한 회귀라는 것의 정체가 과거로 돌아온 알카이드의 실패를 거울삼아 또 다른 역천자이자 또 다른 실패자인 또 다른 알카이드를 만들어내는 것이였다면

그렇게 끊임없이 역천과 승천을 반복하다 인과가 형용할 수 없는 수준까지 변질돼서 9레벨에 닿지조차 못하고 7레벨에 머물게 된 것이 레녹이 목도한 카이세의 정체였다면...

은 너무 간거 같지?

4. 알카이드

알카이드는 둘, 혹은 그 이상의 개인이나 단체를 이르는 말이다

알카이드는 북두칠성의 일곱째 별을 일컫는 말이다

알카이드는 슬퍼하는 세 소녀 중 첫째라는 의미의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카이세는 알카이드의 지식의 대부분이 실패한 결과의 지식일뿐이였고 앞으로 나아가는건 오롯히 자신의 몫이였다고 말했다

프로젝트가 실패하기 전부터 알카이드는 항상 무언가에 쫓기는듯 보였다

알카이드의 능력은 외신에 비견될 정도다

카이세와 알카이드, 둘 다 프로젝트가 막바지에 다다랐을 시점에선 시작될때와는 판이하게 변질된 상태였다

알카이드는 폐쇄구역에 남아있는 카이세의 실패를 계속해서 루프시키는 것으로 다음을 위한 안배를 마련했다

위의 내용을 종합하고 정리해보면

알카이드는 항상 실패와 연관된다

말곤 딱히 나오는게 없다

앞으로 떡밥 풀리는걸 더 봐야 알 수 있을듯

그리고 글 쓰면서 느낀건데 약먹마랑 도로헤도로의 포지션이 묘하게 비슷하다

주인공이 자신이자 자신이 아닌 누군가를 쫓고 있고 자신의 정체를 알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다

결론적으로 보면 주인공은 인격이 세 개인 한 사람이고

또 적에게는 한없이 잔인하고 무자비하지만 자기 사람들한텐 착하고

또 반쯤 히로인 포지션인 니카이도가 시간에 관련된 마법사라거나

시간을 돌리는 공능을 사용해서 주인공을 돕기도 한다는 점에서 묘하게 약먹마랑 비슷함

아마 최후반부로 가면 제니가 니카이도랑 비슷한 포지션을 구축하게 될듯?

어쨌든 결론: 알카이드가 누군진 아직도 모르겠다

4.1. 레녹

근데 만약 카이세가 자신의 회귀 사실을 인지하고 있단 사실 자체로 인과가 성립했고 그것 때문에 카이세가 원인 없는 결과가 되는것에 실패했다면

끝없는 실패의 끝자락에서 카이세는 완전히 무너져 내렸고 다음 바톤을 알카이드의 일원이자 실패한 승천자인 반궁에게 넘겼다면

반궁은 정말로 원인없는 결과를 세상에 실현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힘과 격, 기억까지 몽땅 날리고 오직 재능과 직감만을 남긴채로 세상 어딘가를 향해 자신의 몸을 던진것이라면

그리고 그것이 레녹이라면

그렇기에 천견은 카이세의 끊임없는 똥꼬쇼의 끝에 드디어 원인 없는 결과가 탄생했구나 하고 놀란거고 반궁이 다른 알카이드들의 뒷통수를 후렸으니 레녹에게 조심하라고 언질을 해준것이였다면

알카이드는 사실 역천의 마력을 지닌 카이세를 이용한 끊임없는 회귀를 통해서 실패를 수집하고 계속해서 다음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었다면

그런데 카이세가 무너져서 더 이상 회귀를 할 수 없게된 알카이드들이 똥줄이 타기 시작했다면

다른 알카이드들은 어떻게든 레녹을 잡아서 반궁의 기억을 돌려놓은 뒤에 제 2의 카이세로 만들어서 다시금 회귀의 굴레를 시작하기 위해 벼르고 있는 것이면...

정말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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