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이랑 믂은 고급식 

믂은 어쩌다가 잘사는 애들 많이 다니는 고등학교로 배정았오

믂은 지지리도 못 살았으면 좋겠긔 근데 자존심만 ㅆㅅㅌㅊ로 높아서 학교에서 잘사는 척 했음 좋겠오

찜은 적당히 놀고 적당히 공부하고 집도 좀 살고 웅 사실은 그렇게 대놓고 착한 스타일은 아닌데도 이미지 메이킹 잘해서 인기가 꽤 많아서 학급 임원도 하구윤

믂은 공부 존아 못 해서 뒤에서 손가락에 꼽혔으면 좋겠긔 지 딴에는 껄렁껄렁 댄다고 나름대로 힘주고 다니는데 어딘가 어설픈 1.5군타취

믂이 비싼 가죽자켓 유행하는 운동화 가방 이런거 뚝딱뚝딱 잘 챙겨 입고 다니고, 심심하면 허언 남발 하면서 본인이 계속 집이 좀 잘 산다는 식으로 입털고 다녀서 동급생들이 다들 믂이 잘 사는 줄 알고 있긔

근데 알고 보면 그런것들 하고 다니기 위해서 믂은 학교 마치자 마자 알바하고 주말에도 알바하긔 편의점 서빙 배달 전단지 등등 가리지 않고 다 하긔 돈을 벌어야 허세를 부릴 수 있으니까 웅

동네에서 알바하다가 아는 애들 만나면 여태껏 했던 거짓말들이 들켜 좆되니까 믂은 나름대로 머리 써서 지하철로 4~50분 걸리는 곳에서만 일하긔 

5월의 어느 주말. 믂은 다음 달에 나올 신상 띵품티를 사기 위해서 오늘도 편의점에서 알바 중이었음 

조용한 주택가 근처에 위치한 편의점이라 꽤 한산해서 이 시간대에는 손님도 잘 없긔. 폰질을 존아하며 시간 죽이던 믂은 문이 열리는 종소리에 대충 일어나서 손놈 얼굴도 안 쳐다보고 일어나서 인사를 함

손놈이 나가기 전까지는 앉을 수 없는게 알바의 원칙이기에 믂은 손놈이 물건을 다 고르기를 기다리며 멍때리고 있었긔

드디어 물건을 다 고른 손놈이 카운터에 섰긔 주섬주섬 계산해주고 봉투에 담아서 막 건내면서 인사하려는 참에 손놈하고 눈이 딱 마주침

웅 그 손놈이 바로 찜깅이야

믂가놈 그 동안 지가 허언증 말기로 입털어재낀 전력이 있는데 알바하다 걸렸으니 당황해서 윽엑윽엑하다가 인사할 타이밍 놓침

안녕 민윤기

찜이 먼저 인사를 건내긔

윽엑대다가 어 그 그래 안녕 박지민 여기까지는 어쩐일이냐 하고 말 더듬으며 어색하게 답하는 믂

아 나 여기에 할아버지네 집이 있어서. 그런데 너는 여기서 뭐하냐. 알바?

아아 그게. 내가. 아니 내가 무슨 알바를 하냐. 그니까 어 여기가. 어. 아버지 가게인데 도와줄려고. 잠깐. 일손이 부족해서. 그게. 알바생들이 자꾸 그만둔대더라고. 뭔지 알지? 구한다고 고생이 많아. 구할 때까지는 내가. 어. 일을 도와야지.

횡설수설했지만 허언증 말기답게, 언젠가 알바를 하다가 지인을 마주치는 이런 불상사가 생기면 둘러대려고 미리 생각해 놨던 변명을 웅얼웅얼 대고 이 정도면 잘 둘러댔겠지 하고 속으로 한 숨 놓고 있는 믂

아아. 그렇구나. 그럼 월요일에 학교에서 보자.

어 그래. 그러자.

찜이 씨익 웃고 손 흔들고 나가니까 믂은 한 숨 놓긔. 아 잘 둘러댔어. 안 들켰어. 씨발 좆될뻔했네. 하고.

근데 갑자기 다시 딸랑 문소리가 들리고 간 줄 알았던 찜이 들어옴

근데 민윤기. 여기 우리 삼촌네 가게야.

어?

여기 사장이 우리 삼촌이라고 윤기야. 너네 아버지가 아니라.

그러고 다시 나가는 찜

믂은 아 씨발 좆됐다 저 새끼가 내 허언증 불면 어떡하지 자퇴하고 걍 검고를 쳐야하나 별 생각을 다하며 주말 내내 잠 못 이루다가 다 죽어가는 얼굴로 학교에 감

아 진짜 좆됐겠구나 이제 소문 쫙 났겠지 씨발 하고 한숨 쉬고 문 열고 반에 들어가는데 달라진게 없었긔

자기를 대하는 애들의 태도도 똑같고. 뭐지? 찜이 덮어준건가? 아니면 다 알면서도 얘네가 짜고 날 놀리나? 싶어서 계속 초조한 마음에 엄지 손톱 다 물어 뜯고 웅

계속 찜 눈치만 보는데 눈 마주칠 때 마다 찜이 걍 눈웃음만 치긔 그니까 더 불안한 민윤기

그렇게 비밀을 들킬까봐 조마조마한 믂과 뭔 꿍꿍이 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발설 안하는 찜이 보고싶네윤?

그렇게 서로, 아니 일방적으로 믂이 눈치만 보다가 찜이 별로 말할 기세가 안 보이고 조용한 나날이 계속 이어지자 다시 허언증 폭발해서 이 말 저 말 다 지어내서 하고 다니긔

어느 날 점심을 먹은 뒤, 믂이 또 돈 자랑 하고 있었긔. 반 애들이 다들 민윤기가 새로 산 띵품 운동화를 보면서 이야 민윤기 존아 잘살아 도대체 니네 아버지는 뭐하시냐 궁금하다 이러고 있는 중. 믂이 신나서 입 털려고 여는 순간. 찜이 끼어듬

웃으면서 믂 어깨에 손 두르고 자연스레 끼어든 찜이

민윤기네 아버지 xx동에서 크게 편의점 하잖아. 딴 곳에도 편의점 하시구. 편의점만 여러개 가지고 계셔. 몰랐어 다들?

와 그래? 박찜 넌 어떻게 알았냐?

아. 나 우연히 할아버지 집 갔다가. 그 동네 편의점 갔는데 윤기가 아버지 일 도와주고 있더라고.

믂가놈 이 새끼가 갑자기 왜 이러나 싶어서 암 말도 못하고 당황하면서도 어...어 그래...행님이 쫌 효자라서 주말에는 일도 도와주고 그래. 니들도 앰앱한테 잘해라 하면서 허언증 못 잃고 끝까지 구라를 침

동급생들은 야 그럼 폐기 남으면 맘대로 먹을 수 있냐 부럽다 민윤기 맛있는 것 좀 들고와. xx동 갈 일 생기면 들릴게. 하고 이야기함. 믂은 어 어 그래 그래 이러고 있긔.

찜은 다 들으면서도 걍 계속 웃고 있오

믂이 찜 불러내서 어쩔 속셈으로 이러는 거냐고 따지니까 찜이 아 별건 아니고 그냥 앞으로 종종 대줘 민믂가 그럼 계속 비밀로 해 줄테니까라고 하긔

그 뒤로 자존심 못 버리고 허언증 못 잃는 믂가가 들키기 싫어서 찜한테 대주고 다니는 게 보고 싶네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