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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소설) 이끼[4]앱에서 작성

온돌똣뚯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29 03:3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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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에 만들어진 수십 대의 전술인형, 다른 날에 파괴된 수십 대의 전술인형. 그녀는 마지막 프로토타입이자, 마지막 탈락자였다.


"반드시, 영원히 기억할게! 목숨을 걸어서라도!"


단 한명의 'M14'는 닫혀버린 격벽 너머에서 찢어져라 소리쳤다. 그리고, 그녀는 분해될 운명이었다.

마지막 선별과정은 제작자가 생각했던 항복시간보다 훨씬 긴 시간을 버텼다. 조그마한 설계 결함이 치명적인 결함이 되어버리기 충분한 시간이었다. 제작자는 분해보단 폐기가 자원소모가 덜 하다고 판단했고, 그대로 고철상에 던져졌다.

풀림과 조임, 절단과 용접. 그녀가 다시 눈을 떴을 땐, 정체모를 사람들이 끙끙대며 그녀의 몸을 손수 수복하고 있었다. 돈 없는 그리폰 지휘관과 아무 것도 모르는, 갓 배치된 전술 인형들이었다. 그렇게 그녀는 삐걱거리는 몸과 형체만 있는 의족, 그리고 지지대를 가지고 두 번째 기회를 얻었다.

그녀의 직장은 인형이 할 만한 다른 일들에 비하면 위험했지만, 감수할 만 했다. 괜찮은 상사와 믿음직한 동료들. 'M14'를 따라 자신을 '우리'라고 부르거나 철없는 행동을 해도 웃고 넘기며 이해해 주는 사람들이었다. 단 한 기의 인형이 되기 위해 노력한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 이 곳이라면, '우리'의 진면목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굳게 믿었다.

일상이 꼬이기 시작한 건, 야간 군수지원 복귀날이었다. 그리폰의 지휘관들을 노린 암살사건이 늘어나던 시기였지만, 지휘관은 군수지원 포인트 근처에 나와 피곤에 찌든 그녀와 그녀의 동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날은 워낙 추웠고, 인간의 관점에서 바라본 지휘관은 쓸데없는 걱정에 커다란 보온통과 컵, 그리고 여러 개의 인스턴트 커피 스틱을 흔들며 환하게 그들을 반겨주었다.




탕!




발포음보다 그가 먼저 픽 쓰러졌다. 초장거리 저격이었다. 그의 미소는 피와 살점으로 나뉘어 사라졌다. 그녀의 눈 앞에서.

그녀와 그녀의 동료들은 실의에 사로잡혔다. 비록 카리나가 대타로 부대의 운영을 맡았고, 전 지휘관과 비슷한 수준의 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의 빈자리를 대신 채워줄 순 없었다. 한 두명이 부대를 떠나기 시작하자 그들을 따라 나머지도 따라 나갔다. 살해 현장에 있던 동료 인형들은 마인드맵에 이유를 알 수 없는 결함이 생겨 수복중이거나, 도중에 미쳐버려 스스로를 파괴했다.

끝까지 남아있던 인형들은 새로운 지휘관을 맞이했다. 잔류 인형들 중 그나마 괜찮은 인형은 그녀밖에 없었기에, 그녀가 새로운 지휘관의 부관이 되었다. 이왕 이렇게 된거, 그녀는 그에게 모든 것을 걸었다. 암울한 현실에 한 줄기 빛이 되어줄 수 있길 바랬다. 그리고 실제로 이루어졌다.

그는 새로운 일거리를 가져왔다. 어쩌면 과거를 모두 잊어버리고 새출발을 할 수 있는 기회였다. 국가 안전국에 속하는 것은 인간에게나, 인형에게나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박차고 일어나 장비를 착용하고 전장으로 나가고 싶었다. 그러나 자신이 떠난다면, 새로운 지휘관은 부대 운영에 큰 난관을 겪을 수도 있었다. 

누군가는 남아야했다.

결국 그녀는 동료들을 모두 보냈다. 스스로 빛을 가렸다. 그들에겐 자신은 예비인력이라 여기에 남아있는다고, 새로운 부관이 오면 합류할 것이라고 거짓말을 치고 미안함과 감사의 손짓을 받으며 보내주었다. 그 날이 마지막으로 본 동료들의 온전한 모습이었다. 

모두가 그 빌어먹을 철혈공장에서 철 쪼가리가 되어 사라졌다. 백업된 마인드맵은 누군가에 의해 사라졌고, 코어는 현장에 갔을 때, 모두 박살나있었다. 이제 그들을 기억하는 사람은 그녀 혼자 뿐이었다. 무대 위엔 암흑 속에서 홀로 스포트라이트를 맞고 있는 그녀밖에 없다.

여러 개의 밧줄 중, 썩은 동앗줄을 타고 끝없는 절벽을 오르던 사람이 정상에 도달하기 직전 줄이 끊어진다면, 그는 다시 다른 밧줄을 잡고 오를 수 있을까? 그녀는 모든 것을 놓아버렸다. 그리폰에서 나와 사회에서 안정된 직장, 안정된 삶을 찾았지만, 정작 자신은 과거에 목매어 질식하기 직전이었다. 

기억을 없애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수면제를 먹고 의식을 없애거나 인간이 먹는 마약도 먹어보았다. 그러나 인형에게 효과는 미미했다. 온갖 방법을 시도한 끝에 그녀는 한 가지 유일한 방법을 찾았다. 

'해피벌룬'.

누가 만들었는지 모를, 과부하를 일으키는 명령어가 담긴 칩이 민간 인형들 사이에서 은밀하게 유통되고 있었다. 그것은 사람들에게 버려진 인형들에겐 출구이자 도피처였다. 사용하면 긍정적인 기억과 감정을 극단적으로 증폭시키지만, 부작용으로 전기신호가 교란되어 좀비처럼 끝없이 움직이거나 맨정신으로 죽을만큼의 고통을 마인드맵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겪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녀에겐 별 상관 없었다. 행복했던 기억만 남아있으면 그만이었다.

다만 가격이 문제였다. 그녀가 가진 전재산으로는 5개 정도밖에 살 수 없었다. 아무 떨쳐내려 해도 강력한 중독성은 그녀를 점점 음지로 끌고 갔고, 보다 더 많은 칩이 필요해졌다.

그녀는 자신의 다리에 남아있는 군용 부품을 이용해 운반책이 되었다. 남들보다 강하고 민첩한 다리는 궁지에 몰려도 여유있게 빠져나올 수 있어 마약 카르텔에게 꼬리없는 여우나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그녀를 종속시켰다. 점점 효과가 떨어지는 것을 주며 완전한 노예로 만들었다. 그녀 또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칩을 얻을 수 있으면 상관 없었다.






.
.
.






그가 워머를 벗기 전까진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 평소처럼 빌빌 기는 약쟁이겠거니 하며 빨리 이 기분 나쁜 도시를 벗어나길 원했다. 그러나 그녀의 파트너가 그를 한 번 훑어보는 사이 눈이 마주쳤다. 아무리 오랜 세월이 지나도 마인드맵에 각인된 상관의 얼굴과 이름은 잊어버릴 순 없었다. 


'지휘관님이 왜...!'


아무리 생각해도 절대 마약같은 걸 할 사람이 아니었다. 안전국이다. 그가 여기에 왔다는 것은, 다른 동료들도 주변에 있을 것이고, 곧 이 공간은 외과의사의 수술대가 될 것이다. 날카로운 메스와 대담한 석션은 암덩어리를 자르고 빨아들일 준비가 되있었다.

그러나 그것보단, 그녀는 자신의 망가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들에게 자신은 항상 밝고 명랑한, 열정적인 모습으로 남았어야 했다. 


"아, 안돼, 여기서 빨리 벗어나야..."


그녀의 다리는 점점 뒤로 끌리듯 밀려났다. 한 걸음, 두 걸음, 그리고 또. 그녀의 동료가 이상함을 눈치챘다. 그리고 지휘관이 그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곧 시작된다. 더 멀리 가야한다. 이젠 돌이킬 수 없다. 주머니에 넣은 손을 빼고 숨을 크게 들이켰다.


"이런 씨발, 너네 뭐야ㅡ"


욕지거리와 함께 그녀의 동료가 먼저 자동권총을 갈겼다. 그러나 몇 발 쏘기가 무섭게 그는 머리에 구멍이 뚫려 쓰러진 채 피를 쏟았다. 쓰러진 시체 뒤엔 총에 맞아 쓰러진 지휘관이 보였다. 그는 방탄조끼를 입고 있어 무사해보였다. 이제 그녀가 신경쓸 건 없다. 도망쳐야한다!


"난 괜찮으니까 쫒아! 무조건 잡아! 죽이면 안돼!"


뒤에서 쿨럭거리며 지휘관이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양 옆의 폐건물에서 SPAS와 S.A.T.8이 동시에 나와 그녀를 덮치려 했다. 급히 방향을 꺾는 와중, 반쯤 녹은 눈을 밟아 쭉 미끄러졌다. 예측하지 못한 동작에 그녀들은 자신들의 팔과 다리 사이로 M14를 통과하게 해주었다. 

당황해하는 두 인형들과 눈이 마주치자 그녀는 퍼뜩 정신이 들어 두 발과 손을 버둥대며 급히 일어나 다시 뛰기 시작했다. 다행히 그녀는 그들보다 빨랐지만 안심하긴 일렀다. 바로 뒤에서 Glock17과 79식이 추격하고 있었다. 


'제발 좀 잡혀라... 아직 여기 지리에 익숙하지 않다고!'


M14는 HUD를 수시로 확인하며 GPS가 연결되길 빌었다. 자칫하면 막다른 길을 만나 잡힐 수도 있었다. 그리고 총성을 들은 불청객들이 언제 들이닥칠지 모를 일이었다. 


"...저기 온다. 하나...둘...셋. 횡재다!"


그녀의 바로 앞에 자신의 키보다 1.5배 높은 담장과 둔기를 든 5명의 사람이 쪼그려 앉아 담배를 피다 그녀를 발견하곤 무기를 바로잡았다. M14는 빠르게 주변을 훑어 잠시 속도를 줄인 뒤, 주먹만한 돌을 주워 바로 앞에 있던 사람을 향해 강하게 던졌다.

그는 깜짝놀라 허리를 숙여 날아오는 돌덩이를 피했다. 그 순간, M14는 전력질주해 그의 등판을 강하게 밟고 뛰어 벽을 단숨에 넘었다. 그리곤 다시 HUD를 확인했다. 다행히 GPS가 연결되어 현재 위치와 지도가 연동되었다.


'드디어! 목적지까진 얼마 안 걸려... 골목길을 이용해야겠는데.'


M14가 다급히 최적의 루트를 찾는 와중에 벽 뒤편에서 총성이 울려퍼졌다. 


"저리 꺼져!"


그리고 SPAS의 고함소리와 함께 넘어온 벽이 종잇장처럼 찢겨졌다. 다시 뛰어야한다. 바로 옆 골목길은 SPAS같은 중형 인형이 들어오기에 비좁아보였다. 그대로 대로변을 한번만 가로질러 가면 은신처로 가는 그녀만 아는 길이 나온다. 멀지 않았다.

M14는 골목길을 질주하며 철골이나 쓰레기 더미 같은 장애물들을 길가에 흩뿌렸다. 첫 번째 대로변을 지나고 슬쩍 뒤돌아 보니 다행히 SPAS는 보이지 않았다. 이제 발빠른 추격자 둘만 따돌리면 된다. 넘어지거나 지도가 잘못되지 않는다면...

그녀가 골목길에 들어서고개를 돌려 앞 바라본 그 때, 누군가 그녀의 오른쪽 다리를 향해 철근을 휘두르고 있었다. 잠깐의 순간, 그녀는 몸을 틀어 피해보려 했지만 정강이 부분을 가격당해 굴러 넘어졌다. 

M14는 자신의 다리를 부여잡고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아득해지는 정신을 부여잡으며 위를 쳐다보니 한 남성이 그녀의 머리를 내려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허리춤에서 한 탄알집 밖에 없는 M1911을 꺼내 그의 몸통과 머리에 두 발씩 쐈다.

놈은 그대로 힘없이 쓰러졌다. 이제 3발 남았다. 총성이 들린 지금, 이 곳에도 살인마들이 곧 들이닥칠 것이다. M14는 겨우 일어나 발을 내딛었다. 하지만 이내 무릎을 바닥에 쳐박고 쓰러졌다. 통증이 사그라들지 않는다. 호흡을 안정시켜야한다. 그녀는 철근을 꽉 잡고 지지대로 이용해 다시 일어났다. 25m만 더 가면 된다.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뚜벅뚜벅...

M14의 뒤에서 사람 대여섯명이 튀어나왔다. 그녀는 바닥에 쓰러지며, 한 손으로 총을 들어 그들을 향해 겨눴지만 타겟은 그녀가 아니었다. 뒤따라오던 추격자였다. 두 인형은 곧바로 놈들을 향해 응사했다. 틱틱, 총알이 떨어졌다. 아직 3명 남았다. 그녀들은 번개같이 칼을 빼들어 놈들의 목과 복부를 순식간에 도려냈다. 이제 앞에 있는건 M14뿐이다.


"총 내려놓으세요. 안 그럼 무력행사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79식이 천천히 다가왔다.

그 때, 골목의 구석에 숨어있던 남자 둘이 그녀를 덮쳤다. 79식은 두 팔을 잡힌 채 바닥으로 내동댕이 쳐졌다. 총은 그녀가 집을 수 없는 거리에 떨어졌다. 뒤를 엄호하던 Glock17이 바로 대응하려 했지만, 그녀 또한 대로변에서 대기하던 괴한들에게 덮쳐졌다. 

79식은 어떻게든 두 팔의 구속을 풀어냈지만 골목길에서 또 한 놈이 나와 그녀의 머리를 잡고 바닥에 얼굴을 갈아버렸다. 그녀가 정신 못차리는 사이에 다시 한쪽 팔과 다리를 잡혔다. 


"간만에 보는 인형이야. 돈 좀 되겠는데?"


"어디?"


"다리나 팔. 저항 못하게."


한 놈이 도끼로 79식의 머리를 내리쳤다. 그러나 완강한 저항에 머리 대신 어깨를 찍어버렸다. 그녀는 너덜거리는 팔과 다리로 몸부림치며 다시 날아오는 도끼를 한쪽 팔을 잡고있는 놈으로 막아냈다. 


"...잘못 찍었네."


"식수 줄여."


"씨발, 뭐? 잠깐ㅡ"


놈들은 등에 꽃인 도끼를 뽑아 다시 같은 곳에 내리쳤다. 또 내리친다. 내리친다. 내리친다. 완전히 숨이 끊어질 때까지.


"미친...새끼들...!"


그래도 그들은 동료들이었다. 이대로 죽게 놔둘 순 없다...

M14는 입술을 꾹 깨물고 표적을 향해 시선을 고정했다. 그리곤 철근을 이용해 겨우겨우 벽에 기대 두 손으로 권총을 제대로 파지했다. 앞에 세 명을 죽이고 총을 주워야한다.


'집중해!'


눈을 부릅뜨고 방아쇠를 당겼다. 머리 두방, 몸통 한 방.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녀는 바닥에 미끄러져 79식의 몸에서 탄창을 꺼내 교체하고, 총을 들고 확인사살 한 뒤 79식에게 총을 넘겨주었다.


"쏴요! 쏴!"


79식은 남은 한 팔로 Glock17의 다리를 뜯어내고 있는 놈들을 조준하고, 한 탄창을 비워냈다. 총알이 다 떨어지자 홀스터에 있는 권총을 꺼내 재조준했다. 다행히 살아있는 놈은 없었다.


"글록? 괜찮아요? 살아있어요?"


79식이 한 팔로 몸을 반쯤 일으켜 벽에 기댄 뒤,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저 멀리 나뒹굴고 있는 Glock17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다리 뜯겨서 아픈거 빼곤 괜찮아요. 제기랄."


"곧 지원 도착할거에요. 조금만 참아요..."


그녀는 둘의 대화가 끝나기 전에 이 곳을 떠나려 했다. 그녀가 철근에 의지해 몸을 완전히 일으켰을때, 79식이 그녀의 가격당한 다리의 발목을 꾹 잡았다.


"M14... M14씨 맞죠? 그 머리카락, 눈... 분명히 기억나요."


"..."


"고마워요... 하마터면 큰일날 뻔 했어요."


"...이거 놔요. 난... 난 여기 없었던거에요. 난... 가야해요. 가야 돼..."


79식은 그녀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발목을 더욱 세게 눌렀다. 그러나 M14의 복잡한 얼굴을 바라보곤, 힘을 풀어 스르르 놔 주었다.


"곧 만나게 될 거에요. 우린 당신이 필요해요..."


79식은 그 말을 마지막으로 M14에게서 눈을 뗐다. M14는 그녀의 불규칙하게 오르내리는 가슴을 바라보다 뒤를 돌아 절뚝거리며 은신처로 향했다.


"...네. 위치 추적기 심었습니다. 저희 위치 보내드릴게요..."



.
.
.





전투 흥분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그녀는 은신처에 도착하자마자 고통에 겨워 바닥에 넘어졌다. 그리고 곧장 바로 앞에 있는 무릎 높이만한 테이블 위에 있는 대용량 진통제 통을 쏟았다. 그것은 인간을 위한 물건이었지만, 인형에게도 어느정도 작용했다. 그녀는 바닥에 뒹구는 약들을 집어 입안에 털어넣었다. 깨끗한 물은 없었다. 화장실의 더러운 수돗물을 마셔야 했다. 

M14는 어디선가 주워온 매트리스까지 안간힘을 다해 기어가 몸을 똑바로 눕혔다. 관자놀이에서 느껴지는 혈관 박동이, 다리부터 올라오는 통증이 가라앉길 기다렸다. 


'이렇게 사는게 맞는걸까?'


그녀는 머리를 부여잡고 입을 꾹 다문 채 신음을 내뱉었다. 다리가 아프다. 하지만 마음이 더 아프다. 그들에게 자신의 가장 어두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들이 당하기 전, 한시라도 빨리 움직였다면, 그들은 사지 온전히 집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내가 망설이지 않았다면!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린다. 깨진 액정 사이로 빛이 튀어나온다. 카르텔 놈들이 거래에서 받은 돈을 달라고 독촉한다. 그들은 그녀의 거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이대로 가만히 있는다면 그들이 이 곳으로 와 그녀를 팔아치워 충당할 것이다.


'차라리 거기서 총 맞고 죽었더라면...'


밖에서 발자국소리가 들린다. 벌써 도착했나?

그녀는 자신의 으스러진 다리를 바라보았다. 정강이 쪽은 내부 부품이 밖으로 튀어나와 완전히 망가져있었다. 79식이 꽉 잡은 발목은 놈들의 피와 그녀의 체액으로 젖어있었다. 그리고 발목의 상처에서 무언가 반짝였다. 그녀는 팔을 힘겹게 뻗어 반짝이는 무언가를 집어 올렸다. 

그것은 트랜지스터처럼 생겼다. 마치 칩같아 보였다. 그거나 저거나 상관 없었다. 그냥 다 잊고 자고싶었다. 그녀는 간신히 한 다리로 일어나 책상 위에 있는 마지막 '해피벌룬'을 집었다.


"다 잊고싶어..."


M14는 자신의 소켓에 칩을 넣었다. 효과가 돌기 시작했다. 세상이 빙빙 돌기 시작하고, 온몸의 감각이 무뎌졌다.


"...M..M14씨... 일어나요..."


환영인가? 그녀의 눈 앞에 Super SASS가 다급히 뛰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여기는 면도날... 목표 확보... 의료 지원..."


'아... 끝까지 날 비참하게 만들어...'




.
.
.







AI 이미지가 안만들어져
어케쓰는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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