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5화에서 보여지는 액션신을 위해 희생된 개연성

약탈자들을 상대할 때 처음부터 최대 화력으로 제압하는 게 아니라 대충 놀아주는데, 아무리 봐도 현실적이지 않음.

9과는 소수 정예의 스페셜리스트라는 것이 계속 강조되고, 팀 고스트 또한 마찬가지인데 매드맥스에서나 볼 법한 모험 활극을 만들어 놓음.

약탈자들도 허공으로 계속 총을 난사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약탈자들을 향한 소령의 설교는 그 화룡점정을 찍는다.

2. 애매한 NSA 에이전트

1, 2기에서 묘사된 CIA 에이전트는 앞으로는 웃으면서 뒤로는 딴짓을 하는 전형적인 정보기관 종사자의 모습을 보여줬는데, 2045의 존 스미스는 그딴거 없이 굉장히 고압적이고, 전체적으로 무능하게 묘사됨.

그 NSA가 총리 관저에 심어둔 스파이가 토구사의 낚시 한번에 걸려들고, 심지어 전뇌해킹까지 당한다는 묘사는 어떻게 봐도 부자연스럽지. 심지어 토구사는 전뇌전이 특기인 캐릭터도 아니었는데. 나중에서야 "소령 수준의 솜씨였다"고 띄워준들 공허한 칭찬으로밖엔 안 느껴짐.

3. 증발한 각본의 디테일

1번의 문제는 카미야마가 감독을 맡은 후반부에서는 사라지지만, SAC 시리즈에서 볼 수 있었던 밀도높은 각본이 전혀 느껴지지 않음.

대표적으로 강화 사이보그인 바토에게 멱살을 잡혀서 전봇대에 쳐박힌 CIA 에이전트의 경우, 얘가 왜 안 죽나 싶을 수 있는데

바로 다음 장면에서 부자연스러운 눈알 움직임을 통해 얘도 사실 사이보그였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게 만듬

Stand Alone Episode와 Complex Episode가 정교하게 엮여서 하나의 큰 줄거리를 형성해 가는 것이 카미야마판 SAC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면, 2045는 그러한 부분이 거의 실종된 것이나 다름 없는 수준이 되어버림.

Stand Alone Episode의 퀄리티 저하도 심각한데, 똑같은 은행 강도 사건을 다룬 에피소드를 비교해보면

SAC 1기에서는 과장이 특유의 추리력과 임기응변 능력을 십분 발휘해서 "포도주를 숨기는 비밀 창고"에 숨는다는 아이디어를 통해 위기를 탈출한다면

2045에서는 그냥 바토가 특정 가상화폐를 사고, 그걸 매각했는데 갑자기 돈이 생기더니, 바이러스 이야기가 나오고 은행 지점장이 경찰에 잡혀가는 엔딩이 나와버림.

관객들 입장에서는 어리둥절 할 뿐.

더구나 해당 에피소드에서는 고령화로 인한 디노미네이션, 자살여행이라는 키워드가 나오지만, 키워드는 키워드에 그치고 극의 전개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함. 완벽한 맥거핀이지.

면전에 대고 교훈을 읊어주는 것은 쉽지만, 그 교훈을 이야기 속에 녹여내기는 어려운 법인데. SAC의 매력 중 하나였던 각본을 이렇게까지 망가뜨릴 줄은 몰랐다.

그리고 9과의 인원들의 경우, 일단 '경찰'이라는 입장 상 직접적으로 범죄에 가담하지는 않는데, 2045 6화에서는 정황상 바토가 바이러스를 풀어서 부정 거래를 연출한 것으로 보임. 이거 완벽한 범죄 아니냐? 이것도 기존 시리즈의 팬이라면 강한 위화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4. 일관성 없는 전뇌전 연출

기존과 달리 거의 만능으로 묘사되는 공성방벽, 싱크 폴에 의하여 총리가 공격받을 때, 주변 사람이 함께 영향을 받고, 심지어 9과가 직접 전뇌공간에서 쌈박질을 하는 등 액션 연출을 위해 개연성이 희생된 부분이 자주 보임. 본래라면 총리를 때려눕혀서 기절시키든, 제어기를 전뇌에 꽂아서 강제로 셧다운시키든 하는 게 정상인데, 왜 갑자기 쌈박질을 시작하는 건지? ㅋㅋ

포스트 휴먼과의 전쟁이라는 기본 테마 자체는 흥미로웠지만, 그것을 풀어나가는 방식에 있어서 디테일이 많이 부족하다는 게 느껴짐.

일관성 없는 연출, 설정붕괴도 잦고

마지막 에피소드는 그나마 괜찮았지만, 이거야 다음 시즌을 위한 흥미거리를 던져줘야 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의 특징 같은 거고.

전반적인 퀄리티 저하가 너무 아쉬운 작품이다.

5. 신 캐릭터 푸린

대부분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함

아라마키 신지는 제발 빼줬으면 좋겠음